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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산 산행후기 2010. 3. 17 남녘에는 매화꽃이 봄소식을 전해주고 있다는 신문지상의 기사에 한결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 대구지방에도 양지쪽에는 노란 개나리의 미소 짓는 얼굴을 간혹 보아왔다. 봄의 전령사가 오긴 온 모양인데, 오늘 따라 날씨가 비온후의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장막을 치고 있어 산행이 시작되는 아침은 바람 또한 세차게 불고, 황사마저 하늘은 점령해버렸다. 시계가 잡히질 않는다. 봄을 시샘하듯 한겨울의 추위가 다시 찾아온 것 같다. 등산복차림도 겨울 산행차림으로 다시 변했다. 혹시나 하는 염려에서 등산블라우스위에 자켓을 걸치고 하의도 스키니진 내의로 단단히 무장했다. 홈플러스 앞의 대로는 자동차만 달리는 도로가 아니라 세찬 바람이 지나가는 풍로(風路) 역할을 하고 있다. 북서풍의 찬바람이 옷깃을 더욱 여미게 한다. 역시 날씨의 노여움은 하나 산악회원들의 참가율을 저조하게 만들고 있다. 참가회원 20명을 채우지 못하니 앞에서 일하는 회장과 총무의 마음이 무거워지는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 우리를 태운 관광버스는 경부고속도를 지나 대구 부산간 고속도로를 달려 삼랑진 톨게이틀 빠져나왔다. 음산했던 날씨도 구름이 걷히고 쾌청의 날씨가 우리의 산행 길을 축하해주는 것 같다. 국도와 지방도를 20여분 달려서 김해생철권역인 무척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시야에 들어오는 무척산의 8~9부능선 줄기를 따라 펼쳐져있는 기암(奇巖) 괴봉군(怪峰群)이 눈에 들어온다. 말로만 들었든 무척산(無隻山)의 기암병풍(奇巖屛風)이 온 산을 장식하고 있다. 산행 안내판 앞에서 우리가 산행할 코스를 확인하였다. 경사가 급한 몰타르 포장길을 따라 모은암(母恩庵 ) 가까이에서 정식 산행길이 나왔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모은암(母恩庵)에 도착했다. 모은암(母恩庵 )은 가락국 2대 거등왕이 어머니인 허황후(許黃玉)를 기리기 위하여 창건하였다는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2000년이란 긴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찰이다. 삼성각과 산신각이 바위틈 비좁은 곳에 자리 잡고 있고, 우측엔 관음전이 위치해 있다. 모은 바위가 경내 마당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또한 신성시하여 모은 바위 위를 올라가지 못하도록 바위위에 경고문이 있다. 공간적으로 보아서는 가람(伽藍)의 입지가 될 수 없는 조건이지만 주어진 공간을 최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규모가 작지만 바위 사이의 비좁은 공간을 잘 활용한 흔적이 보인다. 적절한 규모로 배치된 전각은 좁은 공간을 조화롭고 미적으로 잘 활용한 선현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마침 오늘이 음력 2월 초 하룻날이라 불자들이 예불하러 많이 와 있다. 찾아온 예불자의 참배에서 험한 산비탈에 위치한 모은암(母恩庵 )이 명찰임을 알 수 있었다. 이 모은암은 문화관광부에서 직접 관리한다니 이 사찰이 유서 깊은 고찰임을 알 수 있다. 모음각(母音閣-범종각) 앞에서 눈을 한 바퀴 돌려보니 장군바위, 남근(男根)바위, 연화봉(蓮花峰)등 기기묘묘(奇奇妙妙)한 바위가 나의 눈을 사로잡는다. 모은암을 지나 나선모양의 산행길이 반복된다. 바위로 둘러싸인 비좁은 오솔길은 산행의 아기자기한 맛을 더해준다. 한참을 올라오니 큰 선바위가 나타난다. 깎아지른 절벽을 이룬 바위아래 사람들이 서서 원경을 조망하기 좋고, 쉬어가는 장소로 그만이다. 눈 아래 펼쳐 보이는 정경(情景)이 시야에 잡힌다. 큰 선바위를 쳐다보니 락 크라이밍(Rock Climbing) 훈련 장소로 이용된 흔적이 보인다. 자일 파킹 네일(seil parking nail)의 흔적도 보인다. 구불구불한 암릉 길을 올라오니 부부소나무로 명명돤 연리지(連理枝)가 보인다. 연리지는 이처럼 개체가 다른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맞닿아 하나가 된 것을 말하는데, 좀처럼 보기 드문 현상이다. 눈 아래 펼쳐지는 기암절벽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으니 암릉 길이지만 편안한 산책로처럼 느껴진다. 