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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혁좌초(右革左草)
오른쪽 발엔 가죽신을 신고 왼발엔 짚신을 신는다
右 : 오른쪽 우(口/2)
革 : 가죽 혁(革/0)
左 : 왼 좌(工/2)
草 : 풀 초(艹/6)
'우혁(右革)'은 오른발에 가죽신이고, '좌초(左草)'는 왼발엔 짚신이란 뜻이다. 임제(林悌)는 대문장가로 동인(東人)과 서인(西人)의 붕당 폐해를 신발로 풍자했다.
임제의 본관은 나주(羅州)요 호는 백호(白湖)로, 교속(敎束)에 매임이 없다고 '연암집(燕巖集)'에 전한다.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 진(晉)의 아들로 조부(祖父) 붕(鵬)은 승지부윤(承旨府尹)을 지냈으며, 중부(仲父) 복(復)은 선초에 박사(博士)로 백호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백호는 1577년 어머니가 그토록 바라던 과거에 급제하여 제주목사 아버지를 찾아뵈었다.
예조정랑(禮曺正郞)과 지제교(知製敎)를 거쳐 31세에 평안도사(平安都事)로 임명됐다가 임기를 마치고 병증으로 객사에 머물렀다. 문인들이 모여 시회(詩會)를 열었는데 '부벽루상영록'이다.
기록에는 사대부가 황진이 묘 앞에서 시를 읊어 벼슬을 거두었다고 나오는데 사실과 다르다. 백호는 호방한 성격에 '스스로 바르지 못한 마음은 자신을 해친다면서, 쇠의 녹이 쇠에서 생긴 것이지만 쇠를 먹듯 나쁜 생각은 스스로를 해친다' 했다.
임찬일은 '임제 소설'에서 바람이 그냥 스쳐가는 것 같지만 산야의 생명을 길러 내고, 물은 땅위의 많은 생명을 성장시켜 놓는다. '하늘이 나를 불러 세상에 보낼 적에 몇날 며칠만 다녀와라. 몸 받아 살 때 사랑부터 하라. 미움까지도 사랑으로 접어 살라. 삶을 꽃으로 피워 살고, 죽은 뒤엔 향기로 남으라. 눈꺼풀이 내려지면 이승에서 깨달을 수 없는 잠을 까치가 입에 물고 하늘로 오르리라' 하였다.
당시 '소중화(小中華)' 사상에 휩싸여 '천자는 신성한 존재'로 여겼다. 백호는 '중국 상고에 태어났다면 그까짓 돌림천자(輪番天子) 쯤은 몇 번도 했다'면서 오호(五胡)와 북적(北狄), 남만(南蠻), 서융(西戎)이 각각 황제라 칭하는데, 우리 조선(朝鮮;東夷)만 못했다. 반도에서 옹졸하게 살 바에야 산들 무엇하며 죽은들 무슨 한이 있겠느냐? '내가 죽은 뒤에 곡을 하지 말라' 사후불곡(死後不哭)을 당부했다.
백호는 보수철학에 갇혀 기득권이 신음하는 백성들을 못 본체 하자, 작품을 통하여 검은 구름사이로 쏟아내는 햇살처럼 붕당의 빗장을 걷어내라고 외쳤다. 막 입문한 유생들까지 붕당에 뛰어들자 정으로 바위를 쪼개듯 '수성지'와 시문을 통해 피맺히게 호소했다.
어느 날 백호가 말을 타고 외출을 하는데 오른발에는 가죽신을 신고, 왼발엔 짚신을 신는 것이었다. 마부가 이를 보고 깜짝 놀라서 말했다. "신발이 제짝이 아닙니다."
그러자 백호가 조용히 말했다. "모르는 소리 마라. 오른쪽에서 본 사람은 내가 가죽신을 신었다고 할 것이고, 왼쪽에서 본 사람은 짚신을 신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니 누가 짝이 맞지 않는 신을 신었다고 하겠느냐? 사람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것이 크게 잘못된 것임을 깨우쳐 주기 위한 것이다."
가죽신은 동(東)인, 짚신은 배고픈 서(西)인이다. 짚신은 오합혜(五合鞋)와 촘촘하게 삼은 십합혜(十合鞋)가 있다. 십합혜는 큰길을 걷고 오합혜는 느슨하여 산길을 걸을 때 벌레가 밟혀 상하지 않게 하려는 배려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기득권자들의 마음은 하층민에 대한 배려가 그림의 떡이었다.
