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뽀뽀뽀 027 [그의 움직임]
Writer. 체리빈
E-mail. tjfcnzkcnzk@hanmail.net
fan-cafe: 인소체
다음 날 아침...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72층에 도착했다..
그리고 내 데스크에 놓여진.. 커다란.. 꽃바구니..
"좋은아침!"
하고 나타난 LK회장, 이은소..
"아...네에.. 회장님두요.."
"이건.. 뭐야?"
"네? 글쎄.. 저두..잘..."
"그럼 버려"
"네에?!"
"버리라고"
"누구한테 온건지도 모르는데.. 버리면.."
"9시 30분 회의니까, 회의실 정리좀 해줘"
"네, 알겠습니다."
'띵동- 72층 입니다.'
더이상 열릴 일이없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현지!!!!"
"바다야아!!!"
한~ 짐을 싸들고서 현지가 왔다!
"현지야 현지야!! 얼마나 보고싶었는데에!!!"
"뭐야, 니가 왠일? 헤헤.."
"혼자있으니까, 쓸쓸해서 그렇지 뭐~"
"치이~ 말이라도 고맙네요!"
"흠흠...."
회장실 문앞에서 은소오빠가 헛기침을 몇번 했고..
호들갑을 떨던 우린 조용해졌다..
은소오빠가 다시 회장실로 들어가고 나서야 우린 다시 입을 열었다.
"야아~ 여기 탕비실 대땅! 크다!"
"응, 외울꺼 디게 많아~"
"근데, 너.. 회장님 모르겠어?"
"응? 글쎄..?"
"호구오빠, 친구잖아.. 몰라?"
"우리 심씨 아저씨 친굴 내가 다 아니? 헤헤"
"하긴~ 아, 여기 메모해둔거 읽어보면 이해가 좀 될꺼야.. 내가 하루 고참이다?!"
"쳇! 그래, 고참시켜준다! 덕분에 대기업에서 일하고.. 헤헤~ 말해봐, 무슨사이야?"
"뭐가~"
"근데.. 어디서 많이 본것 같기도..한데..."
심각해지는 현지의 표정...
"야!!!!!! 너 설마!! 그때...그! 원나잇 스텐드...?!!!"
워...원나잇 스텐드라니....
"아..아냐... 그런거.."
"아니긴~ 야, 저 남자 너한테 뿅~갔나보다, 쟁쟁한 비서들 재치고 널 데려다가~"
"그만~하지... 심현지?"
현지는 날보고 좋겠다며 하루 종일.. 부러운 시선..
'웅성- 웅성-'
아침 회의가 끝나고 회사 간부들이 우리 얼굴을 한번씩 보고 내려갔다.
그중 제일 젊어보이는 사람이 마지막 까지 남아있었다.
"새로오신 비서님들 이시구나?"
"네~ 반갑습니다~"
능구렁이 같은 그 젊은 남자가 데스크로 다가왔다.
"네, 반가워요 김진우 전무 입니다."
"반갑습니다~"
"그쪽이름이...."
하면서 내 왼쪽 가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김진우 전무.... 쓰벌...
저 자식 뭐야....?!
"김바다씨, 앞으로 종종 뵙겠네요~ 그럼~"
뒤돌아서 손을 흘들.... 쓰벌.. 그게 멋있어보이니?
'지잉-'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조용해진 72층...
"야, 아까 김전무..라는 사람.. 너한테 관심있어보이던데?"
"그...그런거 같지....?"
"그런거 같은게 아니고, 그렇다 뭐~ 이름까지 외워가고.. 나도 있는데.. 쳇!"
'삐익-'
"어! 호출이다!"
"네에, 회장님?"
난, 버튼을 누르고 마이크에 입을 가져다 댔다.
"김바다씨, 커피한잔"
"알겠습니다."
"쫌.. 싸가지..없다.. 우리 회장님... 그치?"
"음... 대략..? 하하, 나 커피 가져가야되~"
'똑똑-'
"들어오세요."
'달칵- 끼이익-'
'또각- 또각-'
"커피.. 가져왔습니다."
또 등을 보이고 서있는 은소오빠 등에다 작게 말하고선 뒤돌아 섰다..
"김진우.. 전무가.. 너한테 뭐하고 했어?"
"네에?"
난, 다시 몸을 돌려 은소오빠를 봤다.. 아직 뒷모습..
"그자식이.. 무슨말 했냐고.."
무서운 눈빛으로 뒤돌아서 날 쏘아 보며 물었다.
"그...그냥.. 반갑..다고.. 이름..물어보길...래.."
"그래서?"
"대답..하려고 했는데.. 이거..보시고.."
난, 은빛 명찰를 가리키며 멋쩍어 했다.
"흠.. 그러니까.. 그자식이.. 니 가슴을 봤다.. 이거...지..?"
"네에? 아니.. 명찰..."
'삐익-'
하고 어떤 버튼을 누르고 잠시 기다리는 은소오빠...
"이정우씨? 김진우 전무 부산지점으로 발령 내주세요."
[네에? 아..알겠습니다.]
'삐익-'
"회...회장님..."
"앞으로 너한테 접근하는 자식들.. 가만안둬.."
"아니.. 그렇게까진.."
"나가봐요."
"아...네에.."
난, 빈 쟁반을 손에들고 회장실에서 나왔다..
"야아, 왜 이렇게 오래있다 나와?"
"아아.. 아니.."
"맞다, 이건 선물 들어온거야?"
"글쎄.. 여기 놓여있길래.."
"그럼.. 이 쪽지.. 읽어봐도..돼?"
"회장님이 버리라고 하시던데.."
솔직히 나도 그 쪽지가.. 궁금했다.
[회장된거 축하해, 뉴욕에서 민정.]
"야.. 회장 애인아냐..? 이거.. 입술자국 까지..남겨서...."
"편지는 편지니까.. 꽃은 버리더라도.. 이건 전해드려야겠다...그..치?"
"뭐... 그렇겠..네.."
뭐지... 민정....민정.....
그래... 은소오빠... 첫사랑... 그여자...
다른 남자와 약혼했다 파혼했다던 그여자..
"으악~~ 퇴근이다!"
"회장님 퇴근 하시기 전까진, 우리 못가..."
"진....짜... 망할... 흐잉.."
'삐익-'
"네, 회장님?"
[먼저 퇴근하세요. 아, 김바다씨 부탁한 서류 가지고 들어오세요]
"네, 회장님."
