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총재 선임 문제로 며칠 간 시끄러웠습니다. 이번에는 총재 선임에 관한 문제를 두 차례에 걸쳐 이야기하겠습니다.
KBO 총재 선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부적절한 표현
총재는 막강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KBO 야구규약을 보면 총재는 야구계에서 입법, 사법, 행정권에 대한 모든 권한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성이 대단히 큽니다.
지난번 임시 이사회 성격의 구단 모임에서 총재 선임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이사회에서 승인을 거치려고 했지요. 그러나 그것이 1주일 동안 연기되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반발과 질타를 받게 된 문화체육관광부의 부적절한 표현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BO 총재 선임을 승인하는 기관이지, 사전에 조율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야구팬들이나 지켜보는 이들은 '이전의 정부와 다른 점이 무엇이냐' 고 공분과 질타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론을 감안한다면 정부는 KBO와 체육계에 자율성을 보장하고 예전의 정부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야구계는 '외화내빈' 상태
제가 본 국내 야구계는 '외화내빈' 상태입니다. 올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프로야구 500만 관중 돌파 등 밖으로 드러난 모습은 성공에 가깝지만 실제로는 수요공급 불일치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 인프라 문제는 크지요. 모두 알다시피 건축 된지 수십년이 된 대전, 대구, 광주구장이 존재합니다. 프로야구 출범 30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개선의 여지는 전혀 없습니다. 이런 것은 야구계가 총재를 중심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지요. 국내 프로야구에 들어갈 수 있는 고교, 대학 출신 선수의 취업률이 예전과 달리 턱 없이 낮습니다. 예전에는 실업 야구가 있어서 선수 활동 후 직장 생활도 가능했지만 지금 프로야구는 그렇지 못하지요. 프로 입단이 안되면 선수 생활을 포기해야 합니다. 이처럼 채용 문제는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다른 관점으로 올해는 스타 선수들이 많이 은퇴했습니다. 이들도 갈 자리가 없지요. 무명 선수들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야구계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총재의 역할이 가장 큽니다. 즉 문제 해결의 선봉장은 총재입니다. 기업체가 CEO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듯이 야구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구단은 이익을 창출하는 집단
초창기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법조인 총재들이 많이 관여했습니다. 사무국의 틀을 짜고 분쟁을 조절하며 준법 정신 등을 지키는데 그런 사람들이 필요했던 겁니다. 최근에는 프로 스포츠의 규모가 워낙 커졌기 때문에 여느 비지니스처럼 수지 타산을 맞춰야 합니다. 최근의 프로구단은 '어떻게 하면 흑자구단이 될까' 이런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미국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현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전 밀워키 구단주 버드 셀릭은 총재로서 현재 엄청난 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연봉을 받는 배경에는 그 만큼의 수익을 내기 때문이고 구단들도 이를 인정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미국 만큼 환경이 좋지 않고 풍토도 다릅니다. 즉 총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된 가운데 구단들이 어떤 총재를 선출해야 하는지, 또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총재 선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량'
지금까지 야구계에 드러난 문제들을 다뤘습니다. 사실 작금의 상황에서 총재 선출 문제는 정치인이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량'이겠죠. 누가 총재가 되든 도덕성을 갖추고 야구를 사랑하면서 KBO를 잘 이끌어나갈 '역량'이 있어야만 한국 야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미디어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