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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오지 팀 산행 계획에 따라 A 코스인 ‘집와이어 주차장 → 청소년수련원 → 석굴암 → 해맞이공원 → 금오산 → 마애불(대송 방향) → 삼거리 → 점곡재(생태통로) → 철쭉 군락지 → 깃대봉 → 아침재 → 너덜지대 → 433봉 → 연대봉 → (구노랑) 백송상회'의 12km 구간을 6시간 동안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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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金鰲山]
높이: 849m
위치: 경남 하동군 진교면, 금남면
금오산은 지리산이 동남쪽으로 뻗은 줄기로 하동군의 동쪽 남해 연안에 외연(外緣)히 자리 잡은 높이 849m, 둘레 80리의 우뚝 솟은 웅장한 산이다. 북편 진교면 안심동에는 정일두 선생의 태지(胎址)가 있었던 곳을 태봉(胎峰)이라 전하여 온다. 동쪽 산기슭의 둘러앉은 듯한 금남면 중평리(중태촌)당사동은 충의공 정기룡 장군의 태지이기도 하다.
산꼭대기엔 군사시설이 있을 때 사용되었던 군용도로가 완성되어 있고 통신 시설도 갖춰져 있다. 하동군 금남면 중평리 금오산에 남아있는 금오산 성지는 고려 때 왜구를 막기 위해 축성했다고 하며, 지금도 성을 쌓은 돌이 그대로 남아 있으나 성체는 무너졌고 그 흔적만 이끼 속에 흩어져 있다. 또한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에 있었던 연태봉 산성은 옛날 봉화를 올리던 곳으로 작은 성이다. 눈 아래 남해가 한눈에 들어오며 왜구를 방어하던 요새로 수비군을 두었다고 한다.
말굽 모양의 산릉이 빙 두르고 정상 직하의 달바위 전망이 일품인 이 산은 그동안 군사시설 때문에 정상을 오를 수 없어 등산객의 발길이 뜸했지만, 현재는 군사시설이 거의 철거되어 산행에 불편한 점은 없다.
진주에서 하동으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달릴 때 보이는 금오산은 그 정상에 서 있는 송신탑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해안과 가까이 있어서 우뚝 솟은 모습이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동명이산(同名異山)의 금오산이 다섯 군데나 있다. 구미의 금오산(金烏山)과 밀양 삼랑진의 금오산(金烏山, 730m), 하동 진교의 금오산(金鰲山, 849m), 전남 여수의 금오산(金鰲山, 323m). 그리고 경주 남산의 금오산(金鰲山, 468m)이 그것이다. - 한국의 산하
2024년 첫 산행이자, 첫 목요 오지 팀 산행은 하동 금오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한반도? 남한에 4,440개의 산이 있으니, 동명의 산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는데, 그중 특히 많은 게 백운산, 청계산이고, 금오산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024년 첫 산행으로 많은 금오산 중 하동 금오산을 선택한 건,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일정이 맞았을 뿐이다. 새해라 특별한 걸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피하고, 목요 오지 팀이 선정한 산이라, 금오산에 오르는 거뿐이다. 매일 뜨는 해가, 1월 1일 뜬다고 다른 해가 아니듯, 산 또한 1월 4일 가던, 5월 1일 가던 다른 산이 아니다. 말인즉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어쨌든 하동의 금오산은 높이 849m에 불과한 산이나, 거의 바닷가에 근접해 있는 산이라, 고스란히 그 높이를 올라가야 한다. 해서 웬만한 1,000m가 넘는 산보다 표고 차는 더 커, 쉽지 않은 산으로 지속해서 산행 기회을 엿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목요 오지 팀 산행 계획을 보고, 바로 신청했다. 물론 다른 안내산악회 또는 같은 안내산악회의 다른 팀도 가끔 버스를 출발시키는 산이나, 코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보고만 있었다. 금오산이 집라인과 케이블카로 유명해, 등산객보다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산이고, 안내산악회 코스 계획도 그걸 중심으로 짜여 있다. 물론 목요 오지 팀 또한 그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B 코스는 다른 안내산악회나 팀과 같이 집라인을 중심으로 했다. 당연히 달릴 예정인 A 코스는 아주 생소한 코스로, 12km 거리에 6시간을 책정하고도, 붉은 글씨로, '※ 시간 내 가능한 분들만'이라는 경고를 첨부했을 정도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시속 2km/h도 내기 힘든 코스라는 얘기로,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산행이라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그럼에도 5시간 내 산행을 마칠 수 있을지 확인차, 지도 앱으로 하동 금오산 코스를 살펴봤는데, A 코스 즉, 깃대봉, 연대봉을 거쳐, 남해대교로 이어지는 등산로 표시가 없다. 해서, 비탐방 전문 등산 앱으로도 확인했다. 있다! 그런데, 신 백두대간의 종점이다. 산경표의 백두대간이 가지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모르는 말, 그대로 산꾼들이 백두대간이 지리산에서 끝나는 건 문제가 있다며, 대간을 지리산 남부능선에서 끌고 내려가, 신 백두대간이라 칭한다는 글과 얘기를 처음 접했을 때, 삽질하는 거라고 무시했다. 그런데, 이번 금오산행 코스가 그 끝일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신 백두대간은 산꾼이나 대간꾼이 무시하는 분위기라, 정맥이나 지맥 등과 같이 인적이 있을지 예측이 안 된다. 솔직히 있기를 바랄 뿐이다.
