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법카’의혹 폭로 조명현 “범죄자는 법정서 책임져야” 김혜경 재판

[양평대교]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공익제보자 조명현씨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법정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8일 오전 9시 40분쯤 조씨는 수원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박정호) 심리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의 처 김혜경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하기에 앞서 취재진에 이같이 밝혔다.

조씨는 “제가 객관적인 사실과 증거를 갖고 제보를 한 지 2년이 넘었는데 아직까지 법인카드 횡령이나 관용차 무단 사용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일하게 공직선거법 관련해 법인카드로 (대선) 경선 때 사용한 부분만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지연된 정의는 정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법정에서 책임을 물어야지 민생을 얘기하고 국민을 대표한다는 얘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으로는 작은 힘이지만 국민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방법을 최대한 찾아내고 이 길을 계속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씨가 법정에 들어간 후 곧이어 이재명의 처 김혜경의 차량이 법원에 들어섰다. 김혜경은 법원의 신변보호 조치에 따라 통상 민원인들이 이용하는 후문이 아닌 수원지법 정문을 이용했다. 이 과정에서 별다른 소란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김혜경은 네이비색 재킷과 흰 바지를 입은 채 덤덤한 표정으로 포토라인 앞에 섰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김혜경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다산의 김칠준이 “한 말씀만 드리겠다”며 이날 증인으로 나온 공익제보자 조씨를 겨냥했다.

김칠준은 조씨를 향해 “증인은 국민의미래 비례후보로 출마했던 사람이고 지금도 모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지금 선거가 임박한 이 시점에서 검사와 증인이 법정의 증언을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 또는 선거운동으로 활용하려고 하지 않을까 그것이 제일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의 쟁점에 맞춰 사실대로 증언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재판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혜경의 2차 공판에서는 공익제보자 조씨의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조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날을 포함해 세번의 기일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조씨는 김혜경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공범인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로부터 법인카드 결제 지시를 받은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김혜경은 2021년 8월2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경선 일정 중 자신이 마련한 식사모임에서 참석자인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배우자를 비롯한 당 관계자와 수행원 등 6명의 식사비 10만4000원을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혜경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가 정지된 지 1년 5개월 만인 지난 2월 14일 김혜경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김혜경과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씨는 1심과 2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형이 확정됐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기부행위 관련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김혜경은 해당 혐의에 대해 전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김혜경은 “사전에 공모한 사실이 없고 배씨가 결제하려는 것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