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알현 중 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교황
교황, 낙심한 것처럼 보이는 세상을 위한 예수 성심 문헌 발표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5일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교회와 인류 쇄신의 여정을 밝힐 수 있도록 오는 9월 “영적 아름다움이 깃든” 예수 성심 신심에 관한 교황 문헌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미얀마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Alessandro Di Bussolo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쇄신의 여정을 밝힐 수 있는 주님 사랑”의 측면을 묵상하고 “낙심한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 뜻깊은 말을 해주기” 위해 예수 성심에 관한 새로운 문헌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6월 5일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이탈리아 신자들에게 전하는 인사말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지난 1673년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 성녀에게 예수님이 발현해 당신의 성심을 처음 보여주신 지 350년이 된 것을 기념하고 있는 행사기간인 올해 9월 해당 문헌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3년 12월 27일 시작된 350주년 행사는 오는 2025년 6월 27일 막을 내린다.
“영적 아름다움이 깃든 이 신심을 오늘날 온 교회에 다시 알리고자 이전 교황 문헌과 성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역사의 귀중한 성찰을 한데 모은 문헌을 준비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반알현에 앞서 신자들과 함께한 프란치스코 교황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미얀마의 평화를 위한 기도
교황은 6월 예수 성심 성월을 맞아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을 떠올리면서 이 축일들이 “그리스도의 구원의 사랑에 응답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 주고, 성모님의 전구에 우리 자신을 의탁하도록 초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이 기도할 것을 당부했다.
“성모님의 중재를 통해 주님께 평화를 구합시다.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의 평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 미얀마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주님께서 평화의 은총을 주시어 세상이 전쟁으로 더 이상 고통을 받지 않도록 기도합시다.”
아랍어권, 독일어권 인사말
교황은 아랍어권 신자들, 특히 이라크 안카와의 성 요셉 칼데아 주교좌 성당에서 온 신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바람이 나뭇잎을 움직이듯 성령께서도 우리 영혼을 움직이시어 우리를 빛으로 인도하신다”고 말했다. 아울러 독일어권 신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이날 교회가 독일의 사도인 보니파시오 성인의 축일을 지낸다고 말했다. “여러분 나라의 길고 풍요로운 신앙의 역사에 감사드리며, 여러분 안에서 믿음과 희망, 사랑을 항상 살아 있게 해 주시도록 성령께 기도합시다.”
예수 성심 성화
예수 성심 신심의 기원
예수님께서 알라코크 성녀에게 보여주신 성심은 가시관이 심장을 둘러싸고 있으며, 그 위에는 십자가가 있고, 창에 꿰뚫린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인류 구원을 위해 당신의 목숨을 바치신 가장 위대한 행위를 영원히 기억하게 해준다. 또한 성심은 죄인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자비로운 열정을 상징하는 불꽃으로 둘러싸여 있다. 예수 성심 신심에 대한 첫 번째 기록은 이미 중세 때, 마그데부르크의 마틸다, 하크본의 마틸다, 헬프타의 제르투르다, 도미니코회 복자 하인리히 수소 등 독일 신비주의 사상가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예수 성심 신심은 15세기에 이르러 알라코크 성녀와 요한 에우데스 성인 덕분에 본격적으로 크게 꽃피울 수 있었다. 1672년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렌의 주교는 자신의 공동체에서 예수 성심을 공경하는 축일을 거행하도록 허락한 첫 번째 인물이다. 클레멘스 13세 교황은 1765년 폴란드와 로마의 성심회에 예수 성심 대축일을 기념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고, 바로 이 세기에 열띤 논쟁이 벌어지게 됐다. 교황청 예부성성(현 교황청 시성부, 경신성사부)은 이 신심의 대상이 예수님 사랑의 상징인 그분의 살아 있는 심장이라고 말했으나 얀센주의자들은 이를 우상숭배 행위로 해석했다. 1856년 비오 9세 교황 때부터 예수 성심 축일을 교회 전례력에 도입함으로써 온 교회가 기념할 수 있도록 했다.
예수 성심의 전령,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 성녀
알라코크 성녀는 1671년 프랑스 루아르 지방 파레르모니알에 위치한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에 입회했다. 1673년 12월 27일, 예수님의 첫 번째 방문을 받았을 때 성녀는 이미 위대한 신비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성녀에게 “나의 거룩한 마음은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서 더 이상 그 열렬한 사랑의 불꽃을 마음 안에만 담을 수 없으므로 밖으로 널리 퍼뜨려야 한다”며 “이 위대한 계획을 위해 너를 선택했다”고 말씀하셨다. 이듬해 성녀는 예수 성심에 대한 또 다른 두 번의 환시를 보게 되는데, 첫 번째는 태양보다 밝고 수정보다 투명한 불꽃의 왕좌에 가시관으로 둘러싸인 예수님의 심장을 보는 환시다. 두 번째는 영광으로 빛나는 그리스도 심장에서 용광로처럼 불꽃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환시다. 이때 예수님께서 성녀에게 아홉 달 연속으로 매월 첫 번째 금요일 영성체를 하고 목요일과 금요일 사이의 밤에 한 시간 동안 바닥에 엎드려 기도할 것을 요구하셨다. 이렇게 아홉 번의 예수 성심 금요일 예식과 성시간 거행 관행이 시작됐다. 이후 네 번째 환시에서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마음을 공경하고 기도를 통해 당신께서 받으셨던 모욕을 기워 갚으라고 명하셨다.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 성화
번역 이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