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걸어가는 중, 느닷없이 날아온 낚싯바늘이 귀를 꿴다면 엄청 아프기도 하겠지만 낚싯바늘의 특성상 쉽게 빠지지 않아 오랫동안 생생하게 기억될 것입니다. 때와 장소를 정확하게 적시하지는 못하지만 느닷없이 날이든 낚싯바늘처럼 머릿속을 파고드는 방송이 있었습니다.
인생 최고의 재테크는 '건강관리'노후대책에 관한 내용을 취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정년퇴직을 하고 노후를 보내고 계신 여러 어르신들의 실례를 취재해 방송하고 있었는데, 방송의 최종 결론은 '인생에서 최고의 재테크는 건강관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정도의 경제적 여건이면 여유 있는 노후를 보내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기치 않게 병이 들고, 병상에서의 기간이 길어지면 한마디로 그 정도의 경제적 여유는 한 방에 '훅' 하고 날아갈 수도 있고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돈을 버느라 건강을 잃는 것보다는 조금 덜 벌더라도 젊어서부터 노후의 건강을 위해 준비하고 마련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긴 주기에서는 훨씬 더 지혜로운 재테크라는 결론이었습니다.
필자만이 이 방송을 들으며 가슴 절절하게 동감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맞아! 맞아!'하며 고개를 끄덕였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했음에도 그날 이후의 생활에서 건강을 최고의 재테크로 자리매김하여 실천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여기서 잠깐 "성공하려면 시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몰두하라"는 미국의 저술가 스티브 코비(Stephen Covey)의 명언을 소개합니다. 대부분 무엇이 중요한 줄 압니다. 그러나 발등에 떨어진 시급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정작 중요한 일은 소홀히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성공하는 지혜로운 분들은 아무리 바빠도 먼저 중요한 일부터 합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 시급한 일을 처리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 인생에서 지금 당장 시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가장 대표적인 대상이 바로 건강이라고 생각합니다. - 본문 338쪽국내 최초의 의학전문 기자인 홍혜걸이 <의사들이 말해주지 않는 건강 이야기>에서 '책을 마치면서' 쓴 내용입니다. 홍혜걸이 쓰고 비온뒤 출판사가 펴낸 <의사들이 말해주지 않는 건강 이야기>는 10년 전인 2002년에 출간한 것을 초판의 내용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만큼 대폭 개정한 개정판입니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압니다. 건강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책은 종과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책에서 취급하고 있는 용어나 설명자체가 선뜻 다가가기를 망설이게 할 만큼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쉬워서 쏙, 재밌어서 쏙쏙 하지만 <의사들이 말해주지 않는 건강 이야기>를 통해서 저자가 들려주는 건강 이야기는 어렵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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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들이 말해주지 않는 건강 이야기>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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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초 만들기, 흔한 질병 다스리기, 암관 심혈관 질환, 환자에서 소비자로 거듭나기, 4파트 64꼭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 건강이야기는 쉬우면서도 재미있어 눈으로 줄줄이 읽는 족족 머리 속으로 쏙쏙 들어옵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접하게 되는 건강관련 상식이나 의학정보를 고민하듯이 생각하거나 논리적으로 추론 할 것 없이 그냥 읽기만 하면 이해되는, 쉬운 문장이지만 내용만큼은 어느 교양서적이나 전문서적에 뒤지지 않을 만큼 다양하고 충실합니다.
고개 숙인 남성들이 늘고 있다. 성생활을 하는 남성 두 명 중 한 명은 발기부전과 조루 등 성 기능 장래를 갖고 있다. 이들의 고민은 생각보다 크다. 오주하면 "팔이 하나 없어도 좋으니 발기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고백할까 싶다. 여성도 사정은 비슷하다. 두 명 중 한 명꼴로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에 시달린다. 이처럼 성 기능 장애가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문 117쪽-나는 뇌졸중이야 말로 의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모든 질병 가운데 가장 잔인한 병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질을 얼마나 심하게 파괴하느냐는 관점에서 암을 압도한다.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뇌졸중은 갑자기 찾아온다. -중략- 둘째, 뇌졸중은 결과가 처참하다. -본문 222쪽-책에서는 건강에 관한 상식과 지식만을 말하지 않고 기자, 의학전문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의료계의 치부도 상식으로 고발합니다. 그리고 계란으로 바위 깨기와 같다는 의료사고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와 상식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명의 쇼핑에 가려진 허구와 현대 의학을 움직이는 부류들을 직시하고 의학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나갈 바를 선택하거나 결정하는 데 가이드가 될 수도 있는 미래의 예언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어떤 의사가 나쁜 의사일까?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의사, 부당 청구를 해서 건강보험료를 타 먹는 의사, 불필요한 검사를 남발하는 의사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의사는 돈을 벌기위해 환자의 몸이 망가지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는 의사다. - 본문 297쪽인생 최고의 재테크가 '건강관리'이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건강의 실체, 그토록 중요한 건강을 위해서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것들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기회의 책이 될 것입니다.
<의사들이 말해주지 않는 건강 이야기>는 인생 재테크를 위한 토대, 가장 중요한 것을 잘 관리하기 위해 나갈 바를 직시해 주는 나침반이 될 것이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의사들이 말해주지 않는 건강 이야기> / 지은이 홍혜걸 / 펴낸곳 비온뒤 / 2012. 01. 30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