우혁좌초(右革左草)
고사성어에 우혁좌초(牛革左草)란 말이 있다. 조선시대 선조 때 올곧은 대문장가인 백호 임제(白湖 林悌, 1549~1587) 선생이 만든 말이다.
어느 날 백호가 말을 타고 외출하며, 왼발에는 짚신[左草]을 신고 오른발에는 가죽신[牛革]을 신고 거리를 나섰다. 백호 선생의 이상한 차림새를 보고 하인이 깜짝 놀라 선생에게 "신발이 제짝이 아닙니다"라 하니, 백호 선생은 껄껄 웃으며 답을 피했다.
다시 하인이 그 까닭을 재차 묻자, "내 왼쪽에 있는 사람에게는 짚신만 보일 것이고, 오른쪽 사람들에게는 가죽신만 보일 텐데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고 했다.
백호는 동인(東人)과 서인(西人)의 붕당 폐해를 신발로 풍자했다. 이 같은 백호 선생의 희한한 차림새가 장안에 퍼지면서 조선 팔도에 회자(回刺)되었다. 이처럼 백호 선생은 호방하고 쾌활하면서도 재기 넘치는 시풍으로 예속에 구속받지 않았으며, 혼란했던 시대를 비판하는 정신을 지녀 비록 39세로 짧은 생을 마쳤으나, ‘풍류기남아’라고 일컬어졌다.
백호 선생은 호탕한 성격에 스스로 바르지 못한 마음은 나 자신을 해치며, 쇠의 녹이 쇠에서 생긴 것처럼 나쁜 생각을 하면 나 스스로를 해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훗날 임찬일은 '임제 소설'에서 '하늘이 나를 불러 세상에 보낼 적에 몇날 며칠만 다녀와라. 몸 받아 살 때 사랑부터 하라. 미움까지도 사랑으로 접어 살라. 삶을 꽃으로 피워 살고, 죽은 뒤엔 향기로 남으라. 눈꺼풀이 내려지면 이승에서 깨달을 수 없는 잠을 까치가 입에 물고 하늘로 오르리라' 하였다.
백호 선생은 “취하면 노래하고, 깨면 비웃으니 세상이 싫어하네.”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성리학이라는 보수철학에 갇힌 기득권층이 신음하는 백성들을 못 본체 하자, 작품을 통하여 검은 구름사이로 쏟아내는 햇살처럼 붕당의 빗장을 걷어 내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짝이 맞지 않는 신을 신었다고 면전에서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백호 선생은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당파 싸움에만 매달리는 것을 개탄하며 벼슬을 버리고 명산을 유람하며 대문장가로서 이름을 날리다가 39세의 짧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당시 왜국에 통신사로 파견됐던 동인의 김성일과 서인의 황윤길이 귀국하면서 왜국의 조선 침략에 관한 의도와 정황을 백호 선생의 차림새처럼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또 보여주는 대로 보고 와서 당리당락과 이해관계에 따라 조정에 다르게 보고했다. 그로인해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7년간 금수강산 조선의 국토가 처참하게 유린을 당하고, 피비린내로 진동하며 쑥대밭이 되었다.
사람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고 판단하기 쉽다. 백호 선생이 지은 고사성어 처럼 최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갖가지 사건들을 각자 처해진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르게 말하고 있고, 시시비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왜곡되어 나타나니 진실은커녕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조차도 믿지 못할 지경이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다는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
요즘 각종 '의혹'과 '음모론'들이 혹세무민(惑世誣民)하고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특히 북한 원전 의혹사건만도 그렇다. 이미 기소된 산자부 공무원이 삭제한 파일 목록에 북한 원전 건설과 남북 에너지 협력에 관련한 문건 파일도 주장하는 쪽 마다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부는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 원전건설에 대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했을 뿐 실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한쪽인 야당은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과연 누구의 말이 사실이고, 누구의 주장이 진실이란 말인가? 양측이 주장하는 이 모든 이야기들이 국민들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때문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과 설명이 필요하다. 이 일로 정치권이 마치 벌집을 쑤셔놓은 듯 소란스럽고 시끄럽다. 야당의비대위원장은 우리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한 것은 이적행위라고 말하고 있다. 여당 대표는 이적행위, 북풍, 선거라는 얘기가 나오면 시대착오적 이념논쟁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관점에서 싸움의 시시비비를 가리려면 어찌 해야 하나. 7년이라는 피비린내 나는 임진왜란을 온전히 다 겪고 나서야 왜국에 통신사로 파견됐던 동인의 김성일과 서인의 황윤길의 보고 중에서 누구의 말이 옳았는지 판단하였듯이 그렇게 전철(前轍)을 또 밟아가야만 정신을 차릴까.
