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부쩍 달력을 자주 봅니다.
단순한 숫자가 나열되어있는
"달력"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쳐다보는 이유는
거기에는 숨겨진 약속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물론, 누구냐에따라 다르겠지만... ...
서글픈 현실이지만,
우리집 웬수(?)가 달력을 자주 들여다본다는 것은
우리 기념일을 찾거나, 내 생일날을 찾거나
뭐 그런 것 하고는 전혀 상관 없음! 입니다.
가출 석달만에 들어와서
한달남짓 세수도 잘 안하고 뒹굴거리더니
또 집 나갈 궁리를 하는 모양입니다.
"어디 또 나갈려구?"
"웅~~~ 바다! 같이 갈래?"
"시로~ 추운데 나가믄 개고생(?)이야! 혼자 다녀와~"라고 했는데...
남편따라 살다보니
생일이거나, 송년이나, 새해나
그런 단어에 무감각 하지만
문득
그냥, 이렇게 산다는 것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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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도 따라 나섰습니다.
저쪽
유럽 사람들 얘기입니다 만
일을 하는 이유가 자연 속으로 휴가를 떠나기 위함이라네요.
그만큼
그네들은 자연 속에서 즐기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반면
우리들은 어떤가요?
어릴땐
머리 싸매고 공부 한다고 난리고
어른이 되면
돈 번다고 난리...
그러다 보면 자연과는 너무 멀어지고~
자식들 뒷바라지 한다고
매연으로 가득 찬 도심속에서 허우적대다가
결국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 같습니다.
그바람에 우리나라 경제는 급성장 했겠지만,
글쎄요~
삶의 정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는
자연에서 왔고,
자연의 순리대로 살다가
때가되면
다시 자연 속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생각 됩니다.
그런 의미로
이유가 어쨌든 지금 나는 여행을 왔습니다.
오랜만의 나들이라서 그런지
아주 시원한 느낌입니다.
등대 옆에 까만 점이 뭔줄 아십니까?
바로 내남편, 웬수(?)입니다. *^^*
저렇게 한참을 서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수평선 너머로 뭔가 무지개빛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만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머릿속이 아주 많이 복잡(?) 할 겁니다. ㅋ
돌아서서
내항쪽을 바라봅니다.
글쎄요~ 그렇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까?
너울파도가 장난 아닙니다.
이사람의 "바다여행"이라는 개념은
깔끔한 겨울풍경을 감상한다던가, 백사장을 걷는다거나, 뭐 그런...
그 어떤 감성적인 구석은 하나도 찾을 수 없고
머리 속에는 오로지 "낚시"라는 글자만 살아계시거든요.
결국 포기하고 숙소로 왔습니다.
펜션인데 생각보다는 깔끔하네요.
비수기라서 조용하고, 비용도 저렴합니다.
거기다가 "위메프"를 이용했더만 더 많이 저렴하네요. *^^*
떠나올때는 낚시로 자연산 회를 맛보게 해 주겠다고 큰소리 치더니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ㅋ
그래도
바다가에 왔는데 억울하기도 하고...
결국
근처 어시장에서 긴급 공수해왔습니다.
이것도 비수기라 그런지 무척 저렴했습니다.
다음날 새벽!
일출을 보려고 일찍 일어났는데, 상황이 저렇습니다.
일출 보려고 겨울바다를 그렇게 많이 왔었는데
제대로 된 일출은 한번도 못봤네요.
일출은 바닷가 사람들의 "특혜"인것 같습니다.
구름 사이로 떠올랐지만
그래도 일출은 일출입니다.
장엄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멋있습니다.
해가 막 떠오를때
모래빛이 저렇습니다.
일출을 머금은 모랫빛과 물거품과 막 피어오르는 해무, 눈부신 푸른하늘 그리고 갈매기
아침 바닷가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너울파도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겨울바다에 왔는데 아직 낚시대도 못 만져보고 ㅋㅋ
멀리 죽변까지 이동했습니다.
이곳은 바다가 잔잔합니다.
드디어 내남편이 낚시를 던졌습니다.
이왕이면 "고래"만큼 큰 고기가 낚였으면 좋겠어요.
낚시를 던지고~ 또 던지고~ 또 던지고...
시간이 지나고 또 던지고...
구경하는 나도 다리가 아프네요~
한마리 낚았습니다.
