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 나오는군요. 집값이 싸냐, 비싸냐로 소득수준을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집값으로 따지면 대한민국 집값은 외려 독일보다 더 비싸면 비싸지 싸지가 않거든요. 그렇다고 우리는 우리가 독일 사람들 못지 않게 잘 산다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진리는 그 반대지요. 외려 독일의 경우 소득에 비해 집값이 싸기 때문에 지출에서 주거비용이 덜 들어갑니다. 반면 우리의 경우 소득에 비해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돈을 벌어서 집 장만 하거나 올라가는 전세금 충당하다가 인생 다 종치곤 하지요.
서울에서 강남의 집값이 비싼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주로 학군 때문입니다. 아울러 그곳은 잘 사는 사람들이 들어 산다는 상징적 가치도 있지요. 때문에 서울에서는 주로 잘 사는 사람들이 그곳에 경쟁적으로 집을 장만하려 하고, 그래서 엄청나게 거품이 형성되어 있지요. 또 그곳의 비싼 집을 살 정도라면, 우연히 옛날부터 거기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대개 이미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강남과 강북은 소득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있지요. 그리고 그것은 통계로 잡힐 겁니다.
반면 강남으로 유입하는 사람들과 달리 지방에서 서울에 유입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잘 사는 사람들이 아닐 겁니다. 즉 그 사람들과 서울의 평균적인 주민들 사이에 그렇게 뚜렷한 소득 격차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자기가 사는 곳의 땅값이나 집값이 비싸다는 것이 그 지역 주민들의 생활수준의 높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요. 가령 강남과 강북 주민 사이에 존재하는 뚜렷한 소득수준의 차이가, 집값에 차이가 난다는 영남과 호남 사이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때문에 강남과 강북의 예를 다른 지역에 무차별 도입하는 것은 오류일 수 있습니다.
집값이 싸면 당연히 불이익이 있습니다. 가령 강원도에서 교수하던 분이 얼마저 우리 대학으로 왔는데, 거기 있는 아파트 팔고 서울에서 겨우 13평 짜리 아파트 구했답니다. 그래서 자기가 평생 뭐하고 살았나 하는 자괴감에 빠졌다나요? 하지만 집값이 싸면 당연히 이득이 있지요. 일단 주거비가 덜 듭니다. 아무래도 집을 장만하는 데에 유리하고, 전세값을 내는 데에도 유리하지요. 전체 소득에서 주거비로 들어가는 비용이 적은 만큼, 소득의 실질 부분이 늘어나게 되는 거죠.
서울에 살아도 어차피 집 한 채 있는 사람은 별 볼 일 없습니다. 그거 팔아야 딴 데 갈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려면 변두리로 나오든지, 아니면 저처럼 외곽으로 나와야 합니다. 집값 상승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역시 집 두 채 이상 갖고 투기를 하는 사람들이겠지요. 김포 집값 개발된다고 좀 올랐습디다. 하지만 그거 갖고 어디로 이사 못 갑니다. 어차피 부동산비용, 이사비용 빼면 남는 게 없으니까. 반면 집 두 채 이상 가진 사람들은 소위 개발이익이라는 걸 보지요. 결국 이것도, 집값 올려서 득 보는 넘들, 집값 올라서 피보는 넘들 사이의 문제, 즉 계급의 문제입니다.
집값이 싸도 호남에서도 투기하는 사람들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 전세 놓고 먹고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구요. 그 사람들의 투기소득이나 재산소득이 다른 지역만 못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제시한 자료에 나타나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남지역의 전체적인 소득수준은 다른 지역과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집값이 낮다고 그 지역이 특별히 차별을 받았다거나, 그 지역의 생활수준이 낮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호남 집값 오르면 일부 호남 사람들 만세 부르겠지만, 대부분의 호남 서민들 허리가 휘어지는 거니다.
한 가지, 이왕 집이 있다고 가정하면 집값 비싼 동네에 사는 덕을 볼 수는 있습니다. 그 집을 팔고 집값이 싼 데로 옮기는 거죠. 그런데 사람들은 대개 먹고 사는 터전이 그 동네에 있기에 집을 옮긴다는 게 쉽지가 않지요. 서울 살던 사람이 오른 집값 받고 집 팔아서 집값 싼 호남으로 가는 것은, 강남 사는 사람이 집 팔고 미국에서 수영장 딸린 저택 사서 이사하는 것 못지 않게 어려운 겁니다. 반면 집값 비싼 동네에 사는 단점도 있지요. 즉 같은 돈을 내고도 턱없이 좁은 아파트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 강원도 교수님 평생 재산이 서울에선 13평이래잖아요. 이게 그런 문제입니다.
