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2일 옛골 중탈 후
뭔지 모를 찝찝함,
거하게 차려진 잔치상을 앞에두고 한입 뜨려는 순간 깨는 꿈처럼 허탈함과 아쉬움이 계속 남았다.
개인 신기록으로 만족한줄 알았는데 본심은 아니었나보다.
남은 35km를 다녀온후 4월16일 재도전 계획을 세웠으나,
가족모임이 코로나로 취소되고 애써 낸 휴가가 아까워 강남16산을 재도전하기로 했다.
참석자: 청안, 산희
27일 일요일 오전 7시 25분 검단산을 출발했다.
무모한 충동성의 시작
1시간만에 검단산을 인증했다.
으음! 몸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듯해 조금 서두른다.
내리막길 트랭글 따라가기가 경로이탈을 알린다.
아닌가? 길은 에니메이션고와 여기인데 다시 하남으로 갈리 없잖아.
망설일때 산희님이 말한다.
여기 내려간 기억이 있다고,
그랬구나! 신나게 뛰어 내려간다.
어 이상타
2주전 길이 아닌거같아 지나는 산객에게 여쭈니 용마산은 정상으로 다시 올라가야 한단다.
헉!!
다시 오르느니 비탐을 선택한다.
멧돼지가 내놓은 길이 때로는 유용하게 쓰인다.
진땀을 빼고서야 용마산 능선길을 올라선다.
왜 그렇게 서두르냐고 뭐라하고
내려간 기억이 있다고 말한건 누구냐며
서로 탓을한다.
이 부부의 문제점은 둘다 2%부족한데 서로를 백퍼 신뢰한다는것이다.
용마산, 벌봉, 남한산까지 순조롭게 오른다.
남한산성,
밤에 지나서 인지 전혀 기억이 없다. 트랭글에 익숙하지 않아 경로이탈음이 울려도 길이 양갈래 일때는 도통 헷갈린다.
현절사와 전승문 갈림길을 반복해서 왔다갔다한다. 누군가 내 트랭글 따라가기를 한다면 욕나올지도 ㅋㅋ
그때 생각나는것은 수어장대
지도로 수어장대를 확인하여 길을 찾는다.
일요일 남한산성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우측통행은 어느나라 룰이던가
네다섯명 길막은 기본이요
음악을 크게 틀고가는 사람들
왜 자기취향을 남에게 강요하는지...
이래서 우리는 산으로 도망다니는지도 모르겠다.
자하문을 나와 준비한 햄버거를 먹었다.
지난 종주때 매식할 생각에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 고생했기에 이번에는 물과 음식을 충분하게 준비했다.
든든하니 망덕산, 영장산, 불곡산, 오리역까지 순조롭게 진행했다.
물론 발에서는 또 물집이 터진다고 아우성이고, 대대로님 보고 자극받아 금요일까지 열심히 운동했더니 쉬지 못한 무릎이 파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7시15분 오리역 광주옥 도착.
화장실의 하얀 변기, 비누, 새면대의 따뜻한 온수, 뜨근한 삼계탕.
아 문명이여~
집이 너무 그리워진다.
전철타고 집으로 갈까
오리역의 유혹이 강렬하다.
아니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절대 못가지.
광교산의 밤이 너무 좋다.
오롯이 집중해본다.
고요하고 차분하고 조심스런 흐름..
그리고 몸에 집중...
어
배가 좀 이상하다.
삼계탕을 받은 위가 망설이고 있다.
소화를 시켜줄까 말까
결국 안시켜주기로 결정한거 같다.
잠시 후 그대로 내려버린다.
이러다 계속이겠다 싶어 산희님의 지사제를 먹는다.
하오고개를 오르는데 하나도 힘들지가 않다.
발의 따가움과 무릎의 통증이 무뎌지며 다리가 가볍게 움직인다.
이것이 고통의 너머 그 무엇인가?
드디어 나도 그 경지에?
잠깐만
혹시...?
아까 그 약 지사제 맞아? 물으니 맞단다.
2%의 구멍이 의심스럽지만 백퍼 신뢰하니까 ㅎ
그렇게 하오고개를 기분좋게 오르는데 트랭글이 먹통이다.
따라가기는 내폰으로 했는데 난감하다.
저번종주도 이래서 인생 신기록을 남기지 못했건만 또 비슷한 시간에 유사한 상황이다.
아이폰의 문제인가?
결국 기록저장을 포기하고 폰을 강제 종료 후 따라가기를 살린다.
청계산의 밤이 너무 춥다.
강남16산 종주중 가장 잔혹한산이 청계산 같다. 작은 매봉하나 찾기위해 얼마나 돌아야 하는지
다른 산들은 정상석 하나면 되는데 청계산은 세개의 봉우리를 거쳐야한다.
따라가기를 살렸지만 트랭글은 침묵으로 일관, 한참을 어긋나고야 잘못듬이 드러난다.
매봉에 가까이 오자 그마저 멎어 버리는데,
옛골 방향 표지판이 보이지 않는다.
새찬 바람을 맞으며 트랭글을 살리려 애써보지만 끝내 배신이다.
지사제의 마력도 추위앞에서 힘을 잃고
트랭글의 변덕에 사기가 급격히 저하된다.
어렵게 옛골 편의점에 도착하니 새벽4시,
계획된 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어졌다.
그래도 남은 여정을 위해 라면과 우동을 먹고 늦어진 일정탓에 점심까지 준비한다.
트랭글따라가기가 살아야 인릉산을 가는데 폰을 종료하고 앱을 다시 깔아도 소생할 기미가 없다.
