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뽀뽀뽀 031 [안아주세요..]
Writer. 체리빈
E-mail. tjfcnzkcnzk@hanmail.net
fan-cafe: 인소체
"휴우... 다행이다.."
한줄만 그어진 임신테스트기를 들여다 보며 내가 꺼낸말..
왠지 아쉽다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나 참... 바보같이..
'벌컥-'
하고 화장실 문이 열렸고
환한 빛이 어두운 제래식 화장실 안으로 어김없이 쏟아져 들어왔다.
"할매에!!!"
"음마, 나 귀 안먹었당께?"
"지나가는 동네사람들 다 보겠어! 문 닫어!!!"
"나도 급한께 싸게싸게 나오드라고!"
"아...진짜!!!"
난 짜증을 버럭! 내며 화장실에서 급히 나왔다.
"그것은 뭐시여?"
화장실로 들어가던 할머니가 내 손에 들린 임신테스트기를 보고 하는말..
"어어? 음....."
하고 무슨말로 할머니를 속일까... 생각하는데..
'탁-'
하고 화장실 문이 닫혔다..
난, 작은 한숨을 내쉬고 손에 들린것을 버릴곳을 찾았다..
'슥슥-'
난, 삽으로 땅을 파고 임신테스트기를 종이 케이스에 담아서 넣곤 흙으로 덮었다.
다 덮힌 흙위로 올라가 쿵쿵- 발로 누르고 있을때쯤..
할머니가 평온한 표정으로 화장실에서 나오셨다.
할매... 쾌변했구나? 하하~
"할매, 어두워졌어.."
점점 시간이 지나고 오후가 되었다.
온 동내가 암흑으로 변했다.
"전기세 아껴야제~"
하시며 아까부터 컴컴한데서 콩나물을 다듬고 계신다..
"할매... 그래도.. 너무 어두워.."
"음마? 다 큰것이 아직도 무섭당가?"
어릴적 할머니집에 와서 할머니가 불을 모두 꺼버리면..
무섭다고 소리치며 울던게 생각났다.
그때마다 하늘인 짜증을 내며 불을 켜고, 할머닌 끄고..
그러다 난 잠이들고...
"할매~ 옛날 이야기 해줘~"
"내가 다 까먹어 부러서 모른당께? 그 연속극에 나오는 정임이 말이여~
그 느그 앞집 사람이랑 결혼한 그 정임이~"
아마, 채희언니가 아침드라마에서 맡은 배역 이름이 '정임'이였나보다..
"응~"
"거시기.. 신랑하고 이혼해부렀다고 하든디? 어끄저깨 보니께.. 테리비서 그라든만?"
할머닌 무릎을 탁! 치며 안타까워 하셨다..
"휘...민오빠가? 아니야... 이혼을 왜.."
"음마, 참말이당께?"
"그럴리가.."
"정임이를 그렇게 안봤는디... 바람이 났다고 하드만~"
채희언니...가?... 아니야... 아닐꺼야...
두사람.. 사랑하잖아... 왜....
"아닌데...."
난, 아닐꺼라고 중얼거렸고..
어느새 텔레비전을 켜며 화면이 잘 안나오자 힘껏 손으로 내리치는 할머니..
"이것 보랑께? 참말이여~ 아니여~"
마침.. '연예간중계'에서 그들의 소식을 전하는 MC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실망 시켜 드린점... 정말.. 죄송합니다..'
초최한 모습의 채희 언니가 화장끼 없는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를 하는 장면..
그리고 특수효과로 살짝 스쳐지나가는 휘민오빠와 채희 언니의 결혼식 사진 한장..
"내 말이, 맞냐? 안 맞냐?"
"으응....그래.. 할매..."
할머닌 다시 콩나물 바구니를 끌어다가 텔레비전 앞에다 두고 다시 다듬기 시작했다.
'뒤척- 뒤척-'
너무 일찍 잠드는 시골사람들...
우리 할매도 오늘 오전에 일 많이 한다고 힘들었나보다..
나도 허리가 뻐근~ 한게..
'척-'
정지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정지되기 전까지의 통화목록을 뒤적거렸다..
연락한번 없던 친구들의 전화번호...
그리고 휘민오빠의 이름... 채희언니의 이름....
