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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학교, 학교장의 경영철학이 좌우한다.
무풍중․고등학교장 김 두 삼
Ⅰ. 들어가며
좋은 학교, 말로만 들어도 참 행복하다. 우리 주변에 좋은 학교가 생각보다 많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
존경하기에 충분한 리더십과 인품을 보여 주는 교장 선생님들을 수시로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좋은 학교가 흔치 않을 것이란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 법하다.
그렇다면 좋은 학교란 어떤 학교일까? 학부모들에게는 자녀를 보내고 싶어 하는 학교, 학생들의 경우에는 가고 싶은 학교, 선생님들의 경우에는 머물고 싶은 학교가 좋은 학교가 아닐까 싶다. 즉 아이들이 행복하고 교사가 신나며 학부모가 감동하는 학교인 것이다.
흔히 교육은 교원의 능력만큼 발전한다고 한다. 이는 곧, 학교는 교장의 능력만큼 발전한다는 말과도 상통할 듯싶다. 교장의 교육적 소신과 생각이 어떠 하느냐에 따라서 학교의 교육활동이 달라지고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장의 교육철학은 학교의 모든 교육활동에 침투되고 마침내는 학교의 풍토를 조성하는 데까지 이른다. 풍토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장의 확고한 교육철학의 바탕 위에 학교의 특성에 맞는 방향을 정하고, 부단히 정진해야 하는 연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풍토 조성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모든 학교의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하는데, 이는 곧 학교장의 리더십 여부에 달려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학교장의 리더십과 능력은 좋은 학교 만들기를 좌우할 것임이 분명하다. 학교장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력과 참된 인성 함양을 이를 수 있는 교육개혁의 선도자, 교수․학습의 지도자, 학교경영의 전문가로서 변화하는 시대적 특성, 국가 교육 정책, 학생과 지역사회의 교육적 요구 등을 남보다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파악하여 시대에 맞고 구성원들을 공감시키는 확고한 교육 소신이 필요하겠다.
이에 필자는 좋은 학교는 곧, 혁신학교의 요체라 보고 이를 위한 학교장의 교육철학을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로 요약․제시하고자 한다.
Ⅱ. 좋은 학교 경영을 위한 학교장의 교육철학
1. 이론과 경험을 조화시킬 줄 아는 지혜
교장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다. 지혜는 이론과 경험의 배합에서 나온다.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드는 한국적 풍토 아래서 학교장의 역할을 무난히 해낸 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다.
나약해 보이면 무시당하고 짓밟히기 쉽다. 인기에 영합하고 여론에 끌려 다니다 보년, 중심을 잃게 된다. 이론만 내세우면 고립되기 쉽고, 경험과 경륜을 너무 내세우면 오히려 왕따가 된다. 학교장의 지도력은 상황에 따라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행사되어야 한다.
교장은 리더가 되어야지 보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보스는 가라고 명령하지만 리더는 가자고 권한다. 보스는 군림하지만 리더는 동참한다. 보스는 뒤에서 밀지만 리더는 앞에서 끌어 준다.
학교의 자율적 경영의 관건은 결국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공동체 의식을 갖고 학교 교육을 함께 걱정하고 고민하면서 참여하는데 있다.
2. 교원을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학교경영
혁신학교는 물론, 좋은 학교 만들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교사들의 역할이다. 교사들의 수준과 열정이 학생과 학교의 수준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전문성 향상 없이 교육 구조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교장은 이들을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지도성을 발휘하여야 한다.
학교장은 학교 구성원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지니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되 소신을 갖고 교사와 학부모 등을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제는 ‘위로부터 교육개혁’ 추진보다는 ‘아래로부터 교육개혁’이 훨씬 더 효과적인 시대가 되었다. 소통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교사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소통에 힘쓰고, 그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자신의 과업에 참여하도록 한다면 그 성과는 실로 클 것이다. 어쩌면 좋은 학교 만들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따라서 본인은 교사들의 근무 의욕이 떨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배려할 줄 알아야 올바른 리더십을 발휘하는 교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3. 민주적인 학교 경영
학교장은 교육 활동의 모든 것을 설계하고 추진하는 책임자로서, 확고한 교육 철학과 사명감을 가지고 학교를 경영하여야 하지만 이것이 학교장의 독단이나 독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학교 경영은 민주적이어야 한다.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것 또한 이 시대의 필수적 경영 요소이자 좋은 학교 만들기를 위한 전제 조건이다.
민주적인 경영의 요체는 의견 수렴과 의사 결정 과정에서부터 추진 과정에 이르기까지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모든 구성원들이 학교 경영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민주주의는 구성원들의 수준 높은 시민 의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자율성과 함께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사고방식이 열려 있어야 하며 합리적·이성적이어야 한다. 서로 다른 의견, 또는 아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지 사람끼리도 서로 협의하고 토론하여 공동의 좋은 결론에 도달할 줄 알아야 한다.
세계화·정보화 사회는 열린사회이며, 다양성을 그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학교장은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분석하고, 종합하고, 판단할 줄 알아야한다. 이것이 곧 민주적인 경영 능력이다.