목요 오지 팀의 특징이 날머리 부근에 식당을 선정해 산행 후 식사하고 귀경하는 건데, 거의 남쪽 끝에 있는 산이라, 오가는 데만 9시간 정도가 걸려, 별도의 식사 시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는지, 세부 계획에, 그에 관한 게 없어 아쉽다. 해서 6시간이 아니라, 5시간 내 마감하고, 한 시간 동안 날머리에서 하산주를 마실 예정이다. 지도로 확인한 날머리는 남해대교 등 관광 명소라, 나름 맛집도 많아 보인다. 당일 금오산 날씨도 기온은 영상 4도에서 8도 사이, 바람은 0~2m/s, 종일 구름 한 점 없이 맑아, 산행을 도와준다. 고로 전망 또한 좋을 거로 예상되는데, 진행 방향도 남해를 향해 남진하는 거라, 기대 중이다. 당연히 하산주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만약에 대비한 겨울 장비를 제외한 모든 장비는 버스에 두고 간다. 비록 얼음과자를 먹는 한이 있어도, 점심 또한 먹으며 달릴 수 있는 사당역표 김밥이다.
2 – 1
평소 목요일과 같이 기상해, 볼일을 보며, 밤새 변동 사항이 있는지, 기상청 산악날씨와 안내산악회 산행 신청 사이트를 확인했다. 날씨는 변동이 없는데, 밤새 취소자가 두 명이 나왔다. 다른 안내산악회는 24시간 내 취소면, 전혀 환급이 안 되지만, 이 안내산악회는 20% 환급이라, 취소하는 게 유리하다. 취소한 두 명이 누군지 확인한 후,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준비한 배낭을 둘러메고, 5시 55분경 집을 나서 구산역으로 갔다. 그리고 사당역으로 가기 위해 열차를 타고, 삼각지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탔는데, 이 열차가 동작역에서 출발을 못 하고 시동이 꺼졌다. 그리고 6분 정도 지체 후 역을 출발했다. 정상이라면 6시 48분경 사당역 도착이라, 여유 있게 1번 출구로 나가, 7시 출발 산악회 버스를 탈 수 있는데, 6분을 넘게 지체하는 바람에 7시까지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으로 가는 게 어려워졌다. 해서, 인솔 대장에게 사정 얘기를 하고, 출발을 5분만 늦춰달라고 부탁했다.
그 부탁이 받아들여져, 출발이 5분 연기됐다. 그리고 사당역에 도착한 시각이 6시 56분으로, 버스 출발까지는 시간이 좀 있어, 승차장 종합판매대에서 김밥을 샀다. 비록 산악회 버스 출발이 5분 늦춰졌다고 해도, 서둘러 가는 게 인간의 도리라, 거의 뛰다시피 공영주차장으로 가, 7시 3분경 짐칸에 배낭을 넣고, 버스에 탔다. 생각보다는 일찍 도착했다. 아주 당연히 내가 차에 타자 버스는 출발했고, 양재에서 탄 인솔 대장이, 그런 사태에 대비해 조금 일찍 나오라고 충고다. 사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시간 엄수라는 지하철을 신뢰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해서 다음부터는 10분 일찍 집에서 나와, 하나 빠른 열차를 타기로 했다. 역에서 공영주차장까지 뛴 후유증으로 양재에서 인솔 대장과 몇 마디 나눈 후 잠이 들었다. 그리고 실내등이 들어와 잠이 깨어 보니, 버스가 휴게소로 들어간다. 그런데, 안개가 잔뜩 낀 날이라, 휴게소 간판이 안 보인다.