'슥-'
난 휴대폰을 들고 마당에 있는 빨간색의 집 전화기 앞으로 다가갔다.
'삑삑삑- 삑삑-...'
"여보세요?"
[으응.. 바다씨?]
"네에... 언니.."
[전화 했었는데... 휴대폰.. 정지시킨거야?]
"아... 사정이 있어서요.."
[나... 휘민씨랑 이혼..할꺼야..]
"언니... 왜 그랬어요..."
[아....]
"아뇨... 왜.. 거짓말로... 언니가 바람폈다구.. 그러셨냐구요.."
평소 채희언니가 얼마나 휘민오빠를 사랑하는지 알기에
텔레비전의 채희언니의 모습을 믿을수가 없었다..
아니.. 아닐꺼다..
[역시... 바다씨한텐.. 안먹히네? 하아...]
전화기 너머의 언니의 목소린 떨리고 있었다..
"언니... 많이 힘드시죠..."
[나... 여행이라도 갈까봐... 쉬고 싶어졌어..]
가수에, 연기에, 사회자에... 결혼후 더 바빠진 채희언니..
그리고 그때부터 점점 갈라지기 시작하던 두사람 사이..
어느정도 심각하단건 들어서 알고있었지만.. 이렇게 될줄은...
"언니.. 저도 여행중이예요.."
[응... 그 기자회견 봤어.. 너도.. 힘들겠다..]
"언니... 흑......흑......."
떠나오느라 정신없었던 난...
채희언니와의 통화에 결국 눈물을 흘려버렸다...
[전화번호 보니까.. 해외는 아니고.. 어디야?]
다음날 아침...
아직 새벽인데 할머니가 내 엉덩일 때리며 일어나라고 소리치고 있다.
"할매에~~"
난, 어젯밤에 울어버린 탓에 갈라진 목소리로 애원하고 있었다..
"밥값을 혀야지!!"
"할매! 치사 빤쓰다!"
하고 말을 선뜻 내뱉었는데... 그남자....가 생각나버렸다..
벌떡-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일을 하려고 채비를 했다.
"음마? 니 눈이... 시방 왜그란다냐?"
"할매! '물파스'만 사면 어떡해, '에프콜라'를 사야지! 모기 다물렸어 이씨!"
하고 대충 둘러데고선 마루에 앉아 노란 장화를 힘들여 신었다.
"오늘은, 쪼까 힘들것이구만?"
"응?? 어제 보다 더?!"
우리 할매... 저 작은 몸에서 어떻게 힘이 나오는건지.... 대단!
"할매!! 같이가!!"
하고 이미 저~ 만치 걸어가고 있는 할머니를 따라 살짝쿵 달렸다..
"으윽....메스꺼워.."
속이 울렁거리는 것이.. 아침 밥 먹을게 채했나..?
'터벅...터벅....'
난 달리다 말고, 빠른걸음으로 걸었다..
"오메!! 이것이 꼬추나무를 다 뿐질러부네!!!"
어느새 내가 고추를 따다가 나무를 부셔버린걸 알았는지
할머니는 내 뒤에서 펄펄 뛰며 야단이시다..
"할매.. 이게 안 뜯어지잖아... 헤헤~"
난, 머리를 글쩍이며 웃어보였다.
"할매... 흐악... 나, 이거 한포대 채웠어.."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가 노란 포대에 한긋 담고서 뿌듯한 표정으로 할머니를 불렀다.
이미 두 포대를 채운 할머닌 날 노려보며 서있었다...
"젊은것이 어째 그러큰 일을못해? 어디 쓰간디??"
할머니는 오늘은 이만 됐다며 먼저 집에 들어가라고 내 등을 떠밀었다..
'저벅- 저벅-'
이놈의 동내는 말끔히 포장된 길이 하나도 없다 그래..
"바다씨.."
"어어? 언니!!"
집에 도착하고 고추 포대를 마당에 내려놓는데
마루에서 날 부르는 목소리..
채희 언니였다...
"나도.. 여행왔어."
하고 두개나 되는 커다란 가방을 툭툭- 치는 채희언니..
"언니, 아무한테도 말 안한거 맞죠?"
하고 의심하는 내말에 강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언니..
"나... 당분간 여기있을께.. 아직 이혼서류에 도장..안찍었어.."
"언니..."
