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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규우~~
게시판이 썰렁해서...꽃은 다졌 삐리서 보일것도 엄꼬
년전에 제가 태극종주를 한 기록이라도 함 읽어 보시지요..
첨부한 사진은 지리산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
태극종주 ..
즉 전라도 인월에서 경상도 덕산 남명선생 묘소 부근으로 떨어지는
지리산 길의 형태가 태극과 닮아서 그 길을 태극이라하는데 그 시작과 끝지점을 통과하는 것을 태극종주라 합니다..
총 길이가 도상으로 98km 인데 실제 산길은 내리막 오르막이 있으므로 이보다 더 길다고 합니다..약 400리길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지리산 3대 종주 길이있지요
1.남북종주... 악양 고소산성에서 시작하여 인월 실상사로 떨어지는 종주..
2. 화대종주 화엄사에서 시작하여 삼장면 대원사로 떨어지는 종주..
3 태극종주 구인월에서 시작하여 덕산면 수양산으로 떨어지는 종주 를 칭합니다
저는 지리산 3대 종주 인 태극. 남북 , 화대종주를 모두 해보았지요...
남북종주와 화대종주는 무박 종주 즉 한 잠도 자지 않고 걸어야 제대로 했다라고 말하지요
저는 화대종주를 약 35시간 정도에 주파하는데.빠른 걸음은 아님니다..
...
함 읽어 보세욤...ㅋㅋ
반야에서 본 일출 2002.
홀로 가는 길. 아니 홀로 가야 하는 길이기에 나는 이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 . . .
04시 30분. 발등거리 불을 밝히고 덕두봉을 바라고 오른다 . 같이 걸을 벗을 구하지 않고 홀로 태극을 하려는 나는
이 길고 험한 길을 시작하여 마침으로써 대나무가 굳고 곧게 자라는 것과 같이 生의 한 마디로 삼으려 한다.
갈대가 엷은 바람에도 휘어 지는 것은 마디가 성근 까닭이기 때문에
딴은 .나 스스로에게 주는 잠언과도 같이 이 먼 길을 가는 것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의 증거이니 나의 염원과 바램들로 이 길이 곧게 이어지길 바란다.
덕두봉을 지나고 바래봉에 오른다. 지나는 길에 이슬이 짙어 벌써 등산화가 물에 젖는다.
는개가 내리고. 비 예보를 보고 출발한 터이라 내심 비가 내리길 기다리면서 길을 간다.
바래봉에서 샌드위치로 아침을 먹고 옅은 구름에 쌓여 있는 서북능을 본다.
시정이 거의 없고 연무가 곧 굵은 이슬이 되어 떨어 진다.
한 번씩 지나이는 바람결에 반야가 보이다가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서북능의 전체 조망을 보리라 기대했었는데. 허락치 않는다. 바래봉 샘터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팔랑치를 보다.
화려한 봄 날의 철쭉은 없지만 꽃의 자태를 볼 수 있었다.
광활한 산록으로 펼쳐지는 봄 날 지리의 붉디 붉은 철쭉의 향연을 그 빛의 축제를 가슴 뛰며 보았던 대자연의 신비함을 기억한다.
부운치다.. 세걸산 까지 2.6km 가는 길이 고도를 점차 높여 나가자 어깨를 짖 누르는 무게를 느낀다.
지리의 산길의 이름은 누가 명명하였는지 정말 정감 있는 이름들이다.
부운치.구름이 떠있는 고개 마루라는 뜻이겠지. 원시의 숲 세동치 샘터에 도착하여 식수를 보충한다.
가끔씩 떨어지는 빗방울이 곧 우중산행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비 갠 후에 피어오르는 운해를 촬영 할 양으로 비 예보를 보고 일정을 앞 당겼기 때문에 비가 내리는 것을 바라는 것이다.
오늘은 늦어도 반야 까지는 오르리라. 해서 내일 아침을 반야에서 보리라.
스스로 무리한 여정인지 알지만 강행하려 한다. 그래서 마음이 바쁘다. 내리막엔 최대한 속도를 낸다.
고리봉까지 주파하고 11시 20분 정령치 도착하다.