'삐익-'
"현지 너 먼저 퇴근해라~"
"그래~ 거절은 안할께~ 헤헤~~ 간다?!"
"응~"
난, 서류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꽃바구니와 함께 도착한.. 그 쪽지도 함께 들고...
'똑똑-'
"들어오세요."
'달칵- 끼이익-'
'또각- 또각-'
"여기 서류 입니다. 그리고...."
'그리고'라는 말에 살짝 고개를 드는 은소오빠..
"아침에.. 꽃바구니.. 회장님께 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망했나?"
"여기.. 편지도... 그럼.. 전... 퇴근하겠습니다."
뒤돌아서서 한발짝- 두발짝... 내딛었다..
하아... 질투하는거지.. 김바다.. 미쳤어...
'와락-'
뒤에서 오빠가 날 안았다...
"그래서.. 질투했어?"
"네에?"
순간.. 얼굴이 화끈 거렸다..
"그냥 친구야..."
"그..그래서요...?"
그냥친구? 나쁜놈.. 넌, 첫사랑이 그냥 친구가 되니?
"예전엔 아니였지만.. 지금은 친구야."
"알겠으니까... 이거 놓으시..."
내 몸을 획- 돌려서 품안에 안아버렸다...
회장실 안은 어두웠다... 책상위 스텐드만 조금 빛날뿐...
"그날.. 말없이 떠나버려서 미안..
그동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
그날.. 내 멋데로 널 안아버려서.. 미안..
그리고... 이렇게 급하게 니 사랑 요구해서 미안.."
나즈막한 목소리가.. 회장실 곳곳에.. 스며들었다..
내 온몸에도... 그의 목소리가.. 녹아 들었다....
'꿈틀...'
난.. 그의 품에서 조금 움직여.. 두 팔을 벌려.. 그를 밀쳐 내려했다..
"조금만.... 이러고 있자..."
그의 목소리에.. 난 그 두팔을 멈췄다...
'스륵-'
내 머리에 꼭힌 비녀를 빼내었다...
내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렸고..
그의 손이..내 이마에서 부터 머리카락 끝까지 스쳤지나갔다..
'또로록-'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본건지 내 머리칼을 쓰다듬던 그의 손이 멈췄다.
"나... 안보고 싶었어?"
잔인해.... 잔인해... 어쩜.. 그런말이 입밖으로 나오니..?
"안보고싶었어."
난, 반말을 내 뱉었다..
"정말... 안보고 싶었어...?"
"정...말....... 흑...흑..."
난, 그의 품을 파고들며 흐느꼈다.
'꼬옥-'
내 두 어깨를 잡고 살짝 밀쳐내며 그의 얼굴이 다가왔다..
난 급히 고개를 숙였다...
우는 모습.. 보이기 싫어... 아직도 당신 좋아한다는 눈빛..! 창피하다구..
멍청하게... 당신만 7년 기다린거.. 그거 억울하다구..
"내 눈 똑바로 보고말해."
은소오빠가 내 턱을 끌어올리고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나.... 보고싶었어?"
아까 보단.. 조금 더 간절해진 목소리 끝이.. 가늘게 떨렸다.
'끄덕끄덕-'
난, 그의 눈길을 피해 급히 두어번 끄덕였다.
"얼만큼....?"
그는 집요하게도 내 턱을 다시 끌어올려 눈을 마주치게 한뒤 유치한 질문을 했다..
"마....많이... 이 멍충아! 왜 울어!!!"
그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있다 못해... 반은 울고있다는걸.. 알게되자 화가났다..
왜 울어.. 그럼.. 내가 떳떳해지지가 못하잖아!
난, 너한테 화낼께 많은데!! 니가 그렇게 울고 있으면....
'스윽-'
그리고.. 그의 고개가.. 내쪽으로 숙여지고..
그의 입술은 내 입술을 찾아.. 파고들었다...
"으음..."
"음..."
마침내 내 입술을 찾은 그의 입술은...
천천히 내 입술을 가졌다....
"하아.."
살짝 닫힌 입술로 그의 혀가 조금 들어와 내 치열을 스쳐지나가자
난 나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하....하아.."
그리고.. 다시.. 그틈으로 그의 혀가 내 입안 곳곳을 훑고 지나갔다...
피하려던 내 혀를 끌어 당겼다.. 놓았다...하는 그였다...
내몸이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흥분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남자...... 아니... 이은소였다..
'스륵-'
나는 정신이 혼미해져...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을뻔 했지만..
그의 손이 내 허릴 받쳐주었다....
'턱-'
어느 순간 내 몸은 쇼파에 누워졌다...
난, 순간적으로 눈을 꼭- 감아버렸다..
'스륵-'
내 위에 올라와있던 그가 물러나는 것을 느꼈다...
7년 전의 여름이 떠올랐다..
떠나가는 은소오빨 잡지못한.. 그 후회 되던 날이.. 떠올랐다
"가.....지마.."
하고 난,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아무데도 안가... 니가 제발 꺼지라고 해도.. 안가.. 이렇게 붙어있을꺼야.."
하며 내 몸위로 올라와 두 팔로 날 가두어버린다..
약간 공포가 느껴졌지만...
다른남자가 아닌.. 그였다..
7년동안 다른남자를 보지못하게 했던.. 그의 향기... 그의 몸이였다..
"바다야.. 군대있을때도.. 미국.. 영국에서 일할때도.. 니가 너무 보고싶었어...."
"..........왜..."
"왜? 내가 너 사랑하니까.."
'절레 절레-'
내가 물으려던건 그게 아니였다...
"....왜...아무말도 없이.. 사라졌어..? 꼭...그래야..했어?"
점점 감정에 복받쳐.. 눈 안 가득히 눈물이 고였다...
양 눈꼬리로 주룩- 눈물이 흘렀다..
"내가.. 얼마나 놀랐는줄 알기나해? 오빠 그렇게 가버리고....
나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놀랐어.. 다.. 다 나때문에!!
처음엔.. 화가났어....
그럴 수도 있지! 난, 처음이니까.. 놀라서 그런건데.. 몰라주는 오빠가 너무 미웠어.."
'꽈악-'
오빤 날 끌어서 일으키더니 무릎위에 날 앉혔다..
어둠속의 그의 표정을 볼 수가 없었다..
엄청 미안해 해야되.. 나쁜놈...
