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 내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했고 2. 그렇게 열심히 일 할 필요가 없었다. 3. 내 감정을 주위에 솔직하게 표현하며 살지 못했다. 4. 친구들과 연락하며 살았어야 했다. 5. 행복은 결국 내 선택이었었다. -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는데 겁이 나서 변화를 선택하지 못했고, 튀면 안된다고 생각해 남들과 똑같은 일상을 반복했다.
동물 챙겨주기 닭장에 가니 녀석들 밖으로 나오려고 안달 오리는 완전히 컸다 이제 곧 알 낳을 것같다 어린 기러기들도 제법 깃털 나 꼴이 난다 청계는 중닭이 되었다 교미하는 걸 보니 알을 곧 낳을 듯 토종닭과 일반 닭은 한달쯤 더 커야 중닭이 되겠다 특히 토종닭은 넘 작다
물과 모이를 주었다 닭장 놀이터 한쪽에 알이 있다 달걀만 하길래 달걀인줄 알고 깨서 뻥이에게 주었더니 잘 먹질 않는다 다시 살펴보니 흰자질 점성이 좋다 아하 이건 기러기 알 암기러기가 여기에 알을 낳는 것같다 난 품고 있는 곳에 알을 낳는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알이 작은 걸 보니 이제 알을 낳기 시작한 것 같다 품고 있는 알은 모두 크다 그건 새끼를 떼어낸 암기러기가 낳은 것같다 저번에 내가 일곱 개를 꺼내 버렸는데 지금 일곱 개를 품고 있다 알을 품을 줄 알았으면 그대로 놓아 둘 것을... 오늘은 일찍 나가 놀으라고 문을 열어 주었더니 모이를 먹다 말고 모두 밖으로 우르르 그래 솔밭이 더 좋겠지
마당가 병아리장에 있는 오골계와 청계는 풀어 주질 않았다 알을 다른 곳에 낳는 것같아 알자리 습관을 들여야겠다 모이만 주고 문을 닫아 두었다
어제 먹다 남은 용봉탕 국물 데워 아침 한술 국물이 꽤 남아 있다 이걸로 다시 죽을 쑤어도 좋겠다
집사람이 내일은 비온다고 하니 오늘 고추를 따 잔다 아침엔 날씨가 흐리니 오후에나 따자고
달리 할 일도 없어 음악 들으며 뒹굴 생각해 보니 용봉탕 국물로 죽 쑤어 큰형님께 가져다 드려도 괜찮을 듯 고기는 없지만 좋은 성분은 국물에 녹아 있어 죽 쑤어도 좋겠다 집사람도 국물이 좋으니 그렇게 하란다 찹쌀을 씻어 국물을 부어 죽을 쑤었다 여기에 밤과 인삼을 새로 넣었다
죽을 가져다 드리려고 큰형님께 전화드리니 조금 있다 외출하신다고 그럼 지금 잠깐 다녀 가겠다며 집사람에게 같이 가자고 집사람이 가지와 오이 고추 깻잎도 좀 가져다 드리잔다 우리가 가꾼 것이니 반찬해 드시라고 가져다 드리는 것도 좋겠지
큰형님댁을 가니 무얼 가져 오냐고 용봉탕 국물이 넘 맛있어 죽을 쑤었다고 죽이 부드러워 드시기 좋을 거라고 형수님께서 넘 맛있겠단다 형수님 몸이 불편하시니 집사람이 가져간 들깨를 얼른 다듬어 드리고 간단다 그래 혼자 다듬으시려면 힘들겠다 형수님 음식 솜씨가 좋지만 이제는 노인들이라 간혹 반찬도 한번씩 해다 드려야겠단다 좋은 생각이다 우리가 할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해다 드리는 것이 좋으리라 큰형님께선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다고 형수님이 아프셔 매일 병원에 같이 다니느라 그게 좀 형님이라도 건강하시니까 다행이다 나도 형님처럼 나이들어도 건강히 지내려면 몸관리를 좀 해야겠다
여동생에게 손질해 놓은 자라가 작지만 가져다 용봉탕 해먹으라고 문자 넣었더니 내일이나 가지러 오겠다고 전화했다 자라에다 덩치는 작지만 청계 한마리 넣어 끓여 먹어도 좋을 것같다
집사람이 산악회 모임 다녀온다며 나간다 닭장에 내려가보니 알품고 있는 닭이 나와 버렸다 병아리 세 마리를 데리고 있다 알자린엔 태어나서 그만 죽어 버린 병아리와 알이 4개가 있다 이건 더 이상 품지 않을 것같다 알을 바닥에 던졌더니 삐약소리가 어? 들어보니 알에서 병아리가 나오려하고 있었다 저런 이라니 모르고 던져 버려 모두 충격받아 더 이상 살 수 없을 듯 참 아깝다 부화하고 있는 줄 알았으면 부화기에 넣어 깰 건데 내가 넘 성급했다
알을 바닥에 방치 닭이나 기러기가 쪼아 먹겠지 병아리와 어미닭은 그물망 안에 가두었다 병아리들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그 속에서 키워야겠다
오골계 수탉을 한 마리 잡아 재봉동생집으로 거기에 오골계 암탉이 몇 마리 있으니 알 낳으면 유정란을 달라고 했다 재봉동생에게 오골계 알을 받으면 부화시켜 보아야겠다
재봉동생 고추를 보니 많이 죽었다 청고병으로 그런단다 그건 약이 없다고 청고병과 역병이 죽어가는 상태가 비슷한데 역병은 뿌리를 하얀 균사가 덮고 있는데 청고병은 뿌리에 이상현상이 보이질 않는다 이건 땅이 균으로 오염되어 비가 자주 내릴 때 고추뿌리로 옮겨간단다 아직까지 그 병의 방제에 대해 약이 개발되지 않았다고 농약사에서 이야기 한다 방제하려면 그 자릴 피해 심는 수밖에 없다고 요즘 비가 찌질찌질 오기 때문에 그러는 걸까?