출발전 심수윤님이 귀한 태극 종주 산행기를 메일로 보내 주셔서 정독을 하고 꼭지점 통과 시간을 기록해 왔다,
심수윤님의 산행 속도와 유인자님의 시간대별 이동 경로를 비교하며 간다.
정령치에서 식사를 하고 11시 40분 출발 하다. 휴대폰의 전원을 켜자 .
격려의 메시지들이 많이 왔다. 을유님이 서울엔 비가 많이 내린다 한다. 마운틴님. 진주님,지리산님 .심수윤님.
유인자님.임드롱님. 유리님.정하님. 명선, 덕불님. 다향. 청호,토요님. 카이님. 초의님.옥돌님까지.
많은 분들의 격려속에 시작한 장정이다...
후둑 후둑 넓은 떡갈 나무위로 비가 떨어진다. 벌써 온몸은 젖어 있어 가벼운 한기를 느끼다.
속도가 붙지 않는다. 오름짖을 할수록 옷이 몸에 감기고 나무 가지에 팔이 생채기를 입는다.
만복대에 도착하다. 넓은 평원의 억새 밭위로 거센 바람과 비가 내린다. 비목.. 자살한 여인 .그리고 만복대 ..
비와 갈대.. 만복대의 돌탑을 누군가 허물어 버렸다.. 머리의 아름다운 깃을 없앤 듯하다.
묘비 같은 흰 대리석의 정상석은 만복대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다 미학적인 감성이 없는 이들의 손으로 세운 돌은 커고 뚜껍다
흰 안개 속으로 가끔씩 달궁이 보이고 먼 고개 마루의 하늘금도 보이기도 하다가 곧 비가 짙어 진다.
조망을 포기 하고 산 길을 재촉한다. 이 서북능을 오르는 동안 한사람의 산객도 만나지 못하다..
적막한 길은 한번 소용돌이쳐 뒤를 돌아보듯 회룡 고조의 형국을 하고 성삼재로 뻗어 오른다.
온몸이 비에 젖어 질퍽이는 등산화로 가파른 길을 오르는 것이 쉽지 않다. 성삼재 14시30분 도착 하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오르는 길이 쉽지 않았다 . 4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20분만에 간다.
지치고 아스팔트 길엔 속도가 붙지 않는다. 비가 거세게 내려 진행하여 반야에 오르기는 무리 일 것 같다.
내일 아침 사진적인 기상도 기대 할 수 없으므로 노고단에서 비박하기로 하다.
...노고단에 내리는 이 비는 "조선의 영혼 '" 이다. 민족의 처연한 혼이 배여 있는 노고단에 내리는 비를 가슴에 붓는다.
역사에 흩어진 영혼들 . 파르티잔의 잔을 채울 거친 비가 내린다.21시 어름에 잠들다 . 02시에 깨어 기상을 본다.
여전히 장대비가 내려 다시 침낭에서 늦은 잠을 자고 7시 기상. 08시 식사 완료. 쌀 및 휘발유 1L를 버리다.
여전히 시정이 없고 이슬비가 내려 우의로 운행 준비를 마치고 08시 40분 노고단 출발 반야로 향하다.
10시 임걸령 도착 비가 그치고 푸른하늘이 간간이 보인다. 물 보충하고 10시 20분 출발 11시 노루목 통과하다.
태양의 빛을 볼 수 있었다. 산 아래는 여전히 운무에 쌓여 있다. 11시 30분 반야 계곡에서 식수 4리터 보충하다.
늘어난 무게 때문에 운행하기 힘들어서 12시 30분에야 반야봉 도착 하다. 반야에는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어.기분이 좋아지다
멀리 불무장등도 보이고 노고단도 보이다가 곧 운무에 쌓이기를 반복한다.
반야 중봉 쪽으로 부터 인적이 들리더니 이윽고 금줄을 넘어 7-8명의 남녀 산꾼들이 나타난다.
산행 형태로 보아 상당한 경지에 오른 이들이었다. 반야 정상석 옆에서 비에 젖은 나의 짐들을 햇 볕에 말리고 있는 양을 보더니.
그 중 이목구비가 가지런 하고 키가 헌출한 사내가 내게 묻는다..
“ 혹. ..”
