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서 울부짖는 ‘어머니’에게 발달장애 자녀의 ‘동행 돌봄’ 강요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규탄한다!!
지난 21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장애인자립지원과와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주거유지 지원대책과 관련하여 면담을 진행하였다. 이 면담은 지난 1월 16일, 경기도 의왕에 거주,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은 김ㅇㅇ씨의 발달장애 자녀 두 명에 대한 대책 촉구 기자회견 후, 장애인자립지원과장 등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전달한 대책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김ㅇㅇ씨는 지난 8월 유방암 4기 진단을 받고, 현재에는 암이 온몸으로 전이되어(다발성 간전이, 다발성 뼈전이, 림프절전이) 고통 속에서 암투병을 하고 있으며, 길어야 6개월에서 1년 정도 살 수 있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남편은 2021년도 사망하여 현재 두 명의 발달장애 자녀를 지원해 줄 가족이 전혀 없다.
경기도는 현재 임시방편으로 1명의 발달장애 자녀에게는 군포와 수원에 위치한 365쉼터에서 일시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3월 12일 이후에는 불확실한 실정이다. 그리고 1명의 발달장애인에게는 활동지원서비스 300시간을 추가로 제공하여 자택에서 생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어머니 사후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1월 기자회견 후 면담 자리에서 김ㅇㅇ씨의 상황이 내일을 담보할 수 없는 시급하기에 1) 두 명의 발달장애 자녀에게 거주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유지 대책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2) 향후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발달장애인이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주택을 도입하고 확대할 것을 요구하였다.
어제 진행된 면담은 경기도가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요구한 대책을 준비하기에 짧은 시간이었을 모른다. 하지만 김ㅇㅇ씨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경기도에 이와 관련한 서비스가 전무한 상황에서 김ㅇㅇ씨의 발달장애 자녀 두 명을 지금 당장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기에 5주라는 시간이 짧았을 수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지원 방향과 경기도의 의지를 제시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어제 면담에서 보인 경기도 장애인자립지원과장과 직원들의 태도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었다. 지난 1월 면담과 별다른 내용은 없었고, 365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발달장애 자녀가 체험홈에 입소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뿐이었다. 이마저도 의왕시가 주도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며 경기도는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겠다는 무성의한 답변만 하였다. 그리고 향후 지원주택 도입과 관련해서는 지금 당장은 도입할 계획은 없으며, 현재 진행 중인 중앙정부의 관련 연구 결과를 검토하고 경기도 내에서 발달장애인 생활실태 전수조사 등 연구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참조하여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뿐이었다. 더불어 장애인자립지원과장은 자신이 이 분야에 처음 일을 하게 되어 잘 몰라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며 준비하고 있으니 믿어 달라는 말을 녹음기처럼 반복적으로 말할 뿐이었다.
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의 자립 지원을 담당하는 부서의 장이 관련 내용을 잘 모른다는 것을 면담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리고 내용도 모르는 사람을 어찌 믿으라는 말인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경기도에서는 세 건의 비극적 사건이 발생하였다. 지난해 3월, 수원에서 생활고와 발달장애 자녀 지원에 대한 어려움으로 8살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시흥에서는 50대 부모가 홀로 지원하던 20대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에는 20대 발달장애 형제를 홀로 지원하던 60대 부모가 발달장애 형제를 지원하는 어려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지난해 6월 말, 김동연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에서 “발달장애인 돌봄을 온전히 가족이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원, 시흥, 안산 등 도내에서도 가족해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발달장애인 24시간 통합돌봄 지원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부모 및 가족지원 확대 등을 포함한 발달장애인·가족 종합돌봄인 ‘동행 돌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난 현재 경기도는 부모가 자살하여 지원할 가족이 없는 안산 발달장애 형제에게 활동 지원서비스 추가 시간만 제공하고 있을 뿐 어떤 근본적인 대책도 수립하고 있지 않다. 결국, 지난해 6월 인수위가 경기도 발달장애인 지원정책을 발표한 이후 경기도가 계획하고 추진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고, 이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5만 7천여 명에 달하는 발달장애인 그리고 그 가족을 우롱한 정치적 사기행각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어제 진행된 경기도 장애인자립지원과장과의 면담에서 더욱 명확해 졌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으며, ‘입바른 소리’로 일관하는 내일을 알 수 없는 의왕에 거주하는 김ㅇㅇ씨와 그 자녀들을 우롱하는 경기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이에 5만7천여 명의 발달장애인 그리고 그 가족들과 함께 아래 사항을 요구하며 결사 투쟁할 것이다.
첫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의왕에 거주하는 김ㅇㅇ씨와 경기도의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둘째, 김동현 경기도지사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즉각 면담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셋째, 지금 당장 김ㅇㅇ씨 자녀들과 안산 거주 발달장애 형제가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넷째,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하여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지원주택 도입에 관한 연차별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다섯째, 김동연지사의 발달장애인‧가족지원 동행‧돌봄 종합계획의 연차적 이행 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