그런데 "고래"가 아닙니다.ㅋㅋ
그래도 다행입니다.
눈물을 머금고, 막 돌아서려던 참이었는데 ㅋㅋ *^^*
낚시란것이 참 힘들기도하지만, 어떨땐 꼬마들도 잘 낚을정도로...
낚는다는 표현보다는, 고기가 막 물어준다는 표현이 맞을겁니다.
그만 가자고해도 들은척도 안합니다. ㅋㅋ
.
많이도 낚았네요.
87마리 잡았습니다.@.,@
내가볼때는 그저 큰 멸치 수준인 것 같은데, 목소리 톤을 높힐정도로 좋아라 합니다. ㅋㅋ
그 멀리 포항까지 가서, 겨울철 영양덩어리라는 과메기를 못먹었어도
영덕을 지나면서, 그 흔한 영덕대게를 구경도 못해봤어도
지금 나는 행복합니다.
남편의 투박한 손으로 만든
삐뚤빼툴 잡어회 한접시, 그리고 생선구이 한접시가
어떤 음식보다 맛있고 아름답습니다. --- 끝 ---
※ 글 올리는 도중에 미리 답글 달고 가신분이 3분이나 계시네요 ㅡ.,ㅡ
글 올리면서, 커피도 한잔 하다가...
라면도 좀 끓여 먹다가...
뭐 그러다 보니 한참 걸렸네요.
거기다가 오늘 "다음"에서 무슨 카페점검 한다고 한시간 쉬고~ ㅋㅋ
이제사 수정을 마칩니다.
첫댓글 좋은데 다녀 오셨네요
우리도 오늘 결혼 1주년 기념으로 영광으로 떠납니다
가서 영광의 해안 일주도로와 불갑사,전라도 음식등 사진 올릴께요^^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요.
그렇군요
행복한 여행 되십시요~ *^^*
참으로 부럽습니다.
부러우면
지는겁니다. *^^*
두분 멋지게 사시네요. 낚시해서 맛있는 회도 드시고 많은 추억 만들고 오세요.^^
그렇게 멋진 것은 아닌데~ *^^*
감사합니다. *^^*
스토리를 이제 읽었네요
아래 올린 법륜스님의 저는 남편만 보면 몸이 아파요를 함 보세요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글구 앞으로 텃밭 고추이야기, 흙집 이야기도 많이 올려주세요 ^^
녜~~~~
올해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아~ 흙집은 저의 소관이 아닌데요~
웬수를 다그쳐 보겠습니다 *^^*
아주 보기가 좋습니다.^^ 행복하십시요..
좋게 봐 주셔서
저 또한 좋습니다! 감사해요~ *^^*
재밋게 잘 봤습니다. 웬수님과 늘 행복 하시길 ^^* ...
아.. 난 아내에게 진짜 웬수 일지모르는뎅 ㅋ~
아! 밀짚모자님도 웬수시군요~ㅋㅋ
아무리 웬수같아도 이쁜짓 한번 하면 사랑스럽게 보이는 법입니다.
여행다녀 오십시오. *^^*
좋은 글 ~실감 나는 사진 까정 잘 보고 갑니다.잼 나게 사시구만~?ㅋㅋ
감사해요! *^^*
행복한 모습 부럽습니다
승주의 한원식 선생을 만나서
노동은 축복인데 돈의 노예가 되니 축복이 저주로 바뀌었다며
이렇게 즐겁고 인간에게주어진 기쁨을 나보고 쉬라는거냐
6일간 일하고 7일째 휴식이라는것은 노동착취의 자본논리이다
매일이 축제고 축복인데 그걸쉬라는것 노동의 해방은 노동의 본질을 이해하는것이라는 말씀
자연속에 삶만이 가능한 예기겠지요
어쨋거나 자연으로의 여행은 행복하게 하는거 같습니다
우리는 어쩌다가 자연의 맛을 보는데
님은 삶이 그곳이니 참 행복한 사람! 입니다. *^^*
오히려 제가 부럽습니다.
1월에 방파제서 그정도 잡으면 선수시네요 잡어면 어때요 재미있었겠어요
선수가 선수를 알아보는 법입니다.
영호05님도 선수시군요 *^^*
정말 소탈하니
행복한 나들이셨네요^^
감사합니다! *^^*
행복한 나들이 멋진 풍경까지
즐감합니다
윈수님과 늘 행복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