우리 고추밭을 둘러 보니 우리 고추도 한그루가 죽어 간다 이건 역병으로 죽는 것같다 안되겠다 오후에 고추 따고 바로 약을 해주어야겠다
용봉탕 한그릇으로 점심을 때웠다 햇빛나니까 더위가 확 밀려든다 낮잠이나 한숨 자야지
고추따러 나가자고 집사람은 집안 청소부터 깔끔한 사람이라 어지러져 있는 꼴을 못본다 난 워낙 털털해 항상 지적을 받는데도 고쳐지질 않는다 부부는 서로 다르게 만나는지 모르겠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가며 살아가는게 부부 아닐까?
오늘 아침 토끼에게 사료만 준게 걸린다 칡덩굴과 옥수수대를 꺾어다 주었다 녀석들 잘도 먹는다 이게 지들 입맛에 맞는 듯
고추따러 내려갔다 집사람도 뒤따라 바로
고추가 꽤 익었다 붉은 쪽만 보고 따면 뒷면이 익지 않았다 또 잘 익은 것처럼 보이는데 따고 보니 위쪽은 색깔이 곱질 않다 그래서 하나하나 저세히 살펴가며 따야한다
둘이서 400주를 따고 보니 거의 두시간 훌쩍 익은게 많아 따는데 시간 걸렸다 무려 두망 반을 땄다
햇빛나니 열기가 더해 땀 펄펄 목은 잔뜩 마렵고 안되겠다 고추밭 옆에 심어 놓은 방울토마토에서 몇 개를 정신없이 따 먹었다 좀 피곤이 가시는 느낌 가지와 오이고추 청량고추도 좀 땄다 오늘 약을 하게 되면 며칠 따먹기 어려울 것같다
고추를 리어카에 싣고 올라와 찬물을 벌컥벌컥 갈증이 가시지 않아 막걸리 한잔 마셨음 좋겠는데 고추에 약할려니 주저 약하고 난 뒤에 마셔야겠다
집사람은 고추 씻어 그물망에 넌다고 난 탄저와 역병약 살충제와 영양제를 섞어 약을 했다 저번에 소주병에 담아 놓은 엔케이가 잘 녹질 않았다 물에 잘 녹는 비료라고 했는데... 병을 흔드니 어느 정도 녹는 것같다 그걸 농약통에 같이 탔다 역병으로 죽어 간게 하나 있고 탄저병 걸린게 4그루 약을 제 때 해주는데도 탄저와 역병이 걸린다 추석까진 예닐곱번 고추를 따야할건데 탄저에 발목 잡히면 꽝 수시로 살펴보고 조치를 취해야겠다
남은 약을 감나무에 뿌려 주었다 감나무 깍지벌레가 아직 떨어지질 않았다 내일은 약을 타서 다시 한번 해주어야겠다 감도 약을 해주지 않곤 좋은 걸 먹을 수가 없다
올라오니 일곱시가 다 되간다 서너시간 일하고 나니 몸이 지친다 아이구 조금씩 해야하는데...
샤워하고 수육을 데워 베란다에 앉아 막걸리 한잔 모처럼 하늘 맑아 산그림자가 조양뜰을 지나 노적봉을 덮쳐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래 서서히 어둠이 밀려드는 거지 그래도 아름다운 저녁놀처럼 마지막 불꽃 화려하게 피워내 보고 싶다 상념에 젖어 한잔 두잔 오늘은 이걸로 모든 걸 땡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