컴퓨터는 yes와 no를 분명히 가리지만 인간은 yes도 없고 no도 없는 애매모호한 존재다. 교장은 때로는 yes도 좋고 no도 좋다고 해야 한다.
교장은 교육의 리더이지 재판관은 아니다. 길 한가운데 바위가 있다고 해서 이를 치우고 가려고만 하지 말고 때로는 넘어갈 수도 있고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4. 변혁적 리더십
확고한 변화를 선도하는 학교장의 역할에 대해서 Louis V. Gerstner는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변화를 위해 훌륭한 지도성을 발휘할 수 있는 유능한 교장을 선발, 확보하여 교장과 직원들에게 자율과 권한을 부여하는 동시에 기준을 정하여 학교의 성과를 평가하도록 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학교 변화 및 지도성 행사에 교훈을 주는 6가지 변혁적 리더십 발휘를 요청하고 있다. 즉, 1) 비전 2) 솔선수범 3) 지적자질 4) 배려 5) 높은 기대 6) 집단 참여 등이 그것이다. 그 핵심적인 실천 원리로서 변화선도의 원리를 들 수 있다. 변혁적 교장은 교사들에게 도전적 목표를 부과하고 창조적 사고와 혁신적 행동을 격려하며, 학교경영 전반에 걸쳐 문제점을 발견하여 창조적 파괴를 시행해 나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 교사들에게 새로운 교육이론과 방법을 채택하여 현장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도록 촉구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좋은 학교 만들기’는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으며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 목표도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이다.’라는 NEC 회장의 지적처럼 학교장은 학교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새로운 상을 시도하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혁신을 선도하는 변화 촉진자로서의 역할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5. 전문적인 식견과 확고한 변화를 선도하는 역할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사, 학생 및 학교환경에 의한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학교장은 개선 방향이나 목표와 내용, 기대효과 등에 관한 확신을 가지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동기화시켜 발전적인 변화 과정에 동참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업 지도성을 발휘하는 동시에 학교 교육 활동 전반에 걸쳐 정확한 문제점을 진단과 함께 비전과 개선전략 및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6. 비전 제시자
학교장은 높은 학업 성취에 비전과 목표를 설정학고 학업의 중요성을 보여 주기 위해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학습이 가장 중요한 교육 목적임을 강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에겐 학습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갖게 하고, 그들이 높은 성취를 얻기 까지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끈질기게 노력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물론 성공은 쉽게 오지 않는다. Joson과 Asera의 연구에 의하면 학생들이 높은 수준의 성취를 보이는 학교의 교장들은 자신의 능력을 믿었으며, 더 나아가 어려움, 좌절, 실패를 극복했기 때문에 성공하였다. 도전과 좌절에도 불구하고, 학교장은 자신의 학교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7. 기타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학교장의 교육철학으로 첫째, ‘직선’의 촉급함에 매몰되는 교육보다 ‘곡선’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교육을 보다 강조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빠른 것만이 미덕으로 치부되는 세상에서 교육도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창조적 상상력은 직선의 촉급함과 효율담론에서 나오지 않고 곡선의 여유로움과 대화 속에서 나온다.
우리 교육은 일 년 내내 동일한 레일을 달리는 기차보다 멋진 바깥 풍광을 감상하면서 자연과의 대화를 하면서 걸어가는 여행의 여유로움에서 희망을 찾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나’와 ‘너’를 독립적 개체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개인’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 속의 ‘우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교육에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수 있어야 하겠다. ‘너’의 개성이 ‘우리’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는 교육, ‘다름’과 ‘차이’를 ‘틀림’으로 간주하지 않고 오히려 다양성 속에서 시너지와 하모니를 창출할 수 있는 교육에서 한국교육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다양한 개성을 획일화시키는 ‘용광로’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면서도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모자이크’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찾았으면 한다.
Ⅲ. 맺으며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좋은 학교’, 우리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혁신 학교’ 만들기 여부는 학교장의 교육철학, 즉 그의 비전과 열정, 포용력, 통솔력 그리고 결단력, 비전 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장의 강력한 리더십은 그의 유연하면서도 확고한 교육철학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의 교육철학은 우연히 얻어지거나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듬어 지고 끊임없는 자기 노력과 연찬에 의해 계발된다. 따라서 학교장은 열린 마음으로 학교 구성원들과 대화와 소통에 힘쓴 가운데 학교에서 추진하는 장기 발전 전망과 전략에 대한 미래상을 중심으로 비전을 세우고, 교육전 신념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학교 경영에 힘쓴다면 십중팔구 좋은 학교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학교’란 학교가 우람하지만 외로운 아름드리 거목만을 키우는데 주력하기 보다는 주변의 나무와 풍광과 멋진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숲’을 이루게 하는 요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살피고 관리해 주는 그런 학교일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본 고를 마친다.
출처 :혁신학교! 아이들의 미래다 원문보기▶ 글쓴이 : 성당초-남양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