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불임
불임의 원인은 남성이 35%, 여성이 35%, 둘 다 문제가 있을 경우가 25%, 원인 불명이 5%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불임원인의 절반 정도는 남성 쪽의 이상이며 남성 불임은 여성보다 비교적 검사 방법이 쉽기 때문에 불임부부의 경우 남성이 먼저 검사를 받거나 최소한 함께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 남성불임의 원인
남성불임은 정자상태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정액에 아예 정자가 없는 무정자증과 정자가 존재하지만 정자기형 등 문제가 있는 정자이상이 그것. 남성불임을 일으키는 가장 많은 요인은 정자이상입니다. 사정된 정액내에 정자수가 ㎖당 2천마리 이하인 희소정자증과 전체 정자의 50% 이하가 운동가 운동성이 없는 무력정자증, 그리고 정자의 생김새가 정상인 정자가 14%이하(기형정자증)일 때 불임이 됩니다.
원인별로 세분하면 1)호르몬 계통에 이상이 있는 경우, 2)고환에서 정자 생성 자체에 이상이 있는 경우, 3)고환에서 생성은 잘되나 통로가 막힌 경우(폐색성무정자증)로 나뉘어집니다. 이러한 원인 분류는 원인에 따라 치료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남성불임의 검사
정액 검사가 시작입니다. 정액 상태에 따라 2-3주 후에 이차검사를 하여 정자 상태를 비교해 보거나, 무정자증인 경우 호르몬 검사, 염색체 검사, 고환 조직검사 등이 진행됩니다. 전신 상태가 안 좋은 경우 일반적인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이 시행됩니다. 정자상태는 몸 상태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두, 세 번의 검사가 필요할뿐더러, 좋은 정자를 생산하기 위해서도 몸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 치료는 원인에 따라
불임의 원인으로 남성측 원인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 여성측의 원인 여부, 부인의 나이, 노력한 기간, 치료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전략적인 계획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선 여성측의 나이가 많지 않고 큰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남성측의 원인 치료에 일차적인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남성측의 원인이 교정 가능한 것일 경우 이론적으로 일년간의 자연 임신률을 70%이상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시적인 장애로 인한 경우이거나, 폐색성 무정자증인 경우 미세 복원 수술로 자연 임신능력을 회복할 수도 있습니다.
1. 호르몬 이상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선호르몬이 부족한 경우에는 1년 정도의 성선 호르몬 치료로 80~90%정도에서 정자 생성이 시작되며, 남성 호르몬의 증대로 이차 성징도 나타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정자 이상
정자 이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몸 상태 관리, 호르몬 치료 등으로 정자를 회복시켜, 체내수정(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직업적으로 음낭에 열을 많이 받거나 열탕 목욕을 좋아하던 사람들은 음낭 냉치료 등으로 정자상태가 회복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 완화 등으로도 정자상태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자 이상이 심한 경우(정자수 백만이하, 정자운동성 10%이하, 정상모양 4%이하)에는 정자직접주입법을 이용한 체외수정을 시도해야 합니다. 1993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정자직접주입법(ICSI)은 건강한 정자 하나를 가느다란 유리관으로 집어내 난자 안쪽으로 직접 찔러 넣는 첨단 남성불임 치료술입니다. 국내에서는 1993년 차병원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8,000여건을 성공시켰습니다.
3. 무정자증
전체 남성불임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무정자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고환에서 정자가 생성되지 않는 비폐색성 무정자증과, 정자가 생성은 되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정자가 나오는 길이 막힌 폐색성 무정자증이 그것입니다.
1) 우선 무정자증이라도 폐색성무정자증의 경우에는 임신 가능성이 많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폐색성무정자증으로 밝혀지면 미세교정수술을 시도하여 자연 임신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수술이 성공적인 경우 1년내 30%정도에서 자연적으로 임신되며, 자연 임신이 안 되거나 정자 상태가 부족한 경우에도 배출되는 정자를 시험관아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다양한 정자채취수술법으로 고환에서 정자를 얻어 정자직접주입법을 통해 수정을 시도하게 됩니다(수정율 80%이상, 임신율 40%이상).
2) 비폐색성 무정자증인 경우에는 임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이 경우는 염색체이상이 있거나(클라인펠터 증후군 등), 정자 생성에 필요한 유전자이상 등으로 고환내 정자 생성과정에 문제가 있어, 정세포가 없거나 있더라도 미성숙한 정자만이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다만, 고환내 일부에서 성숙한 정자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20~30%미만에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고환내에서 정자를 찾아보는 노력을 시도해 볼 수는 있습니다. 미성숙한 정자만을 얻은 경우에는 체외배양을 통해 정자를 성숙시켜 체외수정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정자를 얻지 못하는 경우에 한해서 비배우자 인공수정 방법이나, 입양 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 결론
지난 수년간 불임에 대한 치료는 괄목한 발전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불임치료는 생명현상을 다룬다는 점에서 분명한 인간적 한계를 가지고 있고 또한 파트너가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한 치료 계획이 전략적으로 치밀하게 세워져야 합니다. 불임의 원인이 남성에게 있음에도 여성중심의 치료계획이 세워지거나, 남성이 치료 대상자로서가 아니라 정자 제공자로 취급되는 한국의 현실을 간과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남성불임의 원인이 치료되어 자연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고환을 보존하면서 정자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환에 손상을 주면서 무조건 정자를 채취하여 체외수정을 시도하는 무모한 계획은 제고되어져야 합니다.
정자직접주입법(ICSI)의 발달로 과거보다는 훨씬 많은 환자들이 임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남성불임 치료는 극복되어져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현재의 치료방법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도 중요한 치료계획의 일부분입니다. 따라서 자연 임신능력의 회복, 아니면 보다 자연스럽고 쉬운 방법을 통한 임신이 남성불임 치료의 일차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최선을 다해 정자를 찾아 수정을 시도해 보는 것이 다음의 목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