자, 호남차별의 극복이 결국 호남 집값을 올리는 데에 있다면, 그 대책은 뭘까요? 민주당 찍으면 호남 집값이 덩달아 춤추며 올라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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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글
진중권
이제 지방세 납부율 들고 나타날 때가 됐는데.... 2003/12/26
아그야
맘껏 조롱하십시요. 더이상 대응은 않겠습니다.^^ 저도 이쯤이면 할 야그 다했군요.^^ 끝으로 아래 제 글에 올렸던 쪽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오늘 야그는 마감하겠습니다.^^
"월러스틴이 그랬던가요? 자본주의는 애초에 식민지 수탈과 국가간 지역간 부등가 교환을 축으로 성립했다고? 그리고 보다 저렴한 임금유지를 위해 항상 그 체제 내에서 성, 인종, 특정 지역민 등의 차별을 유지, 확대코자 한다고? 지역차별 문제? 이게 과연 님들이 극복하겠다는 자본주의의 메카니즘과는 정녕 무관한 문제일까요?" 2003/12/26
진중권
아그야/ 아, 그럼 호남차별을 철폐하려면 자본주의를 철폐해야겠군요. 그럼 사회당으로 가시든지, 사회주의 다 망한 마당에 그게 좀 뭐하면, 대충 민주노동당으로 오세요. 2003/12/26
빵장사 평] 진중권씨는 소위 유명 사이버 논객입니다. 그의 토지문제 인식 수준을 보여 주는 글입니다. 공부방 회원 여러분 한번 비판해 보시죠. 대체적으로 인식수준이 낮아서...
토지와 건물을 분리하지 않고, 단순하게 집값으로 인식하고 있고요. 2채이상 가진 사람만 투기적 가격 상승의 이익을 본다는 언급에서는. ㅎㅎ.
지주와 지주아닌자로 나누어 인식하지 못하고요. 서로 다른 경제공동체라는 인식도 없습니다. 단지 생활인의 입장에서, 주거비용, 주택구입비용으로만 집값문제를 인식하고 있군요... 타당한 묘사도 많지만,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면 해결책도 부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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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지적에 대한 답글인 모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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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아그야 (2003-12-26 04:41:03, Hit : 61, Vote : 3)
Subject 진중권/ 서울 강남북인들간의 소득격차?
"그러나 서울 각지역 가구들의 월 평균소득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가 정답입니다. 그러나 "서울에서 강남지역 주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평균 금융자산액이 다른 지역보다 최대 4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남지역의 가구당 평균 부동산자산도 비강남지역 가구에 비해 약2배 많 은 등 지역에 따라 주민들의 재산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
월 평균소득에 목을 매는 진중권씨의 논리로만 본다면, 강남북인들은 모두 평등한 삶을 누리고 있는 셈이지요? ㅋㅋㅋ 그래도 남들은 대부분 강북사람들이 강남 사람들 만큼 잘먹고 산다고 하지는 않아요.^^ ㅎㅎㅎ
그럼 이 대목에서 묻지요? 전라도 아파트의 평당가격은 얼마나 갈까요? 전국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본다면? 그것 궁금하지 않으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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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금융자산 (2003-10-21 15:17:27, Hit : 34, Vote : 0)
Subject 금융자산은 무려 4배까지
(::역시 강남부자..非강남과 격차 뚜렷::) 서울에서 강남지역 주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평균 금융자산액이 다른 지역보다 최대 4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남지역의 가구당 평균 부동산자산도 비강남지역 가구에 비해 약2배 많 은 등 지역에 따라 주민들의 재산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 그러나 서울 각지역 가구들의 월 평균소득은 별반 차이가 없었 다.
금융-부동산 자산 소유 의 불평등은 기본적으로 특정지역의 아 파트가격 폭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21일 본보가 서울 서초동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22일 열리는 ‘서울시 사회계층과 정책수요’란 주제의 연구보고서를 단독 입 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을 강남, 서남, 동북, 서북, 도심등 5개 지역으로 나눠볼때 지난해 강남지역 자치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의 가구당 평균금융자산액은 9955만원으로, 서남지역(강서, 양천, 영등포, 구로, 금천, 동작, 관악) 2465만원의 4배에 달했 다.
이어 동북지역(동대문, 성동, 중랑, 광진, 성북, 도봉, 강북, 노 원)은 4459만원, 서북지역(서대문, 마포, 은평) 3106만원, 도심 지역(종로, 중구, 용산구)2878만원 순으로 강남지역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지역별 부동산 자산도 강남지역은 가구당 3억1412만원으로 서남 지역(1억 8672만원)보다 1억2740만원 많았으며 도심지역(2억3142 만원), 서북지역(2억701만원), 동북지역(1억8833만원)으로 역시 강남지역과 큰 차이를 보여 아파트값 폭등이 지역간 불평등의 원 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만든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서울의 경제적 불평등이 공간적 불평등이라는 형태로 고착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 은 최근 문제가 되고 우리사회의 부동산 문제의 핵심이 강남지 역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학력과 직업의 영향이 큰 가구소득은 지역별로 차이가 적어 강남지역은 월평균 298만원으로 가장 적은 동북지역 268만원과 30만원 차이에 그쳤다.