"그런데!! 사라져버린 남자는..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1년이 지나도 안나타나는거야..
혹시나.. 오늘은 왔을까.. 내일은 올까!! 며칠을 오빠 집 앞을 찾아갔는지 몰라..
길을 가다가 오빠 닮은 뒷모습만 보면 달려가서 안아버렸어.. 울면서..
아니라거 알면서 한동안 그랬어.. 미친여자 처럼..."
그때..
'아빠가 출근해도~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 헤어질때 또만나요 뽀뽀......'
주머니속에서 전화 벨이 울렸다.
아마 집인것 같다... 벨은 잠시 울리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하아....."
화가 나서 소리치며 울던 난 잠시 숨을 골랐다.. 은소오빠의 무릎위에서..
이렇게.. 벨소리가 울리니.. 또 억울한게 생각났다..
"바다야..."
오빠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아니? 아직 안 끝났어.. 나아.. 멍청하다? 바보야...나..
7년을, 받지도 않는 휴대폰에 매일 같이.. 전화하고..
아무도 안들어 주는데도 혼자서 전화기에 대고 말하고..
수능치고 다음날인가.. 전화했던거 오빠란거 알아..
정말! 아니길 바랬어... 오빠가 아니길 바랬다구!! 그렇게 기다리던 목소리였지만..
민혁오빠 차에서 내리라고 소리치던 그 목소리는.. 오빠가 아니길 바랬다구..
오빠가 날 보고있단 소리잖아!! 오빤 숨어서 내 모습 보는데..
난 못보잖아.. 억울해서..너무...흑...흑..."
"이제.. 아무데도 안갈께..."
"당연하지! 또 어딜 가려고 생각했어?! 멍청아!!! 난, 니 생일도 모른단 말야... 흐엉..."
우연히.. 길을 가다가..
연인들이 케이크를 한손에 들고 기쁜 얼굴로 웃으며 지나칠땐...
오빠 생각이 나서... 난, 너무 아팠어.. 가슴속 어디가.. 너무 아팠어..
"결혼허락 받기 힘들것 같아서... 그러다.. 니가 날 떠나버릴까봐.. 겁이나서..
이 방법을 택했어.. 미안해.. 너무 늦게와서.."
"바보.......바보!!"
'와락-'
오빤 다리위에 앉아있는 내 허릴 끌어당겨 날 안았다...
아무말없이... 한동안 그렇게 우리 두사람은 어두운 회장실 안에 있었다...
'띵동- 지하 5층 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다시 잡은 두손을 놓치지 않으려고 더 힘을 주어 잡으면서..
"가자!"
하며 오빤, 내가 구두굽으로 힘껏내려쳐서 오그라든 차쪽으로 향했다..
지하5층 주차장엔
짙은 파란색의 펄이 잔뜩 들어간 중형차와..
간간히 은빛으로 빛나는 검은차.. 단 두대 뿐이였다..
"내차는..."
"나, 너랑 떨어지기 싫어. 이거 타."
"그럼.. 이 손을 놓아야 차를 타지.."
난, 살짝 마주 잡은 손으로 시선을 옮긴뒤 작게 말했다...
"아.... 맞다.."
약간, 얼굴이 붉어지며 오빠가 내 손을 놓았다.
'스윽-'
그리곤, 허리를 한손으로 감싸면서 조수석 쪽으로 날 데려갔다..
'또각- 지익-'
구두굽이 망가져서 더이상 또각- 소릴 내질 않고 고무가 끌리는 소릴 냈다...
"어어... 구두 못쓰겠다.."
하며 쪼그리고 앉아서 내 발목을 잡고 이리저리 신발을 뜯어보고 있는 은소 오빠..
"뭐...뭐하는거야..."
난, 약간 비틀거리며 타이트한 검은색의 정장치마 끝으로 손을 내려 치맛자락을 잡았다.
"에이.. 하나도 안보인다~!"
"씨이.."
"어디보자?"
하며 쪼그리고 앉은채로 내 치맛자락으로 손이 가는 은소오빠..
"하지마!"
하며 난 오빠가 아직 내 오른쪽 발목을 잡고있단걸 잊고 몸을 약간 뒤로 젖혔다....
그리고... 그데로......!
'꽈당-'
하고 넘어졌다...
급히 오빠가 날 잡으려고 일어섰지만..
같이 넘어져버렸다... 포즈가... 참.... 아까 회장실 쇼파에서와 같은 포즈...
19금 포즈가 되버렸다.... 흐악...!
"여기서... 하자고?"
"으윽! 장난치지마.. 일으켜줘...."
"아아.... 손목이..."
"왜... 아...파? 다쳤어?"
글쎄.. 바닥에 깔려있던 난 멀쩡한데
내 몸 위로 떨어진 사람이.. 손목을 잡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쪽-"
하고 순십간에 내 입술에 오빠의 입술이 왔다 갔고...
난, 손목의 아픔은 거짓말이란걸 알아챘다..
"사기꾼!"
"헤헤~ 맨날 속는다~"
오빠 아이처럼 웃으며 일어나서 내게 손을 내밀었다..
'와락-'
오빤 날 잡은손에 힘을 더 줘서 날 오빠의 품에 안기게 했다.
"뭐..뭐야아..."
"너무 좋다..."
'아빠가 출근해도~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주머니에 들어있던 휴대폰이 또 한번 울렸다..
"오빠... 전화왔어...."
"으으응~"
싫다는 그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서 녹아내렸다..
'아빠가 출근해도~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또 한번 벨이 울리자 이번엔 안되겠는지 나를 살짝 놓아준다..
'척-'
난, 주머니에 들어있던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누구야?"
"응? 호구오빠..."
"뭐야! 밤늦게!"
"쉿!"
'삑-'
통화버튼을 누르고 휴대폰을 귀에 갖다 댔다..
"여보세....."
내가 '여보세요'를 다 말하기도 전에 호구오빠가 말했다.
[바다야 빨리!! 빨리 우리집!!!!]
"왜...왜에...천천히 말해봐!"
[은영이가...!! 은영이가!!! 은영아!!]
은영이...? 순간... 며칠전 보았던 은영이의 배가 떠올랐다..
만삭이던 은영이의 배... 벌써.. 나오는거야..?!
"오..오빠.. 일단 진정하고... 병원! 병원!"
[나 오늘 차 견인당했어! 니가 좀 오면 안될까? 나, 은영이 데리고 내려갈께!!]