“예 ” 자란입니다. “
빨치산이 접선하듯 암호 같은 몇 마디 말 만으로도 그는 금방 만면의 미소로써 서로가 지리의 고황에 든 산 꾼임을 알아 보고 반갑게 인사 한다.. “저는 입선(入禪)입니다” 쾌활하게 자기 소개를 하고 일행들을 인사하게 한다.
“두발로입니다. ”산새입니다“.. ”하늘 기둥입니다.
“ 미모의 여인이 쑥부쟁이님이고 저 쪽은 라메르님. 어쭈구리님. 해바라기님이었다.. 전남 동부팀이다. 고인이 되신 취운님과 치열한 산행을 하시던 팀이다. 이름만으로도 익히 아는 막역한 산꾼들이라 그 반가움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홀로 태극을 하는 까닭을 이야기 하고 오늘이 기념일이라 하자.
쑥부쟁이님이 산 오이풀과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산상의 화원 속에서 두 병의 술을 파내왔다..
흙이 뚝뚝 떨어지는 병에 쓴 글씨가 보인다. 2005년4월 18일에 묻어둔 감국주였다 .
그들은 2005년 그 순간에 오늘을 예비하여 이 뜨거운 술을 땅에 묻어둔 것일까?
인연의 끈은 어디에서 시작되어 끝 간데 없이 흐르는 것 . 산정에서 오늘을 맞는 나의 고즈넉한 마음은
그들이 부어주는 한 잔의 술로서 사념케 한다.... 뜨거운 술을 부어 잔을 채우고 그들이 빙 둘러서서 자란에게 축가를 불러주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자란의 생일을..축하 합니다..
“ 반야에서의 기약 없이 만난이들이. 생전 첨 만나는 이들이 , 산과 같은 맑은 마음으로 불러 주는
축가를 들으며 가슴속이 먹먹해지는 감동으로 올려다 본 하늘이 눈이 시리도록 푸러르고 고왔다,
혼성 중창단의 맑고 고운 코오러스가 반야에 울려 퍼져 먼 산협으로 울린다.
전남 동부팀이 내게 불러준 축가는 영원히 잊지 못 할 감동의 코오러스 였다.
그들이 바람과 같이 폭포수골로 떠난 후 비에 젖은 야영 장비를 해바라기하여 다시 패킹하고 야영 준비를 한다,
젖은 신발에 치킨 타올을 채워 두다.
내일은 주능선을 주파 할려면 등산화가 잘 말라야 하기에 어느 정도 습기가 제거 되면 버너를 켜서 말리리라 .
이질풀 물봉선 쑥부쟁이와 구절초 산오이풀. 보라 빛 용담까지도 나의 텐트를 에워 싸고 있다. 꿀 벌의 잉잉 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 산상화원의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어 사나이 길 바닥에서 자는 밤이 너무 호젖하고 사치스럽기 까지 하다.
예이츠가 그 절대 고독 속의 간결한 평화를 얻기를 바랐다면 나는 다만 자연 속에 머무르는 근원의 언저리에 가려하는 者이리.
나 이제 일어나가리 내 고향 이니스프리로 돌아가리
거기서 나뭇 가지 엮어 진흙 바른 오두막을 짖고
아홉 이랑엔 콩을 심고 꿀 벌통 하나 두고
벌떼 잉잉 거리는 숲속에서 나 홀로 살리
거기서 평화를 누리리 나 이제 일어나가리.
.(중략) 에이츠의 詩 “이니스프리의 호도” 一部
나는 반야의 밤을 사랑한다. 겨울 혹한 속에 맞는 반야의 아침 거친 바람을 사랑한다.
눈 내리는 날 길을 가는 산 나그네의 발자욱 소리를 사랑한다. 달 빛을 받아 푸르게 빛나는
저 지리의 주능과 눈부신 광휘에 차서 떠오르는 저 겨울 태양을 사랑한다.
반야에 피어 나는 개불알 꽃을 사랑한다 . 봄의 눈부신 신록을 .
겨울 아침 하얀 상고대에 빛나는 긴 파장의 붉은 빛을
오호이 소리 높여 나르는 반야 해동청의 가벼운 날개짖을 사랑한다.
