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처음, 12년만에 동생들과 같이 한 여행길. 해솔이와 처음 함께한 해외여행. 여러 모로 뜻이 있는 떠남이었다.
뜻밖에 찾아온 혹한의 추위를 뒤로 하고 도착한 인천공항은 모든 게 셀프로 바뀌었다. 수하물도 티켓팅도 . 셀프가 점점 두렵고 싫기도 하지만, 저 자리를 메웠던 사람들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20년전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건널목 차단기에서 너댓명이 일하고 있는 풍경에 실소를 머금었는데 작은 일도 서로 나누어 하던 시대가 부쩍 그립고 적은 소득이지만 콩 한쪽도 나눠먹던 시절이 그래도 행복했던게 아닌가 그런 격세지감이 든다.
한국인 최대 휴양지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다낭은 바다와 강을 끼고 있어 아름답고 호치민과 하노이에 비해 공기질도 좋아 휴양지로 최적이라고 한다. 해변과 투본강을 따라 고층의 호텔이나 리조트가 즐비한데 그중 상당수가 폐허가 된 채 방치되어 있었다. 코로나를 이기지 못한 외국자본의 철수때문이라는데 앞으로 골칫거리가 될 거 같다.
동남아시아 일대의 해상운송지였던 호이안은 동서양의 문화가 혼합된 구시가지가 남아있는데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인산인해였다. 그중 80% 정도가 한국인이었고, 간간히 서양인도 꽤 눈에 띄었는데 실제로 호이안의 거리는 돈 들어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호황임이 느껴졌다. 우리 해솔이는 연신 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사진 찍느라 바빴다. 언제 저리 컸니 싶다.
호이안에서는 어딜 가나 한국 가요가 들리고 한국어로 유창하게 말하는 상인들이 많았다. * 내 나이가 어때서* 같은 한국가요를 떼창하며 호객을 하고 대나무로 만든 바구니 배는 붐비는 축제의 장이며 그들의 신나는 일터였다.
내가 탄 바구니배를 노젓는 사공은 호리호리한 젊은이었는데 일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지 퍽 힘들어 보였다. 마음이 쓰여 1달러의 팁에 마침 오천원짜리가 있어 더 얹어 주었다.
저녁으로 먹은 호이안 가정식은 정말 맛있어서 한상을 순삭으로 비웠다. 하지만 입짧은 우리 해솔이는 조금 먹고 호텔에 들어와 컵라면과 햇반을 먹었다.
첫댓글 여행 잘 다녀오셨네요. 해솔이 많이 컸네요. 사진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네. 즐겁게 잘 다녀왔어요~~ 올해 6학년. 세월 넘 빨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