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 차암 금계촌으로, 소백산 두 물길 사이다"
경북 영주의 풍기의 금계(금이 박힌 닭 모습)바위가 있는 금계리는 십승지 중에서도 제일 첫번째 승지다.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도 '살기(殺氣)가 없어서 사람 살기에 가장 좋다'고 한 소백산의 줄기에 위치한 이 금계마을에 정감록촌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890년대 후반부터다. 당시 평안북도의 박천, 영변 지역에서는 "풍기로 가야 산다"는 말이 떠돌았다고 한다. 실제로 이곳에는 한국전쟁 중에 정감록 책 하나만 믿고 이북에서 피란온 이들이 아직도 살고 있다. '풍기발전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인순(59)씨의 경우에는 6촌 이내 일가족 40명이 아버지를 따라 모두 내려왔다고 한다. 피란 온 평안북도 사람들은 직물 쪽을 하였고, 개성 사람들은 인삼을 하였다. 현재 풍기에 인견이나 인삼이 유명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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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국립공원
- 소백산 비로봉 가는 길
경북 영주 근방에 함께 다녀오면 좋을 곳으로 우선 소백산이 있다. 충북 단양, 강원 영월, 봉화 등에 걸쳐 위치한 소백산 국립공원은 사시사철 언제 찾아도 좋은 산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문화생태탐방로 중에 하나인 소백산 자락길 12자락 코스로 등산할 수 있다
부석사와 무량수전
- 천년고찰 부석사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중 하나인 무량수전이 있는 부석사도 있다. 소백산 11 자락길과 연계하여 찾아가면 좋다. 부석사에서 속두들, 소백산예술촌, 숲실, 사그래이로 이어지는 11자락의 첫 구간 과수원길에서는 사과 꽃이 만개한 과수원을 곁에 두고 걸을 수 있다.
죽령옛길
- 죽령옛길
죽령옛길은 1934년 5번 국도, 1941년 중앙선 철도, 2001년 중앙고속도로가 차례로 건설되면서 잘리고 사라져 그 길이 간직한 사연과 역사도 함께 묻혀버렸다. 하지만 여전히 명맥을 이어오는 죽령옛길 일부를 걷는 것도 좋다.
소수서원과 선비촌
- 소수서원 전경
소수서원(영주시 순흥면 내죽리 151-2)은 현재 남아있는 전국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로 조선 중기 이후 인재를 키우기 위해 전국 곳곳에 세운 사설 교육기관이다. 입구에 500년 된 은행나무가 있고 그 앞으로 흐르는 죽계천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는 정자 '취한대'는 퇴계 이황이 '맑은 죽계천 물빛에 취해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긴다'는 뜻으로 직접 지은 이름이다. 소수서원 옆에 있는 선비촌은 기와집과 초가집이 어우러져 전통 고택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 외에도 희방사, 무섬마을 등은 영주 풍기와 함께 다녀가면 좋은 곳이다. 특산물로는 풍기인삼과 영주사과가 유명하며 영주한우도 부드러운 육질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외부에서 정착한 이들이 생업을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는 풍기 인견(천연 섬유)도 유명하다.
<2> 경상북도 봉화시 춘양면
"화산 소령 고기로 청양현이 있는데, 봉화 동쪽 마을로 넘어 들어간다"
춘양면을 중심으로 봉화 일대는 십승지촌이 많이 형성 되어 있다. 서애 류성룡 선생의 일가가 은둔했던 땅으로 유명한 춘양면 도심촌은 류성용 선생의 친형인 겸암 류운용 선생이 난리 중에 어머님을 모시고 은둔한 곳이라고 한다. 또, 봉화 소천면 큰터마을에 살고 있는 안세기(87)옹은 "아버지가 십승지 명당이라고 하여 들어온 것"이 지금으로부터 77년전인 13세때라고 한다. 사방이 산으로 에워싸여 있고, 계곡물은 철철 넘쳐흐르는 이 곳은 몸을 숨기고 살면서 곡식거리를 부쳐 먹고 살 만한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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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 도립공원
'영남의 소금강'이라 불렸을 만큼 산세가 수려한 청량산은 주봉인 장인봉을 비롯한 12개의 봉우리, 사철 마르지 않는 폭포와 천년고찰 청량사가 있어 더욱 매력 있다. 자란봉과 선학봉을 잇는 '하늘다리'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청옥산 자연휴양림
청옥산(1,276m)과 비룡산(1,129m) 사이에 길게 형성된 타랭이골 안에 조성돼 있는 청옥산 자연휴양림은 경북 북부 산간지방 특유의 짙은 수림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으로 인기가 높은 휴양림이다. 가까이에 있는 태백산 백천계곡을 함께 가보는 것도 좋다.