역사에 흩어진 영혼들과 돌과 구상 나무와 가을에 피어나는 무수한 꽃들을
너무 붉어서 울어 버릴 것만 같은 반야의 진달래를 저 쑥부쟁이 핀 길을 따라
섬진의 푸르른 강물로 스며드는 불무장등의 짙은 산 그리매를 나는 사랑한다....
도도히 몰려 오는 반야가 주는 감흥과 피로감에 텐트 속에서 잠 깐 잠이 들었는데 밖은 벌써 어둑 어둑 해졌다.
인기척이 있어 혹 공단 직원인가 했는데. 저 쪽에서 나를 먼져 보고 내 이름을 부른다..
광주의 상큼한 청년 주이스가 온 것이다.. 어제 비가 내리고 내일 아침의 기상이 기대해 볼 만 하다고 한다.
나의 판단과 같았다. 반야님이 금언과도 같이 내게 한 말씀..
“태극에만 몰두 하라“는 충고를 져버리고 반야에서 내일 일출을 맞으려는 나의 생각과 같다,
둘 다 포기 할 수 없는 나는 가는 길을 멈추고 하루를 반야에서 결정적인 빛의 순간을 기다리기로 한 것이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산악 사진가인가 보다, 해가 지자 반야는 짙은 안개 속으로 잠겨 들었다.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산정에 취하여 잠들다. 밤에 하늘이 개이면 별 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초 저녁 부터 나는 깊은 잠의 나락으로 빠지다. 거친 꿈을 꾸다.. 환상을 본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의 뒷 모습을 본 것 같기도 하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뵌 것 같기도 하고, 미완의 희구하는 것을 간절히 이루고자 온 천하를 헤매이는 내 여린 영혼의 기도 같기도 한 단락이 없는 꿈...
너는 내게 부르짖어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에레미아33:3)
신이여! 그 말을 믿습니다.
타는 목마름으로 잠에서 깬다. 간 밤에 숙면을 하다. 새벽 4시 정상 부근에서 내려다 본 사방에 대운해가 들어 왔다 .
하늘은 맑게 개여 별이 푸르르게 쏟아지고 삼도봉과 명선봉 쪽으로 운해가 끓임 없이 타고 넘는다.
오 . 반야에 수 십번을 올랐지만 이런 대 운해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적당한 높이에서 하얗게 빛내고 있는 구름 위로 별 빛이 푸르르다.
시시 각각으로 변화하는 운해를 장노출로 촬영한다.
빛이 퍼지기 전에 붉은 하늘 빛이 운해에 물드는 역동적인 힘이 있는 이런 운해를 볼 수 있는 행운에 감사하다.
대자연의 근원을 보는 듯 온 몸의 세포가신경이 말을 달리듯 경련한다.
천왕봉과 중봉으로부터 내가 가야 할 지리의 온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이 경이로운 순간
나와 자연과의 합일되는 것 같은 삼매경에 빠지다.
오 주여 ! 대자연을 주관하는 이여!!
나는 신비로움에 쌓여 경건한 구도자가 된다...
내 텐트가 무거우므로 쮸의 비상용 타프와 바꾸고 비상 식량 정도만 남기고 부식까지 쥬에게 주다.
연료도 버리고 감량에 감량을 한다. 촬영 장비는 버릴 수 없지 않는가. 눈 내리는 날 반야에 오르리라.
그 처연한 슬픔을 가진 산허리로 돌아 허공에 걸린 길을 따라 오리. 삼도봉을 지나 토끼봉 명선봉을 오른다.
경보 하듯 속도를 낸다 . 어제 보다 가벼워진 배낭 때문에 속도감이 있다.
어느 광고 카피처럼 “그래 오늘 나는 달리고 싶다. ” 마음이 가벼운 나는 거침 없이 간다. 연하천 11시 20분 도착 하다,
식수를 보충하고 행동식으로 점심, 벽소령을 바라고 11시 50분 출발 한다. 13시 10분 벽소령도착. 15분 벽소령출발하다.
18시 30분 장터목 도착 하다. 장터목 산장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난다. 천산님이다. 제석봉 촬영을 왔다 한다,
산정에서의 조우는 기쁘다. 출발하기 전에 대충 일정을 말해 주었는데. 요 몇 일이 사진적인 기상이어서.
