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도민일보 2024년 12월 13일 금요일자
유진의 詩가 있는 풍경
<복효근시인의 디카시>
닭싸움
복효근
싸움닭 두 마리가 목깃을 부풀리고 서로를 노려보는 풍경 저쪽
짝다리 짚고 지켜보는 사람들 있다
싸움으로 흥정하고 챙기는 사람들 있다
피 흘리는 한반도가 어른거렸다
♦ ㅡㅡㅡㅡㅡ 싸움닭은 목과 다리가 길고 성질이 사나워 싸움을 잘한다고 한다. 애초에 종자가 따로 있는 것일까. 싸움닭으로 훈련되는 것일까. 투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노리갯감일 뿐이라는 걸 싸움닭은 알고 있을까. 닭이 닭을 헤치고, 닭들이 사람을 공격하고, 노리개로 삼은 적이 있을까.
같은 지구촌에 존재하면서 자신의 욕망을 위해 싸움을 일으키는 건 사람들뿐이다.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두들겨 패고, 쓰레기처럼 내다버리고, 사람끼리 싸우고, 고소 고발하고, 총질을 해가며 전쟁을 일으키는 건 사람들뿐이다.
‘피 흘리는 한반도’
지금 정계의 혼란 속에 피를 흘리는 건 싸울 줄 모르는 선량한 국민들, 싸움닭 훈련이라도 받아야 하려나.
ㅡ 유진 시인 (첼리스트. 선린대학 출강)
https://www.dm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494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