"아...알았어!! 어뜩해...!!"
'척-'
휴대폰 플립을 초초하게 닫고서..
무슨일인가.. 하고 쳐다보는 은소오빠의 옷자락을 꽉- 쥐었다..
"오빠! 빨리 시동걸어!!"
"어? 어어.."
오빠의 차는 내가 설명하는 길로 급히 움직였다..
"어뜩해.... 빨리...빨리..."
"최대한 빨리가고 있어.."
그래도... 그래도!!!
"애기가 나오려나봐.. 은영이 아프겠다...흑.."
"그새끼.. 언제.. 하아.. 둘이 결혼도 했냐?"
오빠의 황당한 물음에... 난 잠시 오빠를 쳐다봤다..
"은영이 대학교 졸업하고 바로했어.. 그리고.. 이번이 두번째야.."
"뭐어?! 둘째란..말이야?! 하아.. 또라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니..?
★ 뽀뽀뽀 028 [그남자와의 황당한 동거]
Writer. 체리빈
E-mail. tjfcnzkcnzk@hanmail.net
fan-cafe: 인소체
"어! 저기 저기!!!"
길가에 나와있는 호구오빠.. 그리고 호구오빠 품에서 아파하고 있는 은영이..
그리고, 멋모르고 엄마 아빠를 따라서 울고있는 꼬마 호은이..
호은이는 세살이다.. 결혼전에 생겨버린 아이..
"어...너.. 은소..!"
"야, 말할시간 없어! 빨리 태워!!"
은소오빨 오랜만에 보는지 호구오빠가 은소오빨 보고 놀래더니 다시 은영이를 챙겼다.
난 울고있는 호은이를 안고 조수석에 탔고,
호구오빤 은영이를 데리고 뒷자석에 탔다...
그리고 내 옆에서 전속력으로 병원으로 향하는 은소오빠...
"흑...흐엉....흑흑.."
내 품에 안겨있는 호은이가 계속 울었다.
"호은아, 괜찮아, 이모 여기있네~ 호은아 이모가 사탕사줄까?"
"호은이 사탕 머그면..흑... 이빨..뽑아야데...흑..."
호은이의 귀여운 목소리에 차 안은 살짝 미소가 감돌았다.
'삑-'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은소오빠가 전화를 걸었다.
"형! 임산부야 준비해줘!!"
'툭-'
급했는지 휴대폰을 던져버리곤 급히 핸들을 꺽는다.
"아악!!!"
응급실에 도착한 은영이가 침대에 누워 소릴 질렀다.
"어뜩해.... 어뜩해..."
난, 품에 호은이를 안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누가 보면 니가 애낳는줄 알겠다.."
하고 땀에 젖은 내 머리카락을 넘겨주는 은소오빠...
"그래도... 그래도...."
"아아악!!!!"
한시간이 지나도.. 은영이는 수술실에 못들어가고 진통만 느끼고 있다..
아직 자궁문이 덜 열려서 분만이 불가능 하다는 얘기였다..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응급실로 하나둘 가족들이 찾아왔다..
'타다다다닥-'
은영이 어머니, 아버지..
호구오빠 아버지..어머니.. 그리고.. 현지..
"어! 바다야!"
"응, 왔어? 방금 수술실 들어갔어.."
"어어... 회...회장님이..여긴....."
"하하.. 심현지씨..?"
머쩍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은소오빠..
현지는 뭐냐며 내게 눈빛을 보냈다...
"으이쌰.. 호은이 좀 안고있어.."
어느새 내품에서 잠이든 호은이를 현지에게 넘겨줬다.
내 실크 블라우스가 호은이의 땀과 내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살짝 블라우스를 잡고 펄럭이며 젖은 부분을 말렸다.
'지잉-'
"보호자분! 진정하세요!!"
"흑흑....은영아..."
그때 분만실에서 손에 피를 묻힌 호구오빠가 울부짖으며 쫒기다시피해서 밖으로 나왔다..
우린.. 순간 불길한 생각에.. 일제히 호구오빠를 봤다..
"심서방...왜..왜그런가!!"
"내손으로... 우리 애기.. 탯줄 잘랐어요...흐엉...흑흑...."
우린 다같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빠.. 가서 손부터 씻어.. 그만 울구.. 호은이 깨겠어.."
잠든 호은이를 안고 있던 현지가 울고있는 호구오빠에게 말했다.
'지잉-'
다시 분만실 문이 열렸다..
초록색 옷을 입은 간호사.. 그리고 손에 들린.. 작은..아기..
"축하드립니다. 왕자님 이십니다."
"어머!! 잘됐네!!"
"오빠, 애기 보러 가자!"
난, 가만히 앉아있는 은소오빠 손을 잡고 그 의사앞으로 다가갔다..
부모님들 때문에 자세히 볼 순 없었지만.. 너무.. 작고.. 귀여웠다..
"진짜...작다.."
은소오빠의 입에서 나온 작은 목소리..
난, 그 말에 피식- 웃었다..
병실....
"은영아, 수고했어~"
"으응... 축하해.."
"어어? 축하?"
"은소오빠... 만난거.."
은영이의 퉁퉁 불은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바다야, 우리집에 가서.. 옷좀 가져다줘.. 너무 급해서 못챙겼어.."
"또?! 애기가 예뻐서 봐준다! 호은이 때도 그러더니~"
"헤헤... 부탁~"
"알았어~!"
'부웅-'
은소오빠의 차를 타고 다시 은영이네 집에 가는길..
"애기.. 너무 귀엽지?"
"사실.. 쭈굴쭈굴하고 빨개서.. 그냥 작다고만 말한거야.."
"쿡-"
"왜 웃어?"
"원래, 태어나면 다 그래~"
"으윽~ 징그러.."
"난, 귀엽던데..."
"너, 애기 좋아하냐?"
"오빤, 싫어해?"
"생각해본적 없어.. 내가 애를 갖는다는거..
호구녀석 보니까.. 나도 아이를 가질 나이구나..하고 생각했어.."
"치이.. 애는 혼자서 가지냐? 뭐~"
"너랑."
순간 차 안은 잠시 굳었다...
그리고 슬슬 더워졌다... 내가 왜 그런말을 해서..
은소오빠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오게 했을까.. 싶었다..
"고마워, 아직 순결 지켜줘서."
"그 얘긴! 그만해......"