근처에서 만날 양으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취사장에서 그간의 회포를 풀다.
중봉까지 가려던 계획을 수정하고 장터목에서 짐을 내리다. 새벽에 중봉으로 가던지 운해가 없는 기상이면 제석봉에서 일출을 보기로 한다. 피로감이 있어 9시경에 취침하다.
02시에 깨어나 백무동과 중산을 내려다 본다.
운해도 없고 가시 거리도 멀리까지 보이지 않는다. 다시 침낭 속에서 잠들다.
일출시간에 본 중봉 방향으로의 운해가 대단하였다. 새벽에 운해가 들어 온 것이다.
사진가의 금언과 같은 말 “ 그 곳에 가서 후회 하라”는 말이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05시 기상 제석봉 촬영을 하고 좀 이른 시간에 천왕봉을 오른다. 중봉쪽으로 운해가 머물고 있어 급히 중봉으로 내려 간다.
언젠가 15분만에 천왕봉에서 중봉에 간 기록을 갱신하지는 못 했지만 빠른 걸음으로 중봉에 선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
내가 죽어 묻히고 싶은 중봉. 황금 능선으로 깊은 음영의 빛이 쏟아져 마치 거대한 잠용이 막 깨어나 움틀거리는듯 하다.
백두대간의 끝을 뒤흔드는 듯한 거대한 힘을 느끼는 것은 이 중봉에서 백두의 대미를 바라 보는 것만으로
산의 맑고 신선한 기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중봉 안부에 지천으로 피어 있던 여름 꽃들은 이제 볼 수 없었다.
그 화원에서의 보낸 밤은 아름다웠다. 산하에 놓여 있는 부드러운 바람과 숲의 냄새와 흙의 향기.
사스레 나무에 반사되는 밝은 은색의 빛. 단풍의 푸른 잎 . 그 밤 하늘을 지나이는 무수한 별빛과 끝 간데 없이 이어지는 지리의 江 .... 그 여름날은 가고 중봉엔 가을이 오고 있었다. . . .
여기 적힌 이 먹빛이 희미해 질 수록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희미해 진다면
이 먹빛이 마름하는 날 나는 당신을 잊을수 있겠습니다
w .워드워즈.
내가 좋아하는 詩를 부르다.
먼 길을 가야하는 산객은 걸어온 서북능과 지리의 주능을 바라 보다.
가야 할 길 또한 먼 길 아스라이 달뜨기 능선이 구름 속에 있다.
웅석봉에서 시작하여 수양산 쪽으로 흐르는 달뜨기 능선은 그 길 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중봉에서 보면 어깨를 나란히 한 연봉들이 같은 고도로 빙 둘러서 있는 것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전체적인 균형을 이루어 마치 붓으로 그린듯, 하나의 선으로 지나간 듯하다. 달이 저 능선으로 뜨 오른다 하여 달 뜨기 능선이라 한다. 밤 머리재는 밤이 처음 시작 된다는 뜻이리라.
지리를 걷다보면 고개와 능선과 봉우리의 이름을 명명한 이들의 깊은 통찰력과 심미안을 볼 수 있다.
영랑대 전망 바위에서 조망을 하다. 국골 삼거리로 가는 길은 산돼지들이 어지러이 지피 식물들을 파헤쳐.
마치 밭을 갈아 놓은 듯 하였다. 반야봉, 만복대 ,임걸령 ,노고단 ,세석,연하봉등 거의 모든 곳이 산 돼지의 폐해가 심하였다.
먹이 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산돼지의 개체수를 조절 해야 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국골 삼거리에 도착하다 .
말달릴 평전 쪽으로 난 길을 멀리까지 본다. 지지난 겨울 향운대의 기억이 새롭다.
유인자.지연.덕유 ,반야님과 같이 눈속에서 눈내리는 겨울 밤을 보낸 그곳..
그 밤을 추억하며 아스라이 멀어저 가는 숲길을 바라 보다
. 청이당에 도착하다. 동부능 최고의 숲 길이 국골 삼거리에서 쑥밭재 어름까지일 것이다.
나는 이길을 걸을 때마다 이 길의 이름을 명명 하고 싶었었다.
