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이제 다 낫나봐?"
"난 사나이니까!"
건강해보이는 내 모습에
준석이녀석이 웃으면서 등을 퍽 - 쳐왔다
아직 다 나은게 아니라서 인상이 찌푸려졌지만
나도 역시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후-
심호흡을 한번 하고 녀석들의 얼굴을 처다보았다
신준석, 천연우, 지세호,
그리고 이세은까지.........
거의 매일같이 병문안을 와주던 녀석들이었지만
녀석들 나름대로도 스케줄이 있었기때문에
우리 아이돌 멤버가 한자리에 모인건..
꽤나 오랜만이었다
리더로서...
활동에 지장을 준게 미안했다
별 난리 다 겪어가면서 찍은 뮤직비디오 덕택에
나 없이 활동하는 아이돌에게는 무리가 없었지만
그래도.. 미안했다
아니, 사실.. 다음에 해야 할 말때문인지도...
실없는 웃음이 나왔고
난 고개를 들어 녀석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뭐해~"
"잠시만"
말이 없는 내가 이상했던지
눈 앞으로 손을 흔들어보이는 세호였지만
난 다시 웃으면서 녀석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외국인도 아니고 피부만 하얘가지고..
사내새끼가 개는 또 얼마나 좋아하는지
은우를 쓰다듬는 버릇을 들여버린 신준석새끼..
공부만 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할 거 다 할줄 아는 은근히 불량아였고
요샌 보람이랑 연애도 잘 해나가는 천연우새끼..
생긴건 꼭 기지배처럼 생겨서
눈물도 많은데 악당 역할도 잘 해준 지세호새끼..
그리고.........
내 기억엔..
내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눈물만 줬던것 같은 이세은새끼....
동시에 주먹이 꽉 쥐어졌고
그래도 아이돌데뷔까지 오랫동안 함께해준 녀석들 덕분에
눈에 눈물도 살짝 고여왔다
"무슨.. 일 있는거야?"
"아냐, 일은 무슨"
"그럼 표정이 왜 그모양인데"
컨트롤에 실패했는지 한 줄기 눈물을 흘리고
황급히 닦아버리는 날 걱정스럽게 처다보더니
결국엔 연우놈이 머리를 한대 툭 치며 말을 걸어왔다
그래...
질질 끌어봤자 나만 더 힘들 뿐일테니까..
말하자......
난 고개를 들어 녀석들을 향해 웃어보였다
"나 김대건은!!!
니놈새끼들 만나서! 정말 즐거웠다!
너네 만난거 한번도 후회해본적... 없고...
차라리 하나님한테 감사해..
너네같은 친구 보내줘서...!!
그래서 내 인생 빛나게 해줘서 지랄맞게 감사해!"
"뭔 또 개소리야"
"이 새끼, 리더가 말하는데!"
아...!!!!!!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말을 하다보니 이젠 눈물이 뚝뚝 닭똥같이 흘러내렸다
리더로써 이런 모습 좋지 않지만
그래도 감추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어쩌면... 진심을 보여줘도 된다고 생각했다
우린 진정한 친구니까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아이돌이니까..
세은녀석의 빈정에 잠시 말이 끊겼지만
그래도 난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아이돌도.. 너네랑 활동해서 너무 좋았어
내가 지금은 병원에 있어서
같이 활동을 못하지만..
그래도 난 항상 무대뒤에서 너네 기도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힘내..."
더이상 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세호녀석이 옆에서 등을 두드려주며
휴지를 한 웅큼 건내주었다
내가 결정한 일이면서.. 왜 이렇게 슬퍼하는거야!
눈물이 가득찬 눈으로
다시 녀석들의 얼굴을 한사람씩 처다보았다
정말 내 인생에 둘도 없을 친구들이다..
...하지만.. 미안..
안 굴러가는 돌대가리지만
그래도 달려있는 머리라고 생각을 해봤는데..
왜.. 기회비용이라는게 있잖아?
내 인생... 다 줘도 지은우만큼 값진게 없어..
그래서 그래..
그러니까... 날 욕해줘라...
내 바보같은 사랑을 욕해줘....
"흠흠, 씨발, 겁나 쪽팔리네...
아무튼!! 제군들은 들어라!
나는 너네들을 이만큼 사랑하니까
너네도 나를 이만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나의 생일파티를 준비하거라!!!"
"아, 개새끼!! 난 또 왜 이렇게 질질 짜나했어!!!"
난 눈물을 다 닦은 휴지뭉탱이를
천장으로 던지며 외쳤고,
리더가 우니까 한껏 긴장하고 있던 멤버녀석들은,
특히 천연우 이 개시키는 휴지박스를 던지며 욕을 해댔다
그러면서 긴장이 풀린 듯 입가에 미소도 짓고 있었다
같이 웃으면서 녀석들의 욕을 먹고 있다가
연우의 그 미소에 내 웃음이 사라졌다
.......이것도.. 미리 말하는게 좋을것 같아..
