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분석] 경희의료원 입찰 특혜시비경희의료원 협력도매상 선정을 놓고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립병원 중 시장형실거래가제도를 처음 도입한 경희의료원을 향한 의혹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
특히 업계에서는 경희의료원 입찰 결과가 시장형실거래가제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삼성서울병원과 아산병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약-도매, 경희의료원 입찰 '짜고친 고스톱'…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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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의료원 협력도매상 선정을 놓고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
경희의료원은 지난달 28일 두루약품과 신성약품, 석원약품 등 3곳을 협력 도매상으로 지정했다.
이를 두고 제약 및 도매 관계자들은 경희의료원 협력 도매상 선정을 위한 입찰은 두루약품을 대표 도매상으로 선정하기 위한 짜고친 고스톱이었다고 평가했다.
입찰 준비 일정이 터무니 없이 짧았고, 더욱이 추석연휴까지 끼어서 입찰에 참여한 도매상들이 입찰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
A도매업체 관계자는 "병원측 입장에서는 두루약품을 대표 도매상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눈에 가시가 J-C 도매상이었을 것"이라며 "법적 문제제기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약 6개 여월간의 준비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경희의료원 협력도매 선정 입찰에서 두루약품 대표도매상 선정은 떼논 당상이었다는 주장인 것.
도매상 사업운영능력 평가와 관련해서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그는 특히 가장 배점이 높았던 '최근년도 종합병원 납품실적'에 대한 평가에서 '도도매를 통한 거래'에 대한 인정 기준이 불명확했고, 모 도매상의 경우는 계열사 자체만 평가받아 불이익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두루약품이 제시한 할인율도 논란의 대상. 지정회사 지정품목이 조건이었음데도 17%라는 파격적인 할인율 산정은 불가능하기 때문.
B도매업체 관계자는 "의약품 내역서를 보고 어떻게 견적서를 작성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했다"며 "추석 연휴내내 할인율 산출을 해야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루약품 할인율은 K약품이 경희의료원 입찰에 앞서 도출해 낸 할인율(11% 수준)을 감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분석 자료가 두루약품으로 넘어갔고, 두루약품은 협력 도매상으로 선정되기 위해 더 낮은 할인율을 제시해야 했기 때문에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전했다.
"의약품 공급 문제 초미의 관심사"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무리수를 둔 두루약품에 해당 제약사들이 의약품 공급 거부를 강하게 검토하고 있어 향후 경희대의료원 의약품 공급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11월분 약 공급부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두루약품의 경우는 최근 부산시약사회의 '저가낙찰로 병원에 약품을 공급하는 것은 약사법 위반'이라는 주장에 맞아 떨어지는 사례라는 이유에서다.
C제약사 관계자는 "과거 실거래가상한제에서는 도도매를 통한 거래나, 제약사 차용을 통한 거래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약가인하를 동반하는 저가구매제도 하에서는 사정이 다르다"면서 "당장 11월부터 공급에 차질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3회 이상 약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면, 협력 도매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업계에서는 이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희의료원 "할말있으면 병원으로 찾아와라"이 같은 의혹에 대해 경희의료원 측은 모든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병원관계자는 "입찰설명회와 주요 질의응답 모음집을 통해 충분한 사전 설명이 있었다"며 "더불어 입찰전부터 기존 8개 도매상 중 최소한 5개 도매상은 탈락하게 되기 때문에 모든 법적인 문제도 검토해 놨다"고 말했다.
입찰은 투명하게 진행됐고, 입찰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싶으면 병원으로 찾아오라는 것.
먼저 이 관계자는 두루약품 특혜시비와 관련 "단순하게 투찰 가격만 놓고 보면, 가장 저가에 투찰한 업체는 W약품, 2위 두루, 4위 신성, 10위 석원이었다"면서 "사전에 무언가 있었다면, 1등은 두루가 아닌 W약품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평가 항목별로 평가위원들이 따로 평가를 진행했고, 모든 책임을 평가위원에 위임했기 때문에 특혜시비가 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경희의료원측은 도도매를 통한 거래 실적 평가 기준이 불명확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병원에 대한 거래 실적만 인정한다는 공지를 했기 때문에 도도매를 통한 실적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공급거부 제약사 약 바꾸는 작업 진행"= 특히 이 관계자는 의약품 공급 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경희의료원측은 공급거부 제약사 제품은 품절처리 혹은 코드삭제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온 바 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공급을 못하겠다고 강력하게 반발하는 제약사는 1곳 정도"라면서 "향후 의약품 교체를 위해 작업을 고려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코드삭제로 표현하기도하는데 지금 당장은 품절처리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도매와 제약사에서 협력 도매상 교체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면서 "계약상 3번 이상 약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도매상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현재로서 도매상 교체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두루약품의 경우는 병원측이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기 때문에 '삼진아웃' 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병원관계자는 "두루약품은 도도매 라인 등을 통해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일부 제약사들의 도도매 압박 및 계약거부가 공급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이기 때문에 삼진아웃 사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