난, 언니를 꼬옥- 안아줬다.
"어머.. 바다씨.. 땀냄새나.."
"헤헤~ 내일부턴 언니한테도 날꺼예요~"
언니 무슨말인가~ 어리둥절해 했지만..
내일이면 울 할매 밥값하라고 고래고래 소릴 치실껄요?
"언제.. 왔어?"
"음.. 어제.. 새벽... 그러니까.. 그저께 저녁..?"
"응... 그렇구나.."
"언니.."
내 작은 부름에 언닌 살짝 고개를 들었다..
"화이팅!"
하고 언니를 달래는데..
동시에.. 난 나도 함께 달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바다씨.. 그거.. 몸빼.. 맞지?"
"에이~ 언니 입지마요~ 몸매 망가져~"
"하하~ 아냐, 나 저번 드라마 촬영때 입어봤어 얼마나 편하던지~~"
"정말요? 천하의 한채희씨가요? 대단!"
"하하~ 뭐 난, 그러지 말란법있나?"
한참을 마루에서 언니랑 웃고 떠드는데 대문을 열고 할머니가 리어카를 끌고 들어오신다.
"저희 친할머니요~ 디게 무서우시니까 긴장 타세요~"
"아아... 그래요? 아...안녕하세요.. 할머님?"
하고 채희언니가 어정쩡하게 할머니께 인사를 드렸다..
"오메!!! 이것이 누구여!!! 정임이!! 정임이구만!!!"
"할...매?"
할머닌 내게 대하는 태도완 완전 다르게 채희언니에게 잘 해주셨다..
할매.. 진짜.. 치사 빤슨거 알지?
"안녕히들 가세요~ 어르신~"
그날밤 온 동내사람들이 채희언니.. 아니.. 연속극의 정임이를 만나러 할머니집에 들렀고..
이제서야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울 할매가, 정임이 피곤하다고 야단을 쳐서.. 쫒아낸건지만...
"정임이, 언능 자드라고~ 피곤하제~"
"아~ 아니예요~ 이건 제가 치울께요~"
"음마~ 먼소리여~ 언능 들어가 자드라고~"
"할매 완전 치사!"
하고 나도 채희언니를 따라 방에 들어가려는데..
"뭣하냐? 안치우고?"
"할매에~~"
결국.. 동내사람들이 어질러둔..
그릇... 숫가락.. 젓가락... 모두 모두 치우고 방에 들어갔다..
'드르륵-'
"어..언니?"
방에 들어갔는데 언니가 가슴을 마구 두드리고 있었다..
"바다씨.. 나.. 채했나봐.."
"어디봐요~"
난, 언른 언니의 귀를 잡았다..
따뜻...한데...? 차가워야.. 채한건데...
"언니, 조금 따끔~ 할꺼예요~"
"으응... 으악!!"
내가 바늘로 언니 엄지손을 쿡- 찌르자 언닌 소릴쳤다..
채희언니... 한 엄살 하시는구나... 하하..
두자매.. 닮은게 없는것 같애... 얼굴빼고... 하하...
"언니... 채한게.. 아닌것 같은데..(글적)"
검은 피라곤 하나도 나오지 않고..
대신.. 바늘로 찌른 곳에서 선명한 피가 조금 나오다 말았다..
"아아.. 그래도 너무 답답해..바다씨.. 울렁거려.. 배타고 있는것 같애.."
"어어... 설마... 이거... 한번 해보세요.."
하고 이제 세개 남은 임신 테스트기를 꺼내어 언니에게 줬다..
"바다씨...이걸...?"
"아아... 그게..."
순간 언니의 이상한 표정이 와 닿자 난 절레 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난, 아니예요~
"나.. 내일 아침에 할래요.. 나.. 떨려.."
다음날...
할머니가 깨우지 않자 놀라서 일어났는데... 여덟시???
할머니 혼자 밭에...?
'저기요.. 누구 안계세요?'
어디선가... 서울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불길한 느낌에... 난 얼른 방문을 걸어잠궜다.
"누구야 바다씨?"
"몰라요... 서...서울에서 왔나봐요.. 어뜩해.."
"내가.. 나가볼께.."
하며 성큼 일어나 방문을 열고 마루로 나가는 채희언니...
언니가 한참 안돌아오자.. 나도 방문을 열고 나갔다..
