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등산을 하고 싶다는 열망에 가입한 다움까페, 또박이
처음 들어와서 눈에 띈 것은 야간번개산행.
"오호...~~~ 이런 것도 있었어"
그 순간 내 머리를 스쳐간 한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문소리가 한창 연하남인 봉태규를 데리고
동네 뒷산으로 야간산행을 가던 그 장면이었다.
헤드랜턴을 쓰고 밤의 산길을 망설임없이 걸어가던 그녀의 모습,
그리고 침낭을 두르고 앉아 보던 눈 아래의 도시.
암튼 그 장면이 멋있어보였던 나는 눈을 번뜩이며 "바로 이거야"를 외쳤다.
그리고 내가 제일 처음 마련한 산행장비는
등산화와 헤드랜턴이었다.
그러나 첫 산행으로 야간산행은 다소 무리라는 판단하에
잠시 미뤄두고 있던 나에게 찾아온 두 번째 기회.
지난 토, 일요일에 걸찬 야간 산행,
당산에서 석수역까지 택시를 타고 날아가는 성의를 보이며 쫓아갔다.
그리고 장장 약 8시간에 걸친 산행...
처음엔 좋았다.
잠시 멈춰서서 보던 야경, 중간에 먹었던 라면,
한적한 밤의 산길, 사람들과의 대화...
역시 잘 왔어하며 행복했다.
그.러.나.
연주대로 오르는 길은 죽음이었다.
깔딱고개를 오르면 말 그대로 깔딱 넘어가는 줄 알았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다시는 오나봐라... 이띠...
그러나 사람마음이란 원래 화장실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법.
하산하면서 느낀 개운함,
올라가는 사람들을 볼 때의 뿌듯함 (나는 다 왔다는...),
아침 감자탕을 먹으며 내가 언제 그런 생각을 했나 다 잊어버렸다.
- 사람들 술마실 때 혼자 자버리긴 했지만...-
야간산행의 감동은
나의 불빛으로 앞 사람의 길을 비춰주고
나의 발길을 뒷 사람이 비춰주며
그렇게 서로의 길을 비춰주며 서로의 불빛에 의지하며
오로지 자신이 갈 길만을 바라본다는 거다.
가끔은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가야할 때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 긴 글을 읽어주신 회원분들과 (감사! 꾸벅)
무릎으로 기며 올라간 저를 끝까지 버리지 않고 지켜주신
이론만 빠삭님과 지평선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굿인님을 비롯해 산행을 함께한 분들,
넘 즐거웠어요.
담에도 함께해요!!!
첫댓글 저도 첨해본 심야산행과 그곳 깔딱고개는 첨가봤지만 힘들더군요.~ 힘든만큼 보람되셨다니 다행(?)이네요. 역시 작가님이라ㅎㅎ 후기 잘 읽고갑니다. 담 기회에뵈요^^
글솜씨가 있다~ 싶었더니...... 역시 작가님이라... ㅎㅎㅎ(윗글인용 ㅋ) 버리면 관악산에 오염?될까봐 어쩔 수 없었답니다... ^^; 농담이구요~ 혼자서도 잘 오르시던걸요 머~ 담에도 좋은 산행 같이하면 좋겠습니다... ^^
첫 야간산행 하시느라 수고하셧습니다.그리고 후기 잘읽고 갑니다.
ㅎㅎ~ 잼난 심야산행 후기 잘 읽고 갑니다... 남다른 글솜씨가 엿보인다 싶었더니만... 전문가이시군요. 앞으로 생생하고 잼난 후기 종종 부탁드립니다~ ^^
지평선님이 산행 후기 꼭 올리라며 지하철 내릴 때까지 협박하셨다는 ㅡ ㅡ;;
앞으로도 계속협박하라고 해야겠군요~~ 후기 잘봤습니다^^*
협박은 계속됩니다.... 신도림에서 내리면서 주무시면 2호선 한 바퀴 돈다는 액션 취했는데, 다행히 잘 들어가신듯 ... 다음 산행은 훨~훨~ 날아다니시며, 후기에 꼭 쓰실듯 하네요 "뭐! 깔닥고개도 아닌데, 이까이거~~ "하시면서... 마사지 많이 해 주세요 ^^
재주가 많으시네요....부럽습니다.....후기 잘 읽고 가요.....
글을 조리 있게 잘 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