정치꾼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던져진 것일 수도 있겠으나 국민들은 왠지 빙산(氷山)의 일각(一角)처럼 드러나지는 않으나 뭔가 모를 중대한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보이지는 않고 장막에 가려진 것처럼 답답함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 두려움마저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당리당락에 빠져서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우를 범하는 것은 한 시대로 충분히 경험하였고, 그 상처는 처절하였고, 그 후유증은 대를 이어 자손들에게까지 전해졌다. 오늘도 백호 선생은 왼발에는 짚신[左草]을 신고, 오른발에는 가죽신[牛革]을 신고 거리를 활보하며 애타게 찾고 있다. “누가 내게 진실을 말해 주겠소?”
▶️ 右(오른쪽 우/도울 우)는 ❶회의문자로 佑(우)와 동자(同字)이다. 식사할 때 밥을 먹는(口) 손(又)이라는 뜻을 합(合)한 글자로 오른쪽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右자는 '오른쪽'이나 '오른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右자는 금문에서야 등장한 글자이다. 갑골문에서는 又(또 우)자가 '손'을 통칭하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에 又자가 '다시'나 '또'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금문에서는 손과 관련된 다양한 글자가 파생되기 시작했다. 右자는 '손'을 뜻했던 又자에 口자를 더해 '오른손'으로 구분한 글자이다. 오른손으로 밥을 먹기 때문에 右자는 口(입 구)자가 쓰인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유래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기억에는 도움이 될듯하다. 참고로 又자에 工(장인 공)자를 더하게 되면 '왼손'이라는 뜻의 左(왼 좌)자가 된다. 그래서 右(우)는 '오른쪽'의 뜻으로 ①오른쪽 ②오른손 ③우익(右翼) ④서쪽 ⑤높다 ⑥귀하다 ⑦숭상(崇尙)하다 ⑧돕다(=佑) ⑨강(強)하다 ⑩굽다 ⑪권(勸)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오를 승(陞), 오를 척(陟), 오를 양(敭), 오를 승(昇), 오를 등(登), 오를 등(騰),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왼 좌(左)이다. 용례로는 오른쪽 날개를 우익(右翼), 오른손을 우수(右手), 오른쪽의 옆으로 오른쪽을 우측(右側), 오른편을 우편(右便), 오른쪽을 우면(右面), 오른쪽으로 돎을 우선(右旋), 글을 쓸 때 그 오른쪽에 기록된 것을 가리키는 말을 우기(右記), 오른쪽에 적혀 있는 사람 또는 오른쪽에 적혀 있는 내용을 우자(右者), 우익으로 기울어짐 또는 그러한 경향을 우경(右傾), 높은 직위로 승진됨을 우천(右遷), 세력 있고 훌륭한 가문을 우성(右姓), 오른쪽에 있는 발을 우족(右足), 오른편으로 오른쪽 가장자리를 우변(右邊), 한쪽의 편을 듦을 우단(右袒),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어 봄을 우면(右眄), 극단적인 우익 사상을 극우(極右), 오른쪽에 쓰인 내용과 같음을 여우(如右), 좌석의 오른쪽을 좌우(座右), 합장할 때에 아내를 남편의 오른편에 묻는 일을 부우(祔右), 왼쪽을 둘러보고 오른쪽을 짝눈으로 자세히 살핀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 얼른 결정을 짓지 못함을 비유한 말을 좌고우면(左顧右眄),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육포는 왼쪽에 식해는 오른쪽에 차리는 격식을 이르는 말을 좌포우해(左脯右醢), 왼쪽으로 돌렸다 오른쪽으로 돌렸다 한다는 뜻으로 사람이 어떤 일이나 대상을 제 마음대로 처리하거나 다루는 것을 이르는 말을 좌지우지(左之右之), 왼쪽으로 끌고 오른쪽으로 이끈다는 뜻으로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이르는 말을 좌제우설(左提右挈), 사람이 재덕을 두루 갖춤을 이르는 말을 좌의우유(左宜右有), 음양설에 왼쪽이 양이고 오른쪽은 음이라 하여 남자는 왼쪽이 중하고 여자는 오른쪽이 중하다는 말을 남좌여우(男左女右),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하며 종잡지 못한다는 말을 우왕좌왕(右往左往) 등에 쓰인다.