여기서 보는 이 산의 기암 괴봉이 멋지다. 힘든 줄 모르고 올라오니,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가 보인다. 이 추운겨울철에 폭포를 본다니 정말 신기하다. 이것도 산의 9부 능선에 수량도 풍부하다. 알고 보니 천지(天池) 폭포란다. 마침 지나가는 이 고장의 산행인에게 물어보니 이와 같은 폭포는 여름철의 장마철에도 볼 수없는 현상이란다. 우리는 운 좋게 행운의 폭포를 본 곳이다. 폭포위로 올라오니 내려다 보이는 정경(情景)이 너무나 아름답다. 잘 정리된 경지, 점점이 보이는 가옥, 들판으로 내려앉은 산줄기, 터널로 연결된 새하얀 두 줄기의 고속도로는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하게 한다. 드디어 설화로 유명한 천지(天池)가 보인다. 이 천지가 말 그대로 산 정상부에 위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못은 산골짜기의 중간이나 하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말이다. 입지적 조건을 보니 천지가 있음직한 곳이란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 천지가 위치한 곳이 천혜적으로 분지를 이루고 있어 낮은 곳 한쪽만 둑을 축조하면 별로 힘들이지 않고 못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 무척산 천지 못은 산정 호수 중의 하나로, 영지(靈池)인 천지(天池) 또한 김수로왕(金首露王)의 왕릉과 관련이 있다. 수로왕의 국장 때 왕릉 자리에 땅을 파니 물이 고였다고 한다. 그래서 수로왕비 <허황옥(許黃玉)>이 인도에서 부터 수행해온 신보(申報)가 무척산 정상 가까이 못을 파서 수로왕의 왕릉지의 물줄기를 잡아서 수로왕의 무덤을 무사히 축조했다고 한다. 그 때 판 못이 바로 천지(天池) 못이라는 것이다. 천지를 벗어나 우측 산 능선을 따라가니 그렇게 많이 보이든 참나무는 하나도 없고 소나무의 식생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젠 능선길이라 힘이 들지 않는다. 10여분을 걸어 올라오니 무척산 정상 신선봉(702.5m)에 도착했다. 신선봉에서 동쪽을 바라다보니 멀리 낙동강 뒤로 토곡산의 줄기가 뻗어있다. 시야를 서쪽으로 돌리니 멀리 김해의 아파트군이 잡히고 굽이친 낙동강 줄기가 아련히 들어온다. 황사현상만 아니었어도 조망권이 선명할 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3월의 고르지 못한 날씨가 원망스럽다. 하산 길은 출발지를 기준으로 오른쪽에 위치한 흔들바위 쪽으로 택했다. 내려오는 길은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지 않아 미끄럽고 경사가 급하여 실족할까봐 신경이 많이 쓰인다. 한 60도의 경사면의 산비탈 길은 방심할 수가 없었다. 나무에 엉성하게 매어 놓은 밧줄을 의지하여 내려오니 흔들바위가 보였다. 이 흔들바위는 모서리의 중간 부분을 누르면 미세하게 흔들린다는 것을 감지 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외 다른 어떤 곳을 밀어도 꿈쩍도 않는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위험하다고 함부로 바위를 흔들지 말라”라는 경고문을 보고 흔들어보지도 못하고 내려왔다. 우리가 산행한 무척산은 그 이름이 재미있다. 무척산(無隻山 :702.5m)의 이름을 한자로 풀어보면 '한 쌍이 될 짝이 없는 산' 이라는 뜻이다. 한자사전을 보면 척(隻)자가 '단지 하나' 라는 뜻도 있고 배 수레 등을 세는 '척'의 뜻도 있지만 없다는 뜻의 무(無) 자와는 맞지 않는다. 결국 짝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무척산은 무척 아름다워서 이 일대에서는 짝을 찾을 수 없어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생각된다. 무척산은 옛날 가락국 사람들이 “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좋은 산으로 여겨 이처럼 아름다운 산이 없다.” 고 했는데 아름다운 기암 괴봉과 오밀조밀하게 이루어진 모은암, 김수로왕의 국장에 얽힌 천지 는 옛 가락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래서 이 곳을 찾는 산행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게 하는지도 모른다.