이밖에 내년(2015년) 동양 최대의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이 경북 봉화에 준공 예정이다. 또, 전통 한옥 탐방을 할 수 있는 닭실마을, 계서당도 근처에 위치해 있다. 봉화 특산물로는 송이버섯이 있는데 매년 9월이면 봉화 송이 축제가 열린다.
<3> 충청남도 보은 속리산
"보은 속리산 사증항 근처로, 난리를 만나 몸을 숨기면 하나도 다치지 않을 것이다"
속리산에는 은신처로 숨을만한 자리가 많다. 고려 공민왕은 홍건적의 난을 피해 도망왔다가 홍건적 소탕 뒤에 연이어 일어난 반란 때문에 환도하지 못하고 보은에 몸을 숨겼다고 한다. 속리산 깊이 자리 잡은 법주사에는 고려 공민왕 뿐 아니라 세조도 거쳐간 사찰로 유명하다. 경북 영주가 사람 살기에 좋다고 했던 이중환의 택리지는 속리산 일대도 '난리를 피할 수 있는 곳'이라고 쓰고 있는데, 실제로 이곳에도 십승지를 찾아와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구병산에는 6.25 한국전쟁 때 이북에서 내려온 주민들이 지금도 살고 있다. 구병 마을에서 산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원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십승지라 하여 자리 잡은 이래 지금껏 여기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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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과 법주사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국립공원이 된 속리산은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한다. 법주사, 화북, 화양동, 쌍곡의 4개 지구로 나뉘어 관리되고 있다. '부처님의 법이 머문다'는 뜻의 법주사(法住寺)는 신라 진흥왕 14년에 의신조사(義信祖師)에 의해 창건된 사찰로 경내에는 국보 3점(쌍사자석등, 팔상전, 석연지)과 보물 10점 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
구병산
속리산 국립공원 남단 경계를 이루는 구병산은 동에서 서쪽으로 거의 일직선으로 뻗은 능선 상에 아홉 개에 달하는 봉우리가 연이어져 절경을 이룬다. 기암절벽들이 한 폭 동양화를 방불케 하는 서원계곡과 주능선 남과 북을 감싸고 있는 병풍바위 등 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올 정도로 풍광에 뛰어난 볼거리들이 온 산을 수놓고 있다.
이 외에도 보은에는 세조가 벼슬을 내린 소나무로 유명한 정이품송이 600년 넘게 살고 있다. 속리산, 구병산, 법주사와 함께 꼭 들려봐야 할 곳이다. 보은은 대추의 고장으로 유명한데 매년 10월이면 대추 축제가 열린다.
<4> 전라북도 남원 운봉
"남원 운봉 동점촌 부근 100여리이다."
800여 리의 넓은 산역과 깊은 계곡을 가진 지리산은 예로부터 은둔처이자 피난처로 많이 알려져 있다. 십승지의 하나로 운봉이 꼽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남원 운봉 지역은 일대가 고산 분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피신처로 삼기에 적합하다. 한국지명총람에는 한 여인이 이성계를 운봉의 황산으로 안내해 왜장 아지발도를 죽이고 왜적을 물리치게 했다고 한다. 이성계는 그 여인을 산신령이라 생각해 여상(女像)을 새겼고, 그 고개를 산신령이 사는 고개라 하여 '여원치(女院峙)'라 부르고 있다. 이성계가 적장 아지발도를 무찌른 전투가 바로 고려사에 길이 남은 '황산대첩'인데, 이를 기념하여 황산대첩비를 세웠다.