"아침에 일어나서, 얼마나 기뻤는줄 알아?"
"그...그만해....;"
"나, 그런 경험 처음이거든.."
"뭐야... 그럼.. 딴여자랑도.. 잤단...말이야?"
"당연..........아..;"
"나빠!!!!!!"
난 오빠를 힘껏 때렸다.
"아아!!... 아니야, 예전에 너만나기전에.. 아악!!"
'달칵-'
은영이와 호구오빠의 집에 들어섰다.
예전에 호은이 태어날때도 짐챙기러 혼자왔었는데..
이젠 내 옆에 은소오빠가 있다...
정말 용서 할 줄은 몰랐는데...
"어어, 여깄다."
난, 미리 은영이가 챙겨놓은 가방을 들고 말했다.
그런데 날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이남자...
"뭐...뭘 봐....."
"우리도 결혼할까?"
"설마 그거 청혼이야?"
"음.....응!"
그런거 싫어!!.... 영화에서 나오는거 처럼.. 멋진.. 그런거...
"싫어. 누가 오빠랑 결혼한데? 그리고 나 아직 새파랗단말야.."
"아직.. 화났어?"
"아, 몰라!"
난, 가방을 들고 신발을 찾아신으며 소리쳤다.
왜이렇게 심각한 이야길, 간단하게 내 뱉는건지...
'끼익-'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바다야, 고마워.... 근데... 어떻게 된거야..?"
침대에 기대어서 은영이가 방금 호구오빠와 병실을 나간 은소오빠를 보며 하는 말이다..
"몰라... 모르겠어.."
"정말... 염치도 없이.. 7년이야, 7년..!"
"그러지...마아...... 나만 힘들었겠어...?"
"바다야.. 너 그만 힘들어해.. 그냥.. 민혁이 오빠랑 잘해보면 안되?"
"은영아....."
정말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보는 은영이..
마치... 은소오빠가 또 날 떠날 버릴것만 같다는 걱정의 눈빛...
나 떠나지 않아... 가지 않는다고 했어..
"그래... 휴우.. 그나저나.. 너 요즘 반지..만나봤어?"
"반....지?"
"반지는 어떻게 할꺼야.. 니 마음.. 돌아서길 기다리고 있는 앤데... 반지는 알아?.. 이은소 돌아온거..?"
"그게......"
"너... 어떡할려구..그래? 반지... 너때문에 의예과 나온애야..."
"나...나보고 어떡하라구..."
"하아... 정말.. 너두..."
"나도.. 반지 좋아, 싫은거 아닌데... 여기..여기가 안뛴다구.."
난, 왼쪽 심장을 두드리며 말했다..
"넌... 좋아하는 사람 생겨서 바로 결혼해서 모르겠지만.. 나.. 힘들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있고 싶어 나도.."
"그래... 미안하다 내가..."
*
"이은소... 왜 나타났어...?"
"바다랑.. 결혼할려고 돌아왔어.."
"너... 미쳤구나? 어? 2년만이라며... 7년? 넌... 하아.."
호구가 할말을 잃은듯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 본다..
"휴가 나왔을때.. 바다가... 민혁이랑.. 키스하는걸 봤어..."
"그.......그게 바다 진심이 아니란거 니가 더 잘 알잖아!"
"그래도 화가났어.. 더 욕심이났어.. 내가 부족해서...
미국! 영국! 경영 경험 쌓으면.. 아버지가 회사준다고 해서.. 그래서 늦었어..."
"임마... 그래도... 너 너무... 늦었다....."
"보고싶었다. 친구...."
난, 호구랑 뜨거운 포옹을 했다..
*
"야아... 벌써.. 아침이다?"
"씨바... 누구 때문인데.. 졸라.. 사내자식이 질질 짜고... '우리 은영이~~ 흑흑~~'"
"아, 이자식이? 내가 언제!"
"어? 기억이 안나? 내가 다 찍어놨거든? 볼래?"
두 남자는 병실 안을 방방 뛰어 다녔다..
"옛날...생각난다..그치..?"
하고 난, 아무말 없이 은소오빨 노려보는 은영이에게 말했다.
"너... 정말.. 괜찮겠어?"
"나... 오빠 정말 많이 좋아하나봐..헤헤.."
"병신... 너무 많이 좋아하지마... 은소오빠 보다 조금 덜 사랑하란말야..."
"왜?"
"니가 더 많이 사랑하면 니가 더 많이 다칠까봐..."
"치이~ 이젠 안다쳐~"
"아아~ 멍충이 김바다!"
'끼익-'
하고 병실문이 열리고,
승태오빠와 소라가 뛰어들어왔다...
"이은영! 애기는?"
"야, 채소라! 내 걱정은 안하냐?"
"뭐! 걸~이야? 보이야?"
"보이~"
"와! 진짜?! 우리 조카님, 내가 훈남으로 키워주겠어!"
"뭐래? 하하하"
"어....저사람은......."
하고 이제서야 은소오빨 본 소라...
그리고 눈이 동그래진 승태오빠..
"오랜만...이네?"
"네에.... 정말.. 오랜만이네요.. 반갑진 않지만요..."
소라도 떨떠름한 표정이다...
"맞다.. 반지.. 여기 의사더라?"
"반...지가?"
불안하다... 불안해... 내 주위에 남자가 있으면 달려와서 소리치는 반지...
어떻게...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할까..
'딱- 치이익-'
쉬원한 탄산음료를 내게 하나 건내고 하나를 따서 한모금 마시는 은소오빠..
"반지...는 누구야?"
"어어?....음... 나 좋아하는.. 멋있는! 남자."
점점 표정이 최악으로 변하는 이 남자....
"왜 웃어?"
"아...아니..푸...푸훗-"
'똑똑-'
은영이 병실문에서 소리가 났다.
난, 살짝 다가가 문을 열었다... 수다떠느라 정신없는 사람들..
그리고 내 앞에 어설프게 서있는 꼬마 호은이..
"음..마.. 음마.."
'엄마'를 어설프게 말하는 작은입술..
"응? 호은아, 이모한테 와! 자!"
난, 불편하게 쪼그리고 앉아 호은이를 안고 일어섰다.
"이름이 '호은'이야?"
"응, 호구오빠이름에서 '호', 은영이 이름에서 '은'..이쁘지?"
난, 품에 안긴 호은이의 얼마 없는 얇은 갈색의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은소오빨 봤다.
