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탤런트 김혜자 씨가 세계의 죽어가는 아이들을 찾아다닌 10여 년의 기록을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뺏고 빼앗기는 그런 뉴스만 있는 요즘, 과연 무엇이 본질적인 문제인가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왕종명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마를 대로 말라버린 케냐의 투르카나 마을.
7살 에꾸아무가 집을 지키고 엄마는 장에 내다 팔 숯을 만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사람도 하나도 없는데 숯을 누가 사냐고.
참 대책 안 선다...
기자: 막내는 나오지도 않는 젖을 빨고 배고픈 에꾸아무를 위해 엄마는 어서 잠이 들라고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탤런트 김혜자 씨가 아프리카땅을 처음 밟은 것은 지난 1992년.
그냥 관광이나 한다며 나선 길이습니다.
인터뷰: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가난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처참한 지경이었어요.
기자: 이마에 링거를 꽂고 있던 르완다의 아기, 엄마인 줄 알고 가슴을 더듬던 또 다른 아이.
모두가 눈에 밟힙니다.
인터뷰: 걔를 내려놓고 가야 되잖아요.
그런데 걔를 도저히 내려놓을 수가 없었어요.
그 순간이 참 너무 힘들었었어요.
기자: 벌써 12년째.
14개 나라의 배고프고 상처받은 아이들을 찾아 보듬었습니다.
시에라리온은 자신의 이름을 딴 마담킴스 프로젝트를 세워 재활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김 씨는 최근 그렇게 산 인생을 수줍게 연필로 적어내려 책을 냈습다.
물론 번 돈은 모두 빵과 고기를 살 작입니다.
인터뷰: 소파 같은 데 백원짜리가 흘러 있을 수도 있고 그래요.
그런데 그런 데 사는 아이들은 백원이면 한 끼를 먹을 수 있어요.
그 한 끼를 못 먹어서 죽어가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기자: 김 씨는 세상이 주목할 대상은 자신이 아니라 메마른 땅의 그 아이들임을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왕종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