카...메라?
"언니...."
"아... 안녕하세요? 저.. 이은소씨..."
"예? 아니예요!!!"
"아아... 괜찮아요 바다씨 이분 그런분 아니셔.."
채희언니가 아는 사람 같아보였다..
"언니.. 아는분...?"
"응.. 괜찮아 바다씨.. 그래.. 나PD.. 얼마.. 줄수있는데?"
"와~ 선배! 어쩜 이렇게 변했어? 사실.. 많이는 못줘.."
"이거.. 찍고나서.. 얼마만에 방송되는거야?"
"한, 한달 지나서 방영되죠 아마도~"
"그래...? 찍을께."
"언니.. 뭘요?"
"응.. 이 친구, 나은희 PD, 내 대학교 후배."
"아... 안녕하세요? 김바다..라고 합니다."
"네~ 나은희 입니다~"
"지금.. 나 돈한푼 없거든.. 한달후에 방송되다니까.. 한달만 찍고!
돈받고! 우리.. 다른곳으로 가자 바다씨... 응?"
"그야... 뭐... 여기서 계속 눌러 살 생각은 없었지만.."
"저어.. 이거 케이블 방송이라서 알아보는 사람별로 없어요~ 걱정마세요~"
하고 머릴 글적이며 부탁한다는 표정의 채희언니 후배..
"자, 지금부터 그냥 편하게 평소처럼 하시면 되요. 저 없다고 생각하시구요~ 다큐멘터리거든요~"
하고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난 어색해서 딴청만 부리는데..
채희언닌 자연스럽게 촬영에 임했다..
대 스타가... 몸빼를 차려입고 말이다...
"어떻게 이곳에 오시게 되셨어요?"
"전, 어제 왔어요~ 이혼... 일 때문에 복잡해져서.. 오해까지 생기고..
다행히 여기 먼저 여행와 있는 친구 덕분에 저도 한동안 여기서 머물기로 했죠~"
언닌, 마루에 앉아 콩나물을 만지작 거리며 나PD와 자연스런 대화를 했다..
"LK회장님과..스캔들은 진짜인가요?"
하는 나PD의 물음에.. 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 카메라에 대놓고 말할 자신 없어요.. 하는 얼굴로..
"이거.. 드실래요? 맛있는데~"
난, 방금 찐 고구마를 꺼내다가 마루에 내려놓았다..
"PD님은 안 더우세요? 여기와서 앉으시지.."
"아..네에~"
하고 채희언니가 말하자 나PD님은 웃으면서 마루에 살짝 앉았다.
카메라가 흔들리까봐 진땀을 빼며..
"여기와보니까.. 너무 좋아요.. 어르신들은..
제가 가수였는지 모르시더라구요~ 그저 정임이~ 하시는데..
그냥 마음이... 포근해졌어요.. 친정에 온 기분.."
"우리 할머니두.. 채희언니한텐 일 안시켜요~"
나도 은근.. 카메라를 보며 웃으며서 말했다.
뭐.. 케이블인데..! 돈이나 실컷 벌자!!
"아... 맞다.. 나 화장실좀..하하.."
언니 잠시 방에 들어갔다가 화장실로 향했다..
어젯밤에 떨려서 못하겠다고 하던.. 그 임신테스트기를.. 가지고..
"저거.. 뭐예요?"
"네에?"
나PD의 물음에 난 적잖이 당황해서 그냥 웃기만 했다..
잠시후 화장실 문이 열리고...
채희언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언니.."
난, 마루에서 내려갔다..
카메라가 언니의 얼굴을 못담게 가리고서 작게.. 언니를 불렀다..
"임신....인거..같애...."
"네에???"
"어...떡..하면 좋지 바다씨....?"
"언니.. 휘민오빠랑 이혼하지마요.. 네? 이제.. 아기도 생겼고.."
"나... 휘민씨한테 잘할 자신..없어 바다씨.."
"언니.. 오빠.. 많이 사랑하잖아요.. 네?"
"흐음... 이제.. 늦었어.. 너무 많이.."
분위기 한참 우울해지는데.. 동내사람들이 대문으로 하나둘 들어왔다..
밭일을 끝내고 오시는건지 온통 흙이 묻어서..
"정임이~~ 오마... 이 카메란가 뭐신가 아니여?"
