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온 천식 환자 제자 감기도 안걸려
“선생님 관심으로 학교생활이 즐거워요”
특별한 체육 수업- 강 따라 자전거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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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남산초교 서천분교 서영범 교사와 6학년 오승진 학생이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체육시간에 자전거를 타며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재용 |
‘아빠처럼 든든한 나의 선생님, 내 자식만큼 사랑하는 나의 제자.’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춘천 남산초교(교장 오흥금) 서천분교에서는 특별한 체육수업이 진행됐다.
천식을 앓고 있는 6학년 오승진(13)학생을 위해 담임 서영범(39)교사가 마련한 강바람을 따라 꽃내음을 맡으며 떠나는 ‘자전거 힐링 수업’이다.
4학년(2명), 6학년(1명)을 지도하는 서 교사는 오 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학교 내에서는 ‘아빠와 아들’같은 끈끈한 관계로 통한다.
오군은 지난 3월 건강 회복을 위해 산골 마을인 서천 분교로 전학왔다.
경기도 부천에서 학교를 다녔던 오군은 천식으로 열이 40도까지 오를 때가 많아 1,2학년 때는 180일을 결석했다.
당시 오군에게 학교는 출석을 위한 등교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오군은 “주말이 더 싫어요. 학교가서 힐링 선생님이랑 함께 공부하고 노는 것이 너무 즐거워요”라며 매일 잠자리에 들 때마다 학교를 떠올린다.
오군은 “더 빨리 전학와서 아빠같은 우리 선생님을 만났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졸업하지 않고 1년 더 다니고 싶어요”라며 서 교사의 품에 안겼다.
서 교사를 만난 후 오군은 성격도 활달해졌고 학교 생활도 즐기고 있다.
감기를 달고 살았던 오군은 전학 후에는 감기 한번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다.
오군을 건강하게 변화시킨 것은 서 교사의 사랑.
15년째 교단에 서고 있는 서 교사는 체육시간에는 오군을 비롯한 반 아이들을 데리고 북한강 자전거 도로를 달리며 자전거 힐링 수업을 진행한다.
아이들에게 하늘과 산과 강의 아름다움을, 물소리와 바람소리, 새소리, 흙 밟는 소리를 느껴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서 교사는 ‘요즘 무슨 고민이 있니?’,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라며 아이들과 소통한다.
서 교사는 “아이들에게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수업을 많이 해주고 싶다”며 “아이들은 내 자식과도 같은 소중한 보물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도시에서 전학 온 승진이가 시골 학교 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기우였다”며 “전교생이 11명인 학교에서 유일한 맏형인 6학년 승진이가 동생들을 알뜰히 챙기고, 수업도 잘 따라와줘서 너무 대견스럽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오군은 “선생님과 함께 자전거 타는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즐겁다”며 “나의 힐링 선생님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번 부끄러워서 마음 속에만 간직해 둔 말이 있었다”면서 “선생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고 고백했다.
박지은 pje@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