동서울에서 하동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달리는 것과 같은 구간을 달릴 거로 생각해 당연히, 천안논산고속도로의 한 휴게소로 생각하고 이슬비가 내리는 휴게소에 내렸는데, 옥산이다. 고로 경부고속도로다. 그럼, 대전통영고속도로? 하긴 그게 구례를 거쳐 가는 것보다는 빠를 거 같다. 바닥이 얼어 미끄러운 휴게소 주차장을 지나, 화장실로 가 볼일을 보고, 옥산은 구경할 게 없고, 날도 추워 바로 버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10분 정도 책을 보자, 버스가 출발하고,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먼저 A 코스 신 백두대간의 종점 구간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는데, 내 예상대로 금오산을 벗어나면서, 등산로 상태가 좋지 않고, 길도 가끔 없어지기는 하나, 신 백두대간이라, 대간을 달리는 대간꾼이 매단 산악회 리본이 있으니, 그걸 잘 찾아서 진행하라고 당부했다. 이후 금오산만 오르는 B 코스를 달리는 등산객의 숫자를 확인했다. 두 명이다!
고로, 신 백두대간을 달리는 산꾼은 인솔 대장 포함 24명이다. 그리고 대장은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갈 거라고 했다. 그래서 까만 소가 하동 금오산을 인증 대상에 안 넣은 거다. A 코스 기준 6시간의 소요 시간을 책정해, 들머리인 집라인 주차장 도착 예정이 11시 20분이라, 마감은 5시 20분이다. 12km가 넘는 신 백두대간 종점 구간을 5시간 내에 돌파해야, 한 시간의 하산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선배 산꾼은 4시간 30분이면 충분히 달리 수 있을 거라는 문자다. 어쨌든 달리기 좋게, 등산화도 가벼운 걸 신고 왔다. 코스 설명이 끝나고, 실내등이 꺼져, 다시 잠을 청해, 한 시간 정도 지난 후 잠에서 깨어, 책을 봤다. 멀긴 멀다! 이후 실내등이 들어오고, 10분 후에 도착 예정이니 준비하라는 대장의 말에, 등산화로 갈아 신고, 끈을 조였다. 창밖으로 보이는 산에 눈이 없어, 스패츠는 패스. 그리고 바람막이 안에 입고 있던 조끼를 벗는 거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조금 지난, 11시 14분 버스가 들머리인 주차장에 도착했다.
2 – 2
버스에서 내려, 등산 앱을 기동하고 주위를 둘러봤다. 관광객이든, 등산객이든 우리 외에는 없다. 그리고 인솔 대장은 예닐곱의 일행을 끌로 케이블카 승차장으로 향하며 우리에게는 반대편을 가리키며, 그 방향으로 올라가란다. 이번에 동행한 여성 등산객 중 한 명을 제외하곤 다 대장을 따라 케이블카로 향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앱이 GPS를 수신했을 충분한 시간이 지났을 거로 생각해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73.0m, 비록 금오산 정상은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정상까지 올라가지는 못한다고 해도, 849m의 높이라, 주차장과 표고 차는 776m에 이르러, 836m 높이의 북한산과 비슷한 표고 차다. 쉽지 않은 산행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대장이 케이블카를 선택했겠지만.
들머리인 주차장 주변 관찰이 끝나고, 11시 15분 앞서 위로 올라가는 선두를 따라, 급경사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저 위로 보이는 케이블카 종점이자, 금오산 정상을 향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보이는 것만 얘기하자면, 별로 멀지 않고, 높지 않은 봉우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케이블카 종점으로 올라가는 임도로 20여 분을 올라가자, 정자 쉼터가 있고, 선두는 포장도로를 버리고,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간다. 인솔 대장이 코스 설명 때, 밧줄이 있는 계곡으로 우회전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 지점이다. 그런데, 산세를 조금만 아는 산꾼이 보면, 임도를 따라 직진하는 게 더 빠르고 짧은 코스인데, 좌회전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고개를 갸우뚱하고 위로 올라가 갈림길에 도착하니, 이정표가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직진은 집라인 코스라 사고 위험이 있어 통행을 막고 있는 거다. 그리고 오른쪽뿐만 아니라, 왼쪽도 갈림길로 마애불로 가는 길이다. 고로 사거리다!
