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강이 문밖으로 나온 까닭
요강은 방에다 두고 오줌을 누는 그릇을 말하는데 사기, 놋쇠나 스테인리스로 만든 작은 단지처럼 생겼는데 연세가 있으신 할머니들은 그 편리성 때문에 지금도 사용을 하는 분들이 있다.
전깃불도 없던 어린 시절에 집집마다 숟가락 만큼 꼭 필요한 게 요강과 호롱불이었다.
요강을 방에다 두는 이유는 전기불도 없어서 밤이 어두워서 였기도 하지만 화장실이 안채와 떨어져 멀리 있고 눈 비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요강은 굳이 따지자면 이동식 화장실이나 간이 화장실쯤 되겠다. 우리 집에도 자기로 만들어진 대나무인지 난초인지 파란색으로 그려진 하얀 요강이 있었는데 방에 있어야 할 요강이 겨울을 제외하고는 마루에 나와 있었다.
요강은 대부분 방문 안쪽에다 뒀는데 창호지 너머로 달빛이 비칠 때는 하얀 요강이 으슴푸레 눈에 들어오니 큰 불상사는 없었다. 그믐이 가까워지거나 흐린 날에는 잠결에 일어나서 요강을 더듬다 엎는 일도 자주 있었고 조준 불발로 요강 바깥에다 쉬를 해서 할머니에게 혼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방에 두어야 할 요강이 문밖으로 나온 까닭이다.
우리들이 자주 엎고 바깥에다 쉬를 하는 까닭에 추운 겨울을 제외하고는 마루에다 요강을 두는데 요강의 재질이 스텐인레스로 바뀌기 전에는 잠이 들깬 상태에서 요강을 찾다가 발길에 걸려서 마루 아래로 굴러 떨어져 깨지는 일도 잦았다.
조심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혼이나도 낮동안 기진맥진 할 정도로 놀다가 잠이 들었다가 쉬하러 일어나면 몽유병 환자처럼 비몽사몽간에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사고를 친다.
설악에 요강은 지천으로 피어 늘려 있었다.
요강나물을 만난 날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혼났던 기억에 빙그레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첫댓글 고산의 어여쁜 친구를 정성스럽게 담아 주셨네요. 즐감합니다.
전초가 50cm안팎이고 잎은 3장씩 나며
줄기끝에 한송이씩 꽃을 피우는 목본이지요
고산에서 볼 수 있는 요강나물 즐감합니다
고산에서 피는 요강나물 즐감합니다.
비슷한 식물로 저지대에서 사는 검종덩굴도 있죠.
요강으로 지난 추억을 떠 올리게 하시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우리집에는 부모님외 7남매라 넘쳐흘렀든 일도 다반사 였지요
요강나물 예쁘게 담으셨어요
요강에 대한 추억담까지 재밌게 봅니다~~ㅋ
요강나물의 수수한 모습이 이름과 함께 친근감이 느껴 집니다.
덕분에 귀한 모습을 감사히 봅니다.
고산의 수고스러움에 즐겁게 감상합니다
설악에 피는 꽃들은 하나같이 다 색이 곱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