권오규 산대장의 산행 브리핑
산행에 앞서 스냅핑
무척산 주요 볼거리 안내
기암 괴봉
모음각과 요사채
모은암 전경 1
연꽃 모양의 연봉이 보인다
모은암에서 기념촬영
큰선바위
연리지
천지 폭포에서 기념촬영
천지 폭포위에서 조망된 경치
천지
천지 못의 유래
통천정
무척산 정상(신선봉)
정상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토곡산 줄기
흔들바위
무척산의 상징인 기암군
무척산 산행 동영상 (음악 : 야니-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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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항상 느끼지만 에브노말님의 자세한 설명에 감탄사가 절로나오네요.
산 대장님의 브리핑모습,산행에앞서 스냅핑한 사진을보니 두류공원
테니스장에서 뵈었던 선생님 모습보이고 돈 호테님 옆 강박사님
사진으로라도 뵈니 반갑습니다.코뿔소님 포즈 멋있고요.흔들바위 를
짊어지려는 선생님은 어느분,상의색상으로볼때 산 대장님? 에브노말님?
산행에앞서 스냅핑한 사진이 또렸이 잘보이니 하나산악회 회장님,
사무국장님 어디계신지 알려주시면 .사진으로나마 인사 올리겠습니다.
늘 하나산악회에 관심있게 들려 주어서 감사합니다. 어쨌든 좋은 인연이라 하겠습니다. 무척산 표지석 좌측으로 맨 뒤쪽줄 두번째 회장(붉그스레한 모자)님, 그위쪽 (꼭대기)이 사무담당자 이며 님의 말씀만에도 감사의 뜻을 올립니다.
연산폭포님! 흔들바위를 짊어지려는것이 아니고 넘어지지않게 작대기로 받치고 있는중입니다.난 산대장이며 내연산계곡 산행은 했으나 그대의 얼굴은 잘모릅니다.그리고 테니스장에 올땐 서울행이라서 그대완 인연이 별로 없는 모양이고요...윤중선생! 사진 찍어 올리느라 수고가 많네.올림푸스 PEN 하이브리드 카메라의 위력이 발휘되는군...화질좋고...
경제부총리님 카페에서 가끔 댓글을 읽어보는데 연산폭포 앞에서 두손번쩍
들고 사진 찍으신 선생님이시네요. 반갑습니다.산대장님^^
기억력이 보통은 넘네요.사진 찍을때 손드는것은 나의 Trade Mark 이고요...그리고 '닉 네임'은 노통 정부시절 경제부총리의 이름이 나와 같아서 그렇게 정했는데 지금은 아니라서 글쎄....권오규
이쯤해서 나도 연산폭포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카페에서 더러 뵐 수 있었고 하나테니스장에 가서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그 때 그 등산날에는 참가하질 못해서 뵈온적은 없으나 이렇게 인사드리게 됨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바라면서 카페에서나마 인사나누는 그런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저 역시 이렇게 카페에서 인사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솔뫼님" 신선봉 표지석
맨 앞쪽 강박사님과 나란히 앉아 계신분이 혹시 "솔뫼님" 아니신지요.
휴대폰으로 찍어 올리신 무척산 영상 잘 감상했습니다.선생님께서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쌍지팡이 잡고 강박사님 옆에 있는....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무척 무척 무척산 무척 힘들었겠네......다음 부터는 이름 좀 적어요.
나는 이제 기억력이 너무 높아서 내려다보니 이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오.
안록산.강복랑. 류연상. 신영호. 권오규. 코뿔소. 류진환. 김학문. 김행일
김상호. 김상연. 김기연 .권종만. 김00?......여기 안적힌 분은 모른다. 몰라.
권오규 대원이 긴 지휘봉을 가지고.......설명을 잘 하시네요.
신영호의 지팡이가 길고 멋있다.