오른쪽 계곡 길로 들어서자, 본격적인 하동 금오산 산행이 시작된다. 주차장에서 떠난 지 27분 만에 등산로다. 그리고 겨울 가뭄임에도 산의 규모에 비해 계곡의 크기와 수량이 풍부한 것에 놀랐다. 계곡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대장이 설명한 대로, 그 밧줄을 따라 계곡을 건너, 능선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계곡을 떠나, 급경사 등산로로 숨을 헐떡이며 위로 올라가는데, 앞에 돌탑이다. 그리고 오른쪽 대숲에는 플라스틱 물통과 바가지가 보여 가봤다. 예상대로 약수다.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물맛을 봤다. 좋다! 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다시 길을 재촉하자, 이제부터는 땅에 나무를 박아 만든 계단이다. 끝없이 올라가는 계단으로 계속 오르다가, 너덜에 도착해 그걸 가로지르다, 가쁜 숨을 고르기 위해 가던 길을 멈추고 뒤로 돌아섰는데, 저 아래 남해가 보이는 게, 조망이 트이기 시작했다. 꽤 올라왔다는 얘기다.
너덜을 건너자, 주변에 널린 돌로 쌓은 지붕이 없는 직사각형의 건물이다. 특별한 용도가 있을 거 같은데, 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처음에는 약수가 아닐지, 아래 사각 구멍으로 물이 흐르는지 확인했지만, 물은 없다. 그런데, 거기서 조금 더 가자, 안내문이 궁금증을 풀어준다. 봉수대다! 그리고 봉수대 오른쪽 옆은 암자로, 석굴암이다. 당연히 등산로는 암자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봉수대 옆으로 위로 올라간다. 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암자로 들어갔다. 그리고 석굴암으로 가, 문을 열고 본존불에게 신고했다. 이후 문을 잘 닫고, 물러 나와, 다시 등산로로 13분가량 올라가자, 마애불 갈림길이다. 마애불이야, 깃대봉 길목에 있으니, 지금 보러 갈 이유가 없어, 텅 비어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를 구경하며 정상을 향해 계속 올라, 12시 35분경 케이블카 종점 100여 미터 아래에 도착했다. 사실상 금오산 정상이다.
케이블카 종점 건물을 보며, 위로 올라가자, 등산로는 관광객 즉 케이블카 탑승자를 위한 널찍한 산책로에 합류한다. 왼쪽은 케이블카 종점, 오른쪽은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막 도착한 후미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데, 노년의 산꾼이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정상석은 건물 뒤에 있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럼. 왼쪽이다. 그런데, 선두가 깐, 방향 지시는 오른쪽을 가리키고 있어, 우회전해 널찍한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로 따라가 보니, 전망대다! 전망대 직전 너덜 지대를 가로지르며, 아래를 보니, 미세먼지에 정상만 우뚝 솟은 남해의 섬이 보여, 당연히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전망대에 도착해 보니, 선두는 전망대 쉼터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 먹을 준비 중이다.
일출 전망대에 있는 조망도를 기록으로 남기고, 정상만 보이는 산과 섬의 모습을 조망도의 사진과 비교해 봤다. 왼쪽 저 멀리 쌍봉 정상만 보이는 게 사천 와룡산이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케이블카 라인 너머로 보이는 게 금음산이다. 그 모든 걸 기록으로 남기고, 점심을 먹고 있는 일행을 뒤로하고 일출 전망대에서 나와서, 케이블카 종점이 있는 왼쪽으로 갈지, 미지의 오른쪽으로 갈지 잠깐 고민 후, 왕복하기보다는 비록 시간이 더 걸려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로 하고, 오른쪽으로 갔다. 전망대를 떠나, 고개를 돌자, 저 멀리 좌우로 쭉 뻗은 능선과 그 중앙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보인다. 다음 주초에 오를 예정인 지리산이다. 분명 지리산인데, 이렇게 가까웠나? 아, 참! 남부 능선 위의 삼신봉, 청학동이 하동이지!