또, 남원은 판소리의 양대 산맥인 동편제의 태자리이다. 판소리 다섯 마당 중의 하나인 흥부전의 배경이 된 남원시 아영면 성리마을이 있다. 이 곳은 흥부가 정착하여 부자가 된 발복지(發福地)라 한다. 춘향전의 주인공인 춘향과 이도령이 처음 만난 광한루원도 남원에 있다. 이러한 판소리 소재의 발원지가 된 것은 십승지로 알려져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와 살았다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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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원
남원에는 이몽룡과 춘향이가 만나 사랑을 꽃피운 광한루원이 있다. 광한루(廣寒樓)는 하늘나라의 정원을 엿보고 싶은 욕망으로 신선의 세계관과 천상의 우주관을 담아 만들었다고 한다.
봉화산
봉화산은 철쭉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전북 남원시와 장수군, 경남 함양군의 경계에 솟은 봉화산은 이름 그대로 예전에는 봉수대 역할을 했던 곳이다. 산 아래로는 흥부마을과 백제 요충지 아막산성이 있다.
이 외에도 남원에는 춘향테마파크, 황산대첩비, 지리산 일대와 지리산 허브밸리 등을 방문해 보면 좋다. 가왕 송흥록 선생의 생가, 최명하 작가의 소설 '혼불'을 기념하기 위한 혼불문학관 등도 있다. 먹을거리로는 남원추어탕이 유명하다.
<5> 경상북도 예천 금당실
"예천 금당실에는 난의 해가 미치지 않는다. 병란이 미치지 않지만 임금의 수레가 다다르면 그렇지 못하다."
예천 금당실은 조선의 도읍 후보지로 거론됐을 만큼 명당으로 알려졌는데 마을 지형이 '물에 떠있는 연꽃'을 닮아 금당(金塘)이라 지었다고 한다. 남격암의 글에 따르면 '임금의 수레가 미치면 해가 미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조선말기 이유인은 명성황후의 단골무당으로 신임을 받았던 신령군의 치맛바람으로 벼락출세를 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대한제국 법부대신이었던 이유인이 어느날 갑자기 금당실에 찾아와 99칸 행궁을 지었다. 금당실 마을에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이유인 대감이 명성황후의 도피처로 금당실로 결정하고 행궁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 '임금의 수레가 닿으면 안된다'는 금기가 어겨질 뻔한 것이다.
또, 예천 의성포 일대는 큰물이 지면 꼼짝못하는 지형을 갖고 있다. 이런 지형적인 조건으로 인해 조선시대엔 유배지로 쓰였고, 난리가 일어나면 피란민들이 모여들었다. 6·25전쟁 때도 이곳엔 인민군이든 국군이든 총 든 사람은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전란도 피해가는 길지(吉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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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가산 자연휴양림
학가산은 산세가 준수하고 사람이 학을 타고 노니는 모양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산마루 부근에는 울창한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조화를 이루고, 봄이면 산중턱이 매화로 붉게 물든다.
용문사
신라천년 고찰인 소백산 용문사는 그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대장전(보물 제145호)과 윤장대(보물 제684호) 그리고 목각좌상 및 목각탱(보물 제989호)과 교지(보물 제729호) 등 많은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병암정
경북 예천군 용문면 성현리 정자들 동쪽에 위치한 병암정은 병풍바위라 불리는 큼직한 바위 위에 자리하고 있어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띈다. 드라마 '황진이'(하지원 분)의 촬영 장소이기도 이 곳은 병암정이 병풍바위와 연못 등 주변경관과 잘 어우러져 있다. 용문면 일대는 황진이 외에도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각광 받고 있는데 그 만큼 옛날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예천에는 예천 온천, 회룡포 등 가볼만한 명소가 많다. 또, 고택들에 대한 복원공사가 잘 되어 있어서 '생활문화체험마을'로 선정된 금당실 전통마을은 한옥탐방 여행을 하기에 적격이다.
