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리 거부시 상장폐지 기준 3년→2년 앞당기는 방안 검토 2024년 초까지 270여곳 사정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당국의 회계 감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하는 중국 기업을 상장폐지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증시 퇴출 기준을 '3년 연속 회계감사 기준 미달'에서 '2년 연속'으로 앞당기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200개가 넘는 중국 기업이 영향권 안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날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SEC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외국기업책임법'에 대한 세부 사항과 관련 규정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통과된 외국기업책임법은 외국기업이 미국 회계감사 기준에 3년 연속으로 미달하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경우 미국 증시에서 퇴출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소식통은 올해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이 회계감사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SEC가 내년 이들 기업을 공개하고 경고를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개리 겐슬러 SEC위원장은 지난달 13일 WSJ 기고에서 "올해부터 3년이라는 시계가 똑딱거리기 시작했다"며 "SEC는 2024년 초까지 중국 기업 약 270개의 주식 거래를 금지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게다가 지난 6월에는 외국기업 퇴출 기준을 3년 연속 감사 기준 미달에서 2년 연속 미달로 단축시키는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됐다.
겐슬러 의장은 지난달 14일 의회에서 상장폐지를 앞당기는 해당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원은 아직 해당 법안을 표결에 부치지 않았지만, 하원 통과 시 이르면 2023년부터 중국 기업이 퇴출될 수 있는 셈이다. WSJ는 "외국기업책임법으로 인해 세계 2대 경제 대국의 분리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약 2조달러(약 2374조원)의 시장가치를 지닌 200개 이상의 미국 상장 중국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발 빠른 기관투자자는 이미 중국 기업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홍콩 상장 주식으로 교환하고 있다. 네덜란드 자산운용사 로베코는 올해 초까지 모든 중국 ADR를 홍콩 상장 주식으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빔 하인 팔스로베코 로베코 신흥시장 투자 부문 대표는 "점점 더 많은 투자자가 미국 상장 주식을 무시하고 홍콩 상장 주식을 찾을 것이다. 향후 몇 년간 점진적이지만 지속적으로 유동성이 홍콩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