"야....그럼... 둘째는.....'구영'이...냐?"
"글쎄..?"
"뒤집으면... 영구다..."
"큭.... 어떻게 생각을 그렇게 하냐 하하~"
"음~마....음마..."
"야, 얜 왜 자꾸 너보고 엄마래?"
내 블라우스를 꽉- 쥐고 내게 계속 '엄마'라고 하는 호은일 못마땅하게 쳐다본다.
"왜 그래, 애한테? 아직 말을 잘못해서 그래~"
"그래도, 엄마도 못알아보고 계속 엄마래?"
"엄~마... 음마..."
은소오빠가 뭐라고 하는지 알리가 없는 호은인 계속 '엄마'라고 부른다.
"아... 출근 할 시간인데..."
"넌 오늘 하루 쉬어라."
"엥? 오빤... 안가?"
"오늘 회의 취소했어.. 마땅히 약속도 없고, 회장일 많을줄 알았는데. 앉아서 도장이나 찍고.."
"오빠도.. 쉬는거야? 회장이.. 그래도...되?"
"대신, 내일 죽어라~! 일해야되."
"흠... 오케이!"
"음마....음~마..."
"그래, 우리 호은이, 보자아~ 어어? 이쁜 방울이 없어졌네? 이모가 하나 사줘야 겠다~ 그치?"
"까르르르-"
내가 간지럼을 태우자 예쁘게 웃는 호은이..
그리고 그 모습을 언제 부턴가 흐믓하게 보고있는 은소오빠..
"바다야...."
병실앞 의자에 앉아있던 은소오빠와 난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반지..
인턴 시작했다는게... 여기 LK병원이였구나....
"반지야.. 오랜만이네...? 많이 힘들지?"
"어어...바다야.... 근데.. 누구....?"
얼마전 부터 계속 '누나'따위 호칭을 버리고 반말을 하는 반지..
"아...아냐~ 맞다! 너 아직 의사되려면 몇년더 있어야되?"
"음... 인턴과정 이제 막 시작인데?"
"하하.. 그래~ 이렇게 큰병원에서 시작하고~ 대단하다!"
"응... 앤...누구야?"
하고 내 품에 안겨있는 아일 가리키며 이상한 표정이 되는 반지..
"음마.....엄~마...."
때마침... 호은이가 날보고..엄마랜다....
"뭐....뭐야...? 엄마?"
순간 하얗게 질린 반지의 얼굴...
"누구야, 여보야?"
거기다 옵션으로다가 은소오빠가 내 볼에 입을 맞추며 다가섰다.
"이자식 누구야!!! 애 아빠야?"
하고 버럭! 화를 내는 반지...
"으아앙-!!"
큰소리에 놀란듯.. 울음을 터트리는 호은이..
"호은아, 괜찮아, 이모가 미안해, 호은아, 보자~ 뚝~ 호은이 이모가 사탕사줄께? 응?"
"흐응... 호은이는 엄마가... 흐윽.. 사탕안돼.. 이빨이 썩어."
흐느끼면서 또록- 또록하게 말하는 호은이..
"니... 애 아니지?"
"야! 내가 몇살인데 애를 낳냐?! 너두 참.. 은영이 애기잖아! 맨날 보고도 몰라?"
하긴.. 은영이도 나랑 동갑인데..
누군 애 낳고.. 누군 사라진 남친이나 기다리고..
"설마..했지...."
"호은아, 이모가 엄마한테 비밀할께! 사탕 먹으러 가자~"
병원 문밖에 있는 편의점으로 호은일 안고 가는데..
뒤에서 두 남자가 쫄래 쫄래 따라 붙는다..
"야, 김바다! 누구야? 어? 저 늙다리 누구냐고!"
"너~ 자꾸 누나한테 그러면 죽~는다?"
호은이 사탕을 골라주는데 옆에서 칭얼대는 스물 다섯의 청년.
"야! 니가 계산해!"
"알았어, 계산한다? 누군데?"
호은이 사탕을 자주 사다주는 반지는..
내가 들고있는 동그라미 사탕이 천원이라는걸 알고있다.
'삐비비빅-'
하고 반지녀석 하얀 가운 안에서 호출음이 들렸다.
"안가봐도 되?"
"아이씨.... 나중에 꼭 말해줘! 나, 간다?!"
"응! 열심히 배워!!!"
병원안으로 뛰어들어가는 반지녀석 등에 대고 소릴쳤다.
"천 오백원 입니다."
"우이씨.. 이거 오백원 올랐어요?"
지갑에서 오백원을 꺼내서 편의점 알바에게 건냈다..
무슨 물가가 급! 오르냐고~!
"오빠.. 계속 그러고 서있을꺼야?"
편의점 입구에 멀뚱~ 하니 서서 나갈 생각을 않는 은소오빠..
"어.. 그래, 어디가서 좀 앉자."
그제서야 밖으로 나가는 오빠..
'사뿐-'
은소오빠 말데로 병원앞 공원의 한 벤치에 앉았다.
7년전 고등학교때 한채나 한테 두들겨 맞고 입원하고 밤만 되면 여기에 나와서 놀았는데..
"이제 말해보시지?"
"응? 뭘?"
난, 호은이에게 줄 커다란 사탕껍질을 벗기며 오빠의 물음에 대답했다.
"아까 그자식 말야."
"아아~ 반지? 알잖아.. 나 고등학교때 팬클럽 회장.."
"뭐...뭐... 그 머리카락 이~렇게 흘러 넘치던 그 기지배같던 그자식?!"
"하긴, 많이 남자다워지긴 했어? 향수냄새도 은근 나는게? 헤헤"
난, 호은이가 커다란 사탕을 작은 혀로 할짝거리는게 귀여워서 웃었다.
"향수? 어디서... 기생오래비같은 녀석이..."
"기생오래비? 치이.. 오빠도 여자같이 생겼어~ 이쁘장~~한게 헤헤"
"농담칠 분위기가 아니거든?"
"치이.. 오빤 향수같은거 뿌리지마.. 그냥, 오빠냄새가 좋아..난...."
우리두사람은 한동안 할말을 잃고 얼굴이 붉어져서 몸을 베베꼬고서 앉아있었다.
"너... 옷.. 안 불편해?"
한참이 지나서 오빠가 꺼낸 말...
"아... 응.. 별로.."