이 길을 ‘명상의 길“이라 부르리 . 이른 봄이나 가을날 여러분도 청이당 가근방에 오르시면 꼭 이 길을 걸어 보시라.
그러면 자란의 생각과 같아 질 것이다. 이른 시간이지만 밥을 짖는다.
밥이 익는 겨를에 3일 동안의 땀을 씻다. 원시의 숲에서 전라의 내가 섰다.
망중한도 잠깐 지도를 펴들고 오늘 걸어야 할 길들을 본다. 웅석봉 까지는 야간 산행을 해야 할 듯하다.
청이당에서 40여분을 지체하여 마음이 촉박하다. 쑥밭재 너머 독바위까지만 내가 걸어 보았을 뿐
독바위에서 밤머리재 까지는 미지의 길이다 그래 가자 .
거침 없이 가는 자(者)의 발걸음도 가볍다. 독바위에 올라 조망을 하고 곧 외고개로 향발하다.
과시. 태극의 길을 걸어 보지 않았다면 왜 천왕봉이 천왕봉인줄 몰랐을 것이다.
천하의 명산이 내 눈앞에 드러나 있다.
오 신이여 ! 이 산하를 길이 축복하여 주시 옵고. 만민과 저에게 복에 복을 더하여 주시옵소서.(역대상4:10)
나도 산의 일부요. 산도 나의 일부가 된다. 먼 거리 까지 가깝게 손에 잡힐 듯 깨끗한 대기와 가을로 가는
상쾌한 바람과 부드러운 햇살을 밟으며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나아간다.
험한 바위와 절벽에 걸린 로프에 의지하며 고도를 낮춘다. 기름하고 빛나는 것에 놀라다 .
바위위에서 까치 독사가 몸을 말리고 있었는데 맹독이 있는 까치독사는 사람을 보고도 쉽게 피하지 않는다.
나를 한참 노려 보더니 숲속으로 제 갈길을 간다. 외고개에서 사거리 억새밭 까지 왔다. 표지기를 찿아 보았으나 보이지 않고
5-6m밑 좌측에 빛바랜 표지기가 걸려 있어서 그 길을 따라 내려간다, 10여분을 내려섰는데 급격히 떨어지는 길이
아무래도 미심 쩍어 배낭을 벗어 놓고 다시 사거리로 올라가 핸드폰으로 반야님께 전화하다.
전파가 약하여 한참만에 통화가 되었다. 직등하라는 말씀이다. 길을 찿고 나서 넓은 공터를 만나 점심을 하다.
햄 한 조각을 굽고 고추장에 소고기를 절여 버무린것과 쮸가 준 낙지 젖깔로 청이당에서 지은 밥을 먹다.
호젖이 홀로 즐기는 성찬에는 높은 격조가 가 있구나 . 사나이 살림 이만하면 족하다 가다가 지치면 길바닥에 들어 누워
별빛 아래 잠들고 팔첩 반상은 아닐지라도 홀로 즐거워하는 것은 지리산이 주는 호연한 기상이리라
햇살을 받아 황금 빛으로 빛나는 매실 즙을 씨에라에 부어 마시다.
배낭의 무게 때문에 지치기도 하고 마르지 않은 신발이 상쾌하지 못하다. 한참 오름짖을 한후 왕등습지에 이르르다.
수 만년의 자연의 신비가 묻혀이 있는 곳이다. 왕등 습지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 있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곧 바로 갈 길을 서둔다. 한 40여분을 내려 왔는데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길을 놓친 것 같았다.
다시 돌아서 왕등습지 까지 올라 등로를 찿는다. 태극을 실패 할 것 같은 두려운 마음이 있었으나
나는 꼭 해내고야 말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지치고 오르는 행위 자체가 기계적이 된다.
2리터의 물로 청이당을 출발했는데. 길 찿는데 2시간여를 헤매이고 물이 바닥나서 왕등 습지의 물로 보충한다.
물이 깨끗하지 못하여 가능한 한 마시지 않으려 해도 타는 갈증을 이기지 못한다. 왕등재를 바라고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쭉 뻗친듯 솟아 있는 봉우리가 지척인 것 같은데 다가가면 또 하나의 산이 있고 오름이 있다.
