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닦기
방마다 유리문의 먼지를 하루 닦아냈다. 걸레가 민망할 만큼 새까맣게 때가 묻어나왔다. 우리는 먼지와 함께 살아간다. 매일 청소기로 밀고 걸레로 닦고 하지만 유리창은 생각날 때 닦다 보니 여름내 문을 열고 지내다 보니 먼지가 장난이 아니다. 조금 무리해서 청소했다.
베란다 유리창도 밖에서는 못하고 안에서 봉 걸레로 대충 닦아냈는데 놀랄 만큼 먼지가 묻어나왔다. 그래도 청소를 마치고 거실에 앉아서 차를 마시니 햇살이 한결 상큼하고 달콤하게 느껴졌다. 화초들도 생글생글 웃으면서 수다를 떨고 있다.
저녁이 되니 몸에 무리가 갔는지 어깨가 아프고 등이 열이 났다. 무리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욕심을 부렸나 보다. 나에게 미안하다고 다독여주고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느긋하게 지내겠다고 약속을 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밥을 먹고 따스하고 예쁜 이불을 덮고 잠을 자는 것에 대해서 고마움을 느끼고 숨을 쉬며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기적처럼 느끼며 살아간다. 오늘 밤에는 쌍화탕을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미안해. 무리해서, 오늘 밤 편안히 쉬자. 내일은 더 멋진 새날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