금오산 정상 군부대 통신탑을 감상하며, 계속 가자, 북 사면이라,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임도가, 왕복 2차선의 아스팔트 도로와 만난다. 군사 도로 겸 케이블카, 집라인 관리 도로다. 그리고 승용차가 한 대 올라온다. 차가 다니는 길은 차를 타고 다녀야 한다는 신념에 금이 가는 순간이다. 어쨌든 현재 시각 12시 42분, 점심시간이라, 배낭에서 사당역표 김밥을 꺼내 먹으며, 금오산 정상을 한 바퀴 도는 거로 보이는 포장도로로 가는데, 등산 앱이 정상 반경 50m 내라고 음성으로 알려준다.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어차피 오를 수 없는 정상이라, 정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앱이 반응한 거다. 그럼, 정상은 아니나, 어딘가에 정상석은 있을 거다. 정상을 감싸고 돌아, 시시각각 주변 경치가 변하는 포장도로로 정상석을 찾아가며 보니, 왼쪽으로 마애불 갈림길이다.
말인즉 깃대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이리로 돌아와야 한다. 해서, 어차피 정상도 아닌데, 정상석은 버리고 바로 깃대봉으로 갈지 고민해 봤으나,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인증은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동영상을 촬영하며, 정상석을 찾아 계속 가, 12시 50분 정상석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금오산의 ‘오’자가 까마귀(烏)가 아니라, 자라(鰲)로, 그 유명한 구미의 금오산과는 다르다. 그럼 동명(同名)이 아니다. 어쨌든 예상대로 정상석은 군부대 진입로 옆, 케이블카 종점 바로 뒤에 있다. 그리고 반대편에서는 점심을 먹은 선두가 오고 있다. 결국 선두는 왕복했고, 난 금오산 정상을 끼고 한 바퀴 돌았다. 막 도착한 일행과 서로의 인증을 찍어주고, 미련 없이 발길을 돌려, 오는 길목에서 봤던 마애불 갈림길로 향했다. 갈림길로 가는 중, 올 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진행 방향의 집라인 시작점과 그 뒤로 정상만 보이는 섬과 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끝의 봉우리가, 남해 망운산이다. 고로 집라인 시작점 바로 뒤가 신 백두대간 깃대봉, 그 뒤가 연대봉이다.
12시 55분 마애불 갈림길에 다시 도착해, 저 멀리 지리산 주 능선을 기록으로 남긴 후, 포장도로를 버리고, 등산로로 마애불을 향해 내려갔다. 내려가며 보니, '금오산 하늘길'이라는 조망도가 서 있다. 거기에 남해 망운산과 여수 화학단지 등이 있어, 미세먼지로 잘 보이지 않는 실물과 비교해 봤다. 그럼, 조망도에는 없지만, 지리산 아래 오른쪽 높은 봉우리가 백운산이고, 금오산과 백운산 사이의 강이 섬진강이다. 그 모든 걸 제대로 볼 수 없도록 방해하는 미세먼지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뒤로 돌아, 금오산 정상의 모습도 기록으로 남기고, 마애불로 향해, 1시 4분 인솔 대장이 마애불 직전에 있다는 소나무에 도착했다. 소나무 뒤의 이정표에 의하면, 왼쪽 10m 마애불, 3.7km 금오산 케이블카다. 즉, 왼쪽으로 계속 가면 석굴암 위 갈림길이라는 거다. 그리고 오른쪽은 '대송마을'이다. 산행 코스와 대장의 설명 중, 마애불에서 돌아 나와 '대송 방향'이라고 강조한 그 대송이다.
바위에 자리 잡은 소나무를 우회해 아래로 내려가자, 왼쪽으로 네 개의 돌탑이 서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암벽을 보고 있는 CCTV다, CCTV? 어쨌든 그 돌탑이 있는 곳으로 가, CCTV가 찍고 있는 방향, 즉 암벽에서 부처를 찾았다. 없다!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 목책으로 출입을 막은 깊지 않은 바위굴 내부 암벽에서 찾았다. 안 보인다. 해서 눈을 부릅뜨고 좌우를 자세히 살펴봤다. 있다. 왼쪽 암벽이다. 목책을 넘어가야 제대로 볼 수 있는데, 그걸 막기 위해 CCTV를 설치한 거다. 하지 말라는 짓, 특히 문화재와 관련된 건 하지 말자는 주의라, 목책을 넘는 건 포기하고, 목책 끝 암벽으로 올라가, 마애불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속속 도착하는 일행에게 어디를 봐야 하는지 알려주고, 금오산 케이블카 방향으로 가려는 데, 일행이 막는다. 대송마을로 가야 한다는 거다. 분명 대장이 집라인 시작 지점을 지난다고 해, 그 방향으로 가려는 거였다. 그런데, 모두가 대송 방향이라니 이정표로 돌아와 유일하게 케이블카를 타지 않은, 마애불에는 관심 없는 여성 산꾼을 따라갔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B 코스 즉 금오산만 오르는 등산객을 위한 설명과 A 코스 설명이 혼합된 결과로 길을 착각한 거다.
