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을 밤 10시가 넘어 이륙한 부산에어 작은 비행기는 5시간 가량 날아
베트남 시각으로 새벽 3시에 하노이 브이베이? 공항에 내려준다.
출발 전 몇잔의 술을 마신 탓인지 나의 일상이 어그러진 탓인지
인사이동 후 복잡한 상황을 앞두고 일어날 일들에 대한 도피성 여행인 듯도 한 마음 탓인지
짧지 않은 비행 내내 머리가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
앞 보조대를 열고 머리를 쳐 박고 앞드리기도 한다.
그리 번거롭지 않게 공항을 빠져 나오니 약속 시간보다 이르단다.
다행이 예약한 랜트카는 나와 있다.
40여분 뿌연 어둔 길을 달려 숙소인 탑 호텔로 이동한다.
다리를 건너자 시내 중심가의 대형 빌딩들이 몇 보이더니 차선이 보이지 않은 도로를 달리다가
원형 건물이 서 있는 큰 건물 옆의 호텔에 내려준다.
우리보다 두 시간이 늦은 베트남의 표준시 덕을 보느라 늦게 도착했지만 조금 더 잠을 잔다.
아침에 일어나 흐린 하늘을 보며 혼자 호텔밖으로 나와 지붕이 둥근 건물을 한바퀴 돌며 산책한다.
오래전 언젠가는 아침에 일어나 외국도시를 가볍게 달려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늙었나보다.
꽃을 보며 서서히 돌아 입구 쪽에 보니 월중우의관이다.
민수가 열심히 준비한 여행일정은 조선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으로 하노이 시내
주요 관광지가 통제된다.
주석궁이니 광장이니 호치민 묘소? 등은 못 보고
그 중 통제가 되지 않은 호아로 수용소로 간다.
렌트카를 타고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뒤섞여 길을 덮은 시내를 지나 큰 나무 서 있는
길 가에 담이 높은 호아로 수용소가 있다.
우리나라로 보면 서대문형무소 같은데 베트남 민족의 외세 압박과 저항의 긴 역사가 조금은 보인다.
입구에 북미정상회담을 축하하는 깃발이 걸려있어 우린 성공을 기원하며
서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중국과의 지배와 저항 이야기는 오래 전인지 별로 보이지 않고 주로 프랑스 지배시의 고통 장면이 많다.
국가간의 지배나 권력자와 피지배자의 처지는 왜 생긴 것일까를 묻는 것은 순진한가?
그러나 난 진정 그 의미를 바로 보며 그 변화를 위해 노력한 적이 있었는지를 고민한 적이나 있었는가?
여러개의 건물과 방을 지나 나와 길을 건너 다시 차를 타고 롯데마트에 가자 한다.
외국에 나와 우리나라 쇼핑센터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