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입니다.
어느새 아내 PT 마지막날입니다.
PT 끝나면 운동가는 날이
대폭 줄어들 것입니다.
좀더 여러번 좀더 다양하게 먹었어야 했는데
헛되이 보낸 수많은 지난날을 후회합니다.
게임 좋아하는 인형이
세발자전거 타고 와서
한마디 할 것 같습니다.
"너는 아내 없는 날을
소중히 하지 않았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42C3C5E268F570D)
쫓기듯 마트로 달려가
주섬주섬 사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30A53C5E268F573D)
우선 반만 팬에 올립니다.
환풍기 최대로 켭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19E3C5E268F570D)
집에 있던 진로이즈백 빈병입니다.
병 디자인은 예전을 흉내냈지만
알콜도수가 아쉽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8DE63C5E268F580E)
25도 진로를 따서
옮겨 담습니다.
고기가 타니까
신속히 작업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6A143C5E268F5810)
두근두근 첫잔입니다.
두근두근 첫고기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7FC83C5E268F580F)
한잔 꿀꺽하니
크~ 소리 터져나옵니다.
참이슬 후레쉬 마실 땐
나지 않던 소리입니다.
병 디자인과 딱 맞는
알콜 도수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C5C03C5E268F580C)
구운 고기 떨어지기 전에
나머지 반을 팬에 올립니다.
돌돌 말린 고기가
그새 녹아서 촥 펴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73333C5E268F5910)
마이야르 잘된 걸로
냄비에 몇점 덜어놓습니다.
파채 쏟아넣고
초장 추가하여 볶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45113C5E268F5907)
기름 잘잘 고소합니다.
파채 초장 향긋합니다.
소주 꿀꺽 개운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AB1D3F5E268F590C)
저 팬에 밥을 볶고 싶지만
오늘은 삼겹파채라면을 선택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148D3F5E268F5A08)
국물속 삼겹살이 질깁니다.
대신 국물 감칠맛이 뛰어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49753F5E268F5A10)
다음엔 고기는 그냥 먹고
파채와 삼겹살 기름만
라면에 넣어봐야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15033F5E268F5B08)
저 기름 남은 것이
너무 아깝습니다.
하지만 찬밥도 없고
배도 부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AB303F5E268F5B0C)
마무리하고
앉아있을 새가 없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3CBF3F5E268F5B06)
앞창문 뒷창문 모두 열고
렌지에 튄 기름 깨끗이 닦아내고
그릇 냄비 얼른 설거지합니다.
창문을 닫으니 아내가 들어옵니다.
"킁킁 라면 먹었어요?"
아내는 미세한 라면 입자까지
모두 맡아내는 능력자입니다.
라면 냄새에 묻혔는지
삼겹살 얘기는 없습니다.
아내가 없는 밤
추위에 떨며 찾아온 핑크빛 속살을
따스하게 녹여준 이야기는
금궤에 넣어
알딸딸한 밤에 묻어두겠습니다.
카페 게시글
RECORD
삼겹파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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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1 15:4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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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창부수... 아내 분도 먹는 거에 일가견 있는 분이신 듯하네요. ㅎㅎㅎㅎㅎ
그럼요... 능력자입니다 ㅎㅎㅎ
마이야르가 뭐죠?
고기를 가열하면 근육속의 글리코겐과 단백질이 반응하여 감칠맛을 내는 것을 프랑스 화학자 마이야르가 발견하고 이름붙였습니다. 외관상 고기가 갈색으로 변할 때 이 반응이 나타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