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주만에 돌아온 이겨달라#4입니다.
이사에 연말에 회사일에 정신없이 지나갔던 3주였는데, 이제야 한숨 좀 돌리네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올해도 열심히 써보도록하겠습니다.
오늘은 뭐 쓸까 고민하다가 마침 아는 지인이 결혼식 상담을 해서 결혼문화/식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제가 작년에 식을 올리기도 해서 나름 최신 정보입니다.
1. 프로포즈 - 아마 한국과 미국의 제일 큰 차이는 프로포즈인거 같은데, 미국의 경우 정말 신부 모르게 결혼준비 하기도 전에 서프라이즈로 하는게 정석입니다.
남자가 여자 모르게 다 준비해야 되는 이벤트이기도 하고, 이 때 프로포즈 반지를 주기도 하는데, 정석(?!)으로는 자기 연봉의 25% 정도로 씁니다.
사실 이 공식은 마케팅의 함정인거 같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따르기도 하고 평범한 샐러리맨 기준으로 보통 만불에서 2만불 사이에서 사는거 같습니다.
이 프로포즈를 해야 이제 결혼준비를 시작합니다. 이 후에 예물은 신랑 신부 웨딩밴드 맞추고 딱히 더 없는거 같습니다.
2. 결혼식 - 물론 케바케 사바사지만, 평균적인 결혼식 비용으로 봤을때 미국이 더 많이 들고 신경 쓸것도 참 많습니다.
(최근 기준으로 손님당 음식/술 값으로만 $150~$250불정도 나가는거 같습니다.)
일단 결혼식장은 보통 일년에서~일년반정도 전에 예약은 필수고요. 미국은 하루종일 장소를 빌리는 개념이기에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통 토요일에 결혼식을 많이 하기에 막상 일년동안 할수 있는 날짜가 이 날짜 저 날짜 빼면 그렇게 많지도 않고요.
(저희 결혼식장 알아볼때 어떤데는 2년후까지 예약되어 있더라고요)
거기에 꽃, MC/DJ, 메이크업, 사진작가, 비디오그래퍼, 드레스, 케이크등 다 개인이 각각 알아봐야되고요.
물론 코디네이터를 쓰면 좀 더 편할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당사자가 다 정해야되는것들이라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꽃을 예로 들자면, 어떤 색깔 어떤 디자인을 원하는지 정하고 그러고 나서 플로리스트들한테 견적을 받고 비교하는건데, 이걸 업체마다 일일히 알아봅니다.
MC 같은 경우 한국은 보통 지인에게 사회를 부탁하는 경우가 많은데, 1부 그리고 2부가 있는 미국식 결혼에는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전문 MC가 정말 필요하기도 합니다.
물론 재밌는 친구나 지인이 있으면 부탁하기는 하지만 보통 돈 주고 고용하는 케이스가 더 많은거 같습니다.
1부는 식 2부는 리셉션인데, 2부는 완전 파티분위기에 먹고 술 마시고 취해서 춤추다가 호텔로 가는게 정석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한국식과 미국식을 좀 짬뽕시켰는데, 2부에 댄스파티 대신 간단한 퀴즈와 게임으로 시간을 채웠습니다.
3. 축의금 - 미국도 한국처럼 돈봉투를 주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돈 보다는 선물로 더 많이 받는거 같습니다.
Gift Registry라고 보통 청첩장이랑 같이 주고요.
아마존이나 이런데서 신랑/신부가 리시트를 만들고 링크를 주면 손님들이 사주고 알아서 신랑/신부 집으로 배달오는 형식입니다.
이 리스트안에는 티비부터 숫가락까지 다 있습니다.
4. 그 외에.
- 땅덩어리가 크기에 비행기타고 결혼식 참석하는 경우가 있는데, 멀리서 왔다고 딱히 챙겨주는건 없고 다 자가 부담입니다.
사실 미국에서 결혼식 참석 자체가 큰 부담일때도 있습니다. 제 결혼식때도 다들 긴 시간 비행기 타주고 와줘서 미안하면서도 정말 고마웠습니다.
