추석 연휴인데 어느 대장님이 펑크를 내는 바람에 대타로 간 설악산~~
새벽 02시 30분 쯤 도착한 한계령은 바람이 너무 거세서 그야말로 한겨울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은 다시 버스를 타고 오색에서 출발했는데 그나마 한계령보다는 양반이었다
하지만 대청봉은 한계령 보다는 바람이 약하지만 오래 견디기는 어려울 정도로 반팔인 나를 괴롭혔다
오르는 동안 안개가 너무 자욱해서 기대하지도 않은 일출이건만
추석연휴에 찾아주었다고 인사치례를 하는 것인지 나름 멋진 환영을 받은 느낌이다
고맙다
어제는 지리산에서 오늘은 설악산에서 환영해 주니까 ㅎㅎ
추워선지 대원들이 오래 머물지 않고 가는 바람에 꽤 오래 한적하고 멋진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그래도 이젠 슬슬 나도 떠나야겠지?
벌써 15분이상이나 추위를 무릅쓰고 견뎠으니까 ㅎㅎ
떠나자니 자꾸만 되돌아보게 되는 미련 ~~
먼 동해바다까지 보여주지 못한 안개와 구름들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
다음을 기약하며 go go ~~
내려다 보이는 중청이 600미터인데 구름이 삼켜 버렸다 ㅎㅎ
아! 서서히 걷혀간다.
좀 더 기다리자 ~~
아 이제 보이기 시작한다
저 뒤는 서북능선 귀떼기청봉 쯤 될터인데 구름속에 놀고 계시다 ㅎㅎ
중청 뒤로 안개바다가 멋지고 ~~
그 뒤로는 오늘 홀로 떠난 대원 한분을 환영하는 안개 구름이 멋들어지다
추석 명절이라 우리 밖에 없는 탓에 서북능선을 함산하겠다는 사람이 없이 혼자 떠나시기에 극구 말렸지만 기꺼이 가시겠다고해서 보내 드렸는데 안산하기를 기원한다
자연히 만들어내는 멋진 하얀 솜 바다는 내마음을 부드럽게하고
저 구름 위로
저 산위로
달리고싶다 ㅋㅋ
빨리도 이동하신다.
일 이분 사이에도 저 산에서 이 산으로~~
오늘 설악산은 거의 구름들의 연회장이다 ~~
또렷이 보이다가도 사라지시는 타원형 관측기가 제법 크게 보이는 걸보니 중청이 가깝다
중청을 지나 소청을 가는 길에 펼쳐지는 운무가 경이롭다
이제 저 끝 공룡능선의 끝자락 마등령으로 가는 나한봉이 보이는 듯 하고 ~~
그런가 하면 다시 구름들 속에 숨바꼭질을 한다
이쪽은 서북능선이나 용아장성이 있을텐데 구름에 가려 잘 보여주지를 않고 ㅎㅎ
하늘 아래 구름은 내가 따라 잡을 수 없는 높이까지 치솟아 오르고 ㅠㅠ
우리는 희운각으로 가야하는데 회님들은 좀 더 가까이 운무를 담고자 소청으로 한발 닥아서 계시다
가야할 공룡능선이 어렴풋이 보이고 ~~
마등령을 향하는 공룡능선에서 방금 지나친 산 모퉁이가 구름 속에서 얼굴을 내밀며 인사를 한다
"추석명절 잘 지내라고 !"
하긴 내일이 추석이다 ㅎㅎ
저 봉우리는 공룡을 타며 늘 지나치기만하던 봉우리들인데 매번 그냥친다고 한마디 하시고 ㅋㅋ
내가 요즘 너무 책을 안 읽는다고 책바위가 지나치는 나를 나무란다 ㅋㅋ
마등령에서 비선대까지는 안개비 덕에 시야가 없어 내리 달렸더니 어느사이 소공원이다
함산한 지인이 저 두바위들을 가르키며
"뽀뽀바위"란다
역시 연인사이가 좋나보다
고향에 갈 생각은 않고 뽀뽀하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남의 연애 장면을 오래 훔쳐 보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서 얼른 지나쳐서 서울로 향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