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날도 아니고 성탄절이었다. 정 단장은 지난 25일 오후 SK 나이츠_울산 모비스 전이 열린 잠실 실내 체육관을 찾았다. 그리고는 관중석에 자리를 잡았다.
요즘 정 단장의 하루하루는 전쟁과 같다. 연일 이어지는 연봉 협상과 내년 사업 계획 등으로 광주에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강철과 2년에 4억원 계약을 맺은 직후 상경해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기도 모자랄 터에 홀로 농구장을 찾은 것이다.
물론 정 단장은 모비스 농구단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긴 하다. 기아 타이거즈로 옮기기 전까지 모비스(기아 엔터프라이즈의 후신)의 부단장을 역임했고 아마시절 기아의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 정 단장의 몸은 농구장에 있었지만 마음은 분명 야구장에 있었다. 농구 경기를 보면서 어떻게 농구의 장점을 야구에 접목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으니까.
넓은 그라운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야구와는 달리 농구는 실내에서 열리기 때문에 팬과 선수가 더 가까운 거리에 있을 수 있다. 장소가 좁아 다양한 이벤트도 가능하다. 이날 펼쳐진 다채로운 팬 서비스에 따라 정 단장의 머리도 바쁘게 움직였다. 이와는 별도로 내년 시즌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농구장 구상’도 이뤄졌다.
경기가 끝난 뒤 정 단장은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크리스마스 저녁만은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서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