-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한데, 애들없는 노키즈 웨딩도 제법 보입니다. 애들이 있으면 울고 뛰고 분위기를 망칠수도 있기에 아예 베이비시터한테 맡기고 오라고 하는 신랑/신부도 있습니다.
- 돈 아낀다고 결혼식 안하고 간단히 시청에서 식 올리고 사는 부부도 많습니다. 소박하게 집 뒷마당에서 하는 사람들도 있고, 교회나 성당에서 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한인사회에서는 보통 교회에서 결혼식 많이 하고 출장부페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지긋지긋한 팁 문화는 결혼식에도 이어집니다..사진작가부터 음식 주는 서버들, 바텐더 등등...
-한인2세와 1세가 많이 싸우는걸 봤는데, 보통 부모님 손님은 부르지 않아요. "왜 내 결혼식에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오냐?"
혹시 다른 궁금한점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첫댓글 오 미국의 결혼 문화는 7년반 살아온 저도 너무나 생소하고 신기하네요. 앞으로 누군가의 결혼식을 가야한다면 젊은 직장 동료 한명이 있긴한데 불러줄지도 모르겠고, 보통 하객으로는 어느 정도 친분까지 부르나요? 한국은 주변 사람들 다 부르잖아요. 글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언젠가 미국의 알바에 대해 좀 들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그냥 친하다고 생각하면 부르는거 같아요. 아 이건 수정할 내용인데, 미국에서는 부모님 손님을 부르지는 않아요. 보통 이거 때문에 한인 2세랑 1세랑 많이 싸우기도 합니다. 저는 회사사람이랑은 딱 선을 긋는 스타일이라 초대 받은적은 없네요. 알바에 대해서 제가 얼마나 쓸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주에 써보도록 할께요.
저도 미국에서 꽤 오래전 결혼했는데, 말씀하신대로 결혼이 케이스대로 너무 다르고 미국 지역별로 차이가 많습니다. 저희도 조촐하게 잘 아는 지인 가정집에서 작은 규모로 식을 올렸고, 리셉션은 모두다 자유롭게 올수 있게 교회 건물에서 했지요. 제가 있는 중부지방은 결혼에 엄청나게 돈을 많이 들이지 않는 커플도 꽤 많습니다. 또한 각 문화별로 미국 내에서도 결혼식이 참 다른데, 멕시칸 문화는 밤새 댄스파티에 열광적이고, 아프리칸 문화는 며칠간 먹고 마시는데 할애하기도 하더군요. 다양한 문화가 복합적인 미국이라 참 다양한것 같습니다.
저도 아쉬운게 막상 다른 문화 결혼식을 못가봤습니다. 가봤던 결혼식이 한국 친구들 아니면 백인친구들이어서 다 거기서 거기더라고요.
@이겨달라#4 미국에 살고 계시니 직장이나 사시는 지역 커뮤니티 통해서 지인 만들어 나가시면 훨씬 다양하게 체험하실수 있으시리라 믿어요 ^^ 저는 현재는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사람을 다양하게 만나는 일을 했어서 다양한 결혼식에 많이 가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람 사는게 결국엔 다 비슷하면서도, 각 민족의 다양한 문화란 참 신기하고 새로운것 같아요. 올려주시는 글들 감사하게 잘보고 있습니다. 또다른 미국의 문화중 하나는 장례 문화가 있는데, 그 부분도 체험이 있으시면 한국에 계시는 분들은 새롭게 느끼실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드려요!
영화나 미드로나 접했던 문화인데 감사합니다!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호주에 오래 살았는데 프로포즈, 결혼식 포맷/비용 등등.. 비슷한 느낌이 많습니다.
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재밌는 글 고맙습니다!!
3주만에 써주신거라고요? 엄청 자주 써주신 느낌입니다요. 생각보다 한국과 크게 다를게 없어서 더 신기하네요. 제가 미쿡 결혼 문화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