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대전 중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중구 살리기'에서 이은권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윤석열 정부 성과는) 충분히 평가받고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충청 유세에서 “우리 정부ㆍ여당이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간 해온 일을 생각해 봐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 위원장은 ▶한ㆍ미ㆍ일 공조 완전 복원 ▶원전 생태계 복원 ▶화물연대 건설현장 폭력 정리 ▶외국인 건강보험 혜택 축소 등을 대표적인 성과로 꼽았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를 헌법에서 빼내겠다는 의도를 가진 세력과 운명을 건 건곤일척 승부를 앞두고 이렇다저렇다 손가락질하지 맙시다”라며 “정부가 부족하다고 말씀하시면 제가 눈치 보지 않고 해결하겠다. 밤잠 안 자고 몸 던져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그간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하던 당 움직임과 결이 다르다.
수세에 몰린 당 후보 일부가 야권이 내세운 정권 심판 구도를 깨려는 의도로 윤 대통령의 사과나 심지어 탈당을 요구한 게 최근이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 위원장도 전날 “(정부 잘못의) 책임이 저한테 있지 않지 않으냐”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충남 아산시 온양온천역 앞 광장에서 김영석 아산시갑·전만권 아산시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 직후 이런 움직임을 비판적으로 본 중진들의 공개 비판이 이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셀카 찍는 시간에 국민에게 담대한 메시지나 던지라”고 적었다.
3선 권성동 의원은 “이제까지 분열해서 이긴 선거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대통령 탈당, 내각 사퇴 같은 청산주의는 용기를 가장한 도피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무조건 의대 증원은 안 된다는 의료계 입장은 국민 동의를 얻을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당 선대위 관계자는 “현 정부를 부정하는 것은 곧 자기 부정이란 비판이 한 위원장에게도 여러 경로로 전달된 것으로 안다”며 “보수진영에서 고립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한 위원장이 정권심판론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그런데 흩어지면 제가 죽고 당 후보가 죽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이 죽는다”고 했다.
‘이ㆍ조(이재명ㆍ조국) 심판’ 발언도 한층 매서워졌다.
한 위원장은 전날 ‘유죄가 확정돼 감옥에 가면 플랭크 등 운동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조국을 향해 “(조국의 처) 정경심도 억대 영치금을 받았는데 조국도 억대 영치금을 받으며 운동하려 한다”며 “감옥 수기랍시고 책을 써서 팔아먹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범죄 혐의 주룩주룩 달린 이재명이 선거 이겼다는 걸 내세우며 법원을 더 겁박할 것이다. 그걸 두고 볼 것이냐”고 말했다.
‘편법 대출’ 논란을 빚은 양문석 (민주당)을 향해선 “자기가 사기 대출받아서 산 집을 팔겠다고 한다”며 “음주 운전 걸린 다음에 차를 팔면 용서가 되느냐. 칼로 사람 찌른 다음에 칼을 팔면 용서가 되느냐”고 했다.
한 위원장의 화살은 문재인으로도 향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문재인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70년 동안 이런 정부 보지 못했다”고 말한 걸 겨냥해 “문재인은 우리 기억력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 당시 나라 망해가는 거 기억 안 나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세종시 한누리대로 일대에서 열린 류제화(세종시갑) 후보, 이준배(세종시을) 후보 지원유세에서 세종시 청년들에게 세종국회의사당 모형을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충남 당진ㆍ아산ㆍ천안과 세종ㆍ대전을 찾은 한 위원장은 충청 표심을 겨냥해 “국회가 세종시에 완전 이전되면 세종을 대한민국의 워싱턴D.C.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국회를 세종으로 옮기면 주변이 낙수효과로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치뿐 아니라 산업ㆍ경제ㆍ복지 등 충청권이 정말 새로 태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