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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제님의 발자취를 찾아서(69) 신방축 공사
글 대순종교문화연구소
1908[戊申]년 8월말 늦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었지만, 상제님께서는 공사에 여념이 없으셨다. 이 무렵 상제님께서는 어떤 글을 많이 쓰신 후에 종도들로 하여금 신방축 마을01의 대장간에 가서 그 종이를 태우게 하시는 것으로 일본의 지기(地氣)를 뽑는 공사를 보셨다. 당시 신방축 마을에는 대장간을 운영하는 여러 집이 몰려있었다고 한다.
며칠 후에 상제님께서는 김갑칠을 전주에 있는 김병욱에게 보내 세상의 소문을 들어오도록 하셨다. 김병욱은 찾아 온 김갑칠에게 일본의 신호(神戶) 즉 당시 일본을 대표하는 항구 도시인 고베에서02 큰 불이 났다는 신문 보도 내용을 전하였다. 그 보도는 음력 8월 28일(양력 9월 23일)에 간행된 ≪대한매일신보≫ 1면에 실렸던 것인데 현대어로는 다음과 같다.
신호에 큰 불 일본 신호[고베]에서 전해 온 전보에 따르면, 지난 8월 23일(양력 9월 18일) 정오에 신호의 철도청 병고 안에 있던 페인트 창고에서 불이 나 목공장(木工場), 토공장(土工場), 잡품 창고, 사무소 등 십수 채의 건물과 수레 아홉 채를 다 태웠는데, 그 피해액은 무려 90만 환(현재 기준 72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불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김갑칠은 상제님께 돌아와 그대로 아뢰었다. 상제님께서는 “일본의 지기가 강렬하므로 그 민족성이 탐욕과 침략성이 강하고 남을 해롭게 하는 것을 일삼느니라. 옛적부터 우리나라는 그들의 침해를 받아 왔노라. 이제 그 지기를 뽑아야 저희의 살림이 분주하게 되어 남을 넘볼 겨를이 없으리라. 그러면 이 강산도 편하고 저희도 편하리라. 그러므로 내가 전날 신방축 공사를 보았음은 신호(神戶)와 어음이 같음을 취함이었으니 이제 신호에 큰 불이 일어난 것은 앞으로 그 지기가 뽑힐 징조이로다.”고 말씀하셨다.
상제님께서 이 공사를 보신 마을 이름은 ‘신방축’인데, 그 이름은 마을 입구에 있는 작은 저수지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저수지 안에는 수초(水草)인 순나물[蓴菜]이 많이 자란다고 해서 순이 나는 방축(防築), 즉 순방축으로 불렸다가 후에 신방축으로 발음이 변하였다. 신방축은 한자로 ‘신호(神壕)’로 표기되었는데, 그 이유는 방축이 큰 구덩이, 즉 큰 호(壕)를 의미하기 때문이었다.03 이와 같이 신방축[신호(神壕)] 마을은 일본의 신호(神戶)와 어음(語音)이 같기 때문에, 상제님께서는 그 마을에서 공사를 보셨던 것이다.
9월이 되어도 상제님께서는 여전히 공사에 여념이 없으셨다. 이때 상제님께서는 동곡에서 백지 7장에 ‘病自己而發(병은 자기가 만든다)’, ‘葬死病衰旺冠帶浴生養胎胞’을 쓰시고는 모두 봉하셨다. 그리고 김형렬로 하여금 전주에 사는 종도 7명에게 그것들을 전하게 하시고 해가 저물기 전에 돌아오도록 시키셨다. 종도들이 이 공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쭈었으나, 상제님께서는 “지금은 모르고 성편(成篇) 뒤에는 스스로 알게 되리라.”는 말씀만 하실 뿐이셨다.
상제님께서는 대병(大病)은 무도(無道)함에서 나오니 다른 약이 없으며 다만 안심(安心) ⋅ 안신(安身)이 유일한 약이라고 하셨으며,04 따라서 예를 행하지 않고 인도(人道)를 지키지 않으면 곧 대병(大病)에 이르게 되며, 도리에 알맞게 마음을 안정시키고 예법에 맞게 행동해 나가면 대병을 물리칠 수 있게 된다. 이로 미루어보면, 병은 다 자기가 만드는 것이라는 상제님의 말씀을 어느 정도는 짐작해 볼 수 있다 하겠다.
