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일을 자주 하는 바보는 특근수당도 못 받고 휴가로 보상을 받는다.
연말이 가까운데 휴가가 쌓였다고 출근 안하고 가을 분위기를 느끼러 가잔다.
낭도나 가볼까 하고 차를 끌고 회관을 지나는데
정우 아재 차가 멈추면서 어디 가느냐고 한다.
동강장에서 노랑가오리 살아있는 거 사 왔으니 집에 가 소주한잔 하잔다.
난 맛도 모르면서 노랑가오리에 소주가 좋다고 차를 돌린다.
아재가 배를 갈라 노랑 애를 꺼내 오신다.
바보는 애를 먹지 못하는데 난 고소하다.
아짐이 칼질을 하고 먹지 못하는 성훈이도 와 소주를 마신다.
술담화에서 온 41도 짜리 소주는 금방 비워진다.
선아네와 금식이 동생도 와 같이 먹는다.
바보와 난 소주까지 곁들이며 시간이 가니 어느새 점심이 가까워진다.
성훈이가 짜장 라면을 끓여 온다.
국물이 필요하다니 또 국물있는 라면을 긇여온다.
집에 와 낮잠을 자다가 오후에 조성에 다녀오자고 비끼골로 나선다.
마늘밭에 거름을 주고 계신 이우 아재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노래에 춤을 추며 일하신다.
80넘은 어르신은 농사를 하시는데 젊은 우리 부부는 논다.
비끼골 괸돌바구 지나 마치를 넘지 않고 봉두산성 쪽으로 올라간다.
묘목을 심어 길 지난 흔적이 보이지만 덤블가시에 옷이 긇히고 가시열매도 붙는다.
마치에서 떨고 기찻길을 건너 은림마을 저수지를 잠깐 걷다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은 다리에 힘이 떨어진다.
산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