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지난달 말 중국이 6.25 때 "한
국군 5만여 명을 섬멸했다"고 주장하는 '금성 전투'를 배경으
로 중공군의 영웅담을 담은 영화의 국내 비디오 유통을 허용했
다. 논란이 되자 '문제없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국군 살해
장면'이 없다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금성 전투' 는 시종일관 국군과 중공군이 맞붙어 싸웠다. 중공
군은 미군보다 약한 한국군이 지키는 금성 지역을 점령해 정전
(停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했다. '통일' 을 외치는
이승만 대통령의 기세를 꺾기 위해 한국군을 노렸다는 분석도 있
다. 국군은 병력 열세로 후퇴해 영토 193제곱 킬로미터 적에게 내줬다. 국군
2689명이 전사하고 부상.실종까지 더하면 인적 피해는 1만4373
명에 이른다. 중국은 "한국군 피로 물들었다"고 했다. 실제 그랬
다. 국토를 한 뼘이라도 지키려 우리 청년들이 목숨을 바쳤다.
중국은 지난해 6.25 참전 70주년을 맞아 '금성 전투' '장진호
전투' 등 6.25 전투 승리를 주장하는 영화를 대거 만들었다. 과
거엔 이렇게 노골적이지 않았지만 시진핑 집권 이후 달라졌다.
6.25를 자국 국민감정 자극 용도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민의 아픔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다.
영등위는 '국가 정체성 훼손' 등에 대해선 상영이나 유통을 불
허할 수 있다. 그래서 일제의 위안부 미화 영화 등은 '유통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을 없애려고 참전해 수많
은 우리 국민을 죽인 중공군을 미화한 영화는 어떤 것인가. 일제
가 죽인 국민의 몇 배는 될 것이다. 중공군만 없었으면 한반도는
통일됐다. 6.25에 목숨을 바친 청년들의 한도 풀렸을 것이다. 그
영령들을 애도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어떻게 우리를 죽이고 짓밟
은 중공군을 미화하고 영웅시한 영화를 버젓이 상영하나. 그것
을 보고 즐기란 건가. 이미 북한군을 미화한 영화는 한두 편이 아
니다. 아무리 민주 사회라도 최소한 지켜야 할 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