또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고 죽는 한 일생을 12단계로 구분한 것이 이른바 십이운(十二運)이라는 것인데, 그것은 포(胞: 감싸 안는 과정으로서 탄생의 첫 시작점) → 태(胎: 드디어 생명체로 모습을 드러냄) → 양(養: 어머니 뱃속에서 10달을 지냄) → 생(生: 출생함) → 욕(浴: 성장하면서 때를 벗고 배우며 익힘) → 대(帶: 허리띠를 찬다는 것으로 곧 왕성하게 성장함을 의미함) → 관(冠: 갓을 쓰고 쪽을 진다는 것으로 사회에 진출하고 가족을 이룸) → 왕(旺: 사회와 가정에서 주축이 되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함) → 쇠(衰: 서서히 쇠퇴함) → 병(病: 병이 듦) → 사(死: 죽음) → 장(葬: 장례식을 지냄)이다. 이것이 정상적인 순서인데, 상제님께서 이를 거꾸로 쓰셨다는 것은 무언가 특별한 뜻이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상제님의 말씀처럼 아직은 그 뜻을 알 수 없다. 다만, 후천의 인생에는 선천과 같은 차원의 ‘태어나서 살다가 병들어 죽는 12단계’가 아닌 새로운 12단계로 변한다는 것을 일러주신 것은 아닌지[이것은 ‘死病衰旺冠帶浴生養胎胞’을 모두 장(葬) 시키셨다고 해석하는 경우이다] 또는 『현무경』에서 우주(宇宙)를 주우(宙宇)로 뒤집어 놓으셨듯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그 어떤 무엇을 뒤집어 놓으신 것은 아닌지 하는 등의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김형렬은 상제님의 명을 받아 전주로 가서 김병욱, 김광찬, 김윤근, 김준찬, 김낙범에게 그 봉해진 글귀를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나머지 2명은 집에 없어서 전하지 못하고 날이 저물까봐 그냥 돌아왔다. 이것을 보신 상제님께서는 “늦어도 다 돌리고 올 것이었거늘!” 하시면서 꾸짖으셨다.
10월이 되었다. 어느 날 상제님께서는 ‘천지대팔문(天地大八門) 일월대어명(日月大御命) 금수대도술(禽獸大道術) 인간대적선(人間大積善) 시호시호귀신세계(時乎時乎鬼神世界)’라 쓰신 뒤, 박공우에게 주시며 신경수의 집 벽에 붙이게 하셨다. 그때 박공우는 신경수의 집 사랑방에서 한 과부와 살림을 차리고 사는 중이었다. 다시 상제님께서는 모인 종도들에게 “경수의 집에 수명소(壽命所)를 정하노니, 모든 사람을 대할 때에 그 장점만 취하고 혹 단점이 보일지라도 잘 용서하여 미워하지 말라.”고 이르셨다. 또 “법(法)이란 것은 서울로부터 비롯하여 만방(萬方)에 펼쳐나가는 것이므로, 서울 경(京) 자 이름 가진 사람의 기운을 써야 할지로다. 그러므로 경수(京洙)의 집에 수명소(壽命所)를, 경학(京學)의 집에 대학교를, 경원(京元)의 집에 복록소(福祿所)를 각각 정하노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이것은 그 각각의 기운을 뽑아 공사를 보신 것이지 실제로 신경수의 집이 수명소가 되고, 김경학의 집이 대학교가 되고, 신경원의 집이 복록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 공사가 끝난 후에 이 세 종도들의 집이 수명소, 대학교, 복록소의 기능을 한 적이 없으며, 지금은 그 집들이 모두 무너지고 단지 터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리고 상제님께서는 백암리로 가셔서 김경학에게 “학교는 이 학교가 크니라. 이제 해원시대를 당하였으니 천한 사람에게 먼저 교를 전하리라.” 하시고 무당을 6명 불러오게 하셨다. 상제님께서는 불려 온 무당들의 관건을 벗기고 각자 앞에 청수를 떠 놓고 그것을 향하여 네 번 절하게 하신 뒤 시천주를 세 번 따라 읽게 하셨다. 이것이 끝나자, 상제님께서는 무당들의 이름을 모두 물어보신 뒤에, 각자의 청수를 마시게 하시며 “이것이 곧 복록이로다.”하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해원시대에 접어들어, 상제님께서 맨 먼저 천한 사람들에게 교(敎)를 전하신 것이었다.
01 현 전북 정읍시 감곡면 통석리 순촌마을 02 고베에는 오래 전에 세워진 이쿠타 신사가 있다. 일본 조정은 806년에 이쿠타 신사에 후코[封戶]인 칸베[神戶] 44호(戶)를 내렸고, 44호에 해당되는 마을은 신봉호(神封⋅)라고 불렸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조정 대신 이쿠타 신사에 세금을 바쳤다. 이것이 유래가 되어 이 도시의 이름도 신호(神戶) 즉 고베로 불리게 되었다. 옛날부터 신호는 중국, 한국과의 교류를 담당하던 일본의 대표적인 항구 도시였다. 03 「신방축 공사에 관한 고찰」, 『대순회보』 121호, 2011, 79쪽 참조. 04 행록 5장 38절.
출처: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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