여성 산꾼을 따라, 두 번째 대송마을 이정표를 지나, 50여 미터를 가며 보니, 길이 반대쪽으로 가고 있다. 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핸드폰을 꺼내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감이 맞았다. 그리고 내가 멈추고 지도를 보자, 여성 산꾼도 무언가 이상을 느꼈는지 지도를 확인한다. 두 번째 이정표에서는 금오산 케이블카 방향으로 가야 한다. 고로, 인솔 대장의 설명을 내가 제대로 들었다. 다만, 첫 번째 갈림길과 두 번째 갈림길이라는 표현이 없어, 모두가 헷갈렸다. 어쨌든 서둘러 두 번째 갈림길로 돌아와 막 마애불 감상을 끝내고 도착한 선두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선두가 후미가 혼동하지 않게 바닥에 방향 지시를 깐 후, 케이블카 주차장 방향으로 향했다. 그렇게 10분 정도 가자, 이정표 따위는 없는 갈림길이다. 다만, 오른쪽 나뭇가지에 매달린 다양한 산악회 리본을 보고 신 백두대간이라는 걸 알 수 있을 뿐이다. 이제부터 신 백두대간의 본격적인 오지 산행이 시작된다!
뒤에서 선두를 따라, 우회전해 신 백두대간을 따라, 깃대봉으로 향하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분명 케이블카를 타고 먼저 올라간 일행의 인적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 이 사람들이 A 코스를 버리고, B 코스만 타기로 했나? 이런 생각을 하며, 앞서가는 선두에게 생각을 얘기하자,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그들이 이리 오지 않을 거란다. 말인즉 금오산만 오를 거라는 얘기다. 평소 목요 오지 팀의 산행 형태를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우리가 모르는 게 있을 거로 생각하고, 선두를 따라, 급경사를 내려갔다. 그런데, 선두가 길을 잘 못 찾는다. 분명 산악회 리본은 오른쪽에 있는데, 계속 왼쪽으로 가고 있다. 해서, 큰 소리로 '여기가 길입니다!'라고 외치고, 내가 앞장섰다. 뒤에서 잘 따라오는지 수시로 뒤로 돌아 확인하며, 급경사 등산로로 내려가며 보니, 역시 대간꾼이 아니면 찾지 않는 등산로답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깃대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를 보며, 가시나무가 대부분인 관목 숲을 뚫고 가는 와중에 반가운 리본도 있어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인적이라곤 나뭇가지에 달린 산악회 리본이 다인 신 백두대간으로 급경사를 내려가, 1시 45분, 이제는 익숙한 '반바지'가 만들어 나무 기둥에 매단 '백두대간 우듬지, 대치, 275m'가 있는 생태 다리에 도착했다. 돋움체로 쓴 ‘대치’ 표지 중간에 흘림체가 있어 자세히 보니, '자신과의 싸움'이다. 하긴 849m 높이에서 길도 제대로 없는 275m까지 내려오느라 엄청난 투쟁을 했다. 그런데, 생태 다리를 통과하자, 임도다. 그리고 그 임도는 '깃대봉 철쭉군락지' 제단이 있는 곳까지 이어진다. 물론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임도로, 과거, 백두대간 종주가 인기를 누리고, 이제는 기억하는 사람도 드문, 신 백두대간이라는 게 반짝할 때 만들어진 임도고, 등산로다. 어쨌든 생태 다리부터 제단까지의 10분가량은 구 임도로 쉽게 왔으나, 여기서부터 깃대봉 정상까지는 다시 깔딱이 시작된다. 급경사 잡목지대로, 다른 민둥산과 같이 억새와 철쭉이 주다.
억새와 철쭉이 방해하는 급경사를 올라가는 중, 가쁜 숨을 가라앉히기 위해 가끔 가던 길을 멈추고 뒤로 돌아 금오산과 그 주변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물론 깃대봉 모습도. 그렇게 선두 그룹의 후미에서 유유자적 올라가는데, 앱이 깃대봉 반경 50m 내라고 알려줘, 그때부터 동영상을 찍으며 올라갔다. 그리고, 2시 12분 정상석 대신, 산악회 리본이 잔뜩 매달린, 낙엽 져 앙상한 외로운 나무가 정상 표지를 대신하고 있는 정상에 도착했다. 그런데, 생태 다리가 있는 '대치'에도 표지를 만들어 매단, 대간꾼이 신 백두대간 종점이 얼마 남지 않은 깃대봉 정상에 아무런 표지도 설치하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아, 외로운 나무를 유심히 살펴봤다. 예상대로, 있다! 우리의 '준·희'가 만들어 매단 '백두대간 우듬지, 깃대봉 503. 8m' 명패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주변의 노란 리본과 앙상한 가지에 가려 다른 일행은 보지 못한 거다.
