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중시하는 2030 표심 영향 주목
당사자는 “문제없다” 한목소리
4·10 총선 막판 변수로 후보의 부동산 관련 의혹과 도덕성 논란 등이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자녀 꼼수 증여, 편법 대출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잇달아 불거져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부동산 문제는 공정성을 중시하는 2030세대의 이탈을 초래하고, 민심 흐름을 바꿀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상황을 놓고 “민주당의 내로남불은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부동산 리스크’에 불을 지핀 이는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공영운이다. 이재명이 영입한 인물로,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그는 20대 아들에게 시가 30억 원 상당의 주택을 증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아빠 찬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공영운은 2017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 115㎡(35평형) 규모 다가구 주택을 11억8000만 원에 매입한 뒤 2021년 4월 군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증여했다.
재개발 호재 주택 20대 자녀에게 증여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해 ‘아빠 찬스’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공영운(왼쪽)과 양부남 후보.
그가 해당 주택을 매입한 시점과 관련해 투기 의혹도 불거졌다. 당시 현대차 부사장이던 공영운이 2017년 6월 해당 주택을 사들이고 4개월 뒤 현대차그룹이 소유한 삼표그룹 레미콘 공장 부지 이전이 발표되며 그 지역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증여가 이뤄진 날도 절묘하다는 지적이다. 그가 아들에게 증여한 날이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증여를 제한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날이었기 때문이다.
공영운은 “노후 대비와 아들 결혼 준비 등을 위해 해당 건물을 매입했으며 규제 지정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종식되지 않고 있다.
이재명의 법률위원장을 맡아 ‘법률 호위무사’로 불리는 양부남도 재개발지역 내 부동산을 20대 두 아들에게 증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또 다른 아빠 찬스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양부남의 두 아들은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내 지하 1층·지상 3층 단독주택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2019년 양부남의 처가 당시 25세 이던 장남, 23세이던 차남에게 이 주택을 증여한 것이다.
양부남은 당시 소득이 없는 두 아들을 대신해 증여세를 냈다. 양부남은 3월 28일 4·10 총선 후보 등록을 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해당 주택이 9억3600만 원이라고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재개발 호재로 30억 원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양부남 측은 “부모 찬스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2004년 서울 발령과 향후 자녀 대학 진학 시 거주 목적으로 산 집이고, 편법 대출 등이 없이 2019년 적법하게 증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녹색정의당 강은미 광주 서구을 후보는 “민주당이 비난해온 전형적인 부모 찬스이자 부의 대물림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 재개발 확정 1년 전인 2019년 문재인 때의 고위 공직자 1가구 1주택 기조를 지키고자 증여했다는 양부남의 해명에 대해서도 “문재인 때의 기조를 따랐다면 거주하지 않는 주택은 팔아야 마땅했다”고 비판했다.
‘상가 쪼개기’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김병욱
이재명의 측근 모임인 ‘7인회’ 출신으로 경기 분당을에서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김병욱에 대해서는 ‘상가 쪼개기’ 의혹이 제기됐다.
김병욱이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에 보유하고 있는 면적 0.9㎡에 불과한 상가 지분에 채권 최고액 40억여 원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서다. 이에 대해 김병욱은 ‘단순한 행정 착오’라며 반발했다.
다양한 부동산 논란 낳고 있는 후보자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건물은 2005년(19년 전) 준공된 것으로, 이 1평도 안 되는 상가는 처음부터 3인 공동 소유였고, 그 후 아무런 소유권 변동이 없었다”며 “이 상가의 근저당은 처음 상가를 지을 때 대출받은 것으로 빚은 모두 상환했고, 관련된 구분 등기 상가에 근저당권 설정 말소가 됐음에도 워낙 소형 평형이라 근저당권 설정 말소를 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업 영위로 비판을 받고 있는 민주당 박민규
서울에서 대표 청년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 관악갑에 출마한 민주당 박민규는 해당 지역에서 임대업을 하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빚고 있다.
박민규는는 1월 출마 선언 이후 청년주택 정책 도입을 약속했는데, 정작 그의 일가가 해당 지역에서 11층 86실 규모 오피스텔 건물 1개 동 전체를 보유하고 임대수익으로 월 수천만 원씩 벌어들이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박민규가 선관위에 신고한 11개 실은 6층 전체다.
박민규는 “해당 오피스텔은 부모가 결혼 초기부터 살았던 집을 가족과 함께 2011년 오피스텔로 신축한 것”이라며 “당에서 도덕성 검증을 다 마친 만큼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당에선 청년 주거 부담을 줄이겠다는 후보의 임대업 영위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임대소득은 불로소득이라 중과세될 수밖에 없는데, 박민규가 지난해 170만 원을 세금으로 납부했다고 신고한 사실을 놓고 ‘탈세’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범죄 혐의 피의자 변호로 재산 증식 비판
조국혁신당 박은정은 부부의 갑작스러운 재산 증식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박은정은 4·10 총선 후보 등록을 하면서 약 49억8200만 원 규모의 재산을 신고했다. 그런데 지난해 5월 8억7500만 원이던 부부 재산이 최근 1년 사이 41억 원가량 급증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 시기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한 남편 이종근이 다단계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던 휴스템코리아와 아도인터내셔널 사건 피의자, 가상화폐 사기로 기소된 브이글로벌 사건 관계자 변호를 맡아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검사장 출신으로 불법 다단계 수사를 전문으로 했던 검사가 퇴임 후 다단계 사건 피의자를 변호하는 것부터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일었다.
갑작스러운 재산 증식으로 주목을 받은 조국혁신당 박은정
이에 대해 박은정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신고한 재산은 남편의 퇴직금과 공무원연금을 일시에 전액 수령한 금액, 임대차 보증금, 상속 예정 부동산, 배우자의 변호사 매출을 모두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액 수임료와 관련된 정치권의 ‘전관예우’ 지적에 대해서는 “‘친문검사’라고 공격할 때는 언제고 무슨 전관예우를 운운하느냐”며 “윤석열 정권에서 친문검사가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가. 상식적으로 판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판이 제기되자 이종근은 관련 사건에서 모두 사임했다.
과거 발언으로 잇단 논란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민주당 김준혁은 ‘이대생 미군 장교 성 상납’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한신대 교수인 김준혁은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 TV’에 출연해 “전쟁에 임해서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이라며 “미군정 시기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 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말한 바 있다.
막말 논란으로 잇단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민주당 김준혁
이화여대는 4월 2일 입장문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자료와 억측으로 본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법적으로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며 “김준혁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초 김준혁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성 상납 범위를 넓게 본 것”이라고 대응했지만 민주당의 사과 권고에 따라 4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이대 재학생,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또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도 위안부와 관계를 했을 것”이라는 과거 발언으로 박 전 대통령 외종손으로부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김준혁은 “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 등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온몸으로 증언해온 분들에게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박정희 전 대통령 유가족, 미처 인지하지 못한 과거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많은 국민 여러분에게도 거듭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김준혁의 막말 논란은 종식되지 않고 있다. 4월 3일에는 고종황제의 증손자가 사과를 요구해온 것이다.
김준혁이 2017년 9월 유튜브 채널 ‘국민TV’에 출연해 궁중 문화를 설명하면서 “고종이 여자를 밝혀 밤마다 파티를 했고 나라가 망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