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신 22/191015]‘성균한글백일장’과 다큐3일
지난 11일 밤 11시, KBS1 ‘다큐 3일’을 보셨는가? 인기가 있었는지 곧바로 13일 밤에도 재방영했다. 성균관대학교가 2007년부터 지금껏 중국을 비롯하여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에서 개최해 오고 있는 ‘성균한글백일장’ 이야기다. 성균관대가 개최했다는 것은, 사실, 정확한 팩트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당시 사범대학장이 기획하여 학교측과 협의(수상자 대학원 등록금 면제)를 거쳐 실행한 연례행사로,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겼다. 처음부터 지금껏 한 교수의 ‘헌신’이 없었다면(물론 학교라는 ‘등받이’가 있었으니 가능한 일이지만) 결코 치러질 수 없었던 이 행사에 보답報答이나 하듯 ‘다큐 3일’은 그 의미를 알아주고 카메라를 들이댔다. 재방영할 때나 아니면 검색을 해서라도 꼭 한번 보시라. 세종대왕이 새삼 고맙고 우리말과 글이 고마우리라. 이 행사가 가지는 의미와 파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으리라. 첫 해(중국대회 1회) 취재차 동행한 모 신문사의 간부는 아래와 같은 칼럼을 써 여러 사람을 감격시켰고, 계속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https://news.joins.com/article/3435420.
대회는 점차 확장이 되었다. 중국을 시작으로, 몽골, 중앙아시아 5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오스트리아 등 동유럽, 인도네시아 등. 그뿐인가. 국내에서도 다문화여성 백일장, 다문화가족 자녀 백일장도 잇따라 개최했다. 숱한 화제와 긍정적인 영향을 엄청 남겼다. 제1회 중국백일장 수상자는 성균관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초일류기업에 입사했으며, 카자흐스탄백일장 대상을 받은 학생 역시 대학원을 마치고 지한파知韓派 외교관이 되기도 했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마다 여러 곳에서 백일장을 연다는 것은 경비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결코 쉽지 않은 일. 공의公義로운 한 교수의 열성熱誠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런 행사가 지속되었을까. 그 교수는 경비 마련을 위하여 10년을 넘게 발품을 팔며 뛰었다. 개인의 영예를 위한 것도 아닌데, 기관 후원, 개인 협찬, 자신의 기부 등 벼라별 방법을 다 동원해 여기까지 왔다. 나는 홍보弘報라는 미명美名으로 여러 차례 대회 동행과 체험을 했기에 익히 잘 알고 있다. 사실은 이런 행사는 국가에서 진작부터 했어야 했다는 게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교육부나 문화관광부의 ‘직무유기’라 할 일이다. 우리의 문화文化를 전파하고 국위國威를 선양宣揚하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른바 영화, 드라마, 가요 등 한류韓流바람도 한몫 하겠으나, 세계적인 유일무이한 과학글자 한글을 널리 알리고 ‘수출輸出’하는 것이야말로 원초적으로 중요하지 않을까.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의 ‘세종학교’ 허선행 교장이 ‘학기마다 1천여명이 한글을 배우러 온다’고 말하지 않은가. 이 어찌 자랑스럽고 뿌듯하지 않을손가. 그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것은 우리의 ‘의무義務’가 아닐 것인가. 그 길 한가운데에 12년째 계속 되고 있는 ‘성균한글백일장’이 있다. 그런데도 ‘쫌팽이’ 관계자들은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한 주인공에게 정부 포장도 인색하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나중은 창대할 것을 믿으며, 이 행사는 세계 각지를 돌며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워싱턴 스퀘어광장에서도, 도쿄 한복판에서, 파리 에펠탑 근처에서도 ‘한글백일장’이라는 거창한 행사가 거행되기를 희망한다. 구구한 사연 등은 줄인다. 아래 url은 2008년 어느날 백일장 개최의 ‘숨은 주인공’ 님에게 쓴 졸문의 편지이다. 세상은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조금씩 좋게 바꿔갈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의 생각과 기획과 실천력이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한번쯤 읽어봐 주시면 좋겠다. http://yrock22.egloos.com/2236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