▶️ 革(가죽 혁, 중해질 극)은 ❶상형문자로 가죽을 손으로 벗기고 있는 모양으로 改(개)나 更(갱)과 음과 뜻이 모두 관계가 깊어 새롭게 하다, 새로와지다의 뜻으로 쓰여진다. ❷상형문자로 革자는 ‘가죽’이나 ‘펴다’, ‘고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革자는 동물의 가죽을 그린 것으로 금문에서는 총 두 가지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하나는 동물의 가죽을 펼쳐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손으로 동물의 가죽을 펼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 두 종류 모두 동물의 가죽을 가공하는 단계를 표현한 것이다. 예로부터 동물의 가죽은 옷이나 신발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었다. 그러니 革자는 필요에 맞게 사용하기 위해 가죽을 펴고 무두질을 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革자가 皮(가죽 피)자와 구별이 되는 것은 가공단계의 가죽을 그린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펴다’나 ‘고치다’와 같은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革(혁, 극)은 (1)짐승의 가죽을 바라서 만든 타악기(打樂器). 팔음(八音)의 하나임 (2)혁괘(革卦) 등의 뜻으로 ①가죽 ②가죽의 총칭(總稱) ③가죽 장식(粧飾) ④갑옷, 투구(쇠로 만든 모자) ⑤피부(皮膚) ⑥북(팔음의 하나) ⑦괘(卦)의 이름 ⑧날개 ⑨늙다 ⑩(날개를)펴다 ⑪(털을)갈다 ⑫고치다(=改, 更), 그리고 ⓐ중(重)해지다, 위독해지다(危篤)(극) ⓑ엄(嚴)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심(甚)하다(정도가 지나치다)(극) ⓒ지독(至毒)하다(극) ⓓ빠르다(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 고칠 개(改), 바꿀 역(易), 고칠 경(更), 살갗 부(膚), 껍질 각(殼), 갑옷 갑(甲), 가죽 피(皮), 겉 표(表), 변할 변(變)이다. 용례로는 일체의 묵은 제도나 방식을 고쳐서 새롭게 함을 혁신(革新), 낡아서 못 쓰게 된 것을 개혁하여 없앰을 혁파(革罷), 새롭게 뜯어 고침을 혁개(革改), 제도나 법령 따위에서 묵은 것을 고침을 혁고(革故), 겉모양만 고치고 속은 고치지 아니함을 혁면(革面), 마음을 고쳐 바꿈을 혁심(革心), 나라의 왕조가 바뀜을 혁세(革世), 묵은 것을 고치고 새롭게 나아감을 혁진(革進), 직책을 박탈하여 내쫓음을 혁추(革追), 이전의 규정을 고쳐서 책임이나 의무를 다른 데로 옮기어 넘겨 줌을 혁부(革付), 묵은 법의 폐해를 없애 버림을 혁거(革去), 새롭게 고치어 낡은 것을 없애 버림을 혁거(革袪), 가죽으로 만든 띠로 바지 따위가 흘러내리지 않게 허리의 옷 부분에 둘러매는 띠를 혁대(革帶), 가죽으로 된 그 본바탕을 혁질(革質), 가죽으로 예술적인 물품을 만드는 일을 혁공(革工), 가죽으로 지은 신을 혁리(革履), 가죽처럼 빳빳한 모양을 혁상(革狀), 일자리나 직무를 물러나게 함을 혁직(革職), 새롭게 뜯어 고침을 개혁(改革), 급격하게 바뀌어 아주 달라짐을 변혁(變革), 변천되어 온 내력으로 지나온 경과를 연혁(沿革), 잠깐 동안 고침을 잠혁(暫革), 용감하게 고침을 용혁(勇革), 폐지하여 없애 버림을 폐혁(廢革), 오래된 폐단을 갑자기 고치거나 버려서 없앰을 거혁(遽革), 폐단이 되는 일을 모두 새롭게 고침을 돈혁(頓革), 고쳐서 새롭게 좋게 함을 경혁(更革), 금지하여 없애 버림을 금혁(禁革), 면도칼 따위를 가는 데 쓰는 가죽을 연혁(硏革), 병이 위독하게 됨을 병혁(病革), 병세가 매우 위중함을 질극(疾革), 옛 것을 고쳐서 새롭게 하려고 꾀한다는 말을 혁구도신(革舊圖新), 마음을 바르게 고치고 면모를 바꾼다는 말을 혁심개면(革心改面),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을 마혁과시(馬革裹屍), 피를 흘리지 아니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는 혁명을 무혈혁명(無血革命), 성씨를 바꿔 천명을 혁신한다는 역성혁명(易姓革命) 등에 쓰인다.
