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요즘, 잡지나 라디오 등에서 자주 들려오는 작가 이름이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의 유명한 추리 작가죠.
최근에 영화로도 나와서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용의자 X의 헌신> 이라던가..
<백야행>, <유성의 인연>, <붉은 손가락>까지..
모두 이 사람의 작품입니다.
이 외에도 <비밀>, <동급생> 등 참 많은, 좋은 작품들이 있죠.
간단하게나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나오키 상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나오키 상은 일본문학 최고 권위의 상으로, ‘가네시로 가즈키’나 ‘오쿠타 히데오’ 등도 각각 <GO>와 <공중 그네>로 이 상을 받았습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전작인 <탐정 갈릴레오>와 <예지몽>의 장편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갈릴레오>는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었죠.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교수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으로 드라마나 소설이나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유카와 역으로는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나와서 더욱 좋았다는.
<용의자 X의 헌신>은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교수와,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가 등장해 더욱 흥미진진 합니다. 두 천재의 대결, 사물과 사건, 그리고 인간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글로 옮기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필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과 딸을 괴롭힌 전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한 여인. 모녀를 보호하기 위해 옆집에 사는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이를 조사하는 경찰 쿠사나기의 친구인 유카와가 사건에 개입하며, 이 둘의 운명적인(?) 브레인 싸움이 시작됩니다. 게다가 알고 보니 이 둘은 대학 동창이었죠.
천재들의 대결답게, 치고 박는 육체적인 대결을 아닙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대체로 그렇긴 하지만, 이 작품은 특히나 지적이고 감성적인 작품이죠. 읽고 나면, 굉장히 많은 감정이 온 몸 속을 뚫고 지나가는 느낌이 날 거예요. 특히, 소설 전체를 뚫고 지나가는 한 남자의 ‘헌신’이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정말 가슴을 쿡- 찌르고 지나가는데… 감동입니다.
영화가 오늘 개봉했는데 영화에는 역시, 유카와 교수로는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나옵니다.
그리고 천재 수학자로 나오는 츠츠미 신이치.. 영화보고 정말 정말 반했습니다.
멋있는 역할을 아니예요. 오히려 좀 후줄근한(?) 행색이기는 한데..
연기를 워낙 잘하니, 배우가 빛나 보이더군요.
이 소설은 드라마로 좀 보다가 갑자기 책으로 읽게 된 케이스 입니다. 드라마를 3회까지 보고, 소설로 읽었는데.. 드라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심각한 내용이기는 해도 청춘 드라마답게 발랄하게 풀어냈죠. 소설도, 어둡지는 않지만 드라마보다는 (당연히) 훨씬 진지합니다.
별을 좋아하는 세 남매, 고이치 다이스케 시즈나. 아직 꼬마였던 세 사람이 유성을 보러 간 사이 부모가 처참하게 살해되고 맙니다. 둘째 다이스케가 도망가던 살해범을 얼핏 보아, 이를 토대로 작성된 몽타쥬를 백방으로 돌려도 범인의 행방은 오리무중. 유일한 단서인, 지문이 묻어 있지 않은 비닐 우산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세 남매는 직접 자기들이 범인을 잡아 죽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죠. 그렇게 시간을 흐르고. 성인이 된 세 남매는 타인에게 사기를 치며 생계를 이어갑니다. 시즈나의 뛰어난 미모를 이용해서 말이죠.
사건의 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세 남매는 자신의 부모를 죽인 범인일 지도 모르는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범인을 잡을 단 한번이 될지도 모르는 기회를 앞에 두고, 세 남매는 마지막 작전을 세웁니다. 10장을 남겨둔 상태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반전은 정말 최고입니다.
살인사건을 둘러싼 이야기지만, <용의자 X의 헌신>도 그렇고.. <유성의 인연>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필력에 힘입어 눈에 착착 감기는 걸 느끼실 겁니다. 사건 전체를 꿰뚫는 매개체가 ‘히가시라이스’라는 음식이예요. 참 독특하죠. 덕분에, 드라마로 만들어진 <유성의 인연>도 유머러스하게 풀어진 것 같고요.
배우 손예진씨와 고수씨, 그리고 한석규씨가 출연한다고 하여 매스컴에 여러 번 오르내린 작품인지라, 이 작품이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인지는 몰랐어도, 제목은 들어보신 분들은 많으실 거예요.
사실 소설은 아직 못 읽어봤지만, 주변에서 추천해 주는 사람들도 많고 드라마로 만들어진 작품을 본 친구들도 많아서 내용은 대강 알고 있습니다.
소년,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년은 소녀를 좋아했고, 그 소녀에게 엄청난 가학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자, 우발적인 범행을 저지르고 맙니다. 자신의 아버지와, 소녀의 어머니를 살해한 것이죠. 그리고 이 사건을 덮기 위해 계속된 범행을 저지르고.. 자신들을 파멸로 몰고 갑니다. 굉장히 우울한 스토리인데..
소설을 읽은 친구 모두, 이 소설을 추천했고 드라마를 본 친구 모두 하루 이틀만에 전 에피소드를 해치우더군요. (저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 ㅋㅋ) 자신들이 파멸로 향해가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 하는 두 남녀의 상황과, 표현할 수 없는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절절하게 드러난다고 합니다. 여튼, 제가 안 본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에 가장 읽고 싶은 작품입니다. ㅎㅎ
제가 언급한 작품 중, 유일하게 영상으로 옮겨지지 않은 소설이네요. 이 또한, 우발적 살인으로 풍비박산 위기에 몰린 한 가족(사실, 이미 풍비박산 난 집이었던 것 같지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시점이나 인물의 상황이 굉장히 독특해요. 추리소설인 동시에, 붕괴한 일본가정의 한 단면을 그린 사회 소설로도 보여지구요. 히가시노 게이고 다른 작품도 그런 면이 있긴 하지만..
무기력한 가장, 아키오. 퇴근하기 싫은 마음에 사무실에서 미적대던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그의 아내, ‘야에코’였죠. 바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바로 집으로 오라는 아내. 집에 도착해 정원에서 발견한 꼬마 아이의 시체를 보고 아키오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맙니다. 게다가 범인은 중학생에 불과한 그의 아들 나오미. 오냐오냐하는 엄마와 무관심안 아빠 사이에서 길러진 몬스터가 저지른 우발적인 살인사건이었죠.
절대로 아들을 자수시킬 수 없다는 ‘야에코’의 주장에 못이겨, ‘아키오’는 나름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내 시체를 처리합니다. 하지만, 경찰의 추적망은 그들을 향하고, 이를 피하기 위하여 ‘아키오’는 엄청난 계획을 짜게 됩니다,
어쩌면, 이 소설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가장 슬픈 작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유는 영화의 반전과 연관되어 있어, 좀 밝히기 힘들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