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읽고 싶었지만 줄거리를 대충 알고 있었기에 읽기가 겁이났던
이청준의 '눈길'을 얼마전에야 읽었다
이청준의 고향인 대덕면 진목리는 우리 외가집이 있는곳이다
눈길에 나오는 그 길은 나도 엄마의 손을 잡고 걸었던 곳이다
옛날에는 회진이 버스종점이었다
회진에서 내려 진목리까지는 어린 기억에 두시간쯤 걸었던것 같다
눈길의 배경이 그 길이다
이청준이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데
형이 가산을 탕진해 집이 팔렸다는 얘기를 듣고
집에 내려왔는데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팔린 집을 하루 빌려 옷궤짝을 다시 갖다놓고
하룻밤 재운 다음
새벽에 눈길을 걸어 아들을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들의 발자욱이 하얀 눈길에 남아 있는것을 보고
눈물을 뿌리며 동네로 돌아와
동네어귀에서 한참을 앉아있다 아침햇살을 맞는다는..그런 내용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단편이다
별로 길지않은 내용이지만 과거 생각에 눈물이 아른거려 읽지 못하다가
TV 개그콘서트 시간에 겨우 다 읽었다.
첫댓글 진목리 가는 그 길, 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봤다. 방파제 옆 회진우체국에 근무하던 시절이 있었걸랑...요새는 옮겼더라^^
이청준선생님께서 투병중이라는 뉴스보고 인터넷에서 다시 읽어보고 나도 울컥...이문열작가랑 비교되는.. 그런분이 우리고향사람인게 자랑스럽다..편히 잘가시기를..."멀고먼 황천가는길은 객사도 없는데 오늘밤은 어디에서 묵고 갈거나"하는 구절을 엊그제 漢詩로 읽었는데 참...
80년대부터 정신맑은 작가로 글을 쓰셨는데 우리 나이가 이만큼 되었으니 ..........그분이 가셨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