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특집 / 여름대장정, 막은 올랐다!
청소년캠프
여름캠프 프로그램의 문제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전국의 교회에서도 여름캠프를 준비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큰 교회나 작은 교회 모두 자신들의 스타일에 맞게 여름캠프를 기획하고 있다.
한여름의 캠프는 잃어버린 영성을 되찾고, 영적성장의 기반을 닦아주는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한다.
상반기에 앞만 보고 달렸다면, 여름캠프는 하반기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한다. 때문에 각 교회에서는 보다 알차고, 계획적인 캠프준비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이 시기에 덩달아 바빠지는 곳이 있다. 바로 교회캠프를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단체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교회 자체적으로 캠프를 준비하는 곳이 감소해 특수를 누리는 곳이다. 그 수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다.
이들 단체는 크리스천들이 자주 이용하는 포털 사이트를 적극 활용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각종 언론매체를 이용해 손님맞이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교회나 캠프를 준비하는 단체나 모두 본질을 잃어가고 있다는데 있다. 여름캠프는 영적성장과 영성회복의 ‘성스러운 캠프’라기보다 해마다 여름이면 의례적으로 실시하는 ‘그저 그런 캠프’로 전락됐다.
또한 캠프를 준비하는 단체도 ‘고인 물’처럼 해마다 똑같은 프로그램만을 실시해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최근 실시되고 있는 캠프는 교회본질의 의미를 되살리기보다 화려함에 초점이 맞춰져 캠프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눈요깃거리’는 날로 번창하고 있는데, 본질은 점점 잃어가고 있다.
과거 한국교회는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성령으로 회복하기 위해 ‘하령회’라는 여름수련회를 가졌다.
개교회들은 오직 성서적으로 몸과 마음을 닦고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키워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한적한 수련회 장소를 섭외해 청소년들과 함께 성경을 읽으며, 기도를 하고 찬양을 드렸다. 교회교육의 연장 프로그램으로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자는 장으로 활용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신앙적인 내용으로 가득한 보람찬 캠프였던 것이다.
천편일률적 프로그램 문제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만해도 교회는 시대를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다. 오늘날같이 대규모이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교회의 문화가 세상문화를 앞서가기도 했다. ‘문학의 밤’과 같은 프로그램은 인기를 얻으며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세상 문화에 없는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교회문화가 세상문화보다도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젊은 교인들은 교회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따로 노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캠프문화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요즘 캠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체만 다를 뿐, 실시되는 프로그램은 천편일률적이다. 매해 반복되는 일정표와 프로그램은 단조롭기 그지없다. 한두 번 캠프를 경험했던 교인들은 그 프로그램의 순서까지도 머릿속에 달달 외울 정도다.
유명한 목회자를 강사로 초빙해 설교를 전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유명세를 따라 초빙된 목회자들의 설교의 질이나 영성의 질은 매년 똑같다. 설교의 내용도 매년 반복되어 심지어 설교를 외우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교인들은 여름캠프에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세상의 문화는 재미있고 자극적이지만, 똑같이 반복되는 프로그램은 그들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여름캠프를 준비하는 교회도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대동소이한 캠프 프로그램 중 교인들이 가장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을 것이 무엇인지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찬양의 무대도 마찬가지이다. 마치 유명 연예인들이 행사장을 돌아가면서 공연하듯이 찬양사역자들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하루에 두 번의 공연은 비일비재하고, 같은 지역의 다른 캠프에서 공연을 하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공연의 내용도 똑같은 레퍼토리이다.
공연의 깊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쁜 일정에 맞추다보니 한 곳에서 깊이 있는 공연을 하기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각 교회마다 특징이 다르고, 교인들의 성격도 천차만별인데 공연은 매번 한 사람만을 위한 성격으로 흘러간다.
하나님을 향한 찬양의 목소리가 왠지 잡음이 끈다. 흥에 겨운 목소리도 들리지만, 마지못해 웅얼거리는 교인들의 음이 섞였기 때문이다.
문화사역단체인 <낮은울타리> 서안나 간사는 “청소년사역을 위한 캠프들의 문제점은 아무래도 매해 반복되는 일정표와 프로그램의 단순성에 있다”면서, “틀에 얽매인 캠프보다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교회 상황에 맞는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강조했다.
또 “대부분의 캠프는 단발적이며 일시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각 교회는 일 년에 한 번 캠프를 진행하기보다 매달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캠프형식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캠프현장의 낙후성 지적
각종 기독교 캠프가 범람하고 있는 요즘, 기독문화 포털 사이트 <갓피플>에 올라온 ‘2009 여름캠프’는 40여건이 넘는다. 이밖에도 포털 사이트에 등록되지 않은 군소단체의 캠프까지 합치면 캠프의 수는 무려 100건을 훌쩍 뛰어 넘는다.
이중에는 13년 전부터 어린이, 청소년 캠프사역에 주력해온 한국선교교육협회 예수비전캠프를 비롯해, 주바라기 선교회의 청소년캠프, 기독교교육선교단체 예교의 YG캠프, 캠프코리아 어린이캠프 등 주일학교, 청소년사역의 오랜 전통을 토대로 캠프를 진행하는 단체가 있는가 하면, 단순하게 영리목적을 위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단체들의 수도 헤아릴 수 없다.
문제는 몇몇 캠프단체가 캠프 장소를 제대로 섭외하지 못한 상태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러한 단체들은 참가자들만 모을 뿐, 후속대처는 미흡하지 못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여름캠프의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면, 캠프의 장소는 마음을 상하게 하고 있다. 노후한 시설이 참가자들의 안전사고를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협소한 장소는 캠프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생략) (기독교신문 제1977호/유종환·이시권 기자) 78월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