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날씨가 정말 좋아졌지요? 한국은 들어보니 미세먼지가 정말 장난이 아니라던데 곧 오실 유학가족들께서 전하시는 소식에 따르면 며칠이라도 빨리 먼저 떠났으면 한다고 하실 정도니 감이 잘 안옵니다. 어느정도인지..
날이 맑은 지난주에 올해 새로이 유학을 시작하면서 캠브리지의 사립보딩학교인 세인트피터스 캠브리지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는 하영이네 가족을 모시고 학교를 방문하고 왔습니다. 일찍이 사전 신청을 하여 이 날 교복을 입어보구 구매를 하고 또 학교 투어와 함께 기숙사 방문을 해보는 날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학부모님의 경우 자녀의 학교를 보실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기회들을 통해 어떤 곳에서 우리 아이가 공부하는지 또 생활하는지 눈으로 보실 수 있어요.
캠브리지의 시골마을 풍경도 좋으셨다는 어머님께서 학교 정문에 들어서니 생각과 달리 너무 좋은 캠퍼스 환경에 좋아하셨네요. 다행히 날씨도 화창한 날이어서 학교 모습들이 더 화사하게 느껴진 날이었어요.
일단 정문 앞에 내려서 아이들 기념사진 한 장씩 남겨주구요^^ 교복 맞추는 시간을 예약해둔 상태라 서둘러 가야합니다.

방학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곳곳에 학생들 그룹이 여러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더군요. 캠퍼스 환경과 시설이 좋아서 그런지 다양한 스포츠 그룹들이 지금 일종의 전지훈련을 이 학교에서 하고 있었습니다. 뉴질랜드가 자랑하는 럭비팀 합숙도 있고 뉴질랜드 수영 챔피언쉽 경기에 임할 수영 엘리트 학생들도 이 곳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었네요.
썰렁한 교정을 예상했다가 여기저기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학교를 소개하는 제 입장에서는 다행이다 싶었어요. 아무래도 학교가 학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니까요.
교복가게는 캠퍼스 안쪽 끝에 위치해 있어서 도로를 우회해서 학교 운동장을 끼고 뒤로 돌아가야 합니다. 가는 길에 여러가지 시설들이 있는데 골프 아카데미도 있고 승마 아카데미도 있습니다. 지나가는데 한 학생이 그림처럼 말을 타고 있더군요. 뉴질랜드와서 소랑 양은 참 많이 봤는데 말을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는 유학가족을 위해 잠시 차를 세웠지요.
학생은 개인적으로 방학기간 말을 타며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 학교에 있는 승마 아카데미의 말 50여마리 전부가 각각 개인의 소유입니다. 학교가 소유한 것이 아니라서 승마 아카데미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은 모두 자기의 말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제일 부자란 말이 있는데 기가 좀 죽네요^^

교복 가게로 넘어왔습니다. 학생들은 교복들을 교내에 있는 교복 가게에서 구매를 합니다. 다른 공립학교들과 달리 교복의 숫자가 차이가 많이 나는 학교인데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라서 그런지 용도에 맞는 교복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생활을 캠퍼스 내에서 하기 때문에 기숙사 내외에서 편하게 입을 옷들도 구매해야 하구요. 동복과 하복도 두루 갖추어야 하니 옷을 입어보고 갈아입고를 몇번을 반복했는지 모르겠어요 ㅎㅎ




다행히 하영이가 교복이 잘 맞네요. 입어도 입어도 잘 어울립니다. 현재 세인트피터스 캠브리지 학교에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많지 않아서 약 3~4명 수준입니다. 7학년부터 13학년까지 7개 학년이 함께 공부하는 캠퍼스에 약 110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하는걸 볼 때 한국인 유학생들의 수준은 대단히 적은 편입니다. 대신 국제 유학생들은 국적 상관없이 꽤나 많은 편이지요.
100여년이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는 IB 과정과 NCEA 과정을 같이 하고 있는데요.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면서 어떤 학제를 선택해서 학업에 임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미국, 영국등 해외 대학으로의 진로를 고민하는 친구들에게는 IB 가 더 적합할 것이고 뉴질랜드, 호주 등 학교로 방향을 고민중인 학생들은 NCEA 로 충분한 준비가 가능합니다.



좀 웃긴 사진입니다만 ㅎㅎㅎ 제가 멋모르고 너무 제 얼굴 앞에서 찍어놔서 주책맞은 입 좀 가렸습니다. 오늘 학교 소개를 해주시는 분은 Clair 선생님으로 원래 이 학교의 입학총괄을 맡고 계신 책임자세요. 올해 텀1이 끝나면 지금까지 유학생들을 위해 매니저로 수고하신 Rosanne 선생님이 은퇴를 예정하고 계셔서 그 뒤를 이어 일을 하실 분이시기도 합니다.
Rosanne 선생님은 이제 정말 할머니 나이가 되셔서 좀 쉬고 싶다고 하시네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20여년 정도 혹은 이상을 이 학교에서 근무하신걸로 아는데요. 정든 학교를 떠나시는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암튼..평소에는 Rosanne 선생님이랑 캠퍼스를 걸어다니느라 아님 본인의 차로 이동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뭐라고 불러야 할지 골프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귀여운 자동차로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기분이 좋다고 저 사진에 있는 모두가 함박웃음을 지었답니다. 제가 걸어다니려면 좀 힘들거라고 미리 말씀을 드려둔 터라 ㅎ