"너무 딱~ 달라붙는거 아냐? 이옷도 거의 속이 다 비칠려구 하는구만.."
하며 내 검은색 타이트한 치마에서 하늘하늘한 블라우스로 시선이 향하는 은소오빠..
"뭐...뭘.. 보고 그래?"
"씨발... 존나.. 이쁘다! 김바다!"
"이...이쁘면 이쁜거지!! 욕은 왜해?!"
"모르고 나왔어.. 뽀뽀하고 싶어."
아... 이남자... 정말.. 진지하다가.. 이러면..
확! 깬다 깨!!
"쪽-"
난, 주위를 살피다가 급히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춰주고 고개를 숙였다..
"아아... 좋다.."
"호은 좀 봐.. 잔다.."
내 무릎위에서 사탕을 들고 잠이든 호은이...
"자니까 귀엽다."
"말을해도 꼭... 근데.. 진짜 천사같다...."
"우리도 빨리 결혼해서 애 낳을까?"
"시...싫어어~ 들어가자!"
난, 호은이를 안고서 호은이손에 들린 사탕을 오빠에게 건내주고 일어섰다.
"우린 몇명 낳을까?"
"그만해에.. 창피하지도 않냐? 밖에서??"
'찰칵-'
어디선가 짧은 셔터음이 들려왔다...
'찰칵- 찰칵-'
그리고 이어서 두어번 더 들렸다..
"무슨.. 소리 못들었어?"
"응??"
"아... 아냐.. 들어가자.."
"내가 안을까? 안무거워?"
"새털만큼 가벼워~"
'끼익-'
병실에 들어가자 지들끼리 치사하게 아침식사중이다.... 완전 치사빤스!
"와아~ 치사하게... 뭐 이래?"
"그치! 완전 치사! 난 이거나 먹어야되는데..."
하얀 멀~건 죽을 숫가락으로 들었다 놨다하며 투덜거리는 은영이..
"야, 와서 먹어라~"
"뭘 먹냐? 다 먹었구만! 나, 바다 데려다 주러 간다."
"응? 가? 어딜??"
글쎄.. 날 데려다 준덴다... 뭐래..?
"잘 있어라 또 올께! 나 바쁘니까 니들이 놀러와라"
막무가내로 내 팔을 잡고서 병실에서 나가는 은소오빠..
'삐비비빅-'
리모컨으로 차 문을 여는 은소오빠..
"타."
"여전하구나? '타.' 맨날..."
난, 입술을 쭉- 내밀고서 오빠의 말투를 따라했다.. '타-'하고 말이다..
"왜 그러실까? 잔말말고 타는게 좋을껄? 사람많은 주차장에서 숨막히는 키스하고 싶지않다면?"
"야! 완전 나쁜놈!"
하고 소리치는데 빨리 차에 타버리는 은소오빠..
덕분에 주차장에 있던 사람들... 다.. 날 쳐다보고.... 흑..
나도 덩달아 차에 올라탔다...
"완전...치이.."
"삐지면 곤란한데? 내차... 오그라진거 봤어? 당신 하이힐 때문에..."
하면서 안전밸트를 매다가 도로 풀면서 내게 다가온다..
"아...안전밸트는 내가 맬께!"
하고 두손을 내밀어서 공중에다 휘휘- 저었다..
"아니? 키스."
"어버버.... 완전... 능구렁이.."
"니가 해줘."
니가해줘?! 흐아... 미치겠구먼!
"입술집어넣어.. 똥꾸녕같애..."
"자."
자연스럽게 입술을 내밀고 눈을 지그시 감는 오빠..
"쪽-"
난, 짧은 입맞춤을 해주고 물러났다..
'덥썩-'
내 고개를 끌어다가...
"으읍!!!.......하아.."
"지금 10시 15분."
하고 작게 속삭이고 다시... 다가오는 입술..
난.. 살짝 눈을 감아버렸다...
"읍!!!"
그의 혀가 내 입안을 이리저리 훑고 다녔다...
몇번을 물린 아랫입술이 퉁퉁 불어나고있었다..
"하아..또 할까?"
시계를 봤더니... 10시 30분이다....
"우리집에 가자."
오빤 몽롱~한 눈으로 차를 움직였다.
오빠의 차는... 술김에 방문했던... 그리고.. 비녀를 찾으러 몰래 들어갔던..
그 호화스런 오피스텔 앞에서 멈췄다..
"내리자!"
"어?...어어.."
난, 군말없이 오빠가 집으로 향하는데도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다시 이 집에 도착해서 난 정신을 차렸다.
그 반짝이던.. 엘리베이터를 탔다..
"나...나..집에갈래.."
"장모님, 장인어른한테 말씀드렸어 병원에 있다고."
"언제... 부터 엄마, 아빠랑 연락한거야?"
"아~ 약발이 떨어졌어.. 이리와!"
하곤 내 허릴 끌어다가 품에 안는다.
'띵동-'
엘리베이터가 7층에서 멈춰섰다.
문에 붙어있는 도어락에 비밀번호...
123456789를 누르곤 내게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는 은소오빠..
"흠흠... 실례...읍!"
하고 내가 집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키스를 해오는 오빠...
"으읍......하아.."
"하아... 너무 좋다..."
"이렇게 큰데서.. 혼자 살아? 결혼은 안했어?"
"김바다... 그러지마.. 너랑 결혼하려고 온거야.."
"누가..."
"여기.. 우리집이거든...?"
하며... 반항하면.. 먹어버리겠다는 표정....
"지... 지금 그거!! 협박이야?!"
"응."
"하아... 웃겨. 나 집에 갈래."
"니네 집 여긴데?"
"무슨소리 하는거야?"
"어쩌지? 장인어른, 장모님이 나한테 너 팔았거든?"
"뻥치시네! 갈께!"
"데려다 줄까?"
하며 차키를 들고서 따라 나서는 은소오빠..
그리고.. 익숙한 내 옷들이... 보이는 방...
"이...이게뭐야? 이건.. 내옷...."
"내말 못믿었구나? 오늘부터 여기가 니네 집이라구."
"하아... 오빠.. 왜그래.."
"나처럼, 니가 도망가면 난 못참을것 같아서."
"지금 나보고 오빠랑 살란 말이야?"
"응."
'꼬르륵-'
그때... 눈치없는 내 뱃속... 거지 시계가 울렸다..
"배고프지? 내가, 밥,설거지,빨래! 다할께! 넌 가만~히 있으면 된단말씀!"