"하하.. 할머님.. 이건 손데시면 안되구요~"
"정임이 찍으러 왔구만?"
"아...네에.."
쩔쩔매는 나PD의 모습에 채희언니랑 난 살짝 웃었다..
"정임이는 서울 사람들이 지긋지긋해서 내려온것인디? 그새 따라와? 혼나야 겠구만!!!!"
"아아~ 할머니이.. 저두 여자에요~"
나PD의 절규... 채희언닌 내손을 꼬옥- 잡았다..
언니.. 힘..내세요..!
"이것들이 뭐여! 내집에서 뭐하는 짓들이여!!"
이제서야 울 할매가 밭에서 돌아오셨다..
"하하... 누구..."
나PD님은 다시한번 공포를 느끼고 날 쳐다봤다.
"저희 할머니세요.. 할머니 여긴 나PD님 이세요."
"머여? 피...뭐시기?? 시방 니도 우리집으로 여행왔냐?"
할머닌 귀찮다는 듯 혀를 끌끌차며 방으로 들어가셨다.
"잘먹었습니다~"
나PD님이 인사를 하고 그릇을 치웠다.
"예의는 제대로 됬구만 저 색시는, 근디 저것은 왜 들고 저란다냐?"
나PD님이 계속해서 카메라를 들고있자 할머니는 궁시렁 거렸다.
"우욱...."
채희언니가... 속이 안좋은지 헛구역질을 했다..
입덧...이라는 건가...?
"선배.....혹시.."
"찍지마요.."
난, 나PD에게 부탁했다.. 찍지 말아달라고..
"괜찮아.. 그사람도.. 나 이러는거 보고 괴로워해야되.."
하고 카메라를 막던 내 손을 내리고 살짝 웃어주는 언니..
채희언니.... 괜찮아요...정말...?
"응.. 바다씨.. 괜찮아.."
"나PD도 이제 쉬세요~"
"전 신경쓰지 마시고 주무세요~"
나PD님은 우리가 잠드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고서 잠자리에 들었다..
PD라는거.. 정말 힘들겠어..
"언니... 앞으로.. 좋은생각만 하고 좋은것만 보세요~"
"지금 나 걱정 해주는거지?"
"응..."
"나도.. 바다씨가 좋은것만 듣고, 좋은것만 봤으면 좋겠어.. 좋은 생각도 하구.."
"에이~ 이미, 예쁜언니 얼굴 보고 있고, 좋은 공기마시고~ 다 좋은데 뭘~"
하고 말하는데... 왼쪽 가슴이 아려왔다..
단하나 빠진것...
그남자의 미소... 그남자의 손길.. 그남자의 모든것...이
내 왼쪽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주제 넘은 말이지만... 바다씨.. 이은소씨랑.. 무슨 관계였어요?"
나PD님이 어둠을 뚫고 내게 건낸 질문..
방금 그남자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나PD님의 입에서 나온 그남자 이름... 순간 뜨끔..해서 할말을 잃었다..
"모르긴 몰라도~ 찐~~ 한 사이였을껄?"
"어...언니이~~"
"바다씨도.. 속.. 안좋다고 하지 않았어? 해..봤어 테스트.."
"자자~~ 우리 잡시다~~ 옆방에서 주무시는 울 할머니 께시겠네~~"
순간... 그 약사의 말이 생각났다..
너무 오래 된거라.. 어떨지 모르겠다고... 하나도 아닌 4개씩이나 챙겨주고..
거기다 공짜....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임신이길 바라는건지.. 나도 참.. 웃기다..
"이렇게 일찍 잠들긴 처음이예요.."
나PD님의 목소리가 다시 어둠을 뚫고 퍼졌다..
"저두요.... 맨날... 그사람 기다렸는데..."
나도 모르게.. 은소오빠 애길 꺼내버렸다...
"카메라도 꺼졌는데 말하지~ 궁금하다~~"
나PD님의 저 집요함...
"이제... 다 끝난 일인걸요.. 다른 여잘.. 사랑하고 있어요 그남잔..
7년전에.. 만났어요.. 오빤 내가 오빠가 찾고있는 어린 꼬마라고 생각했죠..
난.. 내앞에 나타난 무시무시한 남자가.. 생전 처음보는 남자였는데 말이죠....