산희님은 옷조절에 실패해 땀이 식어 추위와 사투중이라 마음이 초조해진다.
저사람 말은 안하지만 몸전체로 힘듦을 표현하고 있다.
내게 맞추느라 자기 패이스를 잃으니 더 지칠것이다.
에구 이게 뭐라고~
강남16산 종주보다 더 소중한건 사람이라.
집에 갈까 하니 냉큼 받는다.
이 부부 충동성의 궁합은 갑이렸다.
카카오택시를 불렀더니 가사님이 지지난주 그분이다.
콜을 받을때 우리인줄 아셨단다.
이런 인연이~
기사님 왈 어서 주무시라고 ㅎㅎ
결국 자존심에 큰 스크래치를 남기고 우리의 두번째 강남16산 종주도 처절하게 실패했다.
알고보니 트랭글 아이폰 업데이트가 28일 있었다고 ㅠㅠ
그리고 또 계획을 세운다.
이번엔 각자 가기로!
옆에 있음 위로와 힘이 되어 좋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오히려 완주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될때까지 한다!!!
첫댓글 두분 참 재미지게 산행 하시네요
서로 페이스가 안 맞는다고 각자 플레이하지 마시구요
계속 함께 하세요
언젠간 조금씩
서로 발 맞아 갈겁니다
완주할때까지
화이팅 하세요~~^^
새삼 대장님들 희생이 대단하다 생각되었어요.
저도 걸음 느린 친구 델고 다닐때 애먹었는데 대장님들은 그런 노고를 늘 하고계신거니까 참 감사하더라구요.
발맞아 간다는 말
너무 좋은데요 ㅎ
글을 참재밌게 쓰시네요
못뵈었지만
긍정과 유머가 가득하실듯합니다
한참을 웃고 읽었습니다
수고하셨고요
다음산행기 기대하겠습니다
ㅎㅎ 그렇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청안님 글이 너무 재밌는데
인물 사진이 없어서 조금 아쉽네요.
한국인은 삼세판이지요.
다음에는 꼭 완주하실겁니다.^^
삼세판!!!
응원받아 꼭 완주하겠습니다^^
담에갈때 시간되면 두분 길안내 하겠습니다 길 찾는시간 없이
말씀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일단 계획대로 해보고 정 안됨 도움 부탁드릴게요
수고하셨습니다
두분이 잘 밎는거 같은데요. 다음엔 천천히 즐기며 걸어보세요
네에 목표를 이루고 남 더 욕망하지 않으려구요 ㅎ
ㅎㅎㅎ 제미난 산행기 몇번 웃으며 읽어 내려왔습니다.,
수고 많으셨구요 다음판에는 후다닥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이다음에 얼굴 사진 꼭 올려주시면 산에서 아는척이라도 하겠습니다.
ㅎ감사합니다
다음 완주기념으로 올릴게요 꼭!!
될때까지 한다
마음가짐 좋습니다
마음이가면 몸은 따라 갑니다
다음에 시간내 함께 하기로 합시다
하남에서 옛골까지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네에 마음에 몸을 맡겨볼게요^^
아이폰은 장거리 산행에 짐을 더 얹는 애증품인거 같습니다...
16산이 그리워지는 산행기이네요..ㅎ
아쉬움있어도 그 순간들을 나눌 수 있는 함께가 소중한 추억이 되고요...
고생많으셨습니다~^^
트랭글이 아이폰과는 잘 안맞는듯해요
강남16산은 할때는 다시 안온다 하는데도 하고남 자꾸 생각나더라구요^^
함께하는 소중한 추억..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담주 금요일 저녁에 혼자서 진행 하려 합니다만 혹시 시간 맞으시면 같이 가시죠 ^^
앗
순간 답할뻔했어요
9일에 일정이 있어서 취소되면 연락드릴게요
이배제에 물한통과 꼬북이가 그대로 있더라구요 ㅎㅎ
15일이신가요?
저 16일 오전 계획이에요
@청안 8(금 저녁).9.10 입니다 ^^
음... ..될때까지 한다. 라는 말씀 많이 부럽습니다.
산행을 계속 하시고 트랭글을 사용하실 거라면
안드로이드폰 으로 갈아 타셔야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트랭글 따라가기 해도 기록은 저장 되는데요.....
그렇더라구요
트랭글이 아직 글로벌하지는 못한거 같아요 ㅜㅜ
퇴근길에 지하철안에서 혼자 마스크속 미소 지으며 생생한 산행기 재밌게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렵게 어렵게 하거나
중탈 산행기가 재미납니다.
인간적이잖아용
여기는 뭐 대책없이 무서운 분들이 많아서...
고생하셨어요 청안님^^
중탈글 쓰는게 부끄러운데 이렇게 밝히지 않으면 완주 못할거 같아서요 ㅎ
말에 책임지기위해 언젠가는 하겠죠^^!!
두분 수고많으셨고
꼭완주 하시길바라며
멋진도전 응원합니다
네에 감사합니다^^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도전하다가 발에 불나고 물집으로 아파서 옛골에서 중탈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될때까지 화이팅입니다. ^^ 멋지십니다.
넵 화이팅!!!
잼나고 실감나게 잘봤습니다~~^^
저도 아직 16산을 못해봐서 올해중에는 다녀오려고 계획중입니다~~^^
성공하시고 또 실감나는 후기 기다리겠습니다~^^
성공기 꼬옥 올리겠습니다
야등님도 꼭 성공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