왕등재를 지나서 도토리봉을 바라고 길을 재촉한다. 해거름에 밤머리재를 통과해야할지
밤 머리재에서 비박을 해야할지는 체력을 보아가며 하기로 하고 급격히 떨어지는 고도를 즐기며 내려간다.
정대장이 말한 “마의 구간” 도토리 봉에 이른 것이다. 반납한 고도 만큼 내쉬는 숨이 오뉴월 견공 만큼 헐떡인다.
산 봉우리가 세 개가 포개져 있어서 하나를 넘으면 또 하나가 있는 형국이 마지막 오름짖을 하기 까지 괴롭게 했다.
19시 도토리봉 정상에 오르다. 발등거리 불을 켜고 야간 산행을 준비한다, 숲은 어두워졌고 내려 쏟는 듯한
내리막 길은 얼마 지나지않아 나를 지리에서 가장 먼저 어두운 밤이 시작되는 곳. 그렇다. 밤 머리재에 도착하게 한다.
태극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웅석봉에 오르지 않고 밤 머리재 비박 타프 속에서 올려다 본 하늘은 양떼 구름이
온 지리의 하늘로 흐르고 있었다. 시간의 개념도 없고 호오의 감정도 없는 무념의 시간을 맞는다.
도상으로 오늘 가야 할 길을 확인하다. 하산을 수양산으로 하기로 하다.
간단히 행동식으로 아침을 먹고 최소한의 식량 외에는 모두 버리다.
늦잠을 잔 뒤의 개운함과 스트레칭 되지 않은 근육은 약간의 기분 좋은 피로감만 있다. 08시50분 밤머리재 출발 ..
예상 하산 시간 오후 5시.. 웅석봉을 향하여 오르는 계단길이 팍팍하였다. 웅석봉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동부산군들..
반가운 이름이 가지에 걸려 있다. 익히 아는 지리산꾼들의 표지기이다.
한 무더기의 들꽃을 밝은 푸른 하늘에 매달아 놓은 듯 아름답기까지 하였다.
산 길을 보면 기하학적인 선이 산의 8부 능선을 따라 흐르는것이 너무 아름답지 아니한가?
허공에 걸린듯하며 너무 밑으로 쳐지지도 않고 마루금을 벗어나 은둔한 者처럼 숨어 있는 듯하다가
경쾌히 드러내어 바위가 막으면 돌아서 나아가고 정수리로 솟구치어 가기도 한다.
지리의 길은 고운 심미안을 가진 이가 처음 이 길을 갔으리.
마근담 습지를 지나 삼거리에서 점심 식사(14:20)하고 곧 수양산(16:30)을 향하여 나아가다.
직각에 가까운 무명봉에서의 하산을 마치자 사유지인 개간한 땅을 지나다.
17시 20분 드디어 나는 태극의 끝에 덕산 사리 마을 날머리에 섰다.
구인월에서 98km를 달려온 닷새 동안의 태극종주의 길 . 그러나 이 길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준비하는 길이었음을 깨닫는다..
태극을 걸어 보지 못했다면 나는 천왕봉이 왜 천왕봉인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과연 천하의 명산이며 어머니의 품같은 산이라는 것을 달뜨기 능선에서 올려다 본 천왕봉은
거대한 붕(鵬)이 막 하늘로 비상하려는 듯 보이기도 하고 지고한 어머니의 모성과도 같이 삼라를 안은 모후의 자애한 모습이었다.... 태극을 걷는 동안 나의 생의 마디가 굵고 튼튼하게 하여지는 것을 보았다.
통과 의례와도 같은 생의 한 결을.
여기 내 사랑하는 지리에서 보냈다는 뜻 깊은 의미가 있었다.
나는 이 산행기의 말미를 이렇게 끝내고 싶다..
벗이여 태극이 끝난 것이 아니라.
다만 오늘 더 나아 갈 길이 없을 뿐이다.....
첫댓글 사진이 정말 멋집니다~~♡♡♡♡♡
태극 종주라니....동네 뒷산도 겨우 오르는 저에게는
너무나 꿈같은 일이라 읽는 내내 전혀 감조차 오질 않네요.......^^;;;;;;
산.. 비박을 함 해보시면 그 마력에 빠질걸요..