▶️ 左(왼 좌)는 ❶회의문자로 부수(部首)를 제외한 글자가 왼손의 상형(象形), 그것에 工(공)은 도구(道具), 일, 손에 도구를 가지고 일을 도와주다, 손, 왼손, 왼쪽, 나중에 佐(좌)가 돕는다는 전용자(專用字)로 되고 左(좌)는 왼쪽의 전용자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左자는 '왼쪽'이나 '돕다', '그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左자는 又(또 우)자와 工(장인 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금문에 나온 左자를 보면 왼손에 공구를 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左자는 장인이 손에 공구를 쥔 모습을 응용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설이 있다. 명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금문에서는 손과 관련된 다양한 의미가 필요해짐에 따라 又자에 工자를 결합해 '왼쪽'을 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오른손은 옳고 정의롭다는 인식이 있지만, 왼손은 오른손을 보조하거나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左자는 '왼손'이라는 뜻 외에도 '그르다', '옳지 못하다'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左(좌)는 (1)왼쪽, 왼편의 뜻 (2)신라(新羅) 때의 관직(官職) 사정부(司正府), 좌이방부(左理方府), 우이방부(右理方府)의 한 벼슬로, 경(卿)의 다음, 대사(大舍)의 위임 위계(位階)는 대내마(大奈麻)에서 내마(柰麻)까지 34대 효성왕(孝成王) 때 승(丞)으로, 35대 경덕왕(景德王) 때 평사(評事)로 고쳤다가, 36대 혜공왕(惠恭王) 때에 다시 이 이름으로 고쳤음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왼, 왼쪽 ②증거(證據), 증명(證明) ③낮은 자리, 아랫자리 ④곁, 근처(近處), 부근(附近) ⑤진보적이고 혁명적인 경향(傾向) ⑥왼쪽으로 하다 ⑦낮추다 ⑧옳지 못하다 ⑨그르다, 어긋나다 ⑩멀리하다 ⑪불편(不便)하다 ⑫증거(證據)를 대다 ⑬돕다 ⑭내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오른쪽 우(右)이다. 용례로는 어떤 단체나 정당에서 급진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의 파 또는 그런 사람을 좌파(左派), 정치 사상 등이 좌익의 경향을 띰을 좌경(左傾), 관리가 높은 자리에서 낮은 자리로 떨어짐을 좌천(左遷), 사리에 어긋난 말을 좌언(左言), 왼쪽과 오른쪽을 좌우(左右), 새나 비행기 등의 왼쪽 날개를 좌익(左翼), 왼손을 좌수(左手), 왼쪽을 좌편(左便), 왼쪽 왼쪽의 옆을 좌측(左側), 왼쪽의 대열을 좌열(左列), 왼쪽으로 돌거나 돌림을 좌선(左旋), 강이나 바다 따위의 왼쪽 기슭을 좌안(左岸), 웃옷의 왼쪽 어깨를 벗는다는 뜻으로 남에게 편들어 동의함을 이르는 말을 좌단(左袒), 왼쪽에 적힌 내용과 같음을 여좌(如左), 왼편에 있는 것과 같음이나 왼쪽에 기록된 곳과 같음을 동좌(同左), 극단의 좌익 사상 또는 극단의 좌파를 극좌(極左), 부부를 합장할 때에 아내를 남편의 왼쪽에 묻음을 부좌(祔左), 왼쪽을 둘러보고 오른쪽을 짝눈으로 자세히 살핀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 얼른 결정을 짓지 못함을 비유한 말을 좌고우면(左顧右眄),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육포는 왼쪽에 식해는 오른쪽에 차리는 격식을 이르는 말을 좌포우해(左脯右醢), 왼쪽으로 돌렸다 오른쪽으로 돌렸다 한다는 뜻으로 사람이 어떤 일이나 대상을 제 마음대로 처리하거나 다루는 것을 이르는 말을 좌지우지(左之右之), 왼쪽으로 끌고 오른쪽으로 이끈다는 뜻으로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이르는 말을 좌제우설(左提右挈), 사람이 재덕을 두루 갖춤을 이르는 말을 좌의우유(左宜右有), 음양설에 왼쪽이 양이고 오른쪽은 음이라 하여 남자는 왼쪽이 중하고 여자는 오른쪽이 중하다는 말을 남좌여우(男左女右),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하며 종잡지 못한다는 말을 우왕좌왕(右往左往) 등에 쓰인다.