하영이는 2020년에 Year 8 에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이 곳 7~8학년 학생들은 컬리지 학생들과 구분되어 별도의 예쁜 건물에서 공부를 하는데요.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 건물이라서 더 깔끔해요. 제가 1~2년 전에 왔을 때 보다 학생규모가 더 늘어났네요. 7학년은 3개반 그리고 8학년은 6개반까지 늘어났습니다.
이 학교는 항상 교실의 자리 보다도 기숙사 자리가 부족해서 학생을 못받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아무래도 기숙사를 더 늘려가야겠어요. 하지만 학교는 막연하게 학교가 학생이 늘어서 좋으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뭐든지 적정한 수준에서 가장 큰 효과가 나는 것이니까요.
한 반에 20~22명의 학생 수준이 될거라고 귀끔해주시네요. 물론 8학년 현재 기준입니다.
내부를 좀 더 찍고 싶었는데 현재 한 교회단체에서 캠프를 와 있네요. 열심히 성경공부를 하고 찬양 준비를 하고 있어서 찍진 않았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저의 지난 글을 참고하시면 조금더 깔끔한 모습과 학생들의 사진도 보실 수 있으십니다.



밥 먹는거 참 중요하지요. 항상 이 학교 식당을 소개하면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식당같은 분위기라고 학생들에게 말해주곤 하는데 정말 그런 분위기가 납니다. 지금까지는 거의 대부분 주중 학기에 방문을 해서 학생들이 캠퍼스를 누비는 모습들도 보고 또 점심시간이 걸치면 학생들 사이에서 맛있는 점심도 같이 먹었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해서 좀 아쉬웠어요.
잠깐이지만 학교를 투어하면서 학교 식당의 모습도 둘러봤습니다. 여기서 학생들은 아침, 점심, 저녁은 물론 모닝티 간식도 하게 됩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오후 간식도 있는데 이는 각자 기숙사에 가서 그룹별로 모여 먹게 됩니다.






위에 열심히 설명해주고 계시 분이 Clair 선생님이세요. 저랑은 처음 뵈었는데도 굉장히 적극적이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8학년 기숙사도 지난 저의 글을 보시면 새로이 단장을 했단걸 아실거예요. 그리고 메인 교무실이 있는 곳 위에 기숙사가 있는데요. 아무래도 어린 학생들이다 보니 별도의 독채보다는 이렇게 건물위에 두어 관리를 높이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모든 여학생 기숙사는 자신만의 출입 아이디카드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구요. 학교 선생님이라 할지라도 특별하게 허가된 사람이 아니면 절대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여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신경쓰는 모습이지요.
기숙사의 깔끔한 모습을 기대했지만 위에 언급했던 수영 선수들이 이 기숙사를 마침 사용하고 있네요. 그래서 각 방마다 새벽과 오전 훈련을 마친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이곳 저곳 알차게 둘러볼 수 있었네요.



위 모습은 학생들 자치 휴식 공간입니다. 이 학교는 각 기숙사 마다 이런 시설들이 있는데 지난번에 지윤이(9학년) 기숙사를 둘어봤을 때는 주방이 따로 있고 요리공간과 냉장고까지 있었는데 8학년은 안전 때문에 아직 조리를 할 수 있게 허가는 안하고 있다고 하네요. 간단한 다과 정도를 할 수 있고 또 모여서 여학생들만의 수다가 가능한 공간정도로 쓰여집니니다.
기숙사 건물을 나오면서 두 자매가 나란히 또 사진을 남겨봤습니다~



세인트피터스 캠브리지 학교가 갖고 있는 장점 중에 학교 내에서 다양한 스포츠/문화 활동들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의 수준과 시설이 뉴질랜드에서 최고 수준의 급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 활동가운데 얼마든지 본인의 재능과 적성을 발견하고 도전할 수 있습니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는 3시가 되면 저마다 신청했던 각각의 활동들을 주중에 소화합니다. 5시쯤에 셔틀버스들이 운행되는데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내에 남아서 그런 활동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또 기숙사 시스템이 잘 되어 있고 기숙사의 환경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가고 있는 노력들을 봤을 때 학생들의 학습환경과 생활환경에 만족도도 더 높아지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시설들을 더 꼼꼼하게 전달드렸으면 좋았겠습니다만 어떤 환경의 학교인지는 감이 조금 오시지 않을까 합니다. 저의 이전 글들도 한번씩 참고해주시구요.
학비가 비싼 학교라서가 아니라 기숙사가 잘 되어 있어서가 아니라 이 학교를 선택하실 때는 상담도 잘 저와 하셔야겠습니다만 일반적인 공립학교 선택의 기준에서가 아니라 조금 더 큰 그림을 보고 접근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한번의 방문으로는 보이지 않는 좋은 가치들을 갖고 있는 학교입니다. 독립적이고 자신감도 충만해서 장차 각 영역에서 리더로 성장해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아무래도 기숙사 환경에서 여러 아이들과 두루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많구요.
우리 학생들이 독립적인 자세가 있다면 기숙사를 저도 추천해드리는 편이지만 나이가 어리거나 아직은 독립적인 활동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면 기숙사 보다는 옆에서 꼼꼼하게 잘 챙겨줄 수 있는 가디언이나 홈스테이가 있는 환경이 더 나을 수도 있지요.
세인트피터스 캠브리지 학교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연락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