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파업에 참여한 한 어린이집 교사는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의무 운영시간(7:30~19:30) 이전에 문을 닫는 행위는 영유아 보육법령 위반”이라며 “시간외수당이나 연장수당이 있는 것도 있는 것도 아닌데, 의무시간까지 정해놓고 간섭하는 것은 전형적인 노동력의 착취”라며 근무환경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이번 파업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맞벌이 직장인인 한 부모는 어린이집 집단 파업에 대해 “꼭 그렇게까지 해서 보육료와 교사처우 개선을 해야 하냐”며 “당장 아이 맡길 곳을 찾지 못하는 부모들은 직장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눈치만 보고 있다.
이런 현실은 누구에게 말해야하나”라며 울먹였다.
각 어린이집과 가정으로 보내진 ‘어린이집의 현실’에 대한 호소문
한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학사모)’는 “어린이를 볼모로 잡은 전국어린이집 총연합회민간 분과위원회의 대대적 파업 예고에 분노를 표하며, 이 같은 행위를 즉각 철회하고, 정부는 영. 유아 보육법령에 따른 의무시간을 위반하며 파업을 주도한 책임자를 엄중하게 처벌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어린이집 파업 문제는 온라인 또한 뜨겁게 달구고 있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의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이디 ‘파종’은 “이런 상황에서 누가 아이를 더 낳으려고 하겠느냐”며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좀더 많이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는 의견을 내놨고, 아이디 ‘남남북녀’는 “아이를 보육하고 교육하는 곳이 아니라 수익을 내는 사업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며 이번 어린이집 집단 휴업 사태를 꼬집었다.
아이디 ‘미스터 잡스’는 “아이를 키우는 사람 입장에 조금만 양보하고 배려하면 좋겠다.
”며 “합리적인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인 한 주부가 어린이집 휴원으로 인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5세 누리과정이 도입되면서 아동 한 명당 20만 원씩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며 “물론 표준비용보다 작아 불만족스럽겠지만, 2016년까지 30만 원으로 인상키로 약속한 만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모든 보육교사에게 월 5만원의 처우 개선비를 지급하고, 올 하반기부터는 가정 보육시에도 보육료를 지급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아이들의 안전이나 건강이나 보육의 질 등과 관련되지 않는 각종 규제들에 대해서는 합리적 개선책을 찾아 해결하겠다.
”고 말했다.
5세 누리과정 년도별 지원 예정금액 (출처=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정부는 이 밖에도 어린이집의 세부 비용, 교직원 경력, 평가인증 결과, 행정처분 이력 등의 정보를 공개하는 ‘정보 공시제’를 도입하는 한편,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보조금 부정수급, 급식·안전사고가 발생한 어린이집 명단을 공표하고, 시설 폐쇄 또는 원장 자격을 일정기간 취소하는 ‘원 스트라이크·아웃제’도 도입한다.
한편, 3월부터 시행되는 ‘5세 누리과정’ 도입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모든 5세 아이들은 보육료·유아학비를 면제받게 됐다.
이 밖에도 정부는 어린이집 설립자의 자격을 마련하고, 부채 비율을 제한하는 등 신규 어린이집 설치·인가기준을 강화하며, 어린이집 시설환경 개선을 위한 융자금을 장기 저리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밖에도 평가 인증제 지속적인 시행으로 영유아에게 안전한 보호와 질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평가인증지표를 기준으로 보육시설의 현재 수준을 점검하고, 개선하도록 한 뒤 객관적인 평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전반적인 교육환경과 질을 높여가겠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인터뷰에 응한 많은 시민들은 이번 파업을 계기로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좀더 귀기울이고, 구체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정부 정책에 반영되기를 바란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 석사과정인 김경주 씨는 “적지 않은 아이들이 제도권밖에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들은 무상보육정책에서 제외 될 수밖에 없다.
”며 “이들도 국민인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임 씨는 이어 “정부의 정책이 생색내기용 정책이나 선거용 정책으로 전략하지 않으려면 기본적으로 차별 없는 보육정책이 돼야 한다”면서 “그것이야말로 차별 없는 보육정책이며, 보편적 복지의 무상 보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용인에 거주하는 김성용 씨는 “주의력 결핍으로 인한 과잉장애아동의 특별 교육 인정 문제, 대안교육의 문제가 인정됐으면 좋겠다.
”라는 의견을 내놨고, 아토피질환을 앓고 있는 주부 고순정 씨는 “아토피나 천식 환자 등 단 보육시설에서의 생활이 불편한 아이들을 위해 숲속 교육 등에 대한 교육비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
”는 바람도 전했다.
한편, 현행법상 어린이집이 1주일간 휴원하면 영유아 보육법 시행규칙에 의거, 주6일 평일 12시간 운영원칙을 어기는 것으로 관계 당국으로부터 2개월의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