▶️ 草(풀 초)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을 나타내는 早(조, 초)가 합하여 이루어졌다. 풀의 뜻으로는 처음에는 艸(초)라고 썼지만 나중에 음을 나타내는 早(조, 초)를 곁들여 草(초)로 쓰게 되었다. ❷형성문자로 草자는 '풀'이나 '황야', '초고'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草자는 艹(풀 초)자와 早(일찍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이미 풀을 뜻하는 글자로는 艸(풀 초)자가 있지만 주로 부수 역할로만 쓰이고 草자는 단독으로 '풀'을 뜻할 때 사용되고 있다. 草자에 쓰인 早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조, 초'로의 발음 역할만을 한다. 草자가 흔해 빠진 '풀'을 뜻하다 보니 '엉성하다'나 '보잘것 없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草(초)는 (1)기초(超草) (2)초서(草書) (3)건초(乾草) (4)갈초 등의 뜻으로 ①풀 ②거친 풀, 잡초(雜草) ③황야(荒野) ④풀숲, 초원(草原) ⑤시초(始初) ⑥초고(草稿), 초안(草案) ⑦초서(草書: 서체의 하나) ⑧암컷 ⑨풀을 베다 ⑩시작하다, 창조하다 ⑪엉성하다, 거칠다 ⑫초고(草稿)를 쓰다 ⑬천하다, 미천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풀이 나 있는 땅을 초지(草地), 풀이 난 들을 초원(草原), 사업을 일으켜 시작함을 초창(草創), 볏짚이나 밀짚 또는 갈대 등으로 지붕을 인 집을 초가(草家), 풀과 나무를 초목(草木), 서체의 하나인 초서(草書), 문장이나 시 따위를 초잡음을 초안(草案), 시문의 초벌로 쓴 원고를 초고(草稿), 녹색보다 조금 더 푸른색을 띤 색깔인 초록(草綠), 푸성귀로만 만든 음식을 초식(草食), 풀과 티끌이라는 초개(草芥), 꽃이 피는 풀과 나무를 화초(花草), 무덤에 떼를 입히고 다듬음을 사초(莎草), 무덤의 잡초를 베는 일을 벌초(伐草), 바다 속에서 나는 풀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해초(海草), 약이 되는 풀을 약초(藥草), 베어서 말린 풀을 건초(乾草), 시들어 마른 풀을 고초(苦草), 백성을 달리 일컫는 말로 민초(民草),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초가삼간(草家三間), 풀 사이 곧 민간에서 삶을 구한다는 뜻으로 욕되게 한갓 삶을 탐냄을 이르는 말을 초간구활(草間求活), 풀뿌리와 나무 껍질이란 뜻으로 곡식이 없어 산나물 따위로 만든 험한 음식을 이르는 말을 초근목피(草根木皮), 풀잎 끝의 이슬 같은 천자라는 뜻으로 덧없는 대장으로 강도의 수령을 이르는 말을 초두천자(草頭天子), 인재를 맞아들이기 위해 참을성 있게 마음 씀을 이르는 말을 초려삼고(草廬三顧), 초목과 함께 썩어 없어진다는 뜻으로 해야 할 일을 못 하거나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죽음을 이르는 말을 초목동부(草木同腐), 초목의 잎이 누렇게 물들어 떨어진다는 뜻으로 가을철을 이르는 말을 초목황락(草木黃落), 길 없는 초원을 걷고 들에서 잠잔다는 뜻으로 산야에서 노숙하면서 여행함을 이르는 말을 초행노숙(草行露宿),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으로 같은 처지의 사람과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이르는 말을 초록동색(草綠同色), 온 산의 풀과 나무까지도 모두 적병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적의 힘을 두려워한 나머지 하찮은 것에도 겁냄을 이르는 말을 초목개병(草木皆兵), 풀을 베고 뿌리를 캐내다는 뜻으로 즉 미리 폐단의 근본을 없애 버린다는 말을 전초제근(剪草除根),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말을 녹음방초(綠陰芳草),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乙을 징계하여 甲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을 타초경사(打草驚蛇)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