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장 : 레지오 사도직의 주안점
34항 : 레지오 단원은 가톨릭적인 것이면 무엇이나 전파해야 한다(교본 459 -460쪽)
여기서 말하는 '가톨릭적인 것'은 성모 마리아와 연관된 교회의 준성사를 뜻한다. 준성사란 교회가
성사를 모방하여 제정한 거룩한 물건이나 행위인데 교회를 통해 영적인 효험을 얻어 주는 것이다.
교회가 공인한 마리아적 준성사는 묵주, 여러 종류의 갈색 성의(Brown Scapular), 메달, 배지 등이다. 단원들은 이러한 것들을 보급하고 그 신심을 전파해야 한다. 또한 레지오 활동을 통해 신자들의 가정에 십자고상, 성상, 상본, 성수, 묵주 등의 준성사를 준비해 놓아 가정에서도 신심을 북돋아야 한다.
교회의 준성사를 경시하는 가정은 장차 성사 생활까지 포기하는 위험에 놓일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외형적으로 신심을 북돋아 주는 성물에 대한 감수성이 예민하므로 성상이나 성화를 모셔 놓지 않은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신앙의 참되고 친숙한 모습을 익히기가 어렵게 된다.
레지오 마리애에서 중요시하는 마리아적인 준성사는 갈색 성의(聖衣)와 기적의 메달이라고 불리는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 패(牌)이다.
성의는 어깨에 걸친다는 의미에서 라틴어로 스카플라(Scapular)라고 부른다. 갈색 성의는 성모님이 1251년 7월 16일 가르멜 수도회 총장 시몬 스톡(Simon Stock) 성인에게 발현하여 가르멜회 수도복으로 주신 성모님의 옷이다.
성모님이 이 성인에게 약속한 토요 특전(特典)이 있다. 곧 누구든지 갈색 성의를 착용하고 생활 신분에 따라 정덕을 실천하며 성모 소일과와 선업을 행하고 첫 토요일 신심을 지키면 지옥을 면하게 되고 죽은 다음 첫 토요일에 연옥에서 구해진다는 특전이다.
갈색 성의 착용의 지향은 성모님께 항구하게 봉헌하는 것이다. 성의 착용으로 생명을 구한 일도 있다. 언젠가 경상북도 경산에서 열차 충돌 사고가 있었는데 객차 한 칸이 박살이 나다시피하여 대다수가 죽거나 중상을 입었다. 그런데 한 사람만 다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스카플라를 어깨에 걸고 있었던 것이다.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 메달에 대해 알아보자. 성모님은 1830년도에 세차례에 걸쳐 파리에 있는 사랑의 딸 수녀회 예비 수녀 가타리나 라부레 (Catherine Laboure, 1806-1876년)에게 발현하셨다.
성모님께서는 은총을 전달하기 위해 빛나는 당신의 두 팔을 지구의(地球儀) 위에 펼치시며 뱀을 밟고 서 계셨다. 그리고 성모님 모습 둘레에 타원형의 테가 나타나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매달리는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라는 기도문이 금색으로 새겨져 있었다.
성모님께서 "이 모습을 본떠 패를 만들어라. 사제의 축복을 받은 다음 그 패를 몸에 지니는 이는, 특히 목에 거는 이는 큰 은총을 받으리라."고 말씀하셨다.
그 수녀는 메달 속에 들어 계신 성모님의 모습뿐 아니라 메달 뒷면의 모습도 보았다. 뒷면에는 마리아의 머리 글자인 M 위에 가로 막대를 대고 그 위에는 십자가, 그 밑에는 가시관으로 둘러싸인 예수 성심과 칼에 찔린 성모 성심이 함께 있었다. 그리고 요한 묵시록 12장 1절에 묘사된 것처럼 12개의 별이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 메달은 우여곡절을 겪은 다음 발현 2년 뒤인 1832년 6월 30일에 제작되어 보급하게 되었다. 그런데 보급하자마자 기적이 계속 일어났기 때문에 '기적의 메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패의 착용 목적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높이는 데 있다. 이 패에 새겨진 성모상이 바로 레지오 마리애의 성모상이다.
단원들은 스카플라와 메달을 성모군(聖母軍)의 특수한 무기로 여겨 늘 몸에 지니고 다니고 널리 보급하여 성모 신심을 전파해야 한다.
최경용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