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씨 좋은 흥부와 제비들이 전해주는 겨울방학 선물 ♬ 온 가족을 만족시켜 주는, 어린이 창극 <흥부 놀부>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안숙선)은 지난 여름방학에 올려 좋은 반응을 얻은 어린이 창극 <흥부 놀부>(류기형 연출)를 겨울방학 특선 앙코르 공연으로 다시 올린다. 2005년 12월 24일(토)부터 2006년 1월 15일(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오르는 <흥부 놀부>는 판소리와 창극을 바탕으로 하면서 세련된 극 구성과 무대 연출이 특징으로, 겨울방학 어린이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공연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공연 <흥부놀부>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는 애기라 공연을 이해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는 점이 ‘재미’의 원천이다. 명창의 노래가 잘 안 들려도, 공연장에 설치된 자막을 보지 않아도 지금 어떤 줄거리가 진행되고 있는지 모두 알 수 있다는 점은 어린이 청중들을 편안하게 한다. 줄거리를 알기 위해 긴장하고 몰입하는 대신 다 아는 이야기의 음악적 표현과 다양한 장치, 배우들의 연기 등을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장에서 느끼는 배우는 즐거움 두 번째 재미의 원천은 배움이다.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는 흥부 놀부 이야기를 연극이나 뮤지컬로 감상하는 것보다 우리 전통 음악을 바탕으로 한 창극으로 감상하면서 뭔가 중요한 것을 배웠다는 성취감을 맛본다. 이것은 단순한 ‘웃음’을 주는 것 이상의 ‘재미’로 남는다. 이런 점에서 어린이창극 공연은 누구에게 강요된 학습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공연장을 찾아 스스로 느끼고, 알고, 배우는 즐거움을 주는 학습장으로 성공했다.
창극이 주는 해학과 웃음 세 번째 재미는 계속해서 웃으며 감상할 수 있는 창극의 구성이다. 마당쇠와 놀부의 돌출행동이 흠 없는 웃음을 자아내고, 개그 프로그램에서 볼 때처럼 부담 없이 웃어도 좋을 장면들이 군데군데 들어 있어 ‘저 사람 되게 웃긴다’며 재밌어 할 수 있다. 우리 고전이 가지고 있는 해학과 웃음을 재미있게 풀어가는 공연이다.
고전 ‘흥부전’에도 왕따 이야기가? <흥부 놀부>에는 권선징악과 형제간의 우애를 비롯해 온 가족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 거리가 참 많다. ‘흥부전’은 분석하면 할수록 인간 삶에 대한 비밀이 숨어 있는 고전의 보고. 특히 ‘흥부전’에는 오늘날 문제가 되는 소위 ‘왕따’ 문제와 빈부모순, 과열경쟁 등의 여러 문제들이 고스란히 들어있어 온 가족이 공감하기에 좋다. ‘밥줘 송’을 비롯해 ‘왕따 송’, ‘고액과외 송’ 등 현실감 있는 소재들이 재미있는 판소리와 놀이로 익살스럽게 표현된다.
관객이 함께 만들어 가는 즐거움이 있는 다채롭고 열린 공연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민 무대에서 동화와 같이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공연이 되는 요소는 배우들이 청중들에게 자꾸 말을 걸어 주는 것이다. 배우들이 중간 중간 객석을 향해 “어린이 어려분~”이라고 크게 부른 다음 ‘누가 옳으냐’, ‘누구 애기가 틀렸느냐’, ‘이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을 때 마다 시끌벅적 떠들며 대답해 보는 것과 또 자신들의 대답과 직접 박을 날라서 무대위에 올리는 것 등 능동적인 참여에 따라 극이 이어지는 체험도 재미가 쏠쏠하다.
이제 국립창극단이 만들어 가는 어린이창극은 어린이 청중의 관점에서 창극 공연의 발전을 이야기 할 만큼 아주 재미있는 요소들과 어린이들에게 ‘전통적인 것은 이런 것이다’라는 어른들의 요구가 함께 어울려 함께 보고 즐기고 이야기하는 소통의 장으로 고품격 국악공연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번 겨울방학에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다시 한번 어린이창극 <흥부놀부>가 더 새로운 재미와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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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
옛날 옛날 먼 옛날에 흥부 놀부 살았다네~ 부드러운 봄의 정취에 자연물이 나풀나풀 춤을 추고, 강남 제비국의 제비떼는 양껏 모양내어 날기 공부를 하고 있다. 뚱보제비 한 마리가 뒤뚱뒤뚱 날지 못하고 다른 제비들에게 심술을 부리자 여러 제비들이 모여 뚱보제비를 혼내준다. 이를 지켜본 할미제비는 욕심쟁이 심술쟁이 거짓말쟁이 놀부처럼 살지 말고 흥부처럼 살아야 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제비를 참새구이로 속여 팔 욕심에 제비를 잡으러 나선 놀부는 자기심술에 오히려 당하게 되고, 분풀이로 동생 흥부에게 처자식 데리고 나가라며 으름장을 놓는다. 흥부는 마누라와 아홉 명의 아이들과 함께 집밖으로 내쫓긴다. 배고파서 밥 달라고 조르는 아이들. 가난하다고 다른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조기유학과 고액과외와 같은 말에 주눅 들기도 한다. 흥부 마누라는 흥부에게 놀부 형님댁에 가서 쌀이든 돈이든 얻어오라고 하지만 흥부는 쌀 대신 몽둥이세례만 당하고 돌아온다. 이때 이들의 딱한 사정을 들은 한 스님이 좋은 자리로 이사하라는 말만 남기고 연기처럼 사라진다. 스님을 신선으로 여긴 흥부는 명당자리에 다시 집을 짓고, 때마침 날아든 제비와 함께 춤을 추며 즐거워한다. 이 때 어디선가 구렁이가 나타나 제비를 해코지 하자 흥부와 가족들은 필사적으로 구렁이와 맞서서 제비를 구하고 부러진 제비 다리를 고쳐서 날려 보낸다.
제비는 흥부네에 은혜를 갚고자 박씨 하나 흥부네 집에 떨어뜨리고 날아간다. 추석이 되어 박씨는 보름달처럼 둥글고 크게 익어가고, 먹을 것 없는 흥부네는 박을 탄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세 통의 박에서 온갖 보물과 쌀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나와 대궐 같은 집을 지어주는 것이 아닌가? 이 소문을 들은 놀부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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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 국립창극단 명창들과 인기스타 총출동 할미제비(도창): 허애선 흥부: 김학용·남상일 흥부 마누라: 유수정·김미진 놀부: 김형철·우지용 놀부마누라: 김경숙 마당쇠·도승: 윤석안 큰아들&구렁이: 이시웅 뚱보제비: 유주현 흥부네 아이들&제비들: 오민아, 최윤서, 서정금, 이연주, 김경헌, 정희나, 김슬기, 정윤서 어린이무용수: 윤혜진, 김지효, 고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