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과 교원 실태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였던 로버트 로젠탈 박사와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레노어 제이콥슨 박사는 40여 년 전 재미있는 실험 하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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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에게 다른 학생들에 비해 두뇌가 명석한 학생들의 이름을 알려줬다. 앞으로 이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될 것이라는 귀띔도 해줬다. 하지만 실제 이 학생들은 무작위로 선발돼 다른 학생들보다 지력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물론 모든 학생에게는 실험 자체를 철저히 비밀로 했다.
그런데 학년 말 나타난 결과는 놀라웠다. 교사들에게 이름을 알려줬던 학생들의 성적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지능지수(IQ)가 24점이나 오른 학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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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학생들의 차이를 가져온 것일까. 로젠탈과 제이콥슨의 답은 명쾌했다. 교사였다. 교사들은 스스로 의식하지 못했더라도 학년 초 이름을 전달받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해당 학생들의 학교생활에서의 변화로 이어졌고 성적 향상은 그 부산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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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이 같은 결과를 ‘피그말리온 효과’라 불렀다. 신화를 빌려 로젠탈과 제이콥슨은 “교사는 마음으로 아이를 조각하는 교실 안의 피그말리온이다”고 실험 결과를 요약했다.
우리 세대를 포함한 이전 세대에게는 각자 저마다의 피그말리온이 적어도 한 분씩은 있다. 초등학교 시절이든, 중학교 시절이든, 고등학교 시절이든 평균 이하의 둔재(鈍才)였던 우리에게 격려와 사랑을 아끼지 않았던 ‘은사(恩師)’들이다. 교사가 평범한 조각가라면 은사는 피그말리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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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펴낸 ‘한국 초등학생의 생활 및 문화실태 분석연구’에 따르면 고민을 의논하는 대상에서 교사는 학원·과외강사보다 뒤졌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고교생들이 학습상담을 하는 대상에서 학원·과외강사가 1위를 차지한 반면 교사는 최하위였다.
“졸업 후 찾아오는 제자가 해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교사들의 하소연이 늘어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학원강사들은 학생들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근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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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을 되살리는 교육 개혁에는 교사들의 분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첫걸음은 사교육에 도둑맞은 은사의 지위를 되찾는 것이다. 물론 교사들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열악한 교육환경, 교사를 고발하는 작금의 현실에 강한 불만을 갖고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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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와 교권의 수호, 권리의 주장 모두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자라는 특수한 직업은 사회의 하나의 평범한 직업이라기에는 제자나 학생을 지도하고 가르친다는 사명감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자신의 희생으로 차라리 얻는 경제적,사회적 지위보다는 은사,스승의 고귀한 인간적 영원한 대우와 존경의 위치가 보다 가치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