그때.. 부터였어요.. 가슴이... 두근거린거... 처음으로 남자를 보고 그렇게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멋져... 나도 우리 휘민씨보고 가슴이 마구~~ 두근거렸는데.."
"하하~ 휘민오빠랑은 어떻게 만난거예요?"
자,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며 누워 있는 채희언니를 내려다 봤다.
언니도 날따라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우리.. 처음에 화장실에서 만났다? 글쎄.. 내가 남자화장실에 갔는거 있지?"
"하하~ 재밌어!"
"어머.. 은근슬쩍 너어~~"
"아아~ 알았어요~ 할께요~ 그러니까.. 둘다.. 사실을 알게됬어요..
전.. 오빠가 다른사람을 찾고있었는데.. 그동안 모르고 날 좋아했다는 사실이 충격이였고..
오빤 그토록 찾던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것에 충격이였고..
그런데.. 우리두사람.. 이미 그때.. 사랑하고 있었나봐요...
그 이유로.. 헤어지지 않았거든요.. 아... 언니.. 언니 동생.. 채나한테.. 너무 미안해요.. 나때문에.."
그날밤.. 하루 종이 지난 일을 하고 잠이 들었다..
잠이라고 해봤자.. 한두시간 잤을만큼..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나PD님과 한층 친해진 기분도 들고...
"일어나랑께!!!!"
아침부터 울려퍼지는 할머니의 고함소리에 우리 세사람을 벌떡! 일어났다.
난, 밭에 나갈 채비를 하고, 채나언니는 헐클어진 머릴 다듬고..
나PD는 카메라를 챙기고..
"으아~ 몸이 뻐근~ 하네~
두사람이야기 재밌게 들었어요~ 언른 돌아가세요~ 두 남자분~ 애가 타시겠네~"
"전, 안돌아가요~"
난, 나PD에게 웃으며 말하고 할머니를 따라 밭에 나갔다..
밥값을 해야하니까.. 나 뿐만 아니라.. 저 두사람 모두의 밥값을...!
"바다야~~"
한참 밭일을 하는데 카메라와 함께 들이닥친 채나언니와 은희언니..
어젯밤에 서로 친구먹기로 하고..헤헤~~
"언니들! 내가 언니들 먹여살리는 중이거든요? 헤헤~~"
"우리도 도울께~"
"에헤~~ 임산부가!"
하며 고추밭으로 들어오는 언니를 말렸다.
"바다야.. 너...... 다시해봐.. 임신테스트기.."
하고 채희언니가 내 귀에 속삭인다...
은희언니와 함께 다시 집으로 돌아가나.. 했는데 밭 옆에서 개구리 잡으며 신나게 놀고있다..
채희언니의 색다른 모습에 매번 놀라는 중이다..
시골에 내려온지 7일째 되는날..
또, 은희언니가 카메라를 들고 우릴 찍은지 5일째 되는 날 밤...
"사실.. 케이블.. 아니야.."
"뭐어?!!!!"
우린 저녁에 누워서 자려다가 은희언니의 깜짝 고백에 놀라 자빠졌다..
"무....슨.. 말이야아...너어.."
"채희선배! 죄송합니다아~"
하고 엎드려서 납짝 절을 하는 은희언니...아니.. 나PD..
"나, 한달전에 KBM방송국 다큐멘터리 '사람극장'...."
"야아!!!!"
채희언닌 미친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사....람극장...? 그 유명한 '띠디디디~~ 디디~'....그거?
"어어언니.. 일단 진정... 애기! 애기 있잖아 언니.."
"그래... 릴렉~스.... 휴우..."
"죄송해요... 그러려고 그런게 아니구.."
"내놔."
"언니... 이미... 넘겼는...데요..(글적)"
"설마.. 이거.. 언제 방송 나가?"
"지....금이요..."
놀라 자빠질 노릇이였다...
실시간으로 돌아간단 말씀...? 어제찍고 오늘 방송.. 그런식..으루..??
한 5일 정도 지났으니까.. 얼추 완료된거...?
"당장...막아..... 어서!!"
채희언니의 싸늘한 목소리가 방안에 퍼졌다..
큰일이다... 설마... 은소오빠가 안봤...겠지?
"언니... 오빠가... 은소오빠가.. 보면... 어쩌지...