다른 일행이 내가 발견한 명패를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는 동안, 주변 경치를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다시 마지막 봉우리인 연대봉을 향해 하산하는데, 역시 선두가 길을 잘 못 찾아, 이번에도 내가 선두에 서서 내려갔다. 물론 가는 중간중간 후미가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걸 잊지 않았다. 그리고 늘 근교 산행에서 많은 도움을 받는 국제신문사의 리본도 기념으로 기록으로 남기며 가는데, 앱이 반응을 보여, 뭔지 확인했다. ‘아침재’란다. 신 백두대간의 마지막 고개라, 상징적으로 배지를 수여하는 거로 생각된다. 어쨌든 동영상을 찍으며 내려가, 2시 34분 역시 우리의 '준·희'가 만들어 매단 아침재 명패가 있는 나무에 도착했다. 이제는 앞에 보이는 신 백두대간의 마지막 봉우리인 연대봉만 올라가면 된다. 역시 선두 자리를 다시 내주고 뒤에서 유유자적 선두를 따라 연대봉으로 향했다.
급경사 봉우리를 오를 때면, 호흡을 가다듬기 위해 가던 길을 멈추고, 뒤로 돌아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 그대로, 뒤로 돌아 깃대봉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며, 선두를 따라가, 2시 48분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의 마지막 고비라고 했던 너덜에 도착했다. 대장이 설악산 황철봉과 비교하기까지 했는데, 그러기에는 매우 부족한 너덜이다. 어쨌든 너덜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 중간에서 서서 금오산과 깃대봉의 모습을 한 장의 사진에 담기도 하며, 올라가자, 이번에는 '준·희'의 격려 문구가 매달린 나무다. 그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작은 봉우리 정상에 도착하자, 역시 나무 기둥에 '준·희'가 만들어 매단 '백두대간 우듬지, 432.3m' 명패가 있다. 이 봉우리가 산행 코스의 433봉이다. 그 433봉에 올라서자, 등산로는 산책로 수준으로 변하고, 경사도 완만해진다. 고로 다른 구간은 몰라도 연대봉은 많은 사람이 찾는 봉우리로 생각된다. 하긴, 남해대교, 노량대교와 그 주변 남해를 조망하기에는 최고의 전망대다.
산책로 수준의 등산로로 마지막 봉우리인 연대봉으로 향하다가 왼쪽에 흰색 페인트를 칠한 '국립공원' 표지석이 있어 기록으로 남겼다. 여기도 한려수도 국립공원인가? 그런데, 이 표지석 외에는 어떠한 표지나 안내문도 없는데?! 과거의 흔적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렇게 결론짓고, 길을 재촉하자, 3시 2분 앱이 반응한다. 연대봉이다. 당연히 동영상을 찍으며 봉우리로 향해, 3시 4분 거대한 돌탑이 있는 연대봉 정상에 도착했다. 돌탑 앞에 정상석이 있고, 아주 당연히 정상 주변은 전망대로 꾸며, 남해를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 그리고 조금 앞서 도착한 선두가 주변 경치를 기록으로 남기거나,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찍고 있다. 해서, 먼저, 돌탑과 정상석의 사진을 찍은 후 일행과 상부상조해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이후 전망대에서 남해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선배 산꾼이 예약한 모둠회가 기다리는 대성횟집을 향해 출발했다.
