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서 만난 동갑친구가 사업동반자로
"나 혼자서는 엄두도 내지 못 할 일을 동업이라는 힘을 빌려 평소에 원했던
요식업에 뛰어들 수 있었습니다. 혼자로서는 힘겨운 사업자금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었구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음의 안정입니다. 어려운 일
에 봉착하더라도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할 수가 있으니까 얼마나 좋아
요. 특히 이국땅에서 말이에요. "
쏜힐(Thornhill)에 있는 대형식당 ‘사리원’의 동업자인 정필영씨의 파트너
십(partnership) 예찬론이다. 그는 정경철씨와 50-50으로 100만 달러를
모아 2008년 2월, 당시 성업 중이던 사리원을 인수했다. 이제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두 정씨는 동업을 서로 다행으로 생각한다. 성공적이라고 생각하
기 때문이다.
이들은 동업자 간에 출자금 등 모든 조건을 가능한 한 동등하게 하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세웠다. 당연히 이익도 50%씩 나눠 갖는다.
정필영씨는 사리원을 대표하는 사장으로 매일 출근하고, 투자자 2명의 부
인은 하루건너 한 번씩 번갈아 나와 일손을 돕는다. 물론 정해진 급여를 받
는다. 이들은 동업을 시작하기 전에 변호사를 통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첫
5년간 정필영씨가 사장으로 일하며 앞으로의 추가 투자금액은 무조건 50-
50으로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 사장은 1년 남짓 식당을 경영하면서 나름대로 자신이 생겼기 때문에 동업의 묘미를 살려 제2, 제3의 사업으로 확장하려고 생각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말한다. "투자한 총액 중 자기자본의 비율이 그런 대로 높고 건물주가 한
인이라 마음이 한결 든든합니다."
1955년생 동갑인 이들은 함께 골프라운딩을 하면서 차츰 친해지면서 성격이 서로 맞는 것을 알게 되어 이를 바탕으로 좋은 사업
으로까지 발전시켜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정 사장은 2002년에, 정경철씨는 2001년도에 이민 왔다. 이민 오기 전 유학 보낸 자녀
를 만나기 위해 틈나는 대로 토론토에 들른 것이 캐나다이민으로 이어졌다.
정 사장은 유한양행에서 20년간 근무하다 퇴직했고 그의 부인도 회사에서 만난 약사 출신. 정경철씨는 무역업으로 한국에 자주 가
는 관계로 식당에 매달릴 시간적 여유가 없어 사리원 운영을 정 사장에게 전적으로 맡기게 됐다.
유한양행에 근무할 때부터 요식업에 큰 관심을 가져 캐나다에 가면 멋진 식당을 경영하리라는 결심을 한 정 사장은 1997년에 요
리사자격증을 받았다. 요리강좌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곤 했다. 캐나다에서 정착하고서도 식당경험을 쌓기 위해 모 식당 주
방에서 요리사로 혹은 푸드코트(food court)의 간이식당 이태리음식점 등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1년간의 손익계산서를 공개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정 사장은 "정확한 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지난 1년 동안 낙후된 시설을
고치고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느라고 수익금의 상당 부분을 재투자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윤이 남아 최소한의 생활비를
분배한 뒤 나머지는 모두 잉여금으로 비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업자 간의 의견충돌을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 그는 "매달 월별보고서를 작성해 검토하고 연말결산을 빈틈없이 하기 때문에 의견
이 충돌할 일이 별로 없다"면서 "서로 간에 의견이 상충될 때에는 사장의 의견을 따르기로 합의했다"도 덧붙였다.
이외에 동업자의 부인들이 교대로 나와 종업원 관리, 구입재료 검수(檢受), 손님에 대한 서비스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의견충돌 요
인이 적다.
2003년 6월에 개점한 사리원의 규모는 9,700평방피트. 1층은 테이블 32개로 수용인원은 130명에서 150명. 2층은 피로연, 돌잔치,
결혼식 리셉션, 칠순잔치, 출판기념회, 동창회 모임 등의 장소로 사용된다다. 주말 1월은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 토요일 아침예
배 장소로도 사용된다.
규모가 큰 만큼 종업원 수도 24명에 이른다.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동안에는 22명 정도 동원된다. 정 사장은 종업원들의 사기를 높
이기 위해 홀팀과 주방팀으로 나눠 분반모임도 갖고 건의사항과 개선할 점 등을 토의한다. 물론 포상도 뒤따른다. 홀은 스마일상,
주방은 아이디어상 등이다. 손님이 내는 팁도 직원들이 직접 관리하게끔 한다.
한정식 전문인 사리원이 자랑하는 메뉴는 양념갈비, 생갈비, 냉면, 은갈치조림 등이다. 함흥냉면을 만드는 가루를 한국에서 수입
하고 FDA 공인을 받은 원료를 사용한다. 사리원은 영과 클락 네거리의 북서쪽 플라자에 있다(7388 Yonge St. Thornhill·905-881-
5103).
출처 - 캐나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