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가 턱~ 턱 숨에 닿을 듯 무겁다.
높은 온도에 장마철 습기가 버무려진 까닭이다.
누구나 물가에 들어 목덜미에 흐르는 땀을 식히고 싶을 때다.
한반도 대부분의 찌질이 아빠들,
날씨 한 번 우러르며 호줌지에 든 변변찮은 쇳가루를 만지작거리기 일쑤다.
빈약한 살림으로 더위에 지쳐도 길 나설 요량이 아득하다.
엉덩이 들썩이는 마누하님, 눈치나 빙빙 보다 훅~ 한숨도 깊어진다.
오늘처럼 마른하늘에 따가운 소나기라도 후련하게 퍼부으면 좋으련만,
휴우~ 가심팍 쓸어내리며 아이들 눈치도 힐끔거리는 피플들.
아빠의 불량한 신용카드 대금 청구서와는 전혀 무관하게
경사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의자에 앉아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한반도의 喪主(상주)들.
그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란 퍽 요원한 일이다.
喪主들과 벗하긴 애당초 글러버린 世態(세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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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타고 다니며, 말을 팔던 광복군 시절의 한반도 여성 피플들,
그들은 당시 수영복으로 명명된 팬티 차림으로
대중이 운집한 물 속에 텀벙텀벙 뛰어드는 모습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서울의 여성 피플들은 그나마 정릉 청수장이나 삼청동 골짜기를 찾아
계곡물에 우아하게 발을 담구고 옆 집 아낙과 나누는 토킹어바웃을
가장 호사스런 더위나기 놀음으로 여겼다.
청수장 부근은 워낙 약수터로 유명한 곳이었다.
샘솟는 물을 마시기도 하고 그 물로 밥도 지어 먹으며 더위를 식히는데
물가에서 요즘처럼 여성 피플들이 半裸(반라)가 되는 짓은 절대 하지 않았다.
다만, 홑치마를 입고 물에 들어앉되
남정네들 눈에 띄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채비는 반드시 하고 들어갔다.
그러나 집안 으른들 눈초리가 마냥 무서워
문 밖 출입을 할 방도가 없는 아낙네들은
집 뒤꼍 우물에서 겨우 등물을 하는 정도로 더위를 견디는 수밖에 없다.
이 때, 깜냥께나 있는 아낙들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수근수근 사발통문을 넣고, 너른 골목 어귀에서 떼거지를 이룬다.
이른바, 계곡 번개를 감행하는 것이다.
집 어른들께는 빨래를 핑계로 대기때문에 바리바리 빨래거리를 머리에 이고 나와야 한다.
아낙들은 계곡에 이르러, 장작에 불을 지펴 빨래도 삶고 밥도 지으며
기회를 엿보아 잠깐 잠깐 물에 들어가 앉는다.
장마 뒤 삼청동이나 청수장 골짜기에는 아낙들의 빨래방망이 소리가 온 산을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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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조차 딱한 일이 여기 있다.
대개 목간이라는 건, 머리를 개운하게 감고 몸뚱이를 북북 씻는 일인데
온갖 집안 일에 시달리던 여인들은 비 오듯 흐르는 땀에 절어
몸뚱이가 사뭇 끈끈하고 고통스럽기가 한량없다.
이 때, 모냥 빠지기가 죽기보다 싫은 여성 피플들은
빨래를 하려고 준비해 놓은 잿물을 조금 덜어 놓았다가
기름기 질펀한 머리를 감는데 쓰곤 했다.
양잿물로 머리를 감으면, 거품이 뭉게구름처럼 일며 기름기가 잘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양잿물이 요즘의 샴푸 기능을 해냈던 모양이다.
그러나 곱디 곱던 머릿결은 푸시시해지고 거칠어져 뒷맛이 영 개운치는 않았다.
이럴 때 또, 린스효과를 내는 최고의 물건이 있다.
바로 총각 오줌이다.
오줌의 주성분인 요소와 아미노산이 머릿결을 부드럽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 까닭이다.
광복군 시절, 총각이라 함은 15세 이전 어린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부인네들은 동네 글방으로 가 오줌통을 몰래 들고 가버리곤 했다.
그 신선한 소년의 오줌으로 머리를 감으면 기름때도 잘 빠지고
손에 와 감기는 머릿결 감촉이 아주 그만이기 때문이다.
웃지 못 할 옛적 넌 픽션이다.
우리 집에 15세 자신 총각 한 분은 여름 부랄 달랑달랑 흔들며, 젊잖케 방학을 까 잡수시고 계시다.
dondon -
첫댓글 ㅎㅎㅎ 총각 오줌이 이런 용도로? 즐감
잘 읽었습니다....
군시절.. 기갑부대에는 빛을 75만배 증폭할 수 있는 야간 투시경이 지급되어 있어
보초를 서다보면 가끔은 동네 아낙들 목욕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던 기억이.. 흐~~!
ㅋㅋㅋ~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