어차피 다가올 미래라면..
미리 말하는게 좋겠어.............
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뭔가 눈치를 챘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세은녀석이 신경쓰였지만...
그래도 난 녀석들에게 무릎을 꿇고
이마를 침대매트에 대고 말을 했다
".......용서해...
생일파티를 마지막으로... 난 아이돌 탈퇴해...."
"너, 무슨 생각인거야?"
"안갔어?"
"씨발, 지금 집에 가게 생겼어?"
차라리 생일 당일 날 말할걸...하고 후회할정도로
아이돌 녀석들은 미친듯이 나를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그럴때마다...
마음이 약해져서 한번 뱉은 말을 다시 무르게 될까봐
피곤하다면서, 쉬고 싶다면서
녀석들을 쫓아냈다
녀석들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
한참을 병실에서 머물러있는 것 같더니
밤이 되자 포기를 한 듯 기척이 사라졌다
오늘도.......
또 잠이 오지 않는 밤이 되겠지...
한숨을 쉬며 침대에 바로 눕자 세은녀석이
병실문을 열고 들어왔다
"알았어, 알았어,
리더 자리는 너한테 물려주겠어"
"씨발............싫어"
"왜, 이 개새끼야! 맨날 부럽다고 징징댔으면서!"
세은녀석은 보조의자에 앉더니
다짜고짜 욕을 했다
몸을 다시 세워앉고는 장난스레 말하자
세은녀석은 갑작스레 내 손을 잡았다
놓치기 싫은 사람처럼 두 손으로 내 손을 꼭 잡는
세은녀석을..
나도 아무말 없이 바라보았다
"난... 김대건 너만 리더로 인정할거야"
새끼.....
이건 좀 감동인데.....?
입가에 미소가 돌았고 난 손을 들어
그런 세은녀석의 어깨를 툭 - 처보았다
그런데도 반응이 없이
내 손만 꼭 붙잡고 고개를 안드는 세은녀석이다
.........설마... 혹시라도...
우는걸까?
"이세은, 우냐?"
"....그러지마"
"뭐?"
"...가슴이 미어져서 죽을 것 같으니까
너마저 그러지 말라고.."
가슴이.... 미어진다..
가슴이 미어진다구....?
실없는 웃음에 멍하니 천장만 바라봤다
그럼....
내 가슴은 어땠겠어...
난 처음부터 그랬어,
처음부터 미칠도록 사무쳤다고!!
이 순간 또 지은우가 미치도록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우한테 정말 안가봐?"
"왜!! 많이 아파?!!!!"
"개새끼, 이렇게 걱정하는새끼가...
징하다
보고 싶지도 않냐"
그냥 한번 던진말이었는데
세은녀석은 내 말에 고개를 번쩍 들더니
잡아먹을듯한 기세로 물어왔다
그 모습에 또 웃음이 나왔다
지은우나 이세은이나...
둘다 바보병신같은건 똑같아...정말..............
"보고싶지, 왜 안보고싶겠어..
지금도 이렇게 눈앞에서 아른거리는데..
근데... 차마 얼굴은 못보겠어..
누나 심장이 지은우의 가슴속에서 뛰고 있다는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또 그 심장을... 죄 짓게 해서..
죄책감이랄까....."
세은녀석은 깊게 한숨을 쉬며 두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순간 안심이 됬다
다행이다..
그럴일 없을거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라도 은우에게 맘이 없어진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세은녀석은 아직도 은우를 많이 사랑하는구나..
내가 원하던 바였다
왜냐면.. 난 은우의 옆에 붙어있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만큼 바보니까..
"세은아"
"응?"
"...은우랑 나랑.. 둘이 같이 있는거
안봐줄거라고 했었잖아"
"응"
운명이 지랄같아서 눈물나지만,
은우한테 남자가 될수없는 나때문에도 눈물이 나지만
이왕 내 운명이 이렇다면..
마음 편하게 인정하자, 포기도 해주자
완전히 세은녀석한테 은우를 보내주자....
대신에 옆에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자.......
"나도 이번만.. 이번 한번만
욕심.. 부릴게..
용서해라
대신에... 은우.. 절대로 울리지 말고 행복하게 해줘라"
"야, 김대건!
너.. 혹시......................"
심각하게 인상을 굳어오는 세은녀석이였지만
난 담담하게 미소로 답을 했다
"은우 내가 살릴거고,
그 대가로 평생 은우랑 함께 할거야..
이번만큼은.. 네가 양보해라"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SUPER IDOL[슈퍼아이돌].63
쪼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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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3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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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럼 대건이가 은우한테 심장은?! 역시 대건이는 착한아이였어요.. 그래도 대건이ㅠㅠ 어떻게 되는거예요~ㅠㅠ
헉 그럼 대건이가 은우한테 심장 주려는거ㅠㅠㅠㅠㅠ? 아닌가.......ㅜ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