신 백두대간의 마지막 봉우리답게, 급경사 암릉을 5분가량 내려가자, 완만한 경사의 상태가 좋은 등산로로 바뀐다. 전망대 노릇을 하려면 당연한가? 그 등산로로 내려가, 3시 17분 구 노량 갈림길에 도착했다. 구 노량은 과거 남해대교, 신 노량은 현재의 노량대교다. 신 백두대간의 종점인 구 노량까지 남은 거리는 0.7km! 다 왔다! 가끔 남해의 모습과 주변을 기록으로 남기며 신이 나서 내려가, 3시 33분 남해대교가 보이는 구 노량 마을 도로에 도착했다. 남해대교는 삼천포에서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미국의 금문교를 닮은 거대한 현수교가 남해 놓였고, 그 준공식에 대통령이 참석했다고 떠들썩 했던 게 기억난다. 하지만, 실제 모습을 본 건 이번이 처음으로 남들과 다른 감회가 있는 다리다. 어쨌든 여기도 선두가 길을 찾지 못해 내가 앞장서, 마을로 내려가, 3시 38분 이번 산행 날머리인 백송상회에 도착했다. 하지만, 우리 술꾼의 날머리는 백송상회가 아니라, 대성횟집이라, 길을 건너 식당으로 향해, 3시 39분경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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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39분 대성횟집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둘러보니,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 하는 마루에 식탁이 있다. 해서, 등산화를 벗으며 보니, 내부가 낙엽으로 가득한 게, 도저히 양말을 신은 채 돌아다닐 상태가 아니다. 해서, 먼저 식당의 슬리퍼를 신고, 씻기 위해 화장실로 갔다. 그런데, 화장실에는 세면대가 없고, 밖에 세면대가 있어, 거기서 세수를 한 후 발을 깨끗이 씻고, 식당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준비된 식탁에 자리를 잡고, 냉장고에서 이슬이 두 병을 꺼내 와, 먼저 밑반찬을 안주로 무사 산행을 기념하는 건배를 했다. 그리고, 조금 지나자, 선배 산꾼이 예약한 모둠회가 나와, 그걸 안주로 이슬이를 마셨다. 그러는 중에 다른 일행도 속속 도착해, 식탁 하나씩을 차지하고, 여기저기서 술판이 벌어졌다. 와중에 인솔 대장을 포함 케이블카 팀이 도착해, 왜 늦었느지 물어보니, 금오산 정상 반대편에 문바위로 있는게, 그걸 구경하느라 늦었다고 했다. 역시 목요 오지 팀이 오지를 버리는 일은 없다!
아무래도 선배 산꾼이 날머리 식당을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횟집으로, 미리 전화 통화 후, 예약까지 했고, 그걸 따라 다른 일행도 횟집으로 몰려온 그림이라, 주인장이 사전 예약한 네 명, 즉 우리 식탁 구성원에게 감사의 표시로 이것저것 덤을 많이 줬다. 그리고 우리만 몰래 가격을 깎아 주기도 하고. 어쨌든 예약한 모둠회와 덤으로 막 주는 걸 안주로 이슬이 8병, 맥주 한 병을 비웠다. 그리고 끝으로 매운탕이 아니라, 북어가 들어간 ‘미역 맑은탕’이라는 걸 밥과 함께 먹었는데, 이게 예술이다. 모든 안주와 술을 싹싹 비우고, 산행 마감 시각인 5시 20분에 맞추기 위해 5시 16분경 식당에서 나와 버스가 도착하기로 한 터널 입구로 갔다.
금오산의 집라인 주차장에서 출발한 버스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남해로 사라지는 낙조를 감상하고 마지막으로 남해대교를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예정보다 5분가량 늦은 5시 25분경 도착한 버스 짐칸에 배낭을 넣고, 자리에 앉은 후 바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마이크 소리에 놀라 깨어보니, 금산 인삼랜드라, 서둘러 버스에서 내려, 볼일 보고 와 다시 잠을 청했다. 그리고 깨어보니, 양재가 멀지 않다. 해서, 서둘러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를 갈아 신는 등 하차 준비를 해, 9시 25분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서 내려, 지하철로 집으로 향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안내산악회 오지 팀 산행 계획에 따라, A 코스인 신 백두대간의 끝 ‘집와이어 주차장 → 청소년수련원 → 석굴암 → 해맞이공원 → 금오산 → 마애불(대송 방향) → 삼거리 → 점곡재(생태통로) → 철쭉 군락지 → 깃대봉 → 아침재 → 너덜지대 → 433봉 → 연대봉 → (구노랑) 백송상회 → 대송횟집'의 13.2km(램블러) 구간을 4시간 27분 동안 탐험했다. 이동 4시간 18분, 휴식 9분!
삼천포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소문으로만 듣던 남해대교를 직접 눈으로 본 산행으로 감회가 새롭다.
미세먼지로 제대로 된 조망을 보지 못한 게 아쉽기는 하나, 그래도 봐야 할 건 다 본 산행이라, 만족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신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을 달린 건 기대하지 않은 소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