저는 겨울 산을 억수로 좋아합니다.. 언젠가 지리산에서 눈속에서 5일동안을 고립된적도 있지요...
물이 없어서 눈을 녹여서 먹었어요..닝닝한 그 맛이란...ㅋㅋ
@자란(사천) 와......우.......정말 대단하셔요!!!!!!!!!
산에서 비박......5일간 눈 속에 고립........뉴스에서나 듣는 엄청난 일이예요.....
자란님의 글 속에서 느껴지던 깊이가 산의 깊이였나 봅니다~~
정말 대단하셔요!!!!!!!!!!!!
대하소설을 읽는 것 같았어요.
사진사랑이 수국사랑으로 바뀌었나요?
수국이 쪼아졌어요...ㅎㅎ
오늘 메구미랑 가마구라를 삽목 했는데..
가마구라는 너무 에려서 괜잖을 지모르겠습니다..
가지가 약해서 무리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요?
@자란(사천) 그래도 뿌리가 나더라구요~^^
@금란초(하동) 6.24일 삽목한 알라들 들춰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데..
지금쯤 뿌리가 났을까요?
잎이 쫌 삐들한 것도 있고 싱싱한 것도 있고 완죤 지멋대로입니다..
살짝 잡아 댕겨 보면 안될까요?
@자란(사천) 요즘 날씨와 습도가 높아서 산수국류나 목수국은 조금이라도 뿌리가 생긴 애도 있을거에요. 마크로필라계는 조금 더 늦더라구요.
궁금하면 살짝 뽑아봐야죠.그거 어케 참아요? 삽목용오아시스는 눈에 보이니 정말 좋더라구요.
@금란초(하동) 오아시스는 저도 사진으로만 보고 파는곳 을 찿아가서 요레 보니까..
혼자서 사기는 양이 넘 많은 것 같더라구요...
서너명이 모여서 사서 나누면 좋겠던데....
삽목용 오아시스는 눈으로 뿌리를 볼 수 있군요...
@자란(사천) 요렇게 뿌리가 보여요.게다가 오아시스채로 포트에 심죠.
@금란초(하동) 상당히 괜잖아 보임니다...
삽목 성공률도 높겠어요..
맛난 글 늘 재밋게 읽어요. 집에서 이렇게 직접 체험해 보는 것 같고요. 사진 넘 환상적이예요
헷.. 감사..
마당작업을 해야하는데..
요즘 당체 시간이 안남니다...여름철 건강 조심하시구요...
@자란(사천) 넵. 스승님.ㅎㅎ
산사나이와 화류계라 안 어울리는듯 어울리고요.
산을 사랑하는 분이시라 그렇게 순수하게 꽃에 폭 빠지셨군요^^
멋진 사진 멋진 글 잘 보았습니다.
글 잘 쓰시는 분들 정말 부러운데 꽃마당엔 한두분이 아니십니다^^
따샤님께오서도 어금버금이시자나요. ㅎㅎ
대강면하고 가까우신가요?..
저희 집사람이 초임지가 대강초등학교 ..
옛적 ..남원 갈 때 함양에서 인월 넘어가는 억수로 긴고개 생각만 하면 어지러워요....
전 제가 운전하면 괘얀한데 다른차를 타면 멀미를 심하게 하거든요..
@자란(사천) 집은 시내서 가깝고요.
요새 산내로 발령이 나서 그 억수로 긴고개를 매일 넘어다니게 생겼습니다.^^
@따사로움(남원) ㅎㅎ
저 라면 지리산이 가까워서 더 좋아하겠습니다..
자란님의 늘씬한 몸매가 이런 여유로 만들어지셨군요 ㅋㅋ 대단 황홀 나에겐 꿈같은 얘기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사진을찍으시는 자란님.
글도 글이지만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았어요.
신디셔먼과 살바토레 살가도의 사진들을 좋아하는 저에겐 매우 우아한 사진들이지만
미의식의 근간은 굵직한 탯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법이니까요.
저는 몸치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인간인지라, 누가 손을 끌어도 높은산엔 절대 잘 안가고 산발치에서만 맴도는 주제가
자란님 옷자락을 붙잡고 태극종주를 한 기분입니다.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