아아.. 아니다.. 어차피.. 오빤.. 그 언니가 있으니까...
멋진.. 기자언니.. 하아.. 내가 괜히 걱정했나봐... 하아... 그치...?"
"바다야......"
채희언닌 날 안아줬다...
슬펐다.. 이 방송을 보고.. 날 찾아올 사람.. 우리 가족 뿐이라는거..
은소오빤.. 그 언니 옆에 있을테니까.. 그 언닐.. 사랑한다고.. 했으니까....
내가 부셔버린 그 리모컨은 봤을까......?
후훗... 나도 참.... 더 때려 부수고 나올껄...
"나은희... 너....."
"선배... 뭐든 할께요!! 죄송해요... 국장님이.... 부탁하신거라서.."
"너어......"
채희 언니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언니.. 아아.. 선배... 죄송해요.."
우리 친해지자고 말도 트고 그랬는데.. 다시 존댓말을 주고 받는다..
"너! 손들어!!"
"네에??"
채희언닌. 그 화난 표정에서 '손들어!!'를 외쳤고..
나도, 은희언니도 황당했다..
"언니... 나.. 화장실 좀.."
"응.. 혼자갈 수 있어?"
난,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방 가운데서 손들고 있는 은희언니를 내려다 보며 방에서 나왔다..
'꽈악-'
임신테스트기.. 두개를 손에 쥐고서...
"........으악..."
손에 들린...
임신테스트기에... 빨간 줄이... 하나... 둘....
"아아.....아니야.. 아닐꺼야..."
화장실에서 나와 곧장 부서질것만 같은 낡은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들이켰다..
믿을 수 없어...
아니.... 나.. 피임약.. 안먹었어...
그래.. 그.. 콘돔...그거.. 사용안했다구... 내..몸속에.. 뭔가가 있어...
'끼이익-'
물을 마시고 한참후에 신호가 왔다..
다시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하아... 어떡하면...좋아.........."
정말... 임신...이야.....
"바다야.... 뭐해? 안들어오고....?"
채희언니가 밖으로 나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끼이익-'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가자 채희언니가 보였다..
"언니......"
"바다야.. 왜 그래?"
"나좀... 나좀..... 안아주세요....."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 뽀뽀뽀 031 [안아주세요..]
체리빈
추천 0
조회 1,086
07.08.26 16:48
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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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재미있어요 빨리 다음편 써주세요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오늘은 2편 뿐인가요?? +__+ 너무 재미있습니다 ^^ 많이많이 재미잇게 써주실거죠??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원래 매일 하나씩 쓰고있는데요 인소닷에서 늦게 시작해서요 크흑;;)
어째서 일이 자꾸 꼬이는데? 은소도 행동 똑바로 했으면....두 여자 넘 불쌍해요....담편 기대...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아 !! 재밌어요!! 몇일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 정말재밌네요 ^@!! 오늘 댓글 첨다는데 ㅎㅎ 작가하셔두 되겠어요 !!!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크흣
잼써여어.. ㅜㅜ 담편 기대할게요... 그리구 두여자 둘다 잘됫으면 좋겠다아..><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오늘은 2편이라서 아쉽지만,,, 담편은 너무 기대데요... ~~!!!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원래 매일 하나씩 쓰고있는데요 인소닷에서 늦게 시작해서요 크흑;;)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오늘은 2편이라서 아쉽지만,,, 담편은 너무 기대데요... ~~!!!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어이쿠 두개씩이나 (원래 매일 하나씩 쓰고있는데요 인소닷에서 늦게 시작해서요 크흑;;)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흐엉엉엉엉 얼른 보고시풔요!!!!!!♥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으갸 바다어떡해 아기가졌나바 재밌어요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성실연재부탁!!~~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너무 재밋어요 ㅋㅋ 매일 3편이다가 오늘 2편이니까 아쉬워요 ㅠ,ㅠ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원래 매일 하나씩 쓰고있는데요 인소닷에서 늦게 시작해서요 크흑;;)
히잉 은소 빨리 나타나라고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꺅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재밌어요!!!!!!!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왕왕 담편 고고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여기서도 연재하시네요 재밌어요 !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히히
정말 재밌어여~~~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이거 이다 넘 잼잇어여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채희라는 사람 착한것 같애ㅋ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