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력 언론들 “고령화·돌봄 위기, 직원 소유제로 극복?”
클라라 칼보 씨는 33세에
남미에서 뉴욕시로 홀로 왔습니다.
고국에서 어머니한테 배운 기술로
의류 공장에서 티셔츠를 재봉했죠.
2주가 지났을 때 공장장은
1주치 급여를 제하고 지불했습니다.
같은 미등록 이민자 동료들은
신고를 두려워했지만
클라라 씨는 싸웠고
돈을 다 받아낸 뒤 회사를 때려치웠습니다.
물론 더 나은 일자리는 없었어요.
미용실에서 헤어 염색 일을 할 때는
역겨운 암모니아 냄새에 시달렸습니다.
푸드트럭에서도 일했지만 너무나 더웠죠.
새 남편은 클라라 씨와 어린 딸에게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클라라 씨는 남편과 헤어지기로 했지만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어서 불안했죠.
그때 한 친구가
구원의 동아줄이 있는 곳을 알려주었습니다.
바로 뉴욕시의 돌봄 회사인
홈케어 노동자 협동조합이었어요.
(Cooperative Home Care Associates)
주로 가정에서 장애인이나 노인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역할이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시사지 <더 네이션>에 실리고
<워싱턴 포스트>가 자사 온라인 섹션에
전문을 인용한 기사의 다음 대목을 보실까요
(내용가 아주 길어서 조금 정리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더 네이션> 기사 전문을 소개한 섹션 바로가기
“클라라는 채용되었고, 금세 적응했다.
노인이나 장애인 이용자와 대화를 나누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요리해 주고,
고객의 몸을 상쾌하고
청결하게 관리해주었다.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달래줄 수 있는지,
돌봄 대상자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과 사물이 무엇인지
이해해 나가는 과정을 사랑했다.”
달라진 것은 일 자체만이 아니었습니다.
“홈케어 노동자 협동조합에서
클라라는 단순한 현장 일꾼이 아니라
온전한 인간으로 대우받았다.
홈케어는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소유하고, 통제하며, 운영하는 사업체였다.
노동자 소유주들은 의사 결정과
이익 분배에 함께 참여한다.”
1985년 창립된 홈케어에는
1600명의 돌봄 노동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월급에서 공제하는 소정의 출자금과
근무 시간만 채우면
누구나 소유주가 될 수 있죠.
현재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소유주라고 합니다.
클라라 씨에게도
신변에 큰 변화가 일어났고, 그녀 덕분에
회사의 운영 방침까지 바뀌었어요.
“얼마 뒤 클라라는
이사회 임원에 선출되었다.
각 회계연도에 발생한 이익금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 협동조합 운영에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연말 보너스로 분배하는 것보다
(적립을 위해) 보험 기금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고령화 시대에
돌봄 노동의 필요성이 커질수록
클라라 씨 같은 사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더 네이션>과 <워싱턴 포스트>는
생각하는 듯합니다.
“미국에는 클라라처럼
재택 간병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300만 명이다.
요양원 같은
전문 거주 시설에서 일하는 간병인은
68만 명 이상이 추가된다.
고령화에 따라 이 분야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이 되면
5900만 명의 미국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65세 이상이 될 것이다.”
다음의 내용은 어떨까요.
“우리의 어르신과 가족, 장애를 가진 이웃은
그들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돌봄 노동자도
자기 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노동자 소유의 돌봄 기관들이
이런 가치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클라라가 말했듯, 홈케어와 함께한 시간은
그녀에게 안전함을 제공하고
자신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일깨웠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가 심각해지는 만큼
돌봄 노동의 필요성과
정당한 대우는 시급합니다.
돌봄뿐 아니라 배달, 청소 등
수많은 긱(Gig) 노동자들이 존재하죠.
홈케어 노동자 협동조합의 직원 소유주만큼
자신의 일과 가치를 인정받고
제대로 보상받는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참, 클라라 씨의 이야기를 소개한
기나긴 기사의 전체 제목은 이렇습니다.
“미국의 돌봄 위기를 해결할
품위 있는 방안: 직원 소유제는
돌봄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바꾸며,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시킨다
(The dignifying solution to
America’s care crisis:
Employee ownership turns
care work jobs into good jobs
and leads to better patient outcomes).”
제목처럼 정말 품위 있고
합리적인 방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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