하며 익숙하게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으로 들어가는 은소오빠..
'털썩-'
난, 약간의 현기증에 거실의 쇼파 모퉁이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여보세요? 엄마."
[어어~ 딸..]
"엄마, 이게 뭐야?"
[왜에~ 원래 너 혼자 생활하고 싶어했잖아~]
난, 점점 큰소리가 날 것같아 작게 속삭이며 내 짐이 있던 그 방으로 들어갔다.
"이게 혼자야? 엄마 아빠 맞어?"
[이서방이, 잘해줄꺼야~ 너 이제 우리집 사람 아냐~ 사랑한다 딸!]
이번엔... 아빠목소리... 완전... 내편은 아무도 없어...
"아..아빠! 엄마!!!"
'뚜....뚜...뚜........'
난, 예쁘게 꾸며진 방을 둘러봤다...
거의 내 방을 통째로 옮겨놓은듯...
책상이며.. 책들이며 비슷한 위치에 놓여있다..
바뀐건... 이 방문을 열면...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는 거다...
"바다야, 밥먹어!"
밖에서 은소오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맛있는 냄새와 함께...
"나... 정말 혼란스러워.."
"익숙해질꺼야.."
하며 미안한듯 귀여운 표정을 지어보인다..
"치이... 뭐야아..."
난.. 볼에 잔뜩 공기를 불어넣어... 비슷한 표정을 해보였다..
"그 표정.. 딴남자한테도 하면.. 죽는다?"
도로 심각해지는 이 남자...
"이거 먹고, 씻고, 구두사러가자."
"응?"
난, 입에 음식을 잔뜩 넣고 대답했다.
"으이그, 귀여워~"
하며 내 볼을 꼬집는 오빠..
"으으음~"
난, 얼굴을 찡그리고 아프다며 소릴냈다.
"맛있지?"
"응.. 밥먹는게 그러면 어떻게해~"
난, 힘들게 밥을 삼키고선 말했다.
"이은소~ 시집가도 되겠네~"
하고 내가 칭찬을 했다.
"그거.. 욕이야, 칭찬이야?"
"욕."
"어우! 이게?!"
"나 밥안먹어!"
"아아.. 알았어... 그래 그래~ 시집! 밥먹어, 자!"
내손에 숟가락을 쥐어주는 은소오빠..
"나 사실.. 집나와서 살고싶었는데.. 혼자서."
"난, 너랑 살고 싶었는데.."
하며 대꾸하는 은소오빠...
"뭐래? 치이... 이거 맛있다~ 어떻게 한거야?"
"새어머니가.."
"그동안... 본가에 들어가서 있었어?"
"아니, 한국와선 여기 있었어. 며칠 안됬지만."
"어머니랑은.. 많이 친해졌...네?"
"응.. 하도 새어머니가 들이데서.."
"근데...새어머니가 뭐냐? 혹시.. 어머니 앞에서도 새어머니라고 해?"
"응."
"그러지마... 얼마나 슬프시겠어~"
"새어머니를 새어머니라고 그러지 뭐라고 하냐?"
"어머니라고 불러 드려~ 다 커서 어린애처럼?"
"생각해보고~"
하며 의자에 등을 기대어 앉는 은소오빠...
언제 저렇게 근육이 들러 붙은 걸까...?
"나 먼저 씻을께, 대충 옷장 정리라고 하고 있어~"
"어? 어어..."
오빠가 욕실로 들어갔고...
난, 내 방으로 들어가 짐을 정리했다...
"어쩜... 엄마 아빠가 그러냐...? 완전..."
집에서 쓰던 옷장보다 몇배는 더 큰 옷장에 옷을 옮겨 걸었다...
하아.. 나 지금 뭐하는거니...?
얼마나 급하게 짐을 챙겼는지... 그나마 있는 구두.. 다 망가졌네...!
"바다야! 나 다 씻었으니까, 씻고 나와~"
거실에서 오빠 목소리가 들렸고 난 갈아입을 옷을 들고 거실로 나갔다..
"으악!!!"
나체....에 달랑 중간에 수건한장 두르고 머리칼에 물기를 털고있는 오빠...
"아... 놀랬어? 미안, 조심할께!"
하고 하얀 남방을 얼른 걸치며 저~쪽 벽으로 사라지는 오빠..
하긴... 우린... 이미 볼꺼.. 못볼꺼... 다본.... 그치만.. 난... 술에 취해서... 기억이..잘...
아아.. 몰라 몰라!!!
'쏴아-'
샤워를 하고 지우지 못한 화장을 말끔히 지워냈다..
화장을 진하게 하는 편이 아니라서 별다른 변화는 없었지만...
'뚝뚝-'
온몸에 흐르는 물기를 닦고서 욕실안에서 옷을 입고 나왔다...
욕실앞엔 어느새 말끔히 차려입은 은소오빠가 서있었다.
그리고 그런 오빨 난 멀뚱멀뚱 쳐다봤다.
"에이... 놀래켜줄려고 했는데~"
"잘생겼다..오빠."
나도 모르게... 감탄사 처럼 튀어 나와버린 말..
"넌, 미친듯이 예뻐.."
"나... 머리만 말리면 되는데.."
하고 수건으로 꾹- 꾹- 머리칼을 눌렀다.
"이리와. 말려줄께"
난 오빠에게 두어발짝 다가가서 몸을 돌렸다.
수선으로 능숙하게 내 머리를 말려주는 오빠...
그 손길이 너무 부드럽다... 잠이 들것같이..
'와락-'
내 등뒤에서 얼추 다 마른 내 머릴 만지작거리던 오빠가
날 안았다...
"바다야..."
"응?"
"구두사러 가자."
"응.."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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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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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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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25 18:4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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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누나한테안겨 < 바껏서요 'ㅅ'♥♥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__< 두리 잘되니까 조기인 한뎁,, 반지오빠안 어캐 되는거에요?? 푸하하! ㅋ [잼써여어! ㅋ]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여태까지 쭉~~~ 쫬는데 넘 재미있어요~~ 다음편 보러 go할께요~~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꺅저도계~속연속으로보고있는데 너무너무재밌어 미치겠어용!!!꺅 ㅋㅋㅋ 앞으로도계속 좋은소설올려주세용!!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너무 재밌어요~ㅋㅋ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진짜 잼잇따 둘이 진짜진짜 귀엽따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