이어 서북지역이 297만원,서남지역 291만원, 도심지역 269만원 순이었다. 단 전문직, 경영·관리직 종사자와 3인이상 고용한 기 업인을 합한 수치는 강남 23.4%, 동북18.6%, 서북14.0%,서남14.2 %,도심13.9%로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진중권
강남 사는 호남인과 영남인의 비율도 대충 인구비례에 근접합니다. 호남 사람들도 강남구에 얼마나 많이 사는데요. 반면, 저 같은 서민은 강남구는 커녕 서울에서도 쫒겨났습니다. 그런데도 내가 강남 사는 호남 사람들의 차별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합디다. 2003/12/26
진중권
결국 호남 차별이라는 게 서울 사는 호남넘들 강남 입성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강남 입성 바라보는 넘들의 서러움을 내가 알아줘야 합니까? 2003/12/26
아그야
제가 이 글을 퍼온 건 강남 사는 영호남인의 문제를 거론하기 위함이 아니란 것쯤은 잘 아실텐데요? 묻는 말에는 대답을 피하시고 왜 자꾸 엉뚱한 소리만 하시는지? ㅎㅎ 2003/12/26
진중권
아그야/ 전라도 아파트 값이 싸면 주거비가 덜 든다는 얘기 아닙니까. 서울 사람들 집 하나 사려면 죽어나요. 전세 하나 들어가려도 쉽지가 않아요. 웬만 한 곳 24평 전세값이 1억이 넘더라구요. 평생 돈 벌어서 오르는 전세값 내면 남는 게 없어요. 집 한 채 가진 넘들은 그거 팔고 어디 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가구당 소득이 전국 평균치인데, 주거비가 덜 든다면 그건 생활조건의 향상이지요. 내 친구 녀석, 광주서 교수하는데 교수 주제에 50평 아파트에 삽디다. 여기서는 꿈도 못 꿀 일입니다. 부동산 가격을 득 보는 사람들은 어차피 두 채 이상 가진 애들입니다. 2003/12/26
진중권
정말 유치해서 못 봐주겠네... 2003/12/26
눈팅
아그야 / 비교해 보시오. 2003/12/26
아그야
주거비 싸서 그 살기 좋은 동네에서 도시 무슨 까닭으로 인구가 자꾸 줄어드는 것일까요? ㅎㅎ 아, 강북도 강남보다 훨 주거비가 덜들죠.^^ 소득수준은 비슷한데...ㅋㅋ 그런데 왜 강북사는 사람들이 부동산 문제에 불만이 많을까요? 그들 역시 호남인들처럼 청승떠는 것인가 보지요? ㅋㅋㅋ 잘만 먹고들 살면서? ㅋㅋ 2003/12/26
눈팅
아그야 / 비교해 보시오. 아파트 가격과 인구유출. 한 얘기 또 하지 말고. 2003/12/26
아그야
눈팅/ 위에 비교글 올렸습니다.^^ 2003/12/26
당원
"반면 학력과 직업의 영향이 큰 가구소득은 지역별로 차이가 적어 강남지역은 월평균 298만원으로 가장 적은 동북지역 268만원과 30만원 차이에 그쳤다."
---> 이건 뭔가 이상하군요. 불로소득이나 부동산소득 금융소득 임대소득등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게 원인일 것 같습니다. 유리지갑과 검은지갑의 차이에서 오는 것 같군요. 2003/12/26
아그야
.../ 맞는 말입니다.^^ 특히 가구당 소득의 경우 가족 내 다른 구성원들이 부족한 소득원을 어떤 형태로라도 메울려고 노력하지요.^^ 노응원씨 논문에도 그런 야그가 나오지 않던가요?
Name 아그야 (2003-12-26 04:57:58, Hit : 42, Vote : 0)
Subject 아래 부동산 가격 비교를 원하시는 어떤 분을 위하여^^
Name 그럼 (2003-12-04 21:38:40, Hit : 106, Vote : 2)
Subject 광주, 전주, 대구, 부산, 울산의 집값 비교!
강남 집값이 강북 집값의 몇 배가 된다고 흔히 전자가 후자보다 잘 사는 동네라 하지요? 그럼 광주, 전주, 대구, 부산, 울산의 집값을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아파트 평당 매매가가 광주의 경우 284만원, 전주의 경우 253- 257만원, 대구 448만원, 부산 414만원, 울산 360만원이로군요.^^ 참, 출처는 부동산랜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