<6> 충천남도 공주시 유구읍, 마곡
"공주 계룡산으로 유구와 마곡의 두 물길 사이 둘레가 200리나 되므로 피란할 만 하다"
마곡사는 주변 산세가 겹겹이 에워싸 난리를 피할 수 있는 십승지로 꼽혔다. 백범 김구 선생과 매월당 김시습이 이 곳에 은신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구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격분하여 일본 장교를 죽이고 이곳 마곡사까지 내려와 은신했다. 약 3년간 숨어지내던 김구는 이후 조국 광복 운동을 하게 된다. 또, 김시습은 세조가 단종을 몰아내자 이곳에 은신했다. 세조는 김시습에게 벼슬을 내리고자 이 곳 마곡사까지 찾아왔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마곡사 영산전의 현판은 이 때 세조가 남긴 것이라고 한다.
다른 십승지처럼 이 곳도 나라의 난리가 있을 때 마다 십승지를 찾아온 사람들로 정감록촌을 이루었다. 1800년대 이후에는 전국의 유생들이 이 곳으로 몰려와 자손을 보존하려 했다. 한국전쟁 때는 이북 주민들도 많이 모여들었다. 풍기에 인견이 유명하듯이, 유구에는 이북사람들이 내려와 직물공장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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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1968년 지리산에 이어 두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은 대전광역시,공주시,논산시에 걸쳐 있다. 주봉인 천황봉(845.1m)을 비롯해 삼불봉,연천봉,관음봉 등 열댓 개의 봉우리와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공주산성(공산성)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에는 공주산성, 무령왕릉 등 백제의 문화제를 많이 접할 수 있다. 백제를 대표하는 고대성곽 '공산성'은 과거 '웅진'이라는 이름으로 백제의 수도였던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지어진 왕성이다. 백제시대에는 웅진성으로, 고려시대에는 공주산성, 조선시대 인조 이후에는 쌍수산성으로 불리었으나, 오늘날 '공산성'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재에 지정되었다.
무령왕릉
공주산성과 가까운 곳에 무령왕릉을 포함해 7기의 고분이 모여있는 송산리 고분군이 있다. 1~6호 분은 백제 시대 왕과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고, 7호 분이 백제 25대 무령왕과 왕비의 능이다. 모형전시관에서 고분 발굴 과정, 내부 모습, 백제 문화 등을 접할 수 있다.
이 밖에 공주는 한옥마을과 밤으로 유명하다.
<7> 강원도 영월 정동쪽 상류
"영월 정동쪽 상류는 난리를 피해 몸을 감출만하나, 수염이 없는 자가 먼저 들어가면 그렇지 못하다"
한국의 대표적인 오지로 알려진 영월. 영월의 십승지 역시도 한국전쟁 때 이북 주민들이 많이 몰려왔다. 평안도 박씨들이 많이 내려왔는데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깊은 계곡이 있어 어떻게 이북에서 찾아왔는지 신기할 정도다. 또,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영월에 자리잡아 지금껏 살고 계신 정규태 할아버지는 태어나서 한번도 영월을 떠난 적이 없다. 할아버지는 "6.25 전쟁때도 이 곳에 머물렀지만 별 피해가 없었다"며 "사실 전쟁이 난 줄도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기묘사화 때 중종에게 숙청을 당한 조광조의 후손들도 영월의 미사리에 숨어들었다고 한다. 영월은 또 김삿갓면으로 유명하다. 방랑시인 김삿갓의 할아버지가 홍경래의 난에 휩쓸리면서 멸문지화를 당한 김삿갓은 어머니와 함께 간신히 이 곳 영월땅으로 숨어들었다. 방랑을 하던 김삿갓은 죽어서 다시 고향 땅에 묻혔다. 김삿갓의 생가와 김삿갓 묘, 시비, 문학관 등이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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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지형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 180번지 일원에는 지세가 한반도를 닮아 유명 관광지로 자리잡은 '한반도 지형'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국가지정 문화재의 하나인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김삿갓 생가 및 문학관
김삿갓면에는 김삿갓 시인의 생가터, 묘역, 시공원, 문학관 등